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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닿을 듯 가까이 있다

진유진의 키는 심지안보다 머리의 절반 정도 작았다. 성연신은 쉽게 그녀를 지나쳐 룸 안의 광경을 볼 수 있었고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심지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집에 갔을 것이다.

그는 다시 시선을 돌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잘못 봤어요.”

“네, 괜찮아요.”

진유진은 그의 대답에 놀라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정욱은 이미 운전석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성연신이 스카이 호텔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우산을 들고 차에서 내려 마중 나갔다.

가까이 다가가서 똑바로 보니 성연신의 손에 우산이 들려있었다.

정욱은 별생각 없었다. 협력사에서 밖에 비가 오는 것을 보고 특별히 챙겨줬을 것이라도 생각했다.

40분 후.

중정원.

집에 도착한 성연신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거실에 들어갔고 현관에 놓인 젖은 여성 운동화를 보고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비를 맞더라도 그를 기다리기 싫다고?

성연신은 샤워하고 나와 심지안의 방 앞을 지났다. 문은 닫히지 않았고 방 안은 어두운 것을 보아 자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중얼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때리지 마세요, 전 아무것도 안 훔쳤어요...”

“아빠, 제발 믿어주세요...”

성연신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손을 뻗어 심지안의 침실 문을 밀고 들어왔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불빛에 침대에 누워 있는 심지안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녀는 눈을 꼭 감고 악몽을 꾸는 듯 머리에 식은땀을 흘렸다.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얼굴에 붙어있었고 입술은 창백하고 건조했다.

성연신은 뭔가 잘못되었다 싶어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

엄청 뜨거운 것을 보아 열이 나고 있다.

쌤통이다.

이게 바로 그를 기다리지 않은 결과이다.

성연신은 물 한 컵과 감기약을 가져다가 침대 옆 탁자 위에 놓고 손으로 누워있는 심지안을 흔들었다.

“일어나서 약 먹어요.”

심지안은 반응이 없었고 입으로 중얼거리는 소리만 더 잦아졌다.

그녀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찌푸린 눈썹은 유난히 가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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