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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계약 해지를 통보하더라도 디자인 도면을 보고 불만족한 상황에 해지해야 맞다. 하지만 아직 디자인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가 말했다.

“죄송해요, 이유영 씨. 계약 당시에는 유영 씨가 세강의 사모님인 줄 모르고 계약했어요. 그렇게 높으신 분인 줄 알았으면 저희도 안 썼죠.”

“일단 그쪽 입장은 잘 알겠습니다.”

상대 측에서 그렇게까지 말을 했다는 건 강이한 쪽에서 뭔가 움직임이 있었다는 뜻이었다.

처음부터 그녀가 일하는 것을 반대하더니 이제는 그녀와 함께 일하려는 회사까지 찾아가서 훼방을 놓았다.

전화를 끊고 유영이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자 조민정이 그녀를 위로했다.

“괜찮아요. 우리한테는 의뢰가 넘쳐나니까요.”

자신감 넘치는 말에 유영은 그나마 위로를 받았다.

강이한이 적극적으로 간섭하려고 나선다면 앞으로 고난이 예상될 텐데도 조민정은 오히려 그녀를 위로했다.

그렇기 때문에 강성건설과의 계약은 무조건 따내야 했다. 그나마 강성건설은 세강과 세력이 비등비등하기에 그쪽의 협박이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규모가 작은 회사라면 강이한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지만 오늘 만난 박 대표란 사람은 그런 장난에 휘둘릴 사람 같지 않았다.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요?”

유영이 말이 없자 조민정이 물었다.

“박 대표님은 누구 눈치 보면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겠죠?”

그녀는 우려했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조민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몰랐어요?”

“뭐를요?”

“박 대표님과 세강은 원래부터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러니 이번 의뢰는 우리 실력만 보고 판단할 거예요.”

예전에 강이한과 박 대표가 사이가 별로 안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건 다행이네요.”

상황이 확실해지자 유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더 열심히 해서 전에 배운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라도 박 대표의 마음에 드는 설계 도면을 내놓는 일만 남았다.

강성과 거래를 트게 된다면 다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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