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51 - Chapter 60
1053 Chapters
제51화 저도 장난이었어요
이민선은 멍하니 서있었고 귓가에는 안 예쁘다는 말이 계속 맴돌았으며 주변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상한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화가 잔뜩 난 그녀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심지안에게 손찌검을 하려고 달려들었지만 심지안이 슬쩍 피해버렸으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이민선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면접 볼 때, 일부러 저를 업무팀에 추천한 거죠?”부용 그룹에서 근무한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되자 심지안은 업무팀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고 업무팀의 직원은 실적이 높은 직원을 제외하고는 전부 외모가 예쁜 미인들이었기에 딱히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그 여직원들의 역할을 알 수 있었다.이민선은 심지안을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버린 것이다.“됐어요, 그만하세요. 다들 장난친 거잖아요.”이때 한수군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곁에 있던 직원에게 이민선을 끌어내라고 눈치를 줬고 그 말을 들은 심지안은 혈압이 확 올라갔으며 이내 활짝 웃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꾸했다.“그럼요, 저도 다 장난이었어요. 설마 진심으로 받아들인 거 아니죠?”가만히 듣고 있던 한수군의 표정이 확 굳어졌으며 순진한 척하고 있던 심지안은 속으로 너무 통쾌해서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말리는 사람이 없었다면 이민선은 아마 심지안에게 손찌검을 했을 텐데 장난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며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쉽게 얘기하는 한수군에게 너무 짜증이 났던 것이다.오후쯤 되자 이민선이 사직서를 냈다는 소문이 들렸고 대표 사무실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것 마냥 폭풍 눈물을 흘렸으며 그 결과, 보상으로 한 달 치 월급까지 받았다고 한다.심지안은 못 들은 척하며 해야 할 업무에 집중했다. 이번에 그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회사 모든 직원들의 괴롭힘 상대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여섯 시 퇴근 후, 심지안이 엘리베이터에 타자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인사팀 직원 몇 명이 그녀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민선 씨를 내쫓은 게 저 여자래요.”“얼굴이 예쁘긴 한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외모를 함부로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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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첫 데이트
심지안은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머뭇거렸고 그런 그녀의 생각을 눈치챈 상사가 한발 물러서며 타이르듯이 말했다.“급하게 대답할 필요 없어요. 잘 생각해 보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제가 우 대표님을 몇 번 만나봤는데 아내를 엄청 무서워하는 분이에요. 자원을 교환하는 것 외에는 심지안 씨가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보광 중신에서도 저희 회사의 이런 행위를 동의하는 건가요?”부용 그룹과 보광 중신은 경쟁 관계였으며 부용 그룹이 보광 중신보다 한참 뒤떨어진 회사였기에 심지안은 부용 그룹이 자원을 교환할 게 있긴 한 건지 의심됐다.“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심지안 씨를 보내는 거죠.”“알겠습니다. 저도 고민할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퇴근 후, 버스에서 내린 심지안은 머릿속에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녀의 곁에 멈춘 차 한 대를 발견하지 못했다.“심지안 씨!”성연신이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어 그녀를 불렀고 심지안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가 성연신을 발견하자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퇴근했어요?”“네, 타요.”“그래요.”집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차가 집을 지나치자 심지안이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우리 어디 가요?”“어디 가고 싶어요?”“네? 연신 씨가 저를 데리고 나왔으면서 저한테 어디 가고 싶다고 묻는 거예요?”심지안이 자신을 가리키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묻자 성연신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할아버지가 지안 씨 매일 야근하는 게 힘들어 보인다고 저한테 지안 씨 쇼핑 좀 시키래요.”성연신의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할아버지가 끊임없이 얘기했기에 하루빨리 심지안을 데리고 나가지 않으면 할아버지가 칼을 들고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다.흠칫하던 심지안은 이내 자신이 며칠 동안 SNS에 야근에 대해 언급했던 게 생각이 났고 할아버지가 보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던 것이다.“역시… 날 생각해 주는 건 할아버지밖에 없네요.”심지안이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고 생각해 보면 이렇게 성연신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처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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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이 원피스 제가 살게요
심연아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심지안이 입고 있는 하늘색 원피스가 마음에 들었으며 안 그래도 약혼식 날에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이 원피스는 중요한 날에 입기 딱 적합했다. “이 여자가 입고 있는 원피스를 입어 보고 싶어요.”그녀는 심지안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직원에게 말했고 직원은 얼른 웃으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제가 가져다드릴게요.”리미티드 상품이라 총 두 벌 밖에 없는데 오늘 이 두 벌을 전부 팔 수 있다면 직원은 꽤 높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직원이 원피스를 가지러 가자 심연아가 심지안을 보며 비꼬듯이 말했다.“이 원피스 가격이 1억이 넘어. 동생아, 얼른 벗어. 그러다가 때라도 묻으면 넌 배상할 돈도 없잖아.”조금 전에 가격을 확인한 심연아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요즘 주머니에 돈이 좀 있었기에 이 원피스를 구매하는 데는 문제없었다.이때, 곁에 있던 연설아가 세일하는 옷들을 가리키며 배를 끌어 잡고 웃었다.“정 이 브랜드 옷을 사고 싶으면 저기 세일하는 것들 중에서 골라봐. 저기 있는 옷들이 너에게 딱이야!”심연아가 나선 덕분에 연설아가 삼촌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고 보광 중신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이다.“정신 나갔네.”심지안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녀에게 팔찌 도둑 누명을 씌운 것도 아직 제대로 따져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먼저 시비를 걸 줄은 몰랐다.“널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그런 걱정은 하지도 마. 이 원피스를 살 돈은 충분해. 심지어 난 두 벌 다 살 거야.”심지안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도발하듯이 말을 하자 심연아와 연설아는 서로를 쳐다보며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세상에, 동생아, 그런 장난은 하지 마. 여기가 소꿉놀이하는 곳도 아니고.”“설마 쟤가 2억을 2만 원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대체 얼마나 뻔뻔하면 저런 큰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치는 거야?”심지안은 비아냥거리는 두 사람을 무시한 채 원피스를 들고 돌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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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정신과에 가보세요
”푸흡!”심지안은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웃음을 터트렸고 의미심장한 얼굴로 심연아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하얗게 질렸다가 이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감상했고 이내 거울 앞에 다가가 만족스러운 듯이 한 바퀴 쓱 돌더니 일부러 직원에게 물었다.“이 원피스 저에게 어울려요?”칭찬에 일가견이 있는 직원은 워낙 예쁜 심지안을 더욱 달콤한 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칭찬을 그녀에게 아낌없이 보내주었다.“그래요, 카드로 계산할게요.”“그럼 한 벌 드릴까요 아니면 두 벌 다 드릴까요?”직원이 조심스럽게 묻자 심지안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제가 입고 있는 걸로 주시면 돼요. 저건, 이제 마음에 안 드네요.”“이 고객님께서 한 벌만 구매하신다는데 나머지 한 벌은 고객님께 드릴까요?’직원이 고개를 돌려 심연아에게 물었고 심연아는 이를 악물며 심지안이 고르다 남은 옷을 사고 싶지는 않았기에 직원을 힐끔 째려본 뒤 피팅 룸에 가서 본인의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연아야, 너 어디 가? 이 원피스 안 사?”연설아가 자리에 멍하니 서서 큰소리로 물었고 심지안은 직원이 건네는 쇼핑백을 손에 쥐고 덤덤하게 말했다.“보아하니 살 마음이 없어 보이는데 네가 한 번 입어 볼래?”심연아보다 몸매가 더 안 좋은 연설아는 입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욕을 중얼거리며 심연아를 쫓아갔고 가게를 나서자마자 화장실에서 나온 성연신과 정면으로 부딪쳤다.성연신은 자신의 셔츠에 묻은 파운데이션 자국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눈치가 없는 연설아는 눈앞에 있는 잘생기고 훤칠한 남자를 보며 침을 질질 흘렸다.“죄송합니다.”연설아가 몸을 배배 꼬면서 말했지만 심지안을 찾는데 급했던 성연신은 연설아한테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서 힐끔 쳐다보고는 떠나려 했다.“저기, 제가 그쪽 옷을 더럽힌 거 같은데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제가 배상해 드리겠습니다.”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운 연설아가 사과하는 척하며 계속 질척거렸다.“괜찮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집 돈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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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심지안에게 마음을 표현하다
알싸한 맛에 고추기름까지 둥둥 떠있는 게 보기만 해도 속이 쓰린 느낌이었다.“마라 샤브샤브잖아요.”심지안이 왠지 억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중국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음식이지만 중국 채널을 보지 않는 성연신은 이 음식을 알 리가 없었기에 그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끝까지 한 입도 먹지 않았다. 반면, 배부르게 먹은 심지안은 새로 산 원피스와 샤브샤브 사진을 SNS에 올렸고 성수광이 바로 좋아요 와 댓글을 남겼다.[지안아, 연신이 그놈이랑 같이 간 거야?][네, 할아버지. 오늘 연신 씨랑 데이트했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심지안이 당면을 호로록 흡입하면서 핸드폰을 꺼내 댓글에 답장을 하고 나서 성연신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연신 씨 대신 임무 완성했어요.”“그래요.”고개를 끄덕인 성연신은 심지안이 식사를 끝낸 듯하자 계산을 하러 갔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원이 산책시키러 나섰다.단독 주택은 꽤 널찍했기에 성연신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원이가 충분히 뛰어놀 수 있게 목줄을 풀어주었고 한창 놀고 있을 때, 리트리버 한 마리가 갑자기 원이를 향해 뛰어왔다.깜짝 놀란 심지안은 혹시라도 원이가 물릴까 봐 얼른 원이를 품속에 안았고 성연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강아지끼리 싸움이 나도 가죽이 두꺼워서 많이 다치진 않겠지만 그녀가 물리기라도 하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성연신은 심지안에게 다가가 그녀를 끌어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원이랑 서로 아는 강아지예요.”“그래요? 서로 알아요?”심지안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묻자 성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어릴 때 맨날 같이 뛰어놀았어요. 이 강아지 주인이 근처에 있을 거예요.”말이 끝나자마자 목줄을 들고 있는 한 남자가 걸어오다가 성연신을 보자마자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성 대표님 귀국했네요?”“귀국한지 얼마 안 됐어요.”“이분은 누구예요?”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시선을 돌려 심지안을 보며 물었다.“제 와이프예요.”성연신의 대답에 화들짝 놀란 심지안은 이내 환하게 웃더니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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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주먹을 날리고 싶은 심지안
수업을 마쳤는데도 떠나지 않는 진현수를 보며 심지안이 물었다.“누구 기다려요?”“친척 기다리고 있어요. 오후에 논술 회의도 참석해야 하거든요.”“그래요, 그럼 전 먼저 갈게요.”하얀색 캐주얼 세트를 입은 진현수는 안경을 낀 채, 다정한 눈빛으로 떠나려는 심지안을 불렀다.“지안 씨.”“네?”“혹시 어떤 꽃 좋아해요?”“전 꽃 안 좋아해요.”상냥한 얼굴로 웃고 있던 진현수는 잠시 흠칫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심지안은 진현수의 물음에 어리둥절했지만 딱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돌아서서 떠나던 길에 우연히 강우석과 마주쳤고 그녀는 이런 곳에서 그를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며 강우석은 새것으로 보이는 차 키를 들고 주변을 훑어보다가 물었다.“네가 찾은 그 늙은 남자가 이 동네에 살아?”이곳은 금관성의 고급 단독 주택 구역이었다.“말 가려서 해.”심지안은 강우석과 말을 섞기도 싫었다. 헤어진 시간이 오래될수록 강우석의 더러운 본색이 점점 적나라하게 드러났기에 그녀는 자신이 예전에 왜 저 남자를 좋아했을까 너무 후회됐다.“그런 일을 저질렀으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싫어? 그럼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지.”“너랑 무슨 상관이야. 심연아랑 똑같이 굴지 마. 미친개도 아니고 사람을 그렇게 막 물면 안 돼.”심지안의 말에 강우석은 며칠 전에 심지안을 도둑으로 몰았던 일이 생각나자 말투가 조금은 부드러워졌다.“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연아도 급해서 그랬던 거지 일부러 너에게 시비를 걸었던 건 아니잖아. 그 얘기는 그만해. 사람이 넓은 마음으로 용서할 줄도 알아야지.”그날 밤, 심연아는 미안한 마음에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밤새 울었고 더군다나 심지안에게도 아무 문제 없었으면 된 거 아닌가?“제발 내 눈앞에서 좀 꺼져!”화가 잔뜩 난 심지안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지안아, 너 옛날에 이런 욕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잖아. 근데 왜 이렇게 변했어? 혹시 내가 너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줘서 이렇게 된 거면 내가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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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외숙모를 제대로 모실게요
진현수의 머릿속에 심지안의 모습이 떠오르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대답했다.“다정하고 자신만의 신념이 강하고 엄청 똑똑한 여자야.”“금관성 현지인이에요?”외삼촌이 그 여자에 대해 높게 평가하자 강우석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마도 그럴 거야.”진현수의 대답에 강우석은 더욱 어리둥절했으며 금관성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넘었는데 그런 여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집에 데려갈 테니까 그때 한 번 봐.”진현수가 강우석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고 강우석이 얼른 대답했다.“네, 그때 가면 제가 외숙모를 제대로 모실게요.”한편, 시중심의 한 높은 건물에서. 보광 중신이라는 네 글자를 새긴 건물이 우뚝 서있었고 오후에 금융 센터에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정상회담에 특별 게스트로 마지막에 등장한 성연신은 무대 위에 서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간단하게 몇 마디 남긴 뒤, 무대 뒤에 설치된 휴게실로 향했다.일반 휴게실과 VIP 휴게실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었고 VIP 휴게실로 향하던 길에 일반 휴게실을 지나치게 되었으며 금관성 투자자인 최홍은 성연신과 투자 건에 대해 의논하고 싶어서 한참 전부터 일반 휴게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문을 등지고 앉아 비서에게 요리 수업에서 심지안에게 시비를 걸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고 심지어 수업 단톡 방에 있던 심지안의 사진을 확대해서 비서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이 얼굴 좀 봐. 딱 재수 없는 여우상이잖아. 오늘 내가 이 여자 손에 물집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눈물까지 글썽거렸어. 내가 젊었을 때는 임신 8개월인데도 큰 배를 부둥켜안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일을 했어. 이 여자처럼 그렇게 호들갑을 떨 여유가 없었다고.”최홍의 말에 찬성 의견을 보내려던 비서는 문 앞에 서있는 성연신을 발견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덜덜 떨면서 말했다.“성… 성… 성 대표님…”비서의 말에 고개를 돌린 최홍은 도도한 얼굴로 그녀를 싸늘하게 쳐다보고 있는 성연신과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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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간을 보다
성연신은 심지안의 행동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고 눈을 번쩍 뜬 심지안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당황한 듯 말했다.“아니… 그… 그게…”‘나한테 뽀뽀하려는 거 아니었어?’피식 웃던 성연신은 덤덤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깍지를 낀 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게 뭐요?”또 당했다는 걸 깨달은 심지안은 조금 전까지 쿵쾅거리던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대답했다.“아니에요.”성연신은 끝까지 아무렇지 않은 듯 방으로 향하는 심지안의 뒷모습을 보며 왠지 그녀가 너무 귀여워 보였고 방으로 들어온 심지안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침대에 털썩 누웠다.‘대체 성연신은 언제 나에게 넘어오는 거야? 설마 저 사람 그쪽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예쁜 나를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데?’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진유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네 계약 남편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말도 마. 짜증 나. 진짜 너무 짜증 나.”“무슨 일 있었어? 빨리 얘기해 봐!”심지안은 자신이 섹시한 잠옷을 입고 성연신을 꼬셨다가 실패한 일을 진유진에게 말했고 진유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대박! 도를 닦았네, 도를 닦았어!”심지안 같은 몸매와 외모를 보고도 참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진유진은 갑자기 바람을 피운 강우석이 생각났고 모든 남자가 잡은 물고기에는 관심이 없어지는 건가 의심됐다. 이때, 노트북에 메일이 도착한 알림이 울리자 심지안은 침대에서 내려와 전혀 의욕이 없는 표정으로 노트북을 켜면서 말했다.“이제는 저 사람이 전에 나한테 했던 말이 진짜가 아닌가 의심되기까지 해. 물론 또 한 가지 가능성도 있지. 아예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든가.”“그럴 수도 있어. 네가 간을 한 번 봐.”“간을 어떻게 봐?”“샤워하다가 깜빡하고 수건을 못 챙긴 척해. 그리고 그 사람에게 수건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거지.”“그건 너무 수치스럽잖아…”“수치는 무슨! 어차피 이 일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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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그녀도 처음이었다
심지안은 곁눈질로 성연신의 행동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고 이렇게까지 했는데 그가 반응이 없을까 봐 걱정하면서도 반응을 보이면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했다.그녀도 처음이었기에 너무 불안하고 무서웠으며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터질 정도로 뜨거웠다.심지안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성연신이 벗은 니트를 그녀의 머리 위로 확 던졌고 심지안은 돌발 상황에 눈앞이 까매진 채, 멍하니 서있었다.“다음에 또 이런 돌발 행동을 하면 그땐 본인의 행동에 책임져야 할 거예요.”그녀의 귓가에 차디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아무리 노력해도 성연신의 마음을 녹일 수 없을 것만 같았다.수치심이 폭발한 심지안은 화끈하게 달아올랐던 열기가 순식간에 식어버렸으며 얼음 물에 들어간 듯 온몸에 오한이 느껴졌다.그녀는 머리 위로 던져진 니트를 허둥지둥 몸에 걸친 뒤 한걸음에 욕실로 달려 들어갔고 바로 진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의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에 버럭 화를 냈다.성연신을 꼬시지 못한 것도 모자라 그를 화나게까지 만들다니.잠시 침묵을 지키던 진유진이 한마디로 결론을 내렸다.“적당히 하고 포기해.”한편,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성연신은 흐르는 코피를 닦았으며 다행히도 코피가 흐르기 전에 심지안의 시선을 막았지만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그녀의 모습으로 가득 찼다. 특히 가운이 벗겨지던 그 순간이 머릿속에 제대로 박혀버려서 아무리 애를 써도 잊혀 지지 않았다.“왜 이러지?”힘이 확 풀린 성연신은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쉽게 잠이 들지 못했으며 날이 점점 밝아지자 차라리 침대에서 일어나 회사로 떠났다. 대표 사무실로 들어온 정욱은 퀭한 성연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물었다.“대표님, 어제 못 주무셨어요?”회사에 와이프와 싸우고 출근한 직원보다 얼굴이 더 초췌했다.“잠이 안 와서.”성연신이 덤덤하게 말하자 정욱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성연신이 평소에 마시던 커피를 치우고 건강에 좋은 차로 바꾼 뒤, 조심스럽게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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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앞으로 이 여자한테 직접대지 마요
”그럴 리가, 두 사람 완전히 모범 커플이었잖아.”“진짜야? 장난치는 거 아니지?”“강우석 선배는 얼굴도 잘생기고 너만 바라볼 것만 같았는데, 왜 헤어진 거야?”도무지 믿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심지안에게 말을 걸고 있을 때, 진유진이 걸어 들어오면서 비꼬듯이 대답했다.“맞아, 너희들이 그렇게 완벽하게 생각했던 선배가 바람을 피웠어. 심지어 상대가 지안이 배다른 언니야.”진유진의 폭탄 발언에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고 반장이었던 주관민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며 친구들에게 말을 걸었다.이 화제가 끝나긴 했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다가가 위로를 해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살짝 부담스러웠던 심지안이 일어서서 화장실로 향했고 이를 지켜보던 주관민이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화장실에서 나온 심지안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주관민을 발견하자 지나가는 말로 덤덤하게 물었다.“반장, 너도 화장실 가?”“아니, 너 기다리고 있었어.”“날 왜 기다려?”“지안아, 너에게 할 말이 있어.”술이 얼큰하게 취한 주관민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말해.”“나 너 좋아해. 나 옛날부터 너 좋아하고 있었어. 예전에 네가 강우석이랑 만날 때, 난 강우석보다 잘난 게 없었거든. 근데 너희 두 사람 이제 헤어졌으니 나한테도 기회를 줄 수 없어? 나 이제 집도 사고 차도 샀어. 물론 매달 대출을 갚아야 하지만 날 믿어줘. 내가 앞으로 너에게 점점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줄 수 있어.”주관민의 말에 골치가 아파진 심지안이 단호하게 대답했다.“반장, 너 취했어.”“나 안 취했어, 난 너에게 진심이야.”“이러지 마, 우린 안 어울려.”“만나보지도 않고 안 어울린다는 거 어떻게 알아?”주관민이 심지안의 손을 덥석 잡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지안아, 날 좀 봐줘. 네가 훌륭한 사람이라는 거 알아. 나도 지금 꽤 잘나가. 내 밑으로 부하가 스무 명이나 되거든. 회사에서 내년에 승진시켜준다고 했어. 나중에 넌 일하지 말고 집에서 집안일만 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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