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끝 연애 시작: Chapter 581 - Chapter 590
658 Chapters
제581화 부드러운 애정 공세
이건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진은 이미 옷장을 열고 가져온 짐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은 채 트렁크에 넣었다.“그렇게 급한 거야?”이건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이진을 보고 있었다.‘모처럼 쉬러 나온 거라 G시에서 한동안 지낼 줄 알았는데, 왜 이틀 만에 돌아가려 하는 거지? 혹시 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이진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짐을 싸자, 눈치가 빠른 이건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이건은 그저 머릿속으로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이처럼 단둘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또 생겼으면 좋겠네.’짐을 챙긴 두 사람은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체크아웃을 했다. 헬렌은 이진의 정보를 알아보려고 했으나,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결국 호텔로 돌아가 이진을 찾으려고 했으나, 이진은 이미 호텔을 떠났다.헬렌은 결국 데스크 직원에게 두 사람의 행방을 물어보았으나, 그것마저 실패하고 말았다.하지만 이럴수록 헬렌은 확신할 수 있었다.‘이진 씨는 틀림없이 니키 씨일 거야! 안 그러면 굳이 자기 행방을 숨길 필요가 있겠어?’ 헬렌은 니키를 찾느라 정신이 없어서 이진의 곁에 있는 남자를 신경 쓰지 못했다.우아하고 용모가 준수한 남자는 딱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그 남자를 알아보는 게 더 빠르겠어.’이런 생각에, 헬렌은 부하들을 시켜 이건의 차량 정보를 조사해 추적하였다.결국 헬렌은 실마리를 통해 정말 유용한 소식을 알아낼 수 있었다.이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이건은 그저 운전에 집중하고 있기만 했다.이건이 알아차렸을 때, 헬렌의 차는 이미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었다.이진 역시 경계심을 가지고 백미러를 통해 뒤에 있는 차량을 지켜보았다.이진은 정말 머리가 아팠다.상대방이 끈질기게 따라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따라잡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헬렌의 행동은 마치 사생팬 같았다.게다가 이건이 곁에 있기에 이진도 상대방과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었다.약점을 잡히는 건 작은 일이지만, 신분은 절대로 드러내서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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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겨우 찾아내다
이 비서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그의 차량을 미행했던 사람이 YS그룹과 협력하려던 사람이었다.이것을 알아차린 이건은 가차 없이 상대방을 블랙리스트에 넣었다.이 일을 알게 된 이진은 마침내 한숨을 돌렸다.이진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조만간 상대방이 의심을 멈출 것이다.이진의 완벽한 계획에 이건이 따르자, 두 사람은 엄청 호흡이 잘 맞았다.하지만 계획엔 늘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두 사람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AMC그룹의 몇몇 동업자들은 최근 줄곧 해외의 협력 프로젝트를 따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마침 이때, 그들은 오랫동안 계획해온 프로젝트를 겨우 따낼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이진이 직접 나서서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협력에 대한 중시를 표현하기 위해 기자회견도 빠뜨릴 수 없다.이 일을 알게 된 이진은 머리가 아팠다.예전 같았으면, 전혀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정말 복잡하게 되어버렸다.헬렌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채, 이진의 주위에 매복하여 그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대표님, 주주들이 모두 회의실에서 대표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전화 너머의 이진이 질질 끌며 대답을 하지 않자, 만만은 어쩔 수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기자 회견을 열어야 하지만, 이진이 직접 나타나서는 안 된다.헬렌이 의심을 버리고 이 도시를 떠나기 전까지, 이진은 절대로 자신의 행방을 폭로해서는 안 된다.이진은 잠시 중얼거리더니, 만만이 상상하지도 못한 결정을 내렸다.“협력이든 기자 회견이든 모두 네가 나를 대신해 해결해.”‘내가 나서야 한다고?’만만은 입을 떡 벌리며 물었다.“대표님, 진심이세요?”“어쨌든 너도 내 곁을 오랫동안 따라다녔으니, 이 정도 능력은 있잖아. 혹시 내 안목을 의심하는 거야?”이 결정은 확실히 이진이 급히 내린 것이다.하지만 만만의 믿을 수 없다는 말투는, 이진을 매우 불편하게 했다.이진은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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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이익을 도모하다
“제가 원하는 건 아주 간단해요.”헬렌은 이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환하게 웃었다.“처음 만났을 때 이미 말했듯이, 제가 원하는 건 이진 씨가 절 위해 그림을 그려주는 거예요. 제가 이미 당신의 신분을 알아냈는데, 왜 아직도 본인이 니키 씨라는 것을 인정을 하지 않으시는 거죠? 혹시 제가 이진 씨의 신분을 까발릴까 봐 걱정하시는 거예요?”“전 분명 니키가 아니라고 말했었어요.”이진은 차가운 눈으로 헬렌은 흘겨보며, 불쾌하다는 마음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냈다.이 말을 들은 헬렌은 웃음을 터뜨렸다.“거짓말은 그만하시죠. 당신이 니키 씨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분과 똑같은 습관을 가지고 계시죠? 게다가 절 계속 피하시는 건, 신분이 들통날까 봐 두려우신 거죠?”이진의 불쾌한 표정을 알아차린 헬렌은 무고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전 당신의 팬이기에 당신을 좋아하는 것 외에 아무런 악의도 없어요”“하지만 당신은 이미 제 생활에 엄청난 피해를 주셨어요.”이진은 끔쩍도 하지 않고는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무의식적으로 책상을 두드렸다.“혹시 당신만 니키 씨의 팬이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죠? 제가 니키 씨와 그림 습관이 비슷한 건, 제가 그분의 그림을 자주 모방했기 때문이에요.”“당신도 니키 씨의 팬이라는 거예요?”헬렌은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그럼요.”이진의 말투는 매우 차분해서 전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니키 씨는 언론에 방해받고 싶지 않아, 단 한 번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으셨죠. 그런 니키 씨가 사람이 그렇게 많은 산에서 그림을 그리진 않겠죠.”이진의 표정과 말투는 모두 자연스러워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헬렌은 침묵을 지키며 이진의 표정을 지켜보았다.니키의 팬인 헬렌은 당연히 니키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니키의 오랜 팬으로서 헬렌은 자신의 직감을 매우 믿었다.‘눈앞의 여자는 분명 니키 씨와 똑같은데, 어떻게 니키 씨가 아니겠어?’두 사람이 이야기가 아직 끝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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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그녀가 직접 설계하지 않는 한
이진은 헬렌의 경악하는 표정을 무시하고 재빨리 카페를 나섰다.“이진 씨!”헬렌이 무의식적으로 쫓아가려던 찰나, 이진의 경고가 떠올라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결국 헬렌은 이진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진이 걸음을 멈춘 동시에, 검은색 외제차에서 한 남자가 내려왔다.훤칠한 기럭지에 준수한 얼굴을 가진 남자는 바로 이건이었다.헬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건은 이진의 합법적인 남편인 데다가 두 사람은 금슬이 매우 좋았다.‘이진 씨가 니키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는 건, 혹시 윤이건 씨와 관련이 있는 걸까? 자신이 니키라는 신분을 남편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건가?’헬렌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외에 다른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한편 차에 탄 이진은 이건이 혹시라도 대답하지 못할 질문을 할까 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다행히 이건은 전혀 의심하지 않은 채 매우 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심지어 이진이 컴퓨터로 기자 회견을 지켜볼지언정 기자 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지도 않았다.이진은 은근히 한숨을 돌리고는, 눈을 반짝이며 운전대에 놓인 이건의 손을 가볍게 눌렀다.“이건 씨는 제가 무엇을 하든지 모두 지지해 줄 거죠?”“당연하지.”이건은 그녀의 질문에 웃음을 터뜨렸다.따분한 생활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이진이기 때문이다.이진의 존재는 이건에게 전부나 다름없다.그러니 이진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이건은 모두 지지할 것이다.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이진은 순식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웃고는, 평범한 커플처럼 깍지를 낀 채 별장으로 돌아갔다.이진은 그림에 관한 일은 이쯤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AMC에서 이렇게 행동이 빠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불과 며칠 사이에, AMC는 또 하나의 보석 광고를 따내게 되었던 것이다.그 브랜드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측의 요구도 극히 까다로웠다.하지만 그것은 AMC의 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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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보통 사람이 아니다
만만이 이진에게 보낸 디자인들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브랜드 관념과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관념에 차이가 있었기에,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었다.이진은 브랜드 측의 수십 년간의 디자인 스타일을 살펴본 후 이 점을 더욱 확신했다.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된 이진은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떠올랐다.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제품을 설계하기 위해, 이진은 출장을 구실로 별장을 나섰다.그리고 호텔의 스위트룸에 입주하여 홀로 설계를 하기 시작했다.이진은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려는 성격이다.앞으로 며칠간, 이진은 외계와 연락을 끊은 채 디자인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만만은 이진과 연락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협력 측에서 재촉을 해오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모든 스트레스를 홀로 무릅쓰게 된 만만은 며칠 사이에 확연히 말랐다. 한편 커다란 회의실 내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엄숙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만만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회사를 대표하여 말했다.“정민우 씨, 저희한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이번 디자인은 분명 당신들의 마음에 들 것입니다.”“정말 장담하시나요?”정민우는 좀처럼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보지 못하자, 인내심이 거의 바닥나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저희가 시간을 드렸는데도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설계해 내지 못한다면, 그 손실은 누가 부담할 건가요?”“저희는.”만만이 이를 악물고 약속을 하려던 참에, 전화 벨 소리가 울려 분위기를 완화시켰다.전화를 본 만만은 눈을 반짝이더니,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전화를 받았다.“대표님.”“디자인은 이미 네 이메일로 보냈어. 이번엔 문제가 없을 거야.”이진의 침착한 목소리를 듣자 만만은 그제야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힐 수 있었다.특히 메일을 열어 이진이 보내온 작품을 본 만만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보석에 대해 전혀 모르는 만만조차도 이 디자인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정민우 씨가 이번마저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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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모욕
“대표님.”만만은 묻고 싶었던 것이 가득했으나, 결국 빙빙 돌려서 말했다.“대표님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걱정이에요. 요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하신 거예요? 그리고 그 디자인은.”‘설마 정말 대표님이 직접 설계한 건가? 아니면 대표님이 이렇게 피곤한 모습으로 나타날 리가 없잖아.’이진은 만만이 하려는 말을 대충 짐작하였는지, 만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요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하긴 했어. 조금이라도 빨리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밤새 고민을 했었거든. 안 그러면 아직도 디자인을 완성하지 못했을 거야.”만만이 진짜 묻고자 했던 것은 이게 아니었다.“또 할 얘기가 있는 거야?”이진은 만만에게 계속 입을 열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이진의 피곤함이 가득 찬 얼굴을 보자, 만만은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보석 디자이너가 대표님이든 말든, 완벽한 디자인을 가져오신 건 정말 대단하신 거야. 게다가 대표님이 진짜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말하지 않으시는 건 분명 따로 이유가 있으실 거야. 난 비서로서 대표님의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돼. 대표님께서 말씀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언젠간 나한테 말해주실 거야.’만만은 이런 생각에 회의실에서 나와 이진에게 빈 공간을 남겨주었다.이진이 겨우 지탱하던 몸은 만만이 떠나자마자 무너지고 말았다.며칠째 불규칙한 식사에 일에 몰두한 것도 모자라, 수면 부족까지 겹쳐 이진의 몸이 더 이상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이진은 머리가 어지러워 미간을 비비며 얼른 차를 몰고 병원으로 달려갔다.사실이 증명하다시피 몸을 맘대로 써버리면 대가를 치러야 했다.한바탕 검사를 마친 후, 의사는 이진이 과로로 인한 저혈당이라고 말해주었다. 의사는 이진이 안도하는 표정을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혈당이 큰 문제는 아니라, 제가 말한 대로 건강을 챙기신다면 곧 나아지실 거예요.”이진도 의사로서 저혈당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사실 이진은 다름 아니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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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봐주는 것도 정도가 있어
이진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린 채 헬렌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이진이 협조하지 않으려고 하자, 헬렌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헬렌은 갑자기 미친 듯이 이진의 이불을 들추었는데,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그리고 이진이 알아차리기 전에, 이불 속에 손을 넣어 도면 뭉치를 꺼냈다.공교롭게도 도면의 내용은 바로 이진이 디자인한 작품의 초고다.비록 초고지만, 헬렌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다.그 디자인은 헬렌이 기억하는 니키의 스타일과 정말 똑같았다.“아직도 본인이 니키 씨가 아니라고 부정하시는 거예요? 그럼 이 그림들은 어떻게 설명하실 거예요?”헬렌은 마치 이진의 약점을 잡기라도 한 듯이, 잘난 체하며 몸을 곧게 펴고는 이진을 내려다보았다.“이 디자인마저도 니키 씨를 모방한 거라고 하실 건 아니죠?”“당장 내놔요!”이진은 잠깐 사이에 가방이 빼앗겨 기분이 불쾌했는데, 헬렌의 태도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진은 인내심이 바닥났지만, 애써 참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제가 니키든 아니든 당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이곳은 제 병실이지, 당신이 소란을 피워도 되는 곳이 아니에요. 당장 나가지 않으시면 사람을 찾아 당신을 쫓아낼 겁니다.”“그래요?”헬렌은 오기 전에 이미 이진과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있어서, 이진의 협박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더욱이, 헬렌은 자기의 손에 이진의 가장 큰 약점이 쥐어져 있다고 생각했다.헬렌은 손에 든 디자인 원고를 날리며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당신이 니키라는 신분이 들통나는 게 두렵지 않다면 맘대로 하시죠. 전 당장 이 소식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 미칠 것 같거든요. 그리고 당신이 가장 걱정되었던 윤이건 씨한테도 모두 말해줄 겁니다.”이진은 이건의 이름을 듣게 되자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이것을 알아차린 헬렌은 자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더욱 득의양양했다.‘이진 씨는 내가 만나 본 젊은이들 중에서 가장 똑똑하긴 해. 하지만 너무 어린 게 문제야.’헬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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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기회를 엿보다
이 비서는 이진을 한번 보고는, 얼른 헬렌의 손목을 잡고 병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이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지만 긴장되기도 했다.“이건 씨.”“먼저 푹 쉬어.”이진이 머뭇거리는 것을 알아차린 이건은, 긴 손가락으로 이진의 입술을 막았다.“아직 밥 못 먹었지? 내가 나가서 사 올까?”“좋아요.”이진이 망설이며 대답하자, 이건은 바로 병실을 나섰다.‘이건 씨도 분명 눈치채셨겠지.’이진은 이건을 속인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이건 씨라면 나를 아무리 믿어도 내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은 눈치채셨을 거야.’어쩌면 이진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한편 이 비서한테 잡힌 채 병원의 뒤정원으로 끌려간 헬렌은 완전히 미쳐버렸다.“절 왜 이곳에 데려온 거죠? 도대체 무엇을 할 생각이에요? 윤이건 씨는 어디 계신 거예요? 전 당신 같은 부하 말고 윤이건 씨와 직접 얘기할 겁니다.”“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당신을 데리고 이곳에 온 건 대표님의 명령입니다.”이 비서는 전혀 신견 쓰지 않은 채, 헬렌이 몸부림을 칠수록 그녀의 손목을 잡던 손에 더 힘을 주었다.헬렌은 곧 자신의 힘으로 이 비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잠시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윤이건은 이진과 다르기 때문이다.‘이진 씨는 나한테 약점이 잡혀 쉽게 움직이진 못하실 거야. 하지만 윤이건 씨는 달라.’헬렌은 진작에 부하들을 시켜 이건에 대해 알아보았다.그 결과 헬렌은 이건이 얼마나 매서운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어쩌면 이건의 유일한 약점은 이진뿐일지도 모른다.헬렌은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사방을 둘러보다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이 비서가 방심한 틈을 타 신속하게 달려가 비꼬듯이 말했다.“윤 대표님은 방금 저희 대화에 관심 없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왜 굳이 비서를 시켜 절 이곳에 데리고 온 거죠? 혹시 당신도 이진 씨의 비밀에 관심이 생긴 거예요?”헬렌은 팔짱을 낀 채 이건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하고는 잘난 척을 했다.‘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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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완벽한 작품
“궁금하신 게 그거예요?”이진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멍하니 눈앞의 이건을 보고 있었다.‘내가 물어볼 기회를 줬는데도 안 물어보다니, 일부러 화나지 않은 척하시는 걸까?’“이게 작은 일이야?”이진이 더 생각하지 전에, 이건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난번에도 불규칙적인 식사로 입원했었으면서, 고작 며칠 사이에 또 자기 몸을 이렇게 무너뜨린 거야? 입원이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고, 왜 자꾸 입원을 하는 거야.”이건은 한바탕 이진을 혼내고는 또다시 뭔가를 물었다.“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출장을 갔다고 하지 않았어? 최근에 AMC에 출장을 갈만한 일은 없었다고 들었는데.”‘역시 물어볼 줄 알았어.’ 이진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더 이상 숨기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지금 이건 씨한테 알려주지 않아도, 신제품 발표회 날이 되면 분명 들통날 거야.’이진은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제가 출장을 간건 사실이지만, 이건 씨가 생각하는 그런 출장이 아니라 급한 불을 끄러 간 거예요. 저희 회사가 최근 해외의 한 보석 브랜드 측과 협력을 하기로 했는데, 상대방은 저희 회사의 디자이너들이 설계한 디자인들을 모두 맘에 들어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합작을 계속하기 위해 제가.”이진은 잠시 머뭇거리고는 마음을 졸이며 말했다.“협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 친구한테 부탁해 이 디자인을 완성시킨 거예요. 그래서 며칠 동안 밤을 새우게 된 거예요.”“그래?”‘디자인과 관련된 일인가 보네?’이건은 약간 실눈을 뜨며 방금 헬렌이 떠벌렸던 말을 되새겨 보았다.헬렌의 한 말에 이진이 한 말을 더하자, 이건은 이진의 비밀이 무엇인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아직도 비밀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야.’“절 안 믿으시는 거예요?”이건이 대답이 없자, 이진은 불안한 마음에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이건 씨라면 알아들으셨겠지?’이건은 몰래 치켜든 입꼬리를 내리고는 이진의 아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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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양심이 없다
민우의 과장된 칭찬이 끝나자, 양측은 즐거움 가득한 마음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더불어, 민우는 특별히 AMC에게 장기적인 협력 기회를 제공했다.이것은 민우가 소속된 회사에서 처음으로 국내 기업과의 장기적인 합작을 약속한 것이었다.신제품 발표회 당일, AMC는 의심의 여지 없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몇몇 기업들은 AMC를 통해 민우의 회사와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려 했다. 야심가 이기태도 마찬가지다.이기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진의 능력을 철저히 분석했다. 이기태는 이진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따라서 이진과 합작 계획을 세웠다.‘어쨌든 두 회사가 함께 진행할 프로젝트도 몇 개 있잖아. 이진의 손에 있는 돈은 남에게 주는 것보단 아버지인 나한테 주는 게 더 유리해.’AMC와 민우가 합작을 성공적으로 이어가자, 이기태는 이진의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을 확고히 했다.‘이렇게 좋은 기회를 내가 놓치고 있을 리가 없잖아.’이기태는 마음을 정하고는 바로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이기태는 포기하지 않은 채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마침내 인내심이 바닥난 이진은 전화를 받고 물었다.“이기태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아빠한테 무슨 말 버릇이야?”이기태는 이진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라, 하마터면 욕설을 퍼부을 뻔했다.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떠올리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진아, 예전 일들은 모두 아빠가 잘못했어. 네가 제때에 계좌에 관한 일을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 두 사람이 나 몰래 이런 짓을 벌인 걸 꿈에도 몰랐을 거야.”이기태는 백윤정의 개인 계좌에 관한 일을 알게 된 후부터, 다시는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지도 않았다.‘내가 바보도 아니고, 백윤정이 몰래 회사를 차린 것마저 나한테 숨겼다면, 분명 또 다른 비밀도 있을 거야.’이영과 백윤정한테 줄곧 잘해줬던 이기태는, 순간 두 사람이 이진보다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이기태는 이런 생각을 하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이진아.”“지금 그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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