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680 챕터
제631화 대장이 된 양나나
다른 거지 아이들도 따라 불렀다.“대장님.”“대장님.”양나나는 손에 있던 떡과 만두를 전부 그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싸우던 거지 아이들과 친구가 되었고 그들의 대장이 되었다. 그들은 떡과 만두를 먹으면서 양나나를 둘러싸고 앉아 각종 아첨을 떨기 시작했다. 그 뒤 양나나는 그들을 데리고 몇몇 가게 주인에게서 먹을 것을 얻어오는 데 성공했다. 양나나는 얻어 온 음식을 하나도 먹지 않고 전부 거지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밤이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거지 아이들은 배불리 먹고 양나나와 함께 그들의 근거지로 돌아갔다. 그곳은 황폐된 가택이며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여 여기에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고 단지 굶어 죽는 것이 제일 두려운 거지 아이들만 모여서 살고 있었다. 배부르게 먹은 뒤 다들 누워 쉬고 있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폐가의 문을 발로 차서 열어젖혔다.쉬고 있던 거지 아이들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금방 다시 드러누웠다. 이 정도로 놀랄 아이들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무리의 어른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하였고 양나나만 콕 집어 잡아갔다. 나서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고 양나나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아무래도 여기에 있는 거지 아이들은 전부 아이들이었고 어른들과 대적하여 싸울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양나나는 그저 그들에게 음식을 나눠줬기에 거지 아이들의 대장이 된 것이지 거지 아이들과 친분도 별로 없었다. 게다가 양나나의 목적이 바로 잡혀가는 것이었다. 양나나가 잡혀간 뒤 양나나를 대장으로 인정했던 거지 아이들이 한곳에 모였다. 그중 한 아이가 눈매가 무서운 남자아이에게 물었다. “대장, 우리 새 대장을 상관 안 해도 되는 건가요?”남자아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는 방금 자신에게 물음을 던진 거지 아이에게 되물었다.“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이 사람들이 딱 보기에도 재주가 있고 영특해 보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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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지기를 만나다
세돌이는 태어나서부터 이름이 없었다. 집에 오래된 하인이 아이를 가엽게 여겨 할머니한테로 보내줬고 할머니가 남들 모르게 키웠다. 할머니는 자애로우셨으나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빠가 이제 생각이 바뀌면 아빠에게 부탁하여 이름을 지어 받으라고 했다. 평소 할머니는 형제 순위에 따라 아이를 세돌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할머니가 갑자기 중독되면서 아이의 존재가 발각되었다. 아빠는 다시 아이를 내쫓아버렸고 그 아이를 돌봐주던 집의 오래된 하인도 몽둥이에 맞아 죽었다. 비록 남자아이의 이름이 세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양나나는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세돌아, 우리가 먼저 힘을 합쳐 싸우는 것이 어때? 힘을 합쳐 여기에 있는 마스티프부터 먼저 죽여버리자.”이 네 마리의 마스티프는 보기만 해도 엄청 사나워 보였다. 그리고 양나나는 이미 규율을 알아냈다. 이 네 마리의 마스티프가 죽으면 오늘의 격투는 끝난다.“쟤들은 협력을 안 할 거야.”세돌이는 냉담하게 말했다.“이 중에 많은 사람들은 진짜로 풍운파의 후계자가 되어 싶어 해. 그렇게라도 자신의 운명을 바꿔보려고. 이것을 위해서라면 저 애들은 그 어떤 대가도 안 두려워해. 그리고 오늘 우리가 진짜로 힘을 합쳐 이 마스티프들을 죽여버린다 쳐도 내일이면 두 배가 넘는 마스티프가 들어올 거야.”하여 그들은 단독 작전을 벌이든가 아니면 두세 사람씩 힘을 합쳐 한편으로는 격투를 벌이면서 한편으로는 수시로 덮쳐들어 뜯어 죽일 것만 같은 마스티프를 대처할 방법을 강구했다. 세돌이의 싸움 실력이 상당하여 격투장의 적지 않은 아이들이 무서워하고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제일 먼저 세돌이를 목표로 정하여 먼저 세돌이를 제거하고 나중에 차례대로 공격하기로 했다. 어떤 아이가 세돌이와 양나나를 향하여 돌진해 왔다. 하지만 의외로 보기에는 연약한 양나나가 싸움에서는 엄청 이악스러워 어느새 세돌이의 조력자가 되어있었다. 그러다 보니 양나나도 격투장에서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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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네가 여자였다니
세돌이의 표정은 냉담했다. 잘생긴 얼굴에서 아무런 표정도 읽을 수 없었다. 양나나의 말을 믿는지 안 믿는지도 알 수 없었다.세돌이는 그저 놀랐을 뿐이었다. 그리고 까만 두 눈으로 양나나를 보면서 물었다.“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왜 나한테 주는 거야?”양나나가 히죽 웃었다.‘이것은 아주 귀중한 물건이야. 돈으로도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야.’하지만 양나나에게는 그렇게 귀중한 물건이 아니었다. 엄마가 양나나에게 많이 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일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 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세돌이는 달랐다. 양나나는 세돌이에게 꼭 주고 싶었다. 양나나가 웃을 때는 살구같이 동그란 눈이 반달이 되면서 아주 예뻤다. 아이의 새까만 두 눈은 밤하늘보다 더 진하고 유달리 빛났다. 양나나는 세돌이에게 말했다.“이 알약들은 아주 귀중한 것이니 잘 간수해두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해. 여기에 딱 한 번 왔는데 너랑 나랑 아주 잘 맞는 것 같아. 어쨌든 우리는 앉아서 같이 하룻밤 잔 사이이고 훈련할 때 넌 날 도와줬어. 그리고 나와 함께 목숨 걸고 싸운 동지잖아. 또...”양나나는 눈을 깜박였다. 두 눈에는 진심이 담겨있었고 그리고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난 널 좋아해. 그래서 이걸 주고 싶어.”양나나는 그저 일곱 살짜리 아이일 뿐이다.비록 아주 지혜롭고 착하고 아이큐도 높은 아이지만, 현재의 양나나로 놓고 말하면 좋아한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좋아하면 그저 좋아하는 것이다. 양나나가 엄마를 좋아하고 아빠를 좋아하고 강하성과 윤지안을 좋아하고 쌍둥이들 등등...하지만 양나나가 이 말을 하자 세돌이는 흠칫하면서 놀랐다. 세돌이의 반짝이는 두 눈은 양나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마음속으로 이 말만 계속 반복했다. ‘난 널 좋아해, 그래서 이걸 주고 싶어.’‘좋아한다고?’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세돌이가 기억이 있어서부터 그 누구도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자상했던 할머니도 좋아한다는 말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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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남편을 만나다
남서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별로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남서훈은 정신병 환자를 치료해 본 적은 없었다. 그녀가 알고 있다면 그것은 책에서 본 내용이 전부였다.용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의도 못 고친다면 예서는 어떡하지?’이때 남서훈이 다시 말했다. 오만하지만 자신감이 넘친 말투였다.“하지만 저의 손을 거쳤다 하면 어떤 난치병이라도 치료가 안 된 환자는 없었어요.”이건 사실이다. 남서훈이 치료한 난치병의 숫자는 적지 않았다. 그녀가 열여덟 살에 이름을 날려 의료팀에 가담하면서 의사들도 속수무책인 환자들을 한 명 또 한 명 살려냈다. 그리고 소문에 따르면 남서훈이 열 살 때부터 사람의 목숨을 살려냈다고 한다. 열여덟 살 때가 남서훈이 제일 유명한 시기였다. 그녀는 모든 의사가 포기한 양준회의 목숨을 살렸고 그때 그 어떤 약으로도 해독이 안 되는 독소의 해독제를 연구 제작했다. 남서훈의 불치병, 난치병을 치료하는 기술과 독물 해독 재능은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당시 장만석이 온 세상을 뒤집으며 명의를 찾으러 다녔고 남유성도 치료하지 못한 병을 남서훈이 고쳐냈다. 하지만 그 뒤로 장만석은 다시 감옥으로 잡혀갔다. 용준의 마음속에서 다시 희망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는 칠흑 같은 두 눈으로 남서훈을 향하여 말했다.“남 명의님의 뜻은 남 명의님의 환자이기만 하다면 정신병이라도 상관없이 반드시 고쳐낼 수 있다는 거죠? 맞죠?”남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렇습니다.”그녀는 담담하게 용준을 바라보았다.“정신질환은 비록 난치병은 아니지만 충격과 상처를 받아 생기는 병으로 아주 완고하지요. 다른 또 하나는 중독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일 중독된 것이라면 고치기가 더 쉽다.남서훈의 해독술과 독물사용술은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고 이 세상에는 그녀가 해독할 수 없는 독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충격과 마음의 상처로 인하여 생긴 정신질환이라면 도리어 더 까다롭다. 마음의 병은 마음의 약으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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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상처투성이인 양준회
남서훈이 제때 양준회를 찾아내지 못하고 거기에 만약 독물을 확산시켜 양준회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싫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존재했기에 남서훈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서서 그나마 태도가 좋은 용준과 담판했던 것이었다. 아니면 진작에 피바람이 불었을 것이다.여기까지 말하고 난 남서훈의 표정은 다소 온화해지면서 아까처럼 살벌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차가웠다.그녀는 먼저 엄포를 놓고 나중에 구슬리는 작전으로 계속하여 말했다.“그리고 만일 저에게 진료를 부탁한다면 저는 언제쯤 환자를 만나볼 수 있는 건가요? 환자의 상태를 봐야만 제가 그 환자를 완치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죠. 저는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환자의 상태가 어떠하든 간에 전 솔직하게 말씀드릴 겁니다. 만일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확한 치료 시간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해도 있는 사실 그대로 말씀드릴 겁니다. 제가 환자를 맡은 이상은 반드시 모든 정력을 쏟아부어 치료할 것이고 시간이 얼마 걸리든 꼭 완치하겠습니다.”남서훈이 용준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이 말이었다. 이건 의사로서의 확신이고 다른 것과는 상관이 없었다. 용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용준이 말했다. “좋습니다. 먼저 양 대표와 만나게 해드리죠.”그러고는 부하에게 손짓하며 명령했다.“남 명의님을 모시고 양 대표와 만나게 해드려.”“알겠습니다.”부하는 큰 소리로 답한 후 남서훈의 앞으로 걸어와 말했다.“남 명의님, 저를 따라오십시오.”남서훈과 남기준이 즉시 부하를 따라 떠나려고 하던 이때 용준의 눈빛이 남서훈의 얼굴에 머물렀다.“아무래도 명의님이 혼자 가셔야겠습니다. 명의님의 부하는 여기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 안 할 겁니다.”남기준이 다급하게 남서훈을 불렀다.“주인님.”남서훈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용 보스님의 뜻이 그러하다면 넌 여기 남아있어.”남기준은 남서훈을 따라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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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그의 입술에 키스를
양준회는 요 며칠 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상처가 이미 짓무르고 감염되어 수일째 고열을 하며 컨디션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그의 얼굴은 백지장 같았고 몸 상태는 허약하다 못해 이루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남서훈이 가져온 약을 먹고는 정신이 눈에 띄게 돌아왔다. 그리고 또 어떤 약 가루를 시뻘겋게 부어오르고 짓무른 흉측한 상처 위에 부었는데, 겉보기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았지만 실은 마취 작용이 있어 양준회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였다.남서훈은 이어 자기 몸에서 칼 한 자루를 더듬어 꺼냈다. 그건 아주 작고 날이 선 의료용 나이프였다.용준의 부하는 그 칼을 보자 저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방어 태세를 갖췄다.저렇게 예리한 칼로 만약 그의 목을 베려고 한다면 아마 금방 베이겠지 하면서 말이다.그러나 또 이내 생각을 달리하며 시름을 놓았다. 신의 손인 그녀가 저 하나 상대하는데 칼까지 쓸 필요가 있겠는가. 독을 쓰면 더 간편하고 쉬운 일일 텐데.하지만 또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양준회를 이미 만났으니 그를 데리고 도망칠 생각으로 저한테 독을 쓰지 않을까? 도망가려면 필히 사상자가 생길 텐데 맨 처음 죽거나 다칠 자는 바로 자신이었다.그는 설마,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의사라면 사람을 구하려는 어진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설마 비열하고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일을 할까. 만약 그렇다면 저 집안 조상님의 가르침과도 어긋나는 일이 아닐까... 하나 또 만일의 그게 아니면?이런저런 추측과 걱정으로 용준의 부하는 미간이 심하게 좁혀졌다.그는 두려운 마음에 즉시 남서훈한테 주의를 줬다.“명의님, 비록 이미 양 사장님을 만나긴 했지만 여기 풍운파 구역에서 명의님 혼자 양 사장님을 데리고 무사히 빠져나갈 순 없어요. 당신 부하도 보스 손에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요. 설마 명의님이 자기 부하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겠죠? 전 명의님 같은 분은 신용을 지킬 거라 믿어요.”남서훈은 그에 대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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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용준이 구하려는 사람
수려한 조경에 조용하고 아담한 마당으로 들어서자 맡기 좋은 훈향 냄새가 코를 찔러왔다. 어떤 특이한 약초 향인 것 같은데 맡으니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았다.이때 은은한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졌다.용준은 그 소리를 듣더니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음침하던 두 눈동자에도 온화함이 번지고 있었다.둘은 계속 피아노가 울리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 와중에 용준이 입을 열었다.“이따 만날 여자애는 예서라고 해요. 지금 피아노를 치고 있으니까, 기분이 꽤 좋은 모양이네요. 그건 발병을 안 했단 소리겠죠. 그런데 날 보면 안 돼요. 명의님이 먼저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고, 어떻게 치료할 건지 방안을 세워서 나중에 저랑 따로 얘기합시다.”용준은 예서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방문 앞까지 도착했지만 들어가지 않고 문어귀에 지키고 있는 메이드를 남서훈과 함께 들여보냈다.방 안에 있는 여자애는 허리춤까지 오는 긴 머리에 흰색 꽃무늬 치마를 입고 있었다.문을 등진 채 피아노를 치고 있는 그녀의 새카만 눈동자는 왠지 텅 비어있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은 흑색과 백색으로 엇갈린 피아노 건반 위를 자유자재로 거닐고 있었고 손가락이 떨어지는 순간마다 아름다운 음이 쏟아져나왔다.“예서...”메이드가 그녀를 부르려고 하자 남서훈은 손을 들어 메이드를 저지했다.남서훈은 메이드와 나란히 서서 조용히 피아노곡을 듣고 있었다.원래는 즐거운 음악이어야 할 텐데, 예서의 손에서 연주되는 그 곡은 아름다웠지만 뭔가에 억눌린 느낌이 들었다. 곡을 듣고 있자니 어떤 침울한 공간으로 이끌려 들어간 것처럼 숨마저 답답해져 왔다.드디어 한 곡이 끝나고 예서의 손가락이 멈췄다.가만히 앉아있는 그녀의 텅 빈 시선이 열린 창문을 지나 바깥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눈물이 갑자기 뚝뚝 손바닥 위로 떨어지며 부서졌다.메이드가 이때 그녀를 불렀다.“예서 아가씨. 손님이 오셨어요.”그 말을 듣더니 예서는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고는 몸을 뒤로 돌았다.말끔하고 청순한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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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양나나가 일으킨 소동
“그뿐만 아니라 양 사장을 지하감옥에서 풀어주라고 할 겁니다. 따로 사람을 배치해 돌보게 하고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하도록 할게요. 하지만 명의님이 양 사장을 다시 만나려면 반드시 먼저 예서 몸안에 있는 독부터 치료해야 합니다.”용준은 잠깐 후에 다시 말을 이었다.“물론, 명의님도 예서를 하루빨리 치료하여 양 사장님과 다시 재회하기를 원하실 것 같으니 치료하는 동안은 잠시 풍운파에 머무르셨으면 좋겠군요. 예서의 치료가 다 끝날 때까지 말이죠. 그때 되면 제가 명의님과 양 사장님을 같이 보내드리겠습니다.”결국 그렇게 되어 남서훈은 풍운파에 머무르게 되었다.용준은 부하한테 분부하여 남서훈과 남기준한테 거처를 마련해주라 하였다.남서훈이 떠나 멀리 가게 되자 용준 곁에 있던 측근이 의심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보스, 진짜 명의님이 예서 아가씨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겁니까?”“그러길 바라야지.”예전에 데려왔던 의사들은 남서훈처럼 건방지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 사람이 없었다. 무슨 독이던 간에 전부 제거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인간은 지금까지 없었기에, 그도 남서훈이 실망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용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반쪽짜리 금속 가면을 쓴 그의 얼굴에 소름 끼칠 만한 냉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어둠의 장막이 내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밤은 더 캄캄해지고 있었다.남서훈이 배정받은 별채에는 풍운파 부하들이 안팎으로 지키고 있었다.그 시각, 남서훈은 창가 옆에 서있었고, 남 기준은 그녀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주인님, 풍운파 보스가 우리를 매우 경계하여 사람을 저렇게도 많이 배치했는데, 아마 저녁에 움직이기에는 좀 무리 아닐까요?”독을 쓸 줄 아는 남서훈한테는 저 정도의 경계 인원을 물리치는 건 일도 아니었다.그녀가 마음먹기만 하면 풍운파 사람들이 마시는 생수에 독을 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타이밍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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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모녀 상봉
남서훈이 아니란 걸 알게 되자 그들은 순식간 긴장을 많이 푼 듯했다.선두에 선 남자는 양나나를 보더니 바로 누군지 알아차렸다.“너 뒤뜰에서 도망쳐 나왔지? 뭐 그 정도 능력이면 미래 후계자가 될 자질은 있어 보이는구나. 그렇지만 함부로 도망쳐 나왔으니 벌받을 각오해.”양나나한테 말하고 난 그는 또 옆에 있는 남자들한테 명령했다.“얼른 붙잡아.”그러자 남자 두 명이 즉시 다가와 커다란 손으로 양나나를 붙잡으려 했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실패했다. 양나나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 버렸다. 워낙 작고 홀쭉한데 몸놀림까지 유연하여 잡힐듯하면서도 얄밉게 빠져나갔다.아까 그 우두머리 남자가 눈살을 찌푸렸다.한밤중에 웬 아이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이러고 있다니.남서훈도 도망쳐 나왔다는데 얼른 이 아이부터 잡고 나서 남서훈을 잡으러 가야 하는데 말이다.인내심이 바닥 난 그는 얼른 곁에 있는 두 부하한테 얘기했다.“너희들도 같이 가서 붙잡아.”그렇게 되어 네 명이 남자들이 달려들어 양나나를 붙잡으려 하였다.그들은 워낙에 다 솜씨 좋은 이들이라 조그마한 아이 하나 잡는 건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웬걸, 네 사람이 양나나를 둘러싸고 있었고 모두가 손쉽게 잡을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그 네 남자는 갑자기 몸이 굳어버리더니 일자로 바닥에 뻗어버렸다.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은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양나나는 그들이 멍해 있는 틈을 타 신속하게 도망쳤다.우두머리 남자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얼른 쫓아가 잡아! 저 어린놈 꼭 잡으라고!”그러자 몇 명이 양나나가 도망친 데로 향해 빨리 뒤쫓아갔다.우두머리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누워있는 그 네 남자한테로 다가갔다.모두 숨은 제대로 쉬고 있는 걸 보니 그냥 기절한 거였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얼굴이나 몸에는 다 하얀색 가루가 묻어있었다.‘가루를 안 만지기 다행이군.’만졌다간 그도 아마 지금쯤 쓰러져 있었을 것이다.남자는 금세 뭘 깨닫고 양나나가 도주한 방향으로 쫓아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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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양나나를 후계자로
용준은 그 후 바로 남서훈의 거처로 찾아왔다.남서훈을 보자 그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명의님, 저희 풍운파 밤 풍경이 어떻던가요? 밤중에 실컷 돌아다녔을 텐데,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났나요?”남서훈은 미간을 좁히며 차가운 눈매로 용준을 바라봤다.“무슨 뜻이죠, 그 말씀은?”그 말은, 그녀는 어젯밤에 있었던 일에 인정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었다.용준도 더는 의미 없는 쟁론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서늘하게 입을 열었을 뿐이다.“명의님, 어젯밤 뭐 했는지에 대해서, 우리 서로 다 알고 있지 않나요? 쓸데없는 잔머리 그만 굴리셨으면 좋겠어요. 양 사장이 풍운파 내에 있을 거라고 이미 짐작했겠죠. 내가 쓴 속임수에 명의님이 속아넘어가지 않은 건 유감이지만, 이제 명의님도 별다른 수가 없을 겁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죠, 어젯밤 제가 이미 양 사장님을 다른 곳으로 보냈어요. 이제 여기에 없으니까, 명의님도 그만 시름 놓으세요. 내 허락이 없는 한, 명의님은 양 사장님을 다시 볼 일이 없을 거예요.”그 말을 듣는 남서훈의 눈살이 점점 더 세게 찌푸려졌다. 찬 기운이 그녀의 몸 전신을 휘감고 있었다.하나 그녀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용준은 계속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제 양 사장을 보기 위해서라도 빨리 예서 몸안에 독부터 제거해야 하는 게 맞겠죠?”그는 말을 마치고 시선을 남기준 곁에 서있는 양나나한테로 떨궜다.“어젯밤 내가 뒷산에서 후계자 선발을 위해 데려온 한 아이가 도망쳤다더니, 명의님 거처에 있었네요? 이왕 내가 여기까지 온 김에, 넌 이제 나랑 같이 가자.”양나나의 앳된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아직 어린애지만 두려워하는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양나나는 한발 다가서더니 새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용준한테 말했다.“난 풍운파 후계자 자리에 관심 없는데요? 뒤뜰에 있는 애들 거의 다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비록 나만 도망쳐 나왔지만. 난 돌아갈 생각 없어요. 무슨 훈련인지 선발인지, 힘들어 죽겠고, 사람한테 하는 짓 아닌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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