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Chapter 111 - Chapter 120
680 Chapters
제111화 창문을 뛰어넘어 보고 싶은 사람
강주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나는 죽었다 깨나도 너한테 그런 생각이 들 리가 없어. 그러니 모욕을 자초하는 일은 그만둬. 내가 전에도 말했지, 이건 어디까지나 가짜 결혼일 뿐이라고. 어머니의 눈가리개 주제에 나대지 좀 마.”강주환은 앞으로 한 발짝 걸어가더니 위험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협박했다.“만약 어머니가 네 말을 듣고 찾아온 거라면 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일 중으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봐. 안 그러면...”강주환이 안효주와 결혼한 이유는 그녀가 꽤 고분고분한 연기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강주환은 언제든지 이 연극을 그만둘 수 있었다.안효주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세차게 머리를 흔들면서 말했다.“저 진짜 아니에요! 믿어줘요, 주환 씨. 저는 어머님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안효주는 아직 이 연극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비록 정식 부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은희는 그녀를 완벽한 아내이자 며느리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성대한 결혼식까지 올렸으니, 그녀는 노력한다면 무조건 서류상의 부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지금껏 힘들게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고 연극을 끝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싫었다. 그래서 안효주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주환 씨. 제가 날이 밝는 대로 어머님을 설득해 볼게요. 빨리 댁으로 돌아가시도록 안심도 시켜드릴게요.”강주환은 만족스럽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침대로 가서 이불 덮고 있어. 그 더러운 몸으로 내 눈앞에서 알짱대지 말고.”“...”안효주는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해도 강주환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벅저벅 침대 위로 가서 눕더니 자기 몸을 이불로 꽁꽁 싸맸다. 눈빛에는 질투와 독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그래도 안효주는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아직 향초가 있었기 때문이다. 향초에 섞은 약이 향기와 함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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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잇따른 협박
강주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엽에게 말했다.“윤성아는 내 여자야. 지금 어디에 있든 남인 네가 알 필요는 없어.”“저는 성아 씨의 친구예요!”나엽은 선을 확실히 그었다. 그리고 일렁이는 눈동자로 강주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대표님은 이미 결혼했잖아요. 근데 왜 성아 씨를 풀어주지 않는 거예요? 성아 씨는 대표님의 내연녀가 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이제는 제발 성아 씨가 저와 함께 떠날 수 있도록 놓아줘요. 대표님이 줄 수 없는 미래를 저는 줄 수 있으니까요.”강주환의 눈빛은 무섭도록 어두워졌다. 그러고는 피식 웃으면서 나엽에게 말했다.“성아가 허락할 것 같아?”“... 그럼 저는 성아 씨가 원하는 대로 해줄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저는 성아 씨와 함께 미래를 계획할 마음이 있다는 거예요. 저는 성아 씨와 함께 있어 주고 지켜줄 수 있어요. 감금과 납치가 아니라요! 대표님은 너무 난폭하고 이기적이에요. 성아 씨가 대표님한테서 벗어나고 싶다는걸, 내연녀 짓을 그만두고 싶다는 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성아 씨를 이만큼 망가뜨린 것으로 모자라요?”“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강주환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태도에 나엽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나엽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강주환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진짜 때릴 기세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강주환의 표정은 덤덤하기만 했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얼음같이 차가웠다.“나를 때린 결과가 두렵지 않아? 무엇보다 내가 너를 무서워할 것 같아?”나엽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위협적으로 들어 올린 주먹도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강주환의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을 더하며 싸늘하게 말했다.“야 이 개자식아! 연예계에서 퇴출시키겠다는 협박은 성아 씨한테나 통하는 거야. 난 전혀 두렵지 않아. 오늘은 네 자식을 응급실에 보내야만 분이 풀릴 것 같으니까 입이나 다물어.”나엽이 주먹을 휘두르려는 찰나 누군가가 그의 팔을 꽉 잡았다. 그는 다름 아닌 나엽의 매니저였다. 그는 젖 먹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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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애를 낳아줘
강주환은 어두운 눈빛으로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만약 내가 생각이 바뀌었다면 또 단식투쟁 할 거야?”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침묵이 가장 좋은 대답이었다.“알았어.”윤성아의 전적에 겁먹은 강주환은 해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밥 안 먹겠다고 시위하는 모습은 더는 보기 싫었다. 생기를 잃고 죽어가는 그녀의 모습만큼 무서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떠나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너무 싫었다.이때 강주환은 갑자기 떠올랐다. 만약 윤성아가 임신한다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곁에 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말이다.“네가 떠나는 건 허락할게. 근데 난 네가 아닌 다른 여자를 건드리지도 않을 거야. 어머니는 손주 안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네가 떠나면 우리 집안은 대가 끊기게 되겠지.”강주환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나를 떠나고 싶다면 먼저 애를 낳아줘. 네가 애를 낳은 다음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그냥 보내줄게. 애는 네가 신경 쓸 필요 없도록 내가 알아서 돌볼 테니까.”윤성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강주환을 바라봤다. 그의 어처구니없는 요구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지경이었다.“하하...”윤성아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슬프고 처참한 웃음이었다.강주환의 말을 듣고 윤성아는 짧게 존재했다가 사라진 아이가 떠올랐다. 그래서 창백한 안색으로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풀어주겠다고 한 건 처음부터 거짓말이었죠! 대표님은 단 한 번도 저를 풀어줄 생각이 없었죠!”“이번에는 진심이야.”강주환은 깊은 눈으로 윤성아를 바라봤다.“네가 애만 낳아준다면 어디로 떠나든 간섭하지 않을게.”“말도 안 돼요! 그건 꿈도 꾸지 말아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갑자기 흥분한 윤성아를 바라봤다.“그럼 떠나지 마. 내 곁에서 함께 있어 주든가, 아니면 아이를 낳아주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강주환은 애초에 윤성아를 보내줄 마음이 없었다. 애를 낳아달라는 것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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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윤정월과 안효주의 재회
자기 몸에 손을 댔던 여자가 집 문 앞까지 찾아오자 안효주는 이가 바득바득 갈렸다. 그래서 차가운 표정으로 팔짱으로 끼고 윤정월이 앞으로 걸어갔다.“여기서 뭐 해요?”윤정월은 20여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딸 안효주와 마주한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팔을 벌리며 다가가서 그녀를 끌어안으려고 했다.“가까이 오지 마요!”안효주는 인상을 쓰면서 뒤로 물러났다. 윤정월에게 맞아 아프던 배와 얼굴이 아직도 기억났기 때문이다. 만약 윤정월이 그녀를 윤성아로 오해해 때린 것이 아니었다면 진작 경호원에게 끌고 가라고 지시했을 것이다.“효주야, 나 엄마야.”윤정월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했다.“내가 네 친엄마야. 20여 년 전에 너를 낳아준 친엄마라고!”윤정월은 잔뜩 감격한 채로 앞으로 걸어 나갔다. 안효주를 한 번이라도 안아보려고 말이다. 하지만 안효주는 단호하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그녀를 밀어냈다.“이거 완전 미친년 아니야, 꺼져!”“내가 네 친엄마라니까? 효주야, 내 얘기를 들어줘...”윤정월은 자꾸만 질척거리면서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안효주는 쓰레기라도 보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밀어내려고만 했고 급기야 발을 들어 그녀의 배를 강타했다.“제기랄, 이게 어디서 주제도 모르고 헛소리를 지껄여요. 당신 옷차림이나 내려다봐요. 당신 같은 사람이 어떻게 내 어머니일 수가 있어요? 저는 안씨 집안의 딸이에요. 당신 딸은 윤성아 그 천한 년이고요!”안 그래도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 있던 안효주는 거의 소리 지르다시피 말했다.“당신 딸한테 제발 내 남편을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줘요. 그러고 보니 당신은 알고 있죠? 그 여자 지금 어디 있어요?! 그 여자는 어디에 두고 내 앞에 와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예요?!”안효주는 말하면서 윤정월의 배를 힘껏 찼다. 그리고 거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그 여자 행방을 알려준다면 돈을 줄게요. 대신 거짓 정보를 준다면 다시는 말하지 못하도록 그 입을 찢어버릴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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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모든 것을 끝내다
“윤성아는 알아요?”안효주의 질문에 윤정월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대답했다.“아니, 내가 성아한테 알려줄 리가 있겠어? 효주야, 걱정하지 마. 그년은 아무것도 모를 거야. 너한테서 뭘 빼앗을 생각도 하지 못할 거야.”안효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또다시 물었다.“윤성아 지금 어디 있어요?”“네가 내 친딸이라는 걸 발견하고 나서 그년이 강주환 대표를 빼앗거나 안씨 집안사람을 찾아갈까 봐 원이림 대표랑 떠나라고 부추겼어. 다시는 운성시와 영주시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말이야!”안효주는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확실해요?”윤정월은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윤성아가 원이림과 함께 출국하는 모습을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명 틀림없을 것으로 여겼다.안효주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역시 돈 없는 것들은 하나같이 멍청해. 당신 딸은 떠나지 않았어요. 아직도 주환 씨랑 같이 있다니까요!”“어떻게...?”윤정월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윤성아가 떠나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지금 당장 연락해서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요. 그리고 찾아가서 그년 곁에 꼭 붙어 있어요. 그년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나한테 보고하고요.”안효주는 표독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던 윤정월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다시 만난 다음에는 떠나라고 설득해야 하는 거 아니야? 영원히 돌아오지 않도록?”“나는 그년한테 주도권을 주기 싫어요. 그래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도록 할 거예요.”안효주가 원하는 것은 윤성아의 죽음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윤정월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불안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너 설마 성아를 죽일 생각이야? 안 돼! 안 돼, 효주야. 살인은 애들 장난이 아니야. 무조건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그래서요?”이미 사람을 죽여본 적 있는 안효주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래서 덤덤한 표정으로 윤정월에게 말했다.“윤성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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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악독한 모녀의 연합
강주혜는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언니는 그냥 떠날지 안 떠날지만 결정하면 돼요.”윤성아는 잠깐 고민하다가 확고하게 머리를 끄덕였다.“저 떠날래요!”강주혜는 미소를 지었다. 윤성아의 선택이라면 무조건 응원한다는 듯한 순진한 미소였다.“그러면 제가 지금 나엽 씨를 만나러 갈게요. 얘기가 끝난다면 바로 알려주러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언니 밥 좀 먹어요. 밥을 먹어야 떠날 힘이 있을 거 아니에요. 괜히 이러다가 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윤성아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약속대로 진짜 밥을 먹기 시작했다.강주환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고집부리던 사람이 갑자기 순순히 밥을 먹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밥만 잘 먹어준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윤정월도 이해가 안 가는 듯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성아야, 너 갑자기 왜 그러니? 설마 강 대표를 안 떠나기로 한 거야? 더러운 내연녀 짓을 계속하겠다고? 우리 단식하기로 했었잖니. 너 이러다가는...”“엄마라면 자식이 굶어 죽을까 봐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윤성아는 윤정월의 말머리를 자르면서 차갑게 물었다. 그러자 윤정월은 잠깐 멈칫하다가 곧 비아냥대면서 말했다.“나는 자식을 굶겨 죽일지언정 남의 내연녀 짓을 하는 건 못 본다!”윤정월이 계속 말하려고 할 때 문이 열리고 강주환이 곱게 차려진 저녁 식사와 침실에 들어섰다.“...대표님.”“저녁 식사가 준비됐어요. 내려가서 먹어요.”윤정월의 인사에 강주환은 작게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세상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아뇨, 저는 성아한테 밥을 먹어야 해요. 앞으로는 성아랑 같이 먹을게요.”윤정월은 자연스럽게 강주환의 손에서 윤성아의 저녁 식사를 빼앗아 들려고 했다. 그러자 강주환이 몸을 틀면서 어두운 눈빛을 쏘았다.“성아는 내가 먹여요. 내려가서 식사해요.”“... 그럼 부탁드릴게요.”윤정월은 어쩔 수 없이 몸을 틀어 침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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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흥미진진한 쌍방 계획
안효주는 서러운 표정으로 강주혜에게 물었다.“혹시 제가 뭘 잘못했나요? 주혜 씨한테?”“네.”강주혜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혀 거리낌 없이 말을 이었다.“당신과 같은 꽃뱀은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요.”“...”안효주의 안색은 아주 어두웠다. 하지만 강주혜는 추호도 개의치 않고 직설적인 평가를 계속했다.“이미 통화 내용을 다 들은 것 같으니 그냥 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저 아는 의사한테 연락했어요. 세인트 피터 대학교 의과대학의 수석 졸업생인 데다가 수많은 암 환자를 치료한 유명한 의사거든요.”강주혜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면서 팔짱을 꼈다.“그 사람만 있으면 엄마 병도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오빠는 당신을 혐오해요! 엄마 병만 치료된다면 더 이상 당신과 같은 여자와 함께 살지 않을 거라고요.”강주혜는 말을 마치자마자 홱 돌아섰다. 그녀는 고은희가 무조건 완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성아가 떠나는 걸 안 돕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니 말이다.강주환과 윤성아의 사이는 고은희가 완치된 다음, 그리고 그가 안효주와 이혼한 다음 다시 얘기하는 것이 맞았다. 만약 그가 그때도 윤성아를 그리워한다면 강주혜는 윤성아와 얘기를 나누고 나서 두 사람을 도울 생각이었다.강주혜는 나엽을 만나러 갔다. 윤성아의 탈출 계획을 짜기 위해서 말이다.안효주는 강주혜를 몰래 따라 나갔다. 멀리서 그녀가 나엽과 만나는 것을 보고서는 두 사람이 왜 만났는지 이해가 안 가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그날 저녁 윤정월은 안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효주아, 나 알아냈어! 강 대표의 동생은 나엽이랑 연락하고 있어. 강 대표 몰래 윤성아 그년을 나엽에게 보낼 생각인 것 같아!”“언제 보낼 건지는 알아냈어요?”“응!”강주혜가 윤성아를 찾아갔을 때 윤정월은 문밖에 서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래서 강주혜가 세운 계획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알아냈다.“좋아요.”안효주는 표독한 표정을 지으면서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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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불바다에 빠진 윤성아
늦은 저녁 시간.바닷가 별장과 멀지 않은 곳의 항구에는 크루즈 한 척이 세워져 있었다. 이는 나엽의 크루즈였다.강주혜는 윤성아를 데리고 항구에 도착했다. 크루즈 위에서 나엽과 마주친 다음에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션 컴플리트! 비서 언니를 데려왔어요!”나엽이 말했다.“고마워요.”비록 윤성아는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 이미 감격과 감사로 가득했다. 그것을 보아낸 강주혜는 피식 웃었다.“너무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언니. 애초에 이건 오빠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비서 언니가 진짜 좋아요. 그래서 항상 도와주고 싶었어요.”세 사람은 잠깐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강주혜가 두 사람을 등 떠밀면서 말했다.“됐어요. 이제 얼른 출발해요.”강주혜는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눈 다음 크루즈를 떠나려고 했다. 그녀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발견한 검은색 그림자는 덩달아 빠르게 움직였다.발걸음 소리를 들은 강주혜가 머리를 돌리자 상대는 쇠 파이프를 들어 그녀의 목덜미를 향해 휘둘렀다. 그녀는 머리에 피를 흩뿌리면서 곧바로 기절해 버렸다. 상대는 살기로 번뜩이는 눈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발길질을 퍼부었다.“주제도 모르고 감히 내 딸 앞길을 막아? 오늘 아주 쌍으로 저승에 보내버릴 줄 알아!”강주혜를 습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오늘 아침에 운성시로 떠나겠다고 했던 윤정월이었다. 그녀는 윤성아의 도망 계획을 완벽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전부 안효주에게 알려줬다.안효주는 윤정월에게 윤성아의 계획에 손을 보태는 척하라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도망갈 때 타는 배에 함께 타라고 했다. 모두를 죽일 수 있는 타이밍에 불을 지를 수 있도록 말이다.안효주는 윤성아가 죽어야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나엽과 자신을 무시하는 강주혜도 죽이고 싶었다.어둠이 내려앉은 밤, 윤정월은 머리에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강주혜를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처박아뒀다. 그리고 계속 숨어서 기회를 기다렸다.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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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윤성아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왼발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시 통제실로 향했다.거센 바닷바람 속에서 불길은 거침없이 활활 타올랐다. 검은 연기에 숨이 올라오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다행히 밀폐된 공간이 아닌 덕에 어떻게든 견딜 수 있었다.얼마 후 드디어 통제실 앞에 도착한 윤성아는 나엽이 밖으로 나오기 위해 힘껏 금속 문을 잡아당기는 소리를 들었다.나엽은 혹시라도 윤성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되어 자기 몸이 다치는 건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문을 부수려고 했다. 뼈가 찌릿찌릿하고 피를 토했는데도 그만두지 않았다. 그가 힘껏 잡아당기던 손잡이는 어느덧 슬슬 덜렁거리기 시작했다.“나엽 씨!”희미한 목소리를 들은 나엽은 곧바로 문틈에 대고 말했다.“성아 씨! 성아 씨에요?”“네!”윤성아는 큰소리로 대답하면서 나엽에게 말했다.“누군가가 저희 방문을 잠그고 불을 질렀어요! 제가 어떻게든 문을 열어볼게요!”윤성아는 주변에 쓸 만한 도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힘을 다해 자물쇠를 향해 메쳤다.결국 불이 통제실을 삼키기 전에 자물쇠가 툭 떨어졌다. 안에 갇혀 있던 나엽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나엽은 당장이라도 불에 삼켜질 것 같은 크루즈를 바라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성아 씨, 우리 바다에 뛰어들어요. 일단 잠깐만요.”나엽은 몸을 돌려 불 속으로 뛰어들더니 아직 타버리지 않은 구명조끼 두 개를 들고 왔다. 그리고 먼저 윤성아에게 입혀주고 자신도 입었다.손을 맞잡은 채로 바다에 뛰어든 두 사람은 마침 높은 파도를 맞게 되었다. 맞잡은 손은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한 채 풀려버렸지만 높은 파도는 잇따라 밀려왔다.나엽을 구해내느라 오른쪽 다리가 부러질 대로 부러진 윤성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정신을 잃은 채 파도에 휘말려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성아 씨!”나엽은 큰 소리로 외치면서 윤성아를 향해 헤엄쳐 가려고 했다. 하지만 또다시 파도가 밀려오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점점 벌어져갔다.크루즈는 이미 불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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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윤성아의 죽음
고은희는 황급히 강주환의 앞을 막아섰다.“주환아, 얼른 주혜를 풀어주지 못해? 네 동생이 다친 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거야?”강주환은 고은희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강주혜를 데리고 성큼성큼 멀어져갔다.고은희는 분을 참지 못하고 목덜미를 잡았다. 그러자 안효주가 다가가면서 위로했다.“어머님, 화내지 마세요. 주환 씨도 마음이 급해서 그러죠. 윤 비서가 죽었을 수도 있다는데요.”“흥!”고은희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년은 그냥 죽어야 해. 그래야 내 아들을 귀찮게 굴지 못하지.”안효주는 고은희를 다독여 주다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윤정월에게 전화를 걸었다.“일은 어떻게 됐어요?”“성공했어!”윤정월은 격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약간의 불안이 섞여 있었다.“네 말대로 셋 다 불에 타죽었을 거야!”“확실해요?”“응!”윤정월은 자신이 어젯밤 한 일을 다시 한번 얘기했다.“문이란 문은 다 잠그고 불을 질렀어. 그리고 강주혜는 정신 잃고 쓰러져 버려서 그대로 타죽었을 거야.”안효주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아침 강주혜가 살아서 돌아왔어요. 조금 전! 내가 있는 이 집으로요!”“뭐?! 어떻게 그럴 수가?!”‘만약 강주혜가 살아 있다면 윤성아와 나엽은? 둘은 방안에 잠겨 있었으니 무조건 죽었겠지?’안효주는 강주혜가 했던 말을 윤정월에게도 알려줬다. 물론 그녀의 말대로 윤성아와 나엽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말이다. 만약 윤성아도 강주혜처럼 살아 있다면 진짜 큰일이었다.윤정월은 당황한 말투로 물었다.“그러면 어떡하지? 아무튼 나는 이미 네 말대로 했어! 나는...”“도망갈 때 누구랑 마주치지는 않았죠?”안효주는 표독한 눈빛으로 윤정월의 말머리를 자르면서 말했다.“그럼! 네가 말한 크루즈를 찾은 다음 누구도 몰래 올라탔어. 그리고 계속 숨어 있다가 강주혜를 공격할 때도 뒤에서 다가갔어.”윤정월은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다행이네요. 요즘은 운성시에 가만히 있어요. 내가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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