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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주먹을 날리고 싶은 심지안

수업을 마쳤는데도 떠나지 않는 진현수를 보며 심지안이 물었다.

“누구 기다려요?”

“친척 기다리고 있어요. 오후에 논술 회의도 참석해야 하거든요.”

“그래요, 그럼 전 먼저 갈게요.”

하얀색 캐주얼 세트를 입은 진현수는 안경을 낀 채, 다정한 눈빛으로 떠나려는 심지안을 불렀다.

“지안 씨.”

“네?”

“혹시 어떤 꽃 좋아해요?”

“전 꽃 안 좋아해요.”

상냥한 얼굴로 웃고 있던 진현수는 잠시 흠칫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심지안은 진현수의 물음에 어리둥절했지만 딱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돌아서서 떠나던 길에 우연히 강우석과 마주쳤고 그녀는 이런 곳에서 그를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며 강우석은 새것으로 보이는 차 키를 들고 주변을 훑어보다가 물었다.

“네가 찾은 그 늙은 남자가 이 동네에 살아?”

이곳은 금관성의 고급 단독 주택 구역이었다.

“말 가려서 해.”

심지안은 강우석과 말을 섞기도 싫었다. 헤어진 시간이 오래될수록 강우석의 더러운 본색이 점점 적나라하게 드러났기에 그녀는 자신이 예전에 왜 저 남자를 좋아했을까 너무 후회됐다.

“그런 일을 저질렀으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싫어? 그럼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지.”

“너랑 무슨 상관이야. 심연아랑 똑같이 굴지 마. 미친개도 아니고 사람을 그렇게 막 물면 안 돼.”

심지안의 말에 강우석은 며칠 전에 심지안을 도둑으로 몰았던 일이 생각나자 말투가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연아도 급해서 그랬던 거지 일부러 너에게 시비를 걸었던 건 아니잖아. 그 얘기는 그만해. 사람이 넓은 마음으로 용서할 줄도 알아야지.”

그날 밤, 심연아는 미안한 마음에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밤새 울었고 더군다나 심지안에게도 아무 문제 없었으면 된 거 아닌가?

“제발 내 눈앞에서 좀 꺼져!”

화가 잔뜩 난 심지안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지안아, 너 옛날에 이런 욕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잖아. 근데 왜 이렇게 변했어? 혹시 내가 너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줘서 이렇게 된 거면 내가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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