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군신의 귀환: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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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내 일은 내가 해결해야지!”손태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한 음성으로 말했다.“회사 임원급 인사들 소집하고 이사회 준비해. 이번에는 손가을 그년을 그룹에서 완전히 쫓아버려야겠어!”시공현장의 어느 창고.손가을은 작업팀 담당자와 함께 현장을 참관하고 있었다. 시설 점검을 마친 뒤, 그녀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시공 일정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2주나 빨랐고 시간을 단축하면서 예산도 절약할 수 있었다. 공장은 현재 마지막 점검을 진행 중이었고 외부에서 생산기계를 대량 구입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이거 진행하는 내내 긴장했는데 이제 좀 마음이 놓이네.”손가을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감탄하듯 말했다. 최근 몇 달 사이,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했다.“그렇게 힘들었어? 혹시 일할 때 누가 괴롭혔어? 그게 누군데? 내가 가서 야근비까지 다 받아낼 거야.”염구준이 정색하며 손가을에게 말했다.손가을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때, 눈치 없이 전화기가 울렸다.회사 비서실의 연락이었다.“손가을 씨, 긴급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니 아홉 시에 늦지 않게 도착하시길 바랍니다.”상재는 용건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손가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꺼진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손태석의 말대로라면 그녀는 아직 이사회에 참석할 레벨이 아니었다. 예전에 이사회를 소집하면서도 한 번도 그녀를 부른 적 없었다.옆에서 통화내용을 다 들은 염구준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조바심이 난 손태진이 무언가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 전체 임원들이 보는 앞에서 손가을에게 망신을 주려는 속셈이 보였다.“가자.”염구준은 두말하지 않고 손가을을 이끌고 차에 올랐다. 그들은 그 길로 곧장 손영그룹으로 향했다.손영그룹 본사 맨 위층의 회의실.손태진이 상석에 앉아 있었고 임원들도 하나둘씩 들어와서 자리에 앉았다.“허, 참. 이사회에 지각을 하다니!”“여덟 시 30분에 회의 시작이라고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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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회의실 문이 열리고 손가을이 안으로 들어왔다.“그룹 관계자가 아닌 놈은 나가!”손태진은 손가을 뒤를 따라오는 염구준을 보자 차갑게 호통쳤다.저놈이 아들 손호민에게 두 번이나 폭력을 행사한 것만 생각하면 이가 갈리고 눈에서 분노가 치솟았다. “그렇다면 우리 그냥 가자.”염구준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을을 이끌고 뒤돌아섰다.손태진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이사회를 소집한 목적이 손가을을 모두의 앞에서 망신 주고 회사에서 쫓아내려는 것인데 주인공이 퇴장하다니!손태진은 염구준을 힘껏 노려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성질하고는! 됐다, 그냥 앉아!”염구준은 손가을의 손을 잡고 빈 자리를 찾아 자리에 앉힌 뒤, 자신은 뒤로 가서 섰다.한 임원이 입을 삐죽이며 비아냥거렸다.“하루종일 마누라 뒤꽁무니 쫓아다니는 거 말고 할 일이 그렇게 없나 봐?”말을 마친 그는 염구준을 향해 도발적인 미소를 보냈다.염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성큼성큼 그에게 다가갔다.짝!그리고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손바닥으로 상대의 귀뺨을 후려쳤다.“당신이 뭔데 입을 함부로 놀려?”말을 마친 그는 다짜고짜 상대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패대기쳤다. 그리고는 그 사람이 앉았던 자리에 당당하게 앉았다.그 임원은 부은 얼굴을 부여잡고 바닥에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조금 전 자신을 노려보던 염구준의 섬뜩한 눈빛이 잊혀지지 않았다.“너… 이 무례한….”손태진은 염구준을 뚫어지게 노려보다가 억지로 분노를 추슬렀다. 오늘의 주요 목적은 손가을을 그룹에서 내치는 것이었다. 어차피 염구준 같은 무능하고 무식하게 힘만 센 데릴사위는 나중에 제거하면 그만이었다.“손가을, 우리가 널 왜 불렀는지 무척 궁금할 거야.”손태진은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불쾌한 미소를 지었다.“최근 네가 회사에서 꽤 괜찮은 업적을 냈어. 우리도 그걸 지켜봤고. 회사와 가문을 위해 헌신한 네 공로는 우리 모두가 공감해. 그래서 회사도 시름 놓고 너한테 대형 프로젝트를 맡겼지.”염구준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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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손태진은 그녀에게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몰아쳤다.“증거가 빼박인데 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오늘 부로 손가을을 회사에서 제명한다! 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될 거야!”그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손태진을 지지했다.“전 사장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입니다!”“손가을은 그룹에 암 같은 존재가 틀림없어요!”“암덩어리는 당연히 제거하는 게 맞죠.”너도나도 한마디씩 하며 손가을을 비웃듯 쳐다보았다. 손가을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이런 쓰레기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그는 손영그룹의 불공정한 처사에 깊이 실망했다.“하! 웃기지도 않는군!”차가운 웃음소리가 현장의 정적을 깨뜨렸다.염구준이었다.“연기 잘 봤습니다!”그는 손태진을 향해 박수를 치며 핸드폰을 꺼냈다.“손 사장님, 오늘 하신 그 발언, 핸드폰으로 전부 녹취해 두었습니다. 그 연기실력이면 오스카 주연상을 노려봐도 괜찮겠군요!”손태진은 음침한 얼굴로 으르렁거렸다.“염구준, 방해할 생각하지 마. 난 팩트만 말했어. 연기 따위가 아니었다고!”“맞아요!”다른 임원들도 염구준을 비웃으며 한마디씩 거들었다.“손가을 씨 월급은 한 달에 200도 안 돼요. 월급 정산 기록만 봐도 알 수 있지요.”“월 이백으로 네 명이나 먹고 살아야 하는데 무슨 돈으로 외제차를 사겠습니까? 게다가 진숙영 여사가 이번에 밍크코트까지 구매했더군요. 이게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입니다!”염구준은 가증스럽다는 듯이 임원들을 쏘아보며 냉소를 지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겉옷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그 모습을 본 손태진이 긴장한 얼굴로 다급히 소리쳤다.“염구준, 여긴 회사야. 밖에 경비원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 허튼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경비! 경비 뭐해?”손태진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가진 게 많은 자일수록 죽음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염구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탁!그는 호주머니에서 구매 명세서를 꺼내 책상에 던졌다.“잘 봐둬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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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당연하죠.”손가을이 단호하게 대답했다.이게 다 저들이 염구준을 무시해서 초래한 결과였다. 염구준은 한 번도 돈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그녀는 손태진을 빤히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제가 뇌물을 받은 게 아니라 많이 실망하셨겠네요.”손태진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그 돈이 어디서 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누구 돈이든 상관없어! 네가 용운그룹이랑 짜고 회사를 장악하려고 한 행동이 잘못이란 거야! 우린 너한테 크게 실망했고 오늘 부로 널 해고할 거야!”손가을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없는 죄명까지 만들어 내서 조카를 끌어내리려는 큰아버지라니!“다른 건 얘기하고 싶지 않아.”손태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머리를 굴렸다. 오늘 이 프로젝트의 권한을 빼앗아 오지 못하면 앞으로 손가을은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를 것이 분명했다.“손 사장님은 농담하는 센스도 영 없네요.”염구준은 아내의 손을 부드럽게 다독이고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어쩔 수 없네요. 솔직히 말씀드리죠. 가을이는 오늘 이사회에 오기 전부터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회의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손가을 본인마저 놀란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절대 해본 적 없는 말이었다.저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이 상황에 직장을 잃으면 무슨 수로 생활비를 충당하지? 물론 염구준은 돈이 많지만 그게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걱정하지 마.”염구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좌중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당신들 어떻게든 가을이 회사에서 내보내려고 했잖아요? 알았어요. 당신들 뜻대로 해드리죠!”“능력은 없는 주제에 다른 사람 모함하고 짓밟는 당신들 같은 인간들이랑 가을이가 같이 일할 이유가 없어!”분이 치밀대로 치민 손태진은 염구준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염구준, 닥쳐!”“닥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야!”염구준은 냉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가을이가 추진하던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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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그룹은 이번 기회에 기업 확장을 꿈꾸며 모든 재원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모든 노력이 손가을의 손으로 들어가다니!법무부는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통과시킨 거지?손태진은 물론이고 법무팀장의 안색도 하얗게 질렸다.“사장님, 믿어주세요. 제가 검토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단 말입니다!”고위 임원도 떨리는 목소리로 변명했다.“분명히 누가 계약서를 바꿔치기했어요! 틀림없어요!”손태진은 말없이 상대를 노려보았다.염구준이 이 계약서를 공개했다는 건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다는 것을 의미했다.계약을 무를 수도 없으니 분해도 받아들여야 했다.그는 긴 한숨을 토해내고는 손가을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가을아,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했어! 네가 이렇게 악랄한 아이였을 줄은 몰랐다!”손가을도 싸늘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분명히 염구준과 연관이 있었다. 손태진이 분해서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우리 그룹에서 조용히 수그리고 일만 하더니 다 오늘을 위해서였어?”손태진은 광기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프로젝트 하나 가로챈다고 우리 손영이 무너질 것 같아? 꿈깨!”“네가 빼앗은 모든 걸 훗날 넌 두 배로 쳐서 돌려놓게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손가을의 멱살을 잡으려 다가갔다.탁!염구준이 그의 손을 쳐내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들이 가을이랑 가을이 가족들 괴롭힌 건 생각 안 해? 우린 똑같은 방식으로 돌려준 것뿐이야. 그리고 빚을 갚는 쪽도 당신들 손영이 되겠지!”말을 마친 그는 손가을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손태진은 아픈 손목을 잡고 고통스럽게 신음했다. 임원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아무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염구준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리고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참, 가을이는 여기서 사직하고 내일 새로운 손씨 그룹을 창립할 겁니다. 시간 나시면 참관하러 오세요.”말을 마친 그는 한시도 더 있기 싫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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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손태진 일가는 갖은 방법을 써서 그들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가 먼저 시작했으니 봐줄 이유도 없었다.이 프로젝트는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손가에서 그녀에게 진 빚을 돌려받을 순간이다!“왜 또 감사하다고 그래?”염구준이 웃으며 말했다.“우린 부부야. 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고.”손가을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구준 씨, 새 그룹을 창설한다는 거 그냥 해본 소리였지?”염구준은 당혹스러운 아내의 표정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유명한 점쟁이 찾아가서 날짜도 받아놨어. 내일이 최근 몇 달 사이에서 가장 길한 날이래.”“당신을 놀라게 해주고 싶었어.”그는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손가을을 바라보았다.손가을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어쩔 바를 몰라했다.‘농담이 아니었어? 이건 나만을 위한 이벤트?’염구준이 돈이 많은 줄은 진작에 알았지만 그룹 하나를 통째로 자신에게 선물할 줄은 몰랐다. 아무리 사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과했다.이 선물을 받는다면 그녀는 염구준에게 돌려줄 수 없는 빚을 지게 된다.염구준은 충격에 빠진 손가을을 바라보고 말없이 차를 몰아 아파트로 돌아왔다.진숙영은 지난번에 청해 은행장에게 받은 카드로는 채소를 사는 용도로만 아껴서 사용했다.집에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반찬 냄새가 풍겨왔다. 전부 염구준의 입맛에 맞춘 밥상이었다.“둘 다 어서 씻고 밥 먹으러 와!”진숙영은 손에 묻은 물기를 앞치마에 닦으며 안방을 향해 소리쳤다.“당신도 빨리 밥 먹으러 와. 하루종일 책 보고 있었어?”지난번에 본가에서 돌아온 뒤로 손태석은 투자공부에 몰두했다.손가을은 갑갑해하는 진숙영을 보고 안방에 다가가서 웃으며 아빠를 불렀다.“아빠, 엄마가 부르잖아요. 빨리 나와서 식사해요!”손태석은 그제야 안경을 벗고 일어서다가 살짝 수심이 드리운 손가을의 표정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가을아, 뭔 고민 있어?”“아빠, 저….”손가을은 머뭇거리다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저 퇴사했어요.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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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그녀도 상황을 잘 모르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장인어른, 가을이 능력으로 6개월 안에 우리 회사를 청해시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겁니다.”염구준이 웃으며 말했다.손가을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새침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무슨 회사 운영이 동네 구멍가게처럼 쉬운 줄 아나?손태석은 떨리는 손으로 수저를 내려놓고 한참을 멍하니 사위를 바라보았다.가슴에서 뜨거운 용암이 솟구치고 있었다.한번 실패한 뒤로 손영에서는 더 이상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기를 쓰고 손 회장 앞에서 자신을 증명하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오히려 아부에 능한 손태진이 더 큰 관심을 받았으니 실망은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그런데 한때는 가장 무시했던 데릴사위가 회사 하나를 통째로 그에게 안겨줄 줄이야!손태석은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감격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봤다.“장인어른, 저한테 고마워하실 필요는 없어요.”염구준은 감격을 금치 못하는 손태석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저는 가을이 남편이고 장인어른의 사위잖아요. 장인어른 능력으로 회사를 최강으로 이끌어 주실 거라 믿습니다!”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진숙영이 반찬을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염구준을 위해 준비한 밥상이었다.“아까 무슨 회사 얘기가 나오는 것 같던데?”진숙영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네.”손가을은 상황을 진숙영에게 설명했다.진숙영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식사가 끝난 뒤, 진숙영은 설거지하러 가는 김에 손가을을 따로 불러 작은 소리로 말했다.“가을아, 예전에는 몰랐는데 구준이 걔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아.”“네?”손가을은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혔다.“엄마,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거예요….”“이상한 소리하려는 거 아니야.”진숙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염구준이 이 집으로 처음 왔을 때, 쌀쌀맞게 대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손가을이 그에 비하면 부족해 보였다.지금까지 보인 염구준의 행보를 봤을 때, 그는 엄청난 신분을 가진 게 틀림없었다. 왜 굳이 데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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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손중천은 화들짝 놀라며 아들의 손을 잡고 물었다.“그만! 무슨 일인지 똑바로 설명해!”말은 그렇게 해도 벌써 불길한 예감부터 들었다.손태진이 이렇게까지 한다는 건 그룹에 큰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아버지, 용운그룹과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손가을이 중간에서 가로챘어요!”손태진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며 손 회장의 눈길을 피했다. 과거에 그는 다른 사람을 짓밟을 줄만 알았지 이렇게 누구한테 짓밟힌 적은 처음이었다!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뭐라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손중천이 흠칫하며 추궁하듯 물었다.분명히 손영에서 추진하던 프로젝트를 손가을 혼자 힘으로 어떻게 가로챈단 말인가!“저도 오늘에야 알았어요. 계약서에 손을 썼어요. 계약서에 손가을 혼자의 사인밖에 없어요! 이 프로젝트는 이미 그룹의 것이 아니에요!”손태진은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주절주절 떠들었다.“우리가 그룹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부었더니 손가을을 위한 밥상이었어요. 파렴치한 년!”손중천은 그 말을 듣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들고 있던 찻잔을 내던졌다.“이런 천하에 후레자식!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가문에 저런 늑대 새끼가 태어났을고!”그는 테이블을 쾅쾅 두드리며 손태진에게 물었다.“손태석 어디 있어? 딸이 이런 짓을 할 때까지 걔는 뭐했대?”“아비라는 자가 몰랐을 리 있겠어요? 태석이가 시켰을 수도 있죠! 태석이 걔 정말 무서운 애예요. 우리가 걔를 잘못 본 거예요!”손중천은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비틀거렸다.손태진은 다급히 다가가서 그를 부축해 소파로 데려가고 어깨를 주물러 주며 말했다.“아버지, 나이도 있으신데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러다가 화병 나겠어요!”손중천은 씩씩거리며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손태석이 이런 사고를 칠 줄 알았다면 애초에 살려두는 게 아니었다.‘그래! 자기네는 조그만 집에서 힘들게 사는데 나랑 태석이만 부유하게 살았으니 질투 날만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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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손중천이 인상을 쓰며 다그쳤다.이 상황에 더 안 좋은 소식이 뭐가 있을까?손가을이 저지른 일에 대비하면 어떤 소식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아버지, 그게… 손태석 일가가 우리 몰래 새로운 손씨 그룹을… 창설했다네요. 저한테 창립 축하파티에 오라던데요?”손태진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뭐? 새로운 손씨 그룹?”손중천은 가슴이 꽉 막히고 눈앞이 새카매졌다. 이명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결국 그는 버티지 못하고 뒤로 쓰러졌다.“아버지!”손태진은 다급히 다가가서 아버지를 부축하며 비명을 질렀다.“당장 구급차 불러!”소리를 들은 경호원과 가정부가 다가와서 황급히 손 회장을 차에 실었다.손태진은 겉으로 다급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은 온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산했다.차에 오른 그는 손 회장의 손을 꽉 잡고 다급히 말했다.“아버지, 조금만 더 버텨요. 곧 병원 도착해요.”손중천은 온몸이 마비되고 구역질이 올라왔다. 앞은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병원에 도착해서 밤새 응급 수술을 진행한 뒤에야 손중천은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하지만 의사는 그가 앞으로는 계속 침대에서 생활하게 될 거라고 진단했다.소문은 빠르게 퍼져서 손가을 일가에게까지 전해졌다. 손태석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손가을과 진숙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손중천은 한 번도 그들을 가족으로 대하지 않았으니 손가의 재앙은 이제 그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다음 날, 가족들은 아침 일찍 기상했다.손태석은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다듬고 면도를 한 뒤, 어디 흐트러진 곳이 없나 꼼꼼히 살폈다.외출하기 전, 진숙영은 남편의 옷매무시를 다시 정돈해 주었다. 오늘따라 손태석은 십 년은 더 젊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진숙영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걱정하지 마! 이 한 몸 불살라서라도 당신이랑 가을이 풍족하게 살게 해줄게!”손태석은 아내를 품에 안으며 다짐하듯 말했다.“애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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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회사를 내 집으로 생각하는 회장이 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경영에 임할 것이며 여러분과 손잡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쓰겠습니다!”무대 아래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간단한 각오 말이 끝나고 정식으로 인계 절차가 진행되었다.용준영은 미리 준비해 둔 서류를 손태석에게 건넸다.손태석이 사인하자 인계가 마무리되었다.직원들은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고 손태석은 손가을과 함께 맨 위층에 있는 회장 사무실로 왔다. 그는 용준영에게 연신 감사인사를 전했다.“용 대표,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정말 감사합니다!”용준영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그런 말씀 마세요. 회사가 이제야 원래의 주인을 찾은 겁니다. 저는 그저 두 분 대신 잠깐 맡아두었던 것뿐이지요.”염구준의 장인이나 되는 손태석이 자꾸 공손히 감사인사를 하자 용준영은 속으로 조바심이 났다.“회장님, 가을 씨와 두 분이서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용준영은 공손한 말투로 입장을 전한 뒤, 다급히 자리를 떴다.“아빠, 우리가 회장 자리와 사장 자리를 다 차지했으니 앞으로 용 대표님은 어떻게 될까요?”손가을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손태석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을 왕좌에 올린 염구준은 어디서 뭘하는지 보이지 않았다.한편, 손씨 그룹 앞마당.염구준은 핸드폰을 들고 격앙된 목소리로 상대에게 물었다.“정말입니까? 희주가 정말 정신을 차렸나요?”“주군께서 부탁하신 일인데 여부가 있겠습니까.”용제국 북부의 최고 명의로 불리는 이제마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희주 아가씨의 체내에 존재하던 한열증은 이미 말끔히 제거되었습니다. 이제….”“당장 데리고 오세요!”염희주를 북부에 보낸 뒤로 하루도 아이를 그리워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군용기를 준비하고 희주를 태워 청해까지 호송하세요. 지금 당장요!”이제마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희주야, 살이 많이 빠졌구나.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손가을 일가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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