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끝 연애 시작: Chapter 601 - Chapter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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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너도 있잖아
구현이 정말 무엇을 했다고 해도, 절대로 이진의 앞에서 인정하진 않을 것이다.구현은 내키는 것이 있는 것처럼 헛기침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대표님, 제 딸이 곧 하교할 시간이라 이만 가봐야 될 것 같아요. 만약 다른 일이 없으시다면 전 이만 돌아가 볼게요.”“어차피 다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이진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곧 경직된 표정을 지은 구현을 무시한 채 계속 말했다.“구현 씨가 말씀하시지 않는다면, 사람을 안배해 조사해 볼 수밖에 없겠네요.” 구현은 이진의 말에 허허 웃고는 몸을 돌렸는데, 곧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이 대표님은 분명 알고 계시면서, 날 가지고 노시는 거야! 그렇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이어 이진이 이진이 여직원을 해고하는 행동에 구현은 이런 생각을 더욱 굳혔다.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걸 구현은 모르고 있었다.이진은 여직원을 해고시키는 명령을 내렸을 동시에, 루트더러 몰래 구현의 행동을 지켜보라고 했다.결국 구현이 디자인부에 심어 놓은 스파이와 연락하자마자 그 소식이 이진의 귀에 전해졌다.보고하러 온 루트는 울분에 차 말했다.“대표님, 이 오래된 직원들의 행동은 정말 하나같이 악랄해요. 차라리 이 증거들을 가지고 모두 해고해버리는 게 낫겠어요!”“조급해할 필요 없어.”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분명 누가 뒤에서 몰래 사태를 조종하고 있을 거야. 그리고 아마 내가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이튿날 아침, 이진은 회의 시간에 특별히 디자인부의 직원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이번 시즌의 신제품을 다시 설계한다는 명의로, 이진은 그들더러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신제품을 만들어 놓으라고 지시 내렸다.이로 인해 디자인부 직원들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바빴다.이어 발생한 일은 이진의 예상대로였다.이날 저녁, 구현과 이야기를 마친 디자이너가 회사에 나타나 컴퓨터 앞에서 바삐 돌아쳤다.미리 감시실에 매복해 있던 이진은 이 장면에 웃음을 터뜨렸다.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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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뻔뻔하다
헬렌을 해결한 후, 또 다른 일이 이진을 기다리고 있었다.디자인 원고가 유출된 일을 조사하는 과정에, 이진은 이기태가 AMC와의 협력관계를 이용해, AMC의 명의로 사적인 일을 맡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애초에 GN그룹과 협력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기태가 AMC의 명성을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진은 계약 조항들을 섬세히 작성하였다. 이진은 이기태가 적어도 계약 조항은 고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결국 이기태를 과대평가한 것이다.그날 저녁, 이진은 별장으로 돌아와 이건과 함께 화목한 밤을 보냈다.이튿날 이진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고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회사에 출근했다.이진은 곧 프로젝트부에 지시를 내려 이기태와의 협력을 중지했다.이 소식을 들은 이기태는 벼락을 맞은 것만 같았다.곧 정신을 차린 이기태는 차를 몰고 가장 빠른 속도로 AMC로 달려갔다.차량이 가득한 거리를 지나감에 따라, 이기태의 분노는 점점 더 커졌다.스포츠카가 AMC의 건물 아래에 멈춰 서더니, 이기태가 운전석에서 내렸다.이기태는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건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현재 두 회사는 협력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데스크 직원은 당연히 그를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이기태 씨!”이기태가 안으로 들어온 것을 발견한 데스크 직원은, 재빠르게 달려들어 이기태를 막았다.“이기태 씨, 죄송하지만 대표님의 허가 없이는 들어가실 수 없으세요.”“웃기시네! 난 이진의 동업자인데 왜 못 들어가?”이기태는 안 그래도 화가 나 있었는데, 데스크 직원의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기태는 정말 미치지 못해 환장할 노릇이었다.“내가 경고하는데, 당장 비키는 게 좋을 거야!”“이기태 씨!”그 직원은 이기태가 멋대로 뛰쳐들어갈까 봐, 데스크를 지키고 있던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그 직원은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에 전화를 걸려고 했다.마침 이때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만만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이진은 협력을 취소하면 이기태가 분명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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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손꼽히는 인물
오히려 이기태는 이득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AMC의 고정 협력사를 조종하려 했다.이진은 목을 가볍게 들고 되물었다.“이기태 씨, 먼저 본인 걱정이나 하시는 게 어때요? AMC와 협력을 취소한 후 당신에게 뭐가 남기라도 해요?”이 말을 들은 이기태는 화가 나다 못해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계속 이곳에 남아있는다면 나만 손해야.’이기태는 험상궂은 얼굴을 하며 AMC를 떠나 GN그룹으로 돌아왔다.사무실로 돌아온 이기태는 책상 위의 서류들을 모두 바닥에 내던졌다.하지만 이 정도로는 그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이기태는 책상 위의 꽃병과 진열품들을 모두 바닥에 내던졌다.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후, 소식을 듣고 달려온 백윤정은 사건의 경과를 모두 알게 되었다.“이기태, 내가 진작에 이진을 믿지 말라고 말했었잖아. 이것 봐, 결국 또 당하고 말았잖아.”“입 다물어!”안 그래도 화가 잔뜩 난 이기태는, 백윤정의 말을 듣고는 또 하나의 꽃병을 바닥에 내던졌다.“당신이 뭔데 끼어들어? 여자 주제에 사업이 뭔지 알기나 해?”꽃병이 땅에 떨어지자 산산조각이 났고, 그 조각들은 사방으로 튀었다.백윤정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선 후,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히고는 이기태를 노려보았다.“내가 모르긴 해도, 당신이 만족할 만한 협력자는 얼마든지 찾아줄 수 있어! 지금 물건들을 집어던진다고 뭐가 달라지기라도 해?”이기태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을 보내자, 백윤정은 호흡을 가라앉히고 말을 이어갔다.“당신이 GN그룹의 주식을 나한테 준다면, 새로운 협력자를 찾아줄게.”언뜻 들으면 쌍방이 모두 밑지지 않을 장사다.하지만 이기태는 방금 이진에게서 큰 손해를 보았기에, 백윤정이 자신의 손에서 뭔가를 가져가려 하자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이기태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윤정아, 우리는 어쨌든 부부야. 부부 사이에 그렇게 따질 필요는 없지 않아? 게다가 당신이 그 주식들을 가지고 뭘 할 수 있기나 해? 그리고 당신이 말한 협력 측이 정말 GN그룹에 도움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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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미식가
백윤정의 주선을 통해 이루어진 식사 자리에서, 두 사람은 매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협력에 관한 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식으로 성사되었다.백윤정이 홍진구라는 큰 인물을 소개해 주었기에, 이기태는 GN그룹의 주식을 흔쾌히 백윤정에게 나누어 주었다.어쨌든 그 주식들은 이영에게 넘겨줄 것이다. 게다가 이영이 아무리 철이 없다고 해도 자신의 친딸이니 손해 볼 장사는 아니었다.AMC쪽은 그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GN그룹과 협력을 종료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진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이라 불편한 점이 좀 많았다.이진은 새로운 협력사를 찾는 데다가, 디자인에도 참여하였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이건은 마음이 아팠다.이건은 곧 이진의 어깨를 잡고 그윽하게 그녀를 응시하였다.“이진아, 며칠 동안 회사 일 때문에 고생한 거 알아. 그래도 일이라는 건 쉬면서 해야 돼. 참, 내가 회사 직원들을 조직해 캠핑을 가려고 하는데, 자기 회사 직원들도 데리고 함께 가지 않을래?”“캠핑이요?”이진은 재밌는 이야기라도 들은 듯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었다.최근 회사 일 때문에 바삐 보냈던 것은 이진뿐이 아니었다.그녀와 함께 야근을 해온 직원들도 장시간의 업무로 피곤함에 지쳐 있었다.캠핑으로 직원들의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모여 업무에 대해 토론할 수도 있으니 꽤나 좋은 제안이었다.‘이 기회를 통해 회사 직원들과 가까워질 수도 있을 거야.’이진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아요.”“장소는 내가 정할 게.”이진이 캠핑에 참여할 인원을 집계한 후, 이건은 모두의 비행기 티켓은 물론 모든 비용을 도맡았다. 캠핑 겸 여행이기도 했다.다른 일정이 있었던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인원들은 이번 활동에 참여하였다.이튿날, 이건은 두 회사의 직원들을 위해 비행기 한 대를 전세 냈다.도중에 YS그룹의 직원들은 이건을 칭찬하며 이진을 부러워했다.그 말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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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나 말고 누가 있어
노인이 의심하는 표정을 짓자 이진은 말을 이어갔다.“기껏해야 재능이 있는 것뿐이에요. 제 요리들은 다른 사람한테서 배운 게 아니라, 제가 스스로 연구해낸 거예요.”‘정말 평범한 솜씨는 아닌 것 같은데.’노인은 여전히 의심하는 표정으로 이진을 보았다.“아가씨.”“이진아.”이때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은 어느새 그들의 뒤에 나타나, 이진을 끌어안고 시선을 돌렸다.“어르신, 제 아내를 왜 부르신 거죠?”얼핏 들으면 평범한 말이지만, 사실은 경계심과 이진에 대한 소유욕이 가득 찬 말이었다.노인은 두 사람의 사랑 가득한 모습을 보자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더욱이, 두 사람에게서 어렴풋이 자신과 아내의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본 것 같다.노인은 흐뭇하고 웃으며 아내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별일은 아니고, 저와 제 아내가 향긋한 냄새를 따라 찾아온 것뿐이에요. 그렇게까지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우리 같은 늙은이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요?”노인은 다시 이진을 보더니 아쉬운 마음이 들어,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재능이든 배운 것이든, 이건 제 명함이니 먼저 받아 둬요. 만약 요리를 좋아하신다면 언젠가 쓸모가 있을 지도 몰라요.”노인은 말을 마치고는 아내의 손을 잡고 산길로 내려갔다.이건은 명함에 적힌 미식가라는 글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이진은 그의 눈을 피해 어깨를 으쓱거렸다.“저도 모르는 일이에요. 아마 어르신께서 제가 만든 요리의 향기를 맡고, 절 어느 유명한 셰프의 제자라고 오해하신 것 같아요.”이건의 표정을 관찰하더니 이진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런데 왠지 이건은 자신의 보물이 곧 빼앗길 것 같은 착각이 들어,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앞으로 밖에서 마음대로 요리하지 마.”그 말을 들은 이진은 말문이 막혔다.곧 이진이 끝내지 못한 일은 모두 이건이 도맡았다.이진은 만만에게 끌려가 텐트 안에서, 최근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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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조건이 뭐죠
이진은 미식가라고 자칭하는 노인이 또다시 나타나자,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거절하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좋아요.”이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건을 바라보았다.‘방금까지 경계심을 가지던 사람이 이렇게 쉽게 동의한다고? 게다가 아직 조건도 듣지 않았잖아.’이진의 생각을 알아차린 이건은 따뜻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가볍게 긁었다.그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이진의 기분을 다독여 주었다.그리고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노인을 바라보았다.“먼저 조건이 뭔지 말해보세요.”노인도 마찬가지로 이건이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잠시 멍하니 있더니 해맑게 웃기 시작했다.“전 나쁜 사람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두 사람이 저희 마을에 왔으니 맛있는 음식이라도 대접하고 싶어서 그래요. 저희 마을은 한 달에 한 번씩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해 나눠 먹는 것이 풍속이기도 한 데다가, 젊은 아가씨와 인연이기도 하니 당연히 조금이나마 대접해 드려야 하죠.”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노인을 보았다.‘이뿐만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아직도 내 신분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걸까?’이건이 곁에 있었기에 눈치 빠른 이진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이건은 별로 망설이지 않은 채 대답했다.“그래요.”“그렇다면 절 따라오시죠.”노인은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두 사람은 직원들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는 느릿느릿 노인의 발걸음을 따라갔다.노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벌인 후, 이건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낮은 소리로 이진의 귓가에 말했다.“사실 이 마을에 관심이 생겼거든.”이건은 이곳에서 퇴직 생활을 즐기려는 것이 아니었다.이진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건이 말을 이어 가기를 기다렸다.“이곳에서 관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지 않아?”대답을 기다리던 이건은 먼저 입을 열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이것은 어젯밤 이진과 함께 마을을 한 바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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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프로젝트 확정
“윤 대표님, 정말 저희 마을의 개발 사업에 투자하시려는 거예요?”촌장은 매우 열정적으로 이건을 맞이하며, 탐욕이 넘치는 표정을 전혀 숨기지 않은 채 거듭 확인했다.이건은 웃는 듯 마는 듯 그를 흘겨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물론이죠, 이처럼 풍경이 아름다운 마을의 관광업을 발전한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거예요. 프로젝트를 개설하고 호텔을 세운다면,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이 모두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을 거예요.”이건은 목소리를 낮추어 보충했다.“이 마을의 촌장인 당신도 엄청난 칭찬을 받게 될 겁니다.”‘내가 그딴 칭찬을 받아서 뭐해. 돈만큼 의미 있는 건 없어.’촌장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렇다면 윤 대표님께서는 얼마를 투자할 계획인가요?”이건은 얇은 입술을 열어 가볍게 숫자를 말했다.그는 당연히 촌장의 뜻대로 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심지어 일부러 가격을 낮추어, 현지 개발사에서 제시한 가격보다 더 낮은 액수를 말했다.그 말을 들은 촌장은 환하게 웃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잘못 들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건의 싸늘한 표정은 전혀 농담 같아 보이지 않았다.촌장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돈도 많은 사람이 왜 이렇게 쪼잔한 거야?’“윤 대표님, 진심이에요?”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건이라면, 분명 높은 가격을 제시할 줄 알았던 촌장은 실망하고 말았다.중간에서 돈을 빼먹으려던 촌장은, 이건이 제시한 금액이 분명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그는 애써 표정을 숨기며 말을 이어갔다.“윤 대표님, 사실 저희 마을에도 개발사가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가 그동안 관광업을 개발하지 못한 것은, 마을 주민분들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괜찮아요.”이건은 그의 말을 끊고는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주민분들을 설득하는 일은 제가 책임지도록 하죠. 촌장님께서 의견이 없으시다면 되도록 빨리 계약을 체결해 관광 개발에 대해 결정을 내리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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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분명 즐기다
이건이 손을 쓰기도 전에 이진은 이미 성공적으로 마을 주민들을 설득했다.하지만 촌장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이건이 몰래 시장을 찾으러 간 일은 이진만이 알고 있었다.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면, 진행 방향을 정하기 위해 현지 고찰을 진행해야 한다.이건은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이진과 함께 잠시 마을에 머물기로 결정했다.이 소식을 전해 들은 정희는, 이진이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자신을 잊은 줄 알고는 시우 몰래 찾아왔다. “이진아, 어떻게 나 빼고 여행 올 수 있어? 설마 날 잊은 건 아니지?”정희가 갑자기 나타나 평소 같은 말투로 투덜대자, 무방비 상태였던 이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정희?”이진은 놀란 마음에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보았다.“여긴 어떻게 찾아온 거야? 네가 여기에 온 걸 시우 씨도 알고 있어?”“시우 씨가 알든 말든 중요해?”정희는 시큰둥한 말투로 대답하고는, 베란다에 앉아 일하고 있는 이건을 보며 비꼬듯이 말했다.“내가 누구처럼 남자한테 푹 빠진 여자는 아니거든.”이진은 갑작스러운 말에 말문이 막혔다.‘내가 언제 남자한테 푹 빠졌다고 그래?’이진은 기분이 좋았기에 굳이 따지진 않았다.“시우 씨가 또 널 화나게 했어?”“아니거든!”‘내가 맨날 시우 씨한테 화난 줄 아나 봐! 난 이진이 너 때문에 화가 난 건데!’정희는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이진을 보더니, 질투하듯이 말했다.“이진아, 사실대로 말해봐. 너 나한테 싫증 난 거지? 이렇게 좋은 관광지를 왜 나한테 말해주지 않은 거야?” “난 일하러 온 것이지, 놀러 온 것이 아니야.”정희의 말에 그녀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정희가 목말라 보이자, 이진은 물 한 잔을 따라 정희에게 건네며 물었다.“시우 씨와 싸운 것이 아니라면, 왜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건데?”‘시우 씨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이 먼 곳까지 온 거지?’“말했잖아, 시우 씨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라고!”정희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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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가식적인 말
연서의 점차 어두워진 안색을 무시한 채, 이건은 부드럽게 이진의 손을 잡았다.그것은 연서를 대할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이건이 곧장 연서를 지나 자리를 뜨자, 옆에 있던 이진은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다.이건은 그 모습을 보더니 가볍게 이진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웃고 싶으면 웃어도 돼. 참을 필요 없어.”“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물었다.“유연서 씨는 정말 당신한테 일편단심이네요.”‘차라리 날 싫어했으면 좋겠네!’이건은 그녀의 말에 불만 가득한 표정을 보였다.이진은 그대로 허리를 껴안긴 채 나무에 기대어 그와 한바탕 뜨거운 키스를 하고 나서야 얌전해졌다.그렇게 두 사람은 지형 정찰에 관한 일을 모두 잊고 말았다. 두 사람 모두 열기가 달아올라 가능한 한 빨리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하지만 민박 입구에서 또 익숙한 실루엣을 보게 되었다.‘저 여자는 하다 하다 이곳까지 몰래 따라온 거야?’이진이 몰래 탄복하는 동시에, 연서는 두 사람을 향해 열정적으로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두 사람도 이 민박에서 지내고 있었던 거예요? 제가 마침 간식들을 좀 사 왔는데 드셔보지 않을래요?”이렇게까지 들이댄 이상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이진은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 남자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드디어 동의하자 연서는 매우 흥분하였다.도중에 그녀는 간식을 빌어, 이진을 통해 이건에 관한 소식을 물어보았다.이진은 그제야 방금 내린 결정을 후회하게 되었다.이때 핸드폰이 울리더니 정희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이건 씨와 이 늦은 시간에 어디로 간 거야? 너 찾으러 방에 찾으러 갔는데 아무도 없네.]이진은 무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돌아오는 길에 유연서를 만났는데, 간식을 사 오더니 우리 방으로 가서 함께 먹자고 하더라고.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그만 동의해 버렸어.]‘유연서!’[내가 생각하는 그 유연서야?][그럼 그 여자 말고 또 누가 있겠어?]정희는 놀란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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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사람은 겉모습만 봐서는 안 된다
이건은 여전히 이진이 걱정되었기에 서재에서 나온 것이다.그런데 마침 연서의 말을 듣게 될 줄이야.이건은 끝내 인내심을 잃게 되었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 이진을 품에 안고는 연서를 향해 말했다.“유연서, 다른 일이 없다면 이만 돌아가. 나와 내 아내는 피곤해서 쉴 거야.”“난.”연서는 아내라는 두 글자에 움찔거리더니 조금이나마 동정을 얻으려 했다,그러나 곧 이건의 혐오스러운 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숙인 채 떠날 수밖에 없었다.방문이 굳게 닫히자 드디어 방 안에 생기가 돌았다.“이건 씨, 정말 사람은 겉모습만 봐서는 안 되네요! 평소에 차가운 모습만 보이셔서 몰랐는데, 여우 년을 이렇게 속 시원하게 내쫓으시다니, 정말 대단해요!”정희는 이상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으로 이건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리고 다정하게 이진의 팔을 껴안고 가볍게 흔들었다,“이진아, 방금 기분 상했지? 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오늘 밤은 나와 같이 자는 게 어때?”‘지금 뭐라는 거야?’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이진이 하려던 말을 막았다.곧이어 문 너머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는 분명 시우의 목소리였다.“이건아, 이진 씨, 정희 씨가 안에 있나요?”이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건은 차가운 얼굴로 곧장 걸어가 문을 열었다.이때 정희는 여전히 자신을 숨기려고 시도했다.시우는 멋쩍게 웃더니 안으로 들어가 정희를 어깨에 올리고는 방을 나섰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진은 입을 떡 벌렸다.이건은 이진이 부러워하는 줄 알고 말했다.“자기도 원한다면 얼마든지 업어줄 수 있어.”‘아니, 하나도 안 원해!’한편 침대에 던져진 정희는 빠르게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말아 온몸을 감쌌다.그리고 경고하듯이 시우에게 말했다.“시우 씨, 경고하는데 제가 화 풀기 전까지는, 더 이상 저한테 손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제 친구 앞에서는 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시면 안 돼요?”‘어깨에 올려 데리고 가는 건 너무 창피하잖아.’시우는 뒷말을 무시한 채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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