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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더 사랑할 수밖에 없죠

“무슨 약혼식이요?”

성연신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 말을 들은 심지안은 눈만 꿈뻑거렸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강우석이 아직 말을 안 한 건가? 아니면 날짜가 정해지자마자 심연아가 자랑하기 위해 나한테 문자 보낸 건가?’

“아니에요, 친구가 주말에 약혼식을 해서요. 나랑 같이 안 갈 거예요?”

심지안이 코를 쓱 만지더니 머쓱하게 웃었다.

성연신이 짧게 대답했다.

“출장 가야 한다고요.”

‘그런 이상한 모임에 갈 시간이 어디 있다고 그래.’

“알겠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밖에서 밥도 꼭 챙겨 먹고요. 다른 일 없으면 일찍 쉬세요, 사람은 잘 자야 하니까요. 안녕히 주무세요.”

성연신은 자신을 급하게 내쫓는 심지안의 모습이 괜히 못마땅했다.

그는 손으로 곧 닫힐 문을 다시 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보광 중신 쪽에 알아봤는데 오중수는 이미 부서를 옮긴 듯해요.”

심지안은 눈을 반짝이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어요, 그래도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고마워요.”

“지안 씨 일자리는...”

“부서를 옮긴 건 나랑 상관이 없죠. 상사분이 저에게 뭐라고 하지 못할 거고요. 혼자 처리해야 하니까 당분간은 저를 찾지 않을 거예요.”

성연신은 머뭇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기분이 좋은가 봐요?”

“딱히 너무 좋은 건 아니고요, 그냥 안도감이 들어서요. 보광은 제가 꿈에 그리던 회사였어요. 부용 그룹은 저를 먹여 살렸고요. 그래서 어느 쪽에도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지경이 되었네요. 그래도 이 일이 드디어 잠잠해졌네요.”

‘꿈에 그리던 회사’라는 말에 성연신은 입술을 씰룩거렸다.

“그렇게 보광을 꿈꿔왔으면서 왜 그때 조금 더 노력하지 않았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제가 연신 씨를 좋아해도 연신 씨와의 사랑이 결국 이뤄지지 않을 거잖아요. 하지만 매일 연신 씨와 함께 있고 연신 씨를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심지안은 사랑에 빠진 여인을 제대로 연기했다.

그녀조차도 탄복할 수밖에 없는, 배우 뺨치는 연기를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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