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끝 연애 시작: Chapter 51 - Chapter 60
658 Chapters
제51화 도와줄까?
이진은 처음으로 윤이건의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드러냈다.와인을 마셔 취한 것 같기도 하고 흥분되어 그런 것 같기도 했다.친아버지와 맞서는 느낌은 정말 나쁜 데다가 더 나쁜 건 아버지인 이기태는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네가 직접 그의 능력과 자금을 빼앗았는데 그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만 있겠어.”이진은 고개를 들어 눈앞의 그를 바라보았는데 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밖의 노을이 창문을 통해 그의 뺨을 비추니 분위기가 딱 좋았다.갑자기 이진은 자신이 억지를 부렸다고 느꼈고 그녀는 이렇게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녀와 남은 가족들은 단지 혈연관계만 있는 원수일 뿐이다.“왜 그렇게 쳐다봐?”이진이 한참 동안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자 윤이건은 오히려 좀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진은 고개를 저을 뿐 계속 생각에 잠겨있었다. 술을 두 잔 마시자 이진의 뺨은 불그스레 달아올랐다. 그녀는 주량이 약해 술자리를 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며 미룰 수 없을 때에는 샴페인 한두 잔만 마셨었다.그녀는 어느덧 소파 위에 앉아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마치 억울한 아이처럼 쪼그려있었다.“내가 도와줄까?” 평소에 강한 말투와 모습만 보여온 그녀가 갑자기 조용한 모습을 보이자 윤이건은 다소 당황했고 마음이 아파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네, 도와주세요.”망설임도 거절도 없었다.이진은 인생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이 별로 나쁘진 않았다.이진은 그날 저녁 객실에서 잤지만 묘한 안정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날따라 유난히 달콤한 잠에 빠졌다.이튿날 아침, 윤이건은 출근하지 않고 이진을 데리고 한 커피숍으로 갔다.두 사람이 도착하자 임대리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임대리는 윤이건을 보자 즉시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곧이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옆에 있는 이진을 바라보았다.“한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이분은…….”임대리는 아름다운 그녀를 보자 눈이 번쩍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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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여우가 나타나다
윤이건이 말을 마치자 임대리와 이진은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가 이런 일을 가지고 장난을 칠 사람은 아니기에 정말로 투자라도 하겠다는 거다.“윤 대표님…….”임대리는 눈을 깜박거리며 윤이건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YS 그룹은 단 한 번도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 없었다. 만약 윤이건이 정말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자금의 투입과 과정은 더 안정적일 것이다.“어때요? 제가 참여한다면 공사 기간에 독촉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겁니다.”독촉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이진은 테이블 밑에 놓인 손을 주먹 쥐었고 하마터면 그를 한 대 때릴 뻔했다.과연 임대리는 혹시라도 윤이건이 후회하기라도 할까 봐 바삐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윤 대표님이 말씀하신 대로 진행하도록 할게요. 계약은 나중에 천천히 하는 걸로 해요.”이번 것이 큰 프로젝트가 될게 분명하니 제대로 실행해 나간다면 아마 승진도 가능할 것이라 임대리는 급히 얘기를 마무리 지었다.얘기를 마친 후 윤이건과 이진은 임대리는 차에 태워 보낸 후 길가에 서있었다.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한참 지나자 이진은 참지 못하고 옆에 서 있는 윤이건을 바라보았다.왠지 날씨는 조금 서늘하고 쓸쓸한 느낌을 띠고 있었다. 날씨 탓인지 기분 탓인지 이진은 점점 자신이 윤이건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왜 도와주신 거예요?”“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더군다나 이 프로젝트는 뭔가 재밌을 것 같았거든.”윤이건은 그녀가 물어볼 것을 예상해 이미 답을 생각해 놓았다.아주 타당한 이유였지만 이진은 너무 의도적이라고 생각해 입꼬리를 오므리며 여전히 한 가닥 의심을 품고 있었다.‘분명 뭔가 이상한데?’“가자, 곧 비 올 것 같네.”윤이건은 그녀한테 생각할 겨를조차 주지 않은 채 그녀의 손목을 잡고는 차에 올라탔다.가는 길에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진은 계속해서 고개를 숙인 채 자료를 찾아보았고 윤이건은 자리에 기대어 눈을 감은 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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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단서가 잡히다
유연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그녀는 분명 윤이건이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마음 아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그녀를 붙잡는 사람은 없었다.원래 속상한 척 한 거였는데 진짜 속상한 상황이 되어버렸다.유연서는 가방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은 돌아섰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모습을 보게 된다면 분명 그녀가 불쌍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진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하도 많이 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이진은 오히려 옆에 있는 이 남자의 반응이 궁금해났다.“잠깐만…….”윤이건은 몸을 돌려 집에 들어서려 했는데 이진이 갑자기 입을 열자 얼떨떨했다.“왜?”“그래도 이 먼 곳까지 와 직접 만든 케이크를 선물했는데 집엔 들여보내지 않는다고 해도 배웅은 해야 되지 않나요?”이진이 무슨 생각으로 이 말을 꺼낸 건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단지 머릿속으로 만 생각하던 말을 저도 모르게 꺼낸 것이다. 심지어 그녀 스스로도 어떤 대답이 듣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었다.윤이건은 그녀의 말을 듣자 자신의 행동이 전과 확연히 다르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유연서가 별장에 왔을 때 그는 항상 그녀를 배웅해 주었는데 이번엔 까먹다니.윤이건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는 것을 보자 이진은 갑자기 기분이 좀 언짢았다.이진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그녀는 피로를 풀 겸 샤워하러 욕실에 들어섰다. 이진은 욕조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저도 모르게 오늘 발생한 일들을 떠올렸다. 특히나 임 대리와 얘기를 나눌 때 윤이건이 자신을 지지하는 모습이 자꾸 그녀의 눈앞에 아른거렸다.그녀는 이 남자가 왜 이런 행동을 한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친구 하기로 약속했고 선을 그었는데 정말 단지 친구 사이라면 윤이건이 이런 행동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YS 그룹이 공식적인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는 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머릿속이 복잡했지만 그녀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그녀는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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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엄청난 낙하산
이진은 말을 하고는 핸드폰을 윤이건의 앞에 놓았는데 태도가 매우 건성건성 했다.윤이건은 핸드폰을 들고는 사진을 보았다. 뚜렷하게 체크되진 않았지만 다른 모습이 매우 뚜렷해 쉽게 분별할 수 있었다.“다 이런 거야?”“흉터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거지만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아요.”그녀의 실력을 잘 알고 있기에 윤이건의 모든 의심은 유연서를 향했다.수사 시작부터 지금까지 찾아낸 단서와 증거들이 점점 분명해왔는데 윤이건은 함께 지내온 세월들을 생각하며 여전히 유연서를 믿고 싶었다.비록 그는 유연서가 그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점을 제쳐두고 말한 다면 그녀도 그를 속일 정도로 나쁘진 않았을 거다.깊이 생각할수록 복잡하고 머리가 아파 그는 이진의 안색이 어두워진 걸 주의하지 못했다.이때 이진은 입안 가득 고기가 차있어 오물거리며 말하고 있었는데 사실 마음이 좀 불편했다.‘이 남자 생각보다 유연서를 신경 쓰고 있네? 밥 먹을 때도 유연서 관련한 것들을 조사하는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그녀는 왠지 밥맛이 뚝 떨어졌다.그녀는 숨을 크게 내쉬고는 손가락을 다시 닦고는 엄숙한 분위기로 말했다.“윤 대표님, 이렇게까지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제가 흉터 제거 수술을 하는 의사를 찾아줄 테니 걱정 마세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입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녀가 발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윤이건은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그럴 필요 없어.”‘뭐?’이 말을 듣자 이진은 갑자기 눈을 휘둥그레 떴는데 그녀는 자신이 잘 못 들은 줄 알았다.이어 윤이건은 별 힘을 쓰지 않은 채 이진의 손목을 잡아 다시 그녀를 의자에 앉혔다.“별로 안 먹었잖아. 좀 더 먹어야지.”윤이건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며 요리를 집어주었다. 그러고는 계속 이런 이상한 행동들을 끊임없이 했다.이진은 접시 안의 요리를 집고는 있었지만 머릿속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다음날, 윤이건은 평소대로 이진을 AMC에 데려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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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주견 없는 놈들
“아니요, 그럴 리가요.”인사부 팀장은 이진의 카리스마에 놀라 감히 거절할 수 없어 머리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결국 아무리 난처해도 일은 처리해야 할 것이다.입사 수속이 다 끝난 후, 이진은 여한림을 데리고 인사부를 떠났다.“네가 직장에선 이렇게 강한 타입이라는 걸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네.”여한림이 장난을 쳐오자 이진은 가볍게 웃었다.“내가 조금이라도 약하게 행동했다면 이 회사 사람들은 분명 날 잡아먹지 못해 안달일 거야.”여한림도 이진의 처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웃으며 이런 말을 꺼내자 그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러웠다.“준비 잘 해야 돼. 앞으로 번거로울 일들이 천지야.”이때 두 사람은 이미 대표 사무실에 도착했고 이진은 손에 든 자료들을 여한림에게 건넸다.그들은 가볍게 눈길을 주고받았는데 마치 한 팀이 된 셈이다.이진이 예상한 대로 대표가 한 사람을 데리고 와 직접 마케팅 총감독으로 임명한 일이 순식간에 회사에 퍼졌다. 일반 직원들도 다 알게 됐으니 GN 그룹의 이사들이 모를 리가 없다.그들은 아니나 다를까 이날 바로 직접 뭉쳐 회사로 찾아왔다. 그들은 이진의 사무실에 일렬로 앉아 화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이진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겨우 웃음을 참았다.“지금 이곳에 계신 분들은 모두 바쁘신 분들이실 텐데 갑자기 왜 절 찾으러 오신 거죠?”“지금 모른척하는 거야? 고작 이씨 가문 계집애 주제에 지금 우리 늙은이들을 바보로 아는 거야?”그중 한 사람이 입을 열자 그의 뜻밖의 호칭에 이진은 실눈을 떴다. 그녀는 손을 책상 밑에 가린 채 주먹을 힘껏 쥐었지만 얼굴은 여전히 싱긋 웃고 있었다.“보아하니 여러분들께선 연세가 많으셔서 대표 사무실에 앉아 계시면서 저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시나 봐요.”이 말을 하던 이진의 눈빛이 갑자기 달라지자 방금 입을 연 그 사람은 얼떨결에 고개를 숙였다.“이 대표, 우린 모두 한 식구니 빙빙 돌려 말하지 맙시다.”또 누군가가 나서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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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컴퓨터 안에 있는 편지
주주들의 이런 대범한 모습에 이진은 감동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너무 리얼한 연기라 자신도 속을 것만 같았다.직접 일어나 그들을 사무실에서 내보낸 뒤 이진의 웃는 얼굴은 바로 사라졌다.사무실의 풀딩도어 앞에 서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화 들고 케빈에게 걸었다.“이씨 원로들한테 사람 붙혀, 한 놈도 빠뜨리지 말고.” 이진의 지령에 케빈은 항상 원인을 묻지 않고 그냥 답하고 집행하기만 한다.다음날 이진은 케빈 수하의 사람들이 보내 온 소식을 받았다.메시지는 메일로 보내왔고, 열어보니 음성 파일이였다.이미 전문가의 손을 거친 모양이다. 음성 파일의 대화 내용은 잡음 없이 깨끗하게 잘 들렸다."이씨 자네, 딸 하나는 잘 뒀어."“그렇다니까, 이렇게 빨리 자네가 한 짓을 다 조사해 버리다니, 이건 보통 재주가 아냐.”“흥, 재주는 무슨, 그래바야 내 피줄인데! 근데 지금 이 상황,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은 해봐야겠어.”“이제 그 옥호 프로젝트가 시작될 것인데 어치피 너 자금 모두 그쪽에 있잖아, 그냥 걔한테 투자하라고 하면 되겠네.”"좋아!"녹음 내용을 들으면서 고수의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진다.이 사람들의 목소리, 그리고 말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그녀는 모두 똑똑히 분별할 수 있다. 특히 이기태의 목소리는 더욱 잘 가려 낼수 있었다."다른 사람들과 함께 제 자식을 해쳐? 정말 너답다……."이진은 손 안에 있는 만년필을 힘써 쥐고 그녀의 이마에는 푸른 피줄이 살아난다.생각해보니, 이기태의 이런 짓은 처음이 아니다.그리고 이진도 이 주주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바꾸었다.원래 그녀의 생각은 현재 그룹 실권이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이라 이들은 그래도 몇일 동안은 조용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당일 바로 이기태와 함께 자기를 해치려고 하다니. 그들의 생각은 분명하다. 그녀로 하여금 전 재산을 옥호에 투자하고, 마지막 이기태가 독점하여 본전도 남지 못하고 전부 잃게 하는 것이다.이진은 미간을 살짝 움직이더니 바로 케빈에게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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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속으면 어떻게 하나
말하면서 유연서는 급히 테이블 뒤에서 나온다.만약 지금 윤이건이 더 자세히 유연서를 보았다면 그녀 이마우에 맺힌 땀방울을 볼 수 있다.앞으로 내가 사무실에 없으면 오래 머물지 마.윤이건은 유연서의 말을 크게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무심코 한 말이지만 상대방은 그 말을 마음에 두었다. 이 말을 듣고 유연서는 몸을 비틀거렸고 윤이건은 재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았다.“어디가 아파?”“아니야, 그냥 잠이 부족한 것 같아. 이건아, 너도 일봐지, 난 그만 가볼게.” 유연서는 말을 마치고 재빨리 윤이건의 팔에서 벗어나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한다.하지만 뜻밖에도 윤이건의 부름 소리가 바로 들려왔다."연서야……."유연서는 암암리에 자신의 손가락을 움켜 쥐고 고개를 돌려 윤이건을 향해 억지로 웃음을 짓는다.“너의 흉터 제거 수술,내가 지금 알아보고 있어, 더 이상 거절하지 마, 조만간 시간이 잡힐 거야.”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명확한 거절 모습을 보고 윤이건은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게 말을 막았다.원래 유연서는 아까 자신이 몰래 한 짓에 마음이 찔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더욱 무서워서 울고 싶은 심정이다.팔 상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다.그러나 감히 윤이건을 거절할 수 없어 입술을 깨물고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뭔지 한다면 하는것이 윤이건의 일처리 기준이다.유연서와 수술 얘기를 마치고 이튿날 바로 흉터 제거에 능한 의사와 연락하여 날자를 잡았다.회사에서 유연서를 찾아 직접 차에 앉혀 병원에 데려다 주었다.윤이건은 차에서 한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한손은 차창에 걸치고 손가락으로 창틀을 가볍게 두드린다.그리고 조수석에 앉은 유연서에게 곁눈질 하더니 저도 모르게 또 부하들이 보고한 그 소식들을 떠올린다.마음이 복잡해 죽을 지경이라 망설이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연서야, 그 당시 화재 현장에 있었던 일 너 아직도 기억하니? 얼만큼 기억하고 있어?"원래 수술 자체가 두려웠던 유연서는 윤이건이 화재사건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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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치켜세울 뿐
목소리를 듣고 윤이건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전화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유연서를 한번 엿본 뒤 의미있는 눈빛으로 의사선생님을 본다.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는 의사 선생님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여 대표님, 안심해도 됩니다. 이번 수술은 시간이 크게 걸리지 않을 것이고, 리스크도 아주 적습니다.""알겠습니다."의사 선생님이 잘 알아챈 것 같으니 윤이건도 따라서 마음을 놓았다.고개를 돌려 유연서를 보면서 온화하지만 별 기복이 없는 소리로 말한다.“내가 다 말해 두었으니 넌 안심해도 돼.”이 말을 듣고 유연서는 더욱 억울한지 한걸음 나아가 윤이건의 옷깃을 잡았다.의사 선생님은 이 상황을 보고 얼른 뒤로 한 걸음 물러나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감히 함부로 쳐다보가다는 개죽음 당할 수 있으니 모르는 척하는 것이 최선이다."이건아, 너 여기서 같이 있어 줄 거지? 나, 나 그래도 무서워.""회사 쪽에서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남았어. 이제 끝나고 다시 널 보러 올게.”말이 끝나자 윤이건은 유연서가 잡고 있는 옷깃을 잡아당기고 의사 선생님을 향해 머리를 끄덕인 후 큰 걸음으로 떠났다.만약 평소라면 윤이건은 이곳에서 유연서의 수술이 끝날 때까지 함께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가 이 수술을 추진하는 것은 일부 다른 목적이 있기도 하고, 또 이진의 메시지를 보고 마음이 혼란스러워졌기 때문이다.회사에 돌아가 일처리 하는 것은 핑게일 뿐 그냥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윤이건이 점차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유연서는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감히 따라가지 못했다.결국은 억울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의사선생님을 따라 수술실로 들어갔다.팔 위의 수술이지만 그래도 국소 마취를 해야 한다.마취를 기다리는 동안 의사 몇 명과 간호사 몇 명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이안쌤이 돌아왔대, 게다가 요즘 피부과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던데.""정말! 나 이안쌤 팬인데! 이안쌤 수술 정말 내 눈으로 한 번 직접 보고싶어!"원래 마음이 심란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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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홀가분하다
그 다음 뭐라고 떠들었는지 유연서의 귀가에는 더는 그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진 허리의 상처만이다.마약의 약효가 점차 작용하여 그녀의 머리는 점차 어질어질해진다.저도 모르게 몇 년 전의 그 화재로 기억이 거슬러 올라갔다.그녀는 분명히 그 화재를 알고 있었고 심지어 직접 눈으로 보았다. 하지만 윤이건을 구한 것은 그녀가 아니었다.눈을 꾹 감고 미간을 찌푸리며 그때 그 여자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얼굴 모습이 점점 뚜렷해졌고, 게다가 그 여자의 허리는 피투성이었다.유연서는 갑자기 숨을 쉴 수 없는 것처럼 갑갑하였고 마침내 무엇을 깨달은 것 같았다.‘그 당시 여자아이가 이진이라니…….’ ‘안 돼, 절대로 윤이건에게 이 일을 알게해서는 안 돼, 절대 안 돼.’마취제 작용으로 유연서의 생각은 점차 이 순간에 멈추게 되었다.천천히 눈을 감는 유연서, 마음속에는 온통 이진의 승리 모습이다.한편, AMC의 회장실에서 나온 이진, 그 뒤에는 울상을 짓고 있는 케빈의 얼굴이다."보스, 정말 날 이렇게 내버려둘 겁니까? 이 모든 일을 다 나한테 떠넘기려구요?"이진이가 방글방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케빈은 바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그럼, 그럼 또 얼마동안 사라지실 겁니까?""그건 내가 GN 그 쪽에서 꼭두각시 대표 노릇 얼마동안 하는가에 달렸지.”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는 이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점차 사라지고 엄숙해진다."이쪽 일, 만약 무슨 문제가 있으면 즉시 나에게 연락하고, 그쪽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이진의 정중한 분부에 케빈은 드디어 한숨을 쉬었다."보스, 제 쪽은 별문제 없지만 이씨는 정말 괜찮습니까?"AMC 윗분들 자료를 손에 쥔 케빈은 걱정을 참을 수 없었다." GN 쪽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고, 게다가 다들 보스 엿먹이려고 안달이나 하는데..."케빈이가 이렇게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은 이진에게 감동을 주었다.[하지만…….]이진은 케빈의 어깨를 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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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저랑 같이 해볼래요
말이 끝나자 이진은 이영의 의상을 다시 살펴보더니 뭔가를 떠올렸다."아 맞다. 그걸 까먹었지. 어쨌든 너도 명목상 회사 지배인인데 어찌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니?""이진! 너 이말 무슨 뜻이야!"이진이가 한마디 말도 없이 이씨 대표가 된 것에 이영은 원래 크게 화가 나있었다. 하지만 아까 오가던 몇마디 말에 그녀는 이진의 생각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내 말은 지배인이라면 사장 사무실을 들어오기전에 먼저 노크하고 허락받고 들어오는게 기본이 아닌가라는 뜻이지."이진은 말하면서 일어서서 이영이 한테 다가간다. 그리고 상의 위에 꽂혀 있는 흉패를 보고 코웃음한다."사랑하는 내 동생, 너 참 대단하다."만약 다른 말을 했다면 이영이가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 말은 그녀의 얼굴을 뜨겁게 하였다. 이진의 이 말은 그녀의 무능력한 것을 조롱하는 것이다.언니가 대표이고 동생은 단지 명목상의 지배인일 뿐이기 때문이다.또 언니는 피아노 콩쿠르의 심사위원이고 여동생은 그냥 탈락한 선수이다.지난번 피아노 시합 이후로 이진에 대한 이영의 증오는 더욱 짙어졌다.당연히 그 일도 마음에 걸렸고, 그 굴욕과 원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깊어졌다.이렇게 된 김에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이진, 경고하는데 너무 나대지 마라…….""응?"이영의 이 갑작스러운 소란에 대해 이진은 오히려 재미를 느끼면서 입꼬리를 가볍게 잡아당겼다.‘뭘 어떻게 하려는지 기다려보지.’“이젠 명의상 지배인이 아니야, 나 오늘부터 회사에 출근할 거야, 알았어?""오, 그래."이진은 말을 하면서 고의로 목소리를 길게 늘인다. 그리고 이영이가 분노하며 몸을 돌리는 것을 보고 천천히 한마디 한다."만약 그게 정말이라면, 이 지배인님, 저때에 출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번 달 보너스는 없습니다."비록 회사 보너스 같은 것에 이영은 별 관심이 없지만, 이진에게 완전히 눌린 기분때문에 그녀는 또 미치도록 화가 난다. 더 이상 말대꾸 안하고 바로 사무실에서 나간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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