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811 - 챕터 1820
1925 챕터
제1811화
전호영은 호텔에 들어가 급하게 올라가려고 하지 않고 1층 휴게실로 가서 앉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할머니는 그의 전화를 받고 바로 말했다.“호영아, 할머니 생각이 나기는 나던? 이 자식아, 몇 마디 했다고 가출을 해!”“할머니, 가출이라니요. 출장 왔어요. 강성으로 출장 왔어요. 지금은 하루 호텔에 있어요.”할머니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기왕 강성에 갔으니 고현이랑 잘 지내고 와. 지내다 보면 감정도 생길 테니까. 할머니 안목을 믿어. 고현은 너에게 너무 잘 어울려.”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말이 너무 많고 다른 한 사람은 너무 과묵해서 마침 장점을 취하여 단점을 보충할수 있었다.전호영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물어보았다.“할머니, 고현 씨가 여자라는 건 어디서 알셨어요? 제가 보기엔 고현 씨는 여자와 거리가 멀어 보이던데요. 같이 걸어 다닐 때면 저보다도 더 남성스러워서 형제라고 착각을 할 때도 있다니까요.”할머니는 웃으며 대답했다.“고현은 틀림없이 여자야. 걱정하지 마. 할머니가 네 인생을 가지고 장난치지는 못해. 할머니가 어떻게 알아봤든 상관하지 마. 어쨌든 고현은 매우 훌륭한 여자 인 것만 알면 돼.”“고현 씨가 훌륭하다는 것을 압니다만 이치대로라면 이렇게 훌륭한 여인을 할머니는 형님께 소개해주셔야죠. 형님과 결혼한다면 그야말로 강자와 강자의 혼합체로 천하무적일걸요.”“네 형은 여자를 달랠 줄도 모르고 고현 역시 남자에게 애교 쓰는 성격이 아니잖아. 만약 같이 있게 된다면 그 둘의 냉랭한 성격에 게다가 각자 가족의 가장이라서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고 승부욕이 자극될 거야.”“성격이 맞지 않아 심지어 이혼까지 하게 된다면 사업에까지도 영향을 미쳐 싸움이 크게 벌어질 수도 있어. 너는 네 형보다 남을 잘 달래고 말재주도 있기에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어.”“게다가 형처럼 오만하지도 않고 고현에게 잘 어울릴 거야.”전호영은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할머니께 따졌다.“할머니는 고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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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2화
전씨 가문의 남자는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할 수 없었다.“할머니는 너희들을 잘 키워왔다고 생각해. 너희들은 인품이 좋고 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 있는 젊은 인재들로 키웠으니 절대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거라 믿어.”“네가 정말 그런 일을 했다면 난 너를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할머니는 오랫동안 무술을 연마하지는 못했고 행동도 젊었을 때만큼 민첩하지 못하지만 너 하나만큼 이길 자신 있어.”전호영은 할머니의 말에 끼어들려고 했다.“...할머니, 제 말 좀 들어보세요.”“그래, 말해봐. 네가 말을 절반만 했잖아. 말을 한꺼번에 못 한 네 탓이야. 이제야 와서 할머니 탓하긴. 내가 너의 할머니라서 너를 용납할 수 있는 거야.”“할머니, 저 내일 집 보러 가는데 풍수 선생 한 분 필요해요. 재주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사람을 속일 수 있으면 돼요. 하늘도 땅으로 말할 수 있는 그런 재주 말이에요.”할머니는 이해하지 못하신 채 다시 말했다.“집을 사려 할 때 풍수 선생을 청하는 것은 이해해. 집을 사는 것은 평생의 큰일이지. 풍수 구조가 좋지 않은 집을 사면 사는 것이 순조롭지 않을 테니까.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집 구조가 형편없는 집을 사는 것이지.”“일이 순조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집안이 무너질수도 있지. 그런데 가짜 선생을 청하다니. 할머니가 진짜 풍수 선생을 청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할머니는 연세가 있으셔서 세상 밖의 고수들을 많이 만나보신 분이다.풍수학에 대해 어르신은 많이 믿는 편이었다.전씨 가문의 본가가 바로 가장 대단한 풍수 선생을 청하여 풍수를 보았기 때문에 전씨 가문이 이토록 가정이 화목했고 사업도 번창하게 되었다.심지어 점점 재부가 쌓였고 마침내 재벌 순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풍수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유일하게 유감인 것이 바로 전씨 가문의 풍수는 전씨 가문의 조상 풍수와 결합해야 만이 재산과 자손들이 부유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다. 게다가 전씨 가문에서 딸이 태어나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전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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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3화
어르신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으셨다,금방 한 말은 전호영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전호영이 전화를 끊은 뒤 노부인은 풍수 선생에게 연락해 선생의 제자더러 강성으로 가도록 부탁했다.왕복 비행깃값과 숙식 모두 지급하기로 했고 그 제자가 전호영에게 연락하도록 안배했다.강성으로 도착해 전호영을 찾아 그의 요구에 따르면 되었다.선생은 흔쾌히 허락하셨다.전호영의 일을 해결하고 난 할머니는 기분이 좋아져 밤중에 장손의 집으로 달려갔다.집사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달려가서 문을 열었다.박 씨 아저씨가 어르신을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열면서 물었다.“어르신, 여기 오 시기 전에 전화를 미리 하시지 그러셨어요. 우리가 모시러 가면 될 것을 택시 타고 오신 거예요?”전 씨 할머니는 운전할 실력이 있었지만 나이가 드셨기 때문에 몸이 정정하셔도 자손들은 차를 운전하는 것을 결코 반대했고 대신 운전기사를 청해 태워드리곤 했다.“기사한테 데려다 달라고 했어요. 내리자마자 돌아가라고 지시했거든요.”할머니는 대답했다.“데리러 오라고 전화할 필요도 없어요. 태윤과 예정인 돌아왔어요?”한밤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겨우 밤 9시 정도였다.박 씨 아저씨는 대답했다.“평소에는 9시 반에 도착해요. 사모님은 도련님이 돌아오시기 전에 도착하는데 오늘 밤 사모님이 도련님과 함께 연회에 가신 바람에 빨리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요.”할머니는 별장으로 걸어가며 말했다.“부부가 점점 바쁘게 지내나 보네요.”“예전보다 도련님은 아주 편해졌어요. 사모님은 점점 바빠지고 있고요. 사모님은 사업도 바쁘시고 도련님의 사유 자산도 관리해야 하거든요. 아직 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당분간은 좀 바쁘실 거예요.”노부인 “네” 하고 대답했다.집안으로 들어서자 박집사는 전 씨 할머니께 물었다.“어르신, 마실 것 좀 드시겠어요?”“따뜻한 물 한 잔만 줘요.”박집사는 전 씨 할머니께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드렸다.“박 집사, 너무 심심해서 여기로 온 거예요. 아무 일도 없으니 우리 같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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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4화
“이번에는 어느 집안의 여자가 도련님을 마음에 들어 했어요?”어르신이 물었다.“예정이는 알고 있어요? 예정이가 돌아오면 연적을 상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겠어요.”전 씨 할머니도 젊었을 때 연적이 많았다.전태윤은 그의 할아버지를 닮은 것이다.“도씨 집안의 딸이에요. 연성인가 하는 곳에서 사모님을 찾아간 적 있었어요.사모님은 그 여자와 맞설 준비까지 다 마쳤는데 그녀가 갑자기 전날 밤에 관성을 떠났다는 소식을 받았죠.”“도 씨네 딸이? 도 씨 그룹의 외동딸 도차연일거예요. 도차연이 태윤에게 반할 만도 해요. 도차연은 능력도 있고 게다가 외동딸이라서 이변이 없다면 도 씨 그룹을 맡게 될 거예요.”“도 씨네 아가씨 성격이 오만하니 당연히 도차연 자신의 조건으로는 태윤 같은 남자만이 자기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할 거예요.”“다만 도 대표는 똑똑한 사리가 밝은 분이라 자신의 딸이 다른 사람의 결혼에 끼어들어 제삼자가 되는 것을 반드시 막을 겁니다.”박 씨 아저씨는 말을 하지 못했다.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박집사는 단지 아까 말한 사실만 알고 있을 뿐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몰랐다.“도 씨네 아가씨가 여기로 왔었다고요? 문 앞까지 찾아오다니 간이 정말 부었네요. 태윤이가 도차연을 내쫓지 않던가요?”“여기 별장의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서 그녀가 들어오지 못할 텐데. 누가 나가서 도차연을 데리고 들어온 거예요?”박 씨 아저씨는 황급히 대답했다.“저희가 도차연을 데리고 들어온 게 아니라 마음씨 고운 188호 집주인이 데리고 들오셨더라고요.”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태윤 부부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으니 어르신께서 상관하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전 씨 할머니는 이미 결혼 적령기의 손주들에게 짝을 지어 주었고 언제 가정을 이룰지는 관여하지 않고 결과만 보았다.나머지 몇 명의 손자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급해 하지 않으셨다.여섯째 도련님 이하의 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홉째 도련님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할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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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5화
박 씨 아저씨는 경험이 많은 분이었다.예정의 모습을 보고 그녀가 다른 사람의 계략에 빠졌다는 것을 눈치챘다.그와 동시에 박 씨 아저씨의 얼굴도 이내 진지해졌다.전씨 가문의 사모님에게 수를 쓸 생각을 하다니 정말 담도 큰 사람이다.더군다나 사모님은 도련님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으니 그 사람은 도련님의 코앞에서 사모님에게 손을 댄 셈이다.도련님의 안색이 무척 어두워 질 수밖에 없었다.전태윤을 안고 바삐 들어오는 것을 본 어르신도 깜짝 놀랐다.“태윤아, 예정이한테 무슨 일 있었던거야?”“할머니, 이따가 말씀드릴게요.”할머니가 자기 집에 계신 것을 보고 전태윤은 놀라워하지 않은 눈빛이었다.어르신은 지금 매우 한가하셔서 종종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셨기에 그들 형제는 할머니의 자상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전태윤은 어르신과 말하면서 예정이를 안고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어르신은 계단 입구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박 씨 아저씨는 어르신 곁으로 다가가서 소리 낮춰 말했다.“어르신, 사모님께서 다른 사람의 계략에 빠진 것 같아요. 아까 제가 사모님의 얼굴이 붉어지고 정신이 혼미해 진 것을 보았거든요.”할머니는 그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다시 물었다.“계략에 놀아났다고요? 예정이가 태윤을 따라 연회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감히 태윤의 코앞에서 예정이한테 손을 댄 거예요?”“제가 보기에는 사모님께서 다른 사람의 계략에 놀아난 것 같아요. 대체 어찌 된 일인지는 도련님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서 물어보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지금 강일구에게로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볼게요.”박 씨 아저씨는 말을 마치고 바로 강일구 등 사람에게 물어보러 나갔다.박 씨 아저씨는 금방 들어왔다.“뭐래요?”어르신이 물었다.어르신은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정이에게 수를 써서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는지 몹시 궁금했다.“일구가 말하기를 연회에서 김씨 가문 도련님을 만났대요. 김씨 가문의 도련님은 사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한참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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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6화
전태윤은 할 말을 잃었다.“박 집사 통해 일구네한테 물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다 알았어. 너희 부부 운이 참 좋아.”할머니는 웃으시며 전태윤에게 물었다.“이 할미가 보양식으로 국 끓여줄까?”전태윤은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날씨가 더워요. 저 코피 흘리기 싫어요 할머니.”“김진우 만났어?”전태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김씨 집안에서 저랑 예정이가 감정이 안정되고 김진우도 체념한 걸 보고 지사에서 전근시켜 다시 김씨 그룹으로 돌아오게 했어요. 현재는 김 대표님 비서로 일하면서 종일 대표님을 따라다니고 있어요. 회장님이 직접 이끌고 가르치는 중이에요.”김씨 그룹은 앞으로 김진우에게 넘겨줄 것이다.김씨 집안의 방계 친척들은 넘볼 생각을 말아야 한다.김진우는 심미란의 아들이자 심효진의 사촌 동생이다. 심효진이 소씨 일가에 시집간 이후로 김씨 집안의 방계 친척들은 아예 마음을 접고 감히 더는 김씨 그룹을 넘보지 못했다.소정남이라는 사촌 매형이 있는 한 누가 감히 김진우와 김씨 그룹을 다툴 수 있을까?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다. 차라리 얌전히 있으면 제 밥그릇은 챙길 수 있다.김진우가 오너 자리에 오른 후 여씨 그룹의 큰따님처럼 반대자를 제거하게 되면 방계 친척들은 득보다 실이 많은 꼴이 된다.“김 대표에겐 아들 한 명, 딸 한 명뿐이야. 아들이 실력 좋고 회사를 이어받을 능력이 되는데 뭣 하러 조카들을 육성하겠어? 김진우 그 아이는 원래 괜찮은 아이인데 예정이를 좋아하는 바람에 너한테 제압을 당했을 뿐이야.”전태윤이 변명을 둘러댔다.“할머니, 저는 김진우 제압한 적 없어요. 걔네 부모님이 지사로 보낸 거라고요.”할머니는 가볍게 미소만 지었다.전태윤은 확실히 김진우를 제압한 적이 없다. 그 대신 김씨 그룹을 제압했었다. 김종헌 부부는 하예정의 남편이 전태윤인 걸 알았고 또한 제 아들이 하예정을 짝사랑하는 걸 알게 되자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매정하게 아들을 가장 외딴 지사로 보내버렸다.아들의 심성을 단련하는 동시에 하예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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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전태윤은 할머니 손에서 빨간 종이를 건네받았다.“고를 거 없어요. 제일 가까운 날로 하면 돼요.”그는 이미 하예정에게 줄 예물을 다 준비했는데 집안 어르신들이 자꾸 더 보태다 보니 여태껏 그녀에게 정식으로 못 주고 있다.전태윤은 결국 할머니가 골라주신 몇몇 날짜를 다 본 후 제일 가까운 날로 정했다.예물을 주면 결혼식도 슬슬 준비해야 한다.그는 하예정에게 가장 성대한, 관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할, 소정남과 심효진의 결혼식을 뛰어넘는 그런 웨딩을 선사해주고 싶었다.하예정이 그의 아내라는 걸 모든 이에게 알리고 싶었고 전태윤은 이젠 임자 있는 몸이니 다른 여자들은 더 이상 들러붙지 말라고 전하고 싶었다. 그는 밖에서 자신에게 대시하는 여자들이 썩 반갑지 않았다.“예정이랑 요즘 잘 지내?”할머니는 무심한 척 질문을 건넸다.“네, 저희 아주 잘 지내요. 예정이가 그냥 좀 바빠서 저를 자꾸 소홀히 하네요. 제가 하루가 멀다 하게 예정의 앞에서 알짱대지 않으면 아마 남편이 있다는 사실도 새까맣게 잊을걸요.”“할머니는 몰라요. 예정이는 출장 가면 진짜 몇 날 며칠을 전화도 안 하고 문자도 없어요. 아예 일에만 푹 빠져 산다니까요. 예전의 저보다 더 일 중독이에요.”“예정이가 출장만 가면 할머니 손자는 외롭게 독수공방해야 해요. 긴 밤, 잠도 안 오고 하루가 다 지나도 문자 한 통, 전화 한 통 없으니 입맛도 안 난다고요.”전태윤은 말을 하면 할수록 저 자신이 가여웠다.할머니는 피식 웃으시며 그가 전에 했던 말로 비꼬았다.“아이고, 예전에 누가 아내 따위 필요 없다고 했었나. 그 말 한 사람 지금쯤 껌딱지처럼 아내한테 달라붙고 싶어 하는데, 꼴이 참 우습지 그래.”전태윤이 말했다.“할머니... 언제적 얘기를 아직도 하시는 거예요. 저 그만 놀려요.”“이 할미는 놀릴 수 있을 때까지 놀릴 거다, 하하. 네가 전에 했던 말과 상반되게 나오는 게 난 제일 웃겨.”전태윤은 속절없이 할머니를 쳐다봤다.이 세상에 감히 그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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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8화
“너 그 밖에 있는 여자들...”“할머니, 저 여자 없어요. 안이나 밖이나 저한테는 오직 예정이 하나뿐이에요. 밖에 여자들이 아무리 젊고 예뻐도 제 눈엔 오직 예정이라고요.”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나를 믿어. 내가 직접 키워온 손자이니 매정하고 정의가 없는 인간은 아닐 거야. 물론 예정이도 믿지. 그 아이가 너를 사랑하니 한사코 너를 잘 지키고 밖에 있는 라이벌들을 상대하는 거란다.”“만약 너를 다툴 마음도 없고 신경 쓰고 지켜줄 마음도 없다면 아예 단념한 걸 거야.”전태윤은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전부 사실이란 걸 알고 있다.하예정은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단연코 아니다. 무릇 전태윤이 바람을 피울 생각이 조금만 있어도 그녀는 단호하게 연을 끊을 것이다. 전태윤이 어쩔 새도 없이 그녀가 먼저 제삼자에게 자리를 내주며 번거로운 쟁탈을 피할 것이다.하예정은 남에게 뺏기는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진짜 사랑도 아닌데 그녀가 왜 굳이 남겨둘까? 몸뚱어리를 붙잡고 있다고 마음마저 잡힐까? 차라리 깔끔하게 끝내는 게 상책이다. 더 험상궂게 사이가 틀어지기 전에...“할머니, 저는 도차연 씨한테 진짜 아무 느낌 없어요. 제대로 마주 본 적도 없다고요. 그 여자가 먼저 들러붙은 거고 예정이도 기어코 혼자 나서겠다고 한 거예요. 그래도 저는 항상 예정의 뒤에 있었어요. 도차연 씨가 감히 손만 대면 평생 후회하게 해줄 거라고요.”전태윤은 결국 할머니께 도차연에 관한 일을 해명했다.그가 돌아오기 전에 할머니는 일찌감치 박 집사를 통해 그 사건을 전해 듣게 되었을 것이다.도차연의 일방적인 사랑은 전태윤에게 있어서 불의의 재난과도 같았다.할머니가 웃으며 답했다.“도차연 그 계집애가 감히 우리 예정이한테 손을 대면 네가 나설 새도 없이 아마 예정이가 먼저 죽도록 패버릴 거다. 걔 이젠 주먹을 휘두른 지가 꽤 돼서 마침 몸이 근질근질할 거야.”전태윤도 웃었다.그의 아내는 정말 할머니가 말씀하신 그대로니까.“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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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9화
할머니는 썩 내키지 않는 듯 말했다.“뭘 신경 써? 걔는 이미 초조해하고 있어. 나 여기 오기 전부터 호영의 전화 받고 다 도와줬어. 배추를 찾아줬으면 됐지 잘근잘근 썰어서 너희들한테 먹여주기까지 해야 해?”전태윤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할머니는 늘 배추를 언급하며 이 손자들을 돼지에 비유하고 있다.이렇게 잘생긴 돼지가 또 있을까?할머니는 왜 항상 그들을 돼지 취급하는 걸까?할머니는 하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나 졸려. 가서 잘래. 너도 일찍 자.”“네, 주무세요 할머니.”어르신은 쉬시려고 위층에 올라가다가 대뜸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물었다.“동명이 퇴원 후에도 예진이가 가서 챙겨줘야 해? 그 녀석도 꽉 막힌 녀석이야. 분명 죽을 만큼 사랑하면서 왜 또 일부러 내려놓은 척하는 건데?”“그 자식 계속 아닌 척 시치미 떼면 제가 아예 처형한테 남자 소개해줄 거예요. 확 안달 나게 해야겠어요!”전태윤은 재빨리 친구를 구해줬다. 안 그러면 할머니가 잠시 여유가 생겨 노동명한테 신경이 쏠릴 테니까.“동명이 금방 퇴원해서 집에 갔어요. 걔 챙겨줄 가족들이 많을 테니 처형이 노씨 일가로 가서 챙겨줄 필요는 없을 거예요.”“동명이는 처형이 힘들어할까 봐 그런 거예요. 사실 걔가 제일 힘들어요. 처형은 이제 막 호텔을 경영하느라 사업 때문에 바쁠 테고 동명이도 처형이 힘들까 봐 마음 쓰는 거예요. 개는 아무리 힘들어도 당분간은 쭉 참을걸요.”만약 오랜 시간 재활 치료를 받았는데 전혀 진전이 없다면 노동명도 분명 또 화를 낼 것이다. 그때 가서 하예진이 계속 그를 자극하면 된다.“우빈의 아빠도 사고 났어요. 그 인간 현 와이프한테 칼로 수차례 찔려서 지금도 응급실에 누워있어요. 고비를 넘길지 모르겠네요. 처형도 가끔 우빈이 데리고 병원에 가봐야 해요.”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예진이는 정말 의리를 다했어. 우빈이 위해서 단 한 번도 애 앞에서 전남편 험담하지 않았잖아.”할머니는 하예진을 매우 아끼신다. 만약 노동명 그 녀석이 하예진을 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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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0화
하예정은 이제 막 전태윤에게 문자를 보내려던 참인데 마침 휴대폰이 진동했고 화면을 보니 ‘라이벌 1호 도차연’이라는 문구가 떴다.도차연이 제 발로 찾아와 그녀의 연락처까지 요구했었다. 하예정도 라이벌과 맞설 준비를 다 하고 전혀 기죽지 않으며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도차연은 그 당시 가짜 번호일까 봐 하예정의 앞에서 전화까지 걸었다.하예정은 도차연의 번호를 저장할 때 나중에 더 많은 라이벌이 나타날 걸 고려하여 일부러 그녀를 ‘1호’라고 메모했다.라이벌 번호표가 과연 몇 번까지 이어질지 하예정은 내심 궁금했다.그녀는 도차연의 전화를 받았다.“예정 씨.”“네, 차연 씨. 저랑 함께 커피 마시려고요?”하예정이 먼저 그녀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도차연은 침을 꼴깍 삼킨 후 웃으며 답했다.“걱정 마세요. 예정 씨한테 빚진 커피는 나중에 꼭 시간 내서 사드릴 겁니다.”“네, 그럼 기다릴게요.”“금방 깨나셨나 보네요 예정 씨?”하예정은 두 눈을 반짝이며 담담하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바로 하시죠.”“별일은 아니고 예정 씨한테 해명하려고요. 저 실은 어젯밤에 급한 일이 생겨 집에 돌아가는 바람에 약속 어겼어요.”하예정이 알겠다며 답했다.두 사람은 라이벌 관계라 서로 다투지 않으면 진짜 딱히 할 말이 없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 도차연이 먼저 정적을 깨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예정 씨, 저 태윤 씨 좋아해요. 첫눈에 반했거든요.”“지금 이건 태윤 씨한테 고백하는 건가요? 그럼 태윤 씨 찾아가서 말해야죠.”도차연은 감히 전태윤을 찾아가 고백할 엄두가 안 났다. 적어도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두 가문의 회사가 협력을 마치거든, 더 이상 아빠가 내민 조건에 구속받지 않거든, 그때 가서 마음껏 전태윤에게 대시할 것이다.다른 여자에게 한눈팔지 않는 남자는 없다.전태윤은 하예정과 결혼한 지도 1년이 됐으니 어쩌면 진작 하예정에게 질렸을지 모른다.두 사람은 결혼식도 안 올렸고 하예정도 줄곧 임신하지 않았으니 많은 사람들이 사석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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