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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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이민혁이 입가에 조소를 머금었다.당연하게도 이 외국인 남성은 그가 세계적인 정보망과 세계 일류의 해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그가 다크 나이트 용병 그룹을 이끌던 시절에도, 이런 조건이 갖춰져 있었기에 세계 최강의 용병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었더랬다.이민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로버트 잭슨 씨, 합중국에서 저지른 여러 차례의 사기 사건으로 수배되었던데 이제 경성까지 와서 또 사기 치려는 겁니까? 말해보세요. 조현영에게서 뭘 얻어내려고 하는 겁니까?”이민혁의 허를 찌르는 말에 로버트는 순식간에 안색이 변하며 이마에는 저도 모르게 땀방울이 맺혔다.그는 이 작은 나라에서 뜻밖에도 자신의 정확한 신분을 아는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그러나 베테랑 사기범으로서의 그는 절대 당황하거나 놀라움을 얼굴에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침묵을 선택하고 신속하게 대책을 고민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조현영이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버렸다. 그녀는 화난 얼굴로 이민혁을 연신 삿대질하며 말했다.“이민혁, 너 그게 무슨 뜻이야? 감히 내 남자 친구를 사기범으로 몰아가려고 해? 너, 이거 절대 그냥 못 넘어가. 고소할거야.”“조현영.”이민혁도 이제 참을 수 없어 호통을 치며 말했다.“너 지금 너무 오만방자해. 이게 뭔지 똑바로 봐.”이민혁은 전화를 꺼내 들어 해커가 보낸 수배령 사진을 조현영의 눈앞에 내밀었다.한참을 유심히 살피던 조현영이 온몸을 바르르 떨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온몸으로 부정하는 듯했다.“아니야. 말도 안 돼. 이건 불가능해.”“말이 안 돼? 너 정말 이 사람을 굳게 믿는구나.”이민혁은 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다시 소파에 앉았다. 로버트가 어떻게 연기하며 이 상황을 빠져나갈지 궁금하기도 했다.그러나 이때 로버트는 오히려 침착한 모습이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조현영에게 말했다.“자기야, 그냥 합성사진일 뿐이야. 너무 신경 안 써도 돼. 만약 내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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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그러나 조현영이 어디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인가. 그녀는 손여진과 이민혁을 번갈아 보며 화가 나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어휴. 두 멍청이 같으니. 난 더 이상 너희들과 말하고 싶지 않아. 하고 싶은 대로 하든지. 손여진 넌 나중에 가서 울지나 말아라.”조현영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나 이때 그녀의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렸다. 그녀는 화면을 보더니 바로 잠금 해제를 눌러 받았다.“여보세요, 남 대표님?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어요.”기쁨으로 가득 찬 말투였다.현재 HT 그룹의 사람들은 모두 KP 사야말로 진정 굽신거려야 하는 상대임을 알고 있었고, HT 그룹에서 가장 큰 대표는 바로 남지유였다.그런 남 대표님이 직접 연락한다는 것은 조현영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더없는 영광이다.그러나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남지유의 목소리는 냉랭하기 그지없었다.“조현영 씨, 오늘부로 당신은 해고되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회사로 돌아가 이직 절차를 밟아주세요.”“네?”조현영은 자기 귀를 믿을 수 없어 당황함에 그대로 멈춰 섰다.남지유는 그와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아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조현영은 이미 연락이 끊긴 전화를 붙들고 혼란스러워했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해고’ 두 글자는 너무나 선명히 들려왔고 머릿속에 한참을 맴돌았다.한참이 지나서야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그녀는 온 얼굴이 창백해진 채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손여진이 깜짝 놀라 다급히 와서 조현영을 부축했다.“현영아, 왜 그래. 괜찮아?”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침내 정신을 차린 그녀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식당 안의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힐끔힐끔 이쪽을 쳐다보았다. 손여진이 한참을 달래서야 조현영은 차츰 안정을 되찾아갔다.“무슨 일이야, 조현영, 집에 무슨 일 생겼어?”손여진이 다급하게 물었다.그러나 조현영은 그녀를 전혀 상대하지 않고 간절한 표정으로 로버트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리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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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이민혁의 말에 로버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하며 그는 흉악한 눈빛을 드러냈다. 그의 몸에서 미약한 힘의 기운이 넘실댔다.이를 본 이민혁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눈을 부릅뜨며 로버트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몸에 강대한 힘의 위압이 솟아올라 순식간에 로버트를 뒤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로버트는 자신이 마치 얼음 동굴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대한 공포감이 그의 영혼을 뒤덮었고 그로 하여금 조금도 발버둥 칠 수 없게 했다.그를 본 이민혁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고작 그깟 힘으로 제 앞에서 신선놀음하시려고요?”로버트는 놀라서 굳은 채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서방의 권도를 수련해 본 사람으로서 조금의 공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나 태어나서 종래로 이렇게 공포적인 힘을 본 적은 없었다. 이민혁은 순간적으로 그가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으며 영혼마저 공포를 느끼게 했다.이민혁이 교훈하듯 말했다.“인제 그만 포기하고 솔직히 말하고 자수하시죠. 우리 합중국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어서 당신의 죄명은 아주 가볍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반항한다면 당신의 최후는 더욱 비참해질 것입니다.”영혼을 통해 느껴지는 공포라는 감정은 로버트를 자기도 모르게 모든 발악을 포기하게 했다.그는 곧 숨이 넘어갈 듯 할딱거리며 힘겹게 한 단어씩 내뱉었다.“저... 저는 합중국에서, 여러 번의 사기죄를 저질러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어 신분을 바꾸고 경성으로 도망쳐 왔습니다.”“그럼 왜 조현영에게 접근했어요?”이민혁이 차갑게 그를 내려보며 말했다.로버트가 중얼거렸다. “우연입니다. 서경에 처음 도주했을 때, 인터넷에서 카이슨 글로벌 재단을 사칭했는데 조현영이 자발적으로 저에게 연락한 겁니다.”“그리고 타겟을 조현영으로 바꾼 거고?”“네.”로버트가 고개를 떨구며 두려움에 떨었다.“처음엔 그저 안식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조현영이 HT 그룹의 고위 직원이라는 걸 안 후에는 돈만 뜯어내고 떠나려 했습니다.”이민혁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로버트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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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로버트의 떠나는 뒷모습에 조현영은 급기야 통곡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녀에게 있어서 실로 비참한 결과였다. 그녀는 앞날이 창창한데도 탐욕에 눈이 멀어 스스로 밥그릇을 차 버렸고, 남자 친구에게 몸을 내준 건 고사하고 돈마저 사기당할 뻔했다.그러나 이 역시 본인의 욕심으로 인한 자업자득인 셈이니 다른 사람을 탓할 수야 있겠는가.이때 이민혁이 일어나며 손예진에게 말했다.“잘 위로해 줘. 난 이만 갈게.”손여진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함께 식사하기는 글렀고 조현영을 해고한 장본인이 함께 위로하며 앉아있는 것도 의아한 광경이니 이것이 최선이었다.이민혁은 조현영을 힐끗 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계산대에서 계산한 뒤 밖으로 나갔다.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이민혁은 여전히 밥값이 아까웠다.무려 400만 가까이 되는 돈이다. 이민혁은 태어나서 이렇게 사치를 부려본 적이 없다.돈에 한창 마음 아파하며 차를 몰던 그는 차가 다리 위에 도착한 뒤 앞의 차들이 요지부동인 것을 발견했다.길이 막히는 것 같아 이민혁은 어쩔 수 없이 무료하게 차 안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으로부터 새된 비명을 뒤이어 다급하게 달리는 발소리가 들렸다.이민혁은 답답함에 차에서 내려 살펴보았다.앞으로 십여 미터를 걸어갔을 무렵, 다리 중앙 지점에서 한 30대 남성이 날카로운 칼을 들고 마구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는 끊임없이 무언가 외치고 있었다.양쪽에서 놀란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다.이민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다가갔는데, 남성은 계속해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정석형, 이 개새X야. 내 회사랑 돈 돌려내. 안 그러면 다 죽여버릴 거야.”두 눈이 충혈된 채 예리한 칼을 마구 휘두르는 모양이 이미 이성을 잃어 주변 사람들은 신경 쓰이지 않는 듯했다.이때 아이를 데리고 도피하던 한 부부가 마침 남성의 눈에 들어왔고, 남성은 곧바로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하며 비명을 질러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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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그의 말에 이민혁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처음 남성이 칼을 휘두르며 돈을 내놓으라 소리칠 때부터 이민혁은 분명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는 내막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랬기에 처음 보았을 때 그를 제압하지 않았고 앞뒤 상황을 똑똑히 파악한 후 다시 이야기하려 했었다.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남성은 피해자였다.“이봐요, 우선 흥분하지 마시고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해결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와줄게요. 계속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감옥살이하게 될지도 몰라요.”이민혁이 최대한 침착하게 타일렀다.그의 말에 남성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이제 아무 소용 없어요. 되돌릴 수 없다고요.”“당신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요. 제게 알려줘 봐요. 제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이민혁의 타이름에 남성이 억울함을 토해내듯 하소연했다.“1년 전 정석형의 꼬드김에 넘어가 도박장에서 20억을 잃었습니다. 이후에는 또 유혹에 넘어가 고리대금을 빌렸고, 1년 동안 붙은 60억의 이자를 갚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제 회사를 빼앗고 저를 내쫓았고 우리 가족은 덕분에 풍비박산 나고 은행에 빚까지 졌습니다. 저는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습니다.”남성이 말하면서 큰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했는데, 그 울음소리가 너무 비통해서 듣는 사람마저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 들었다.이민혁도 이 사람의 처지가 측은하여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단단히 속아서 간이고 쓸개고 다 뺏긴 상황이었다.바로 이때 다리 양 쪽에서 또 한바탕 사이렌 소리가 나며 수십 명의 특근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이민혁과 남성을 에워쌌다. 이후 수십 자루의 총이 남성을 겨눴다.이민혁이 사방을 살피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당신 위험합니다. 뒤로 가서 차에 기대요.”남성이 놀라며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제 말 들어요. 다치게 두지 않을 거니까.”이민혁이 말하며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고, 지프차에 기대며 남성의 앞을 막아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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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이보세요. 일단 흥분 좀 가라앉히시고, 이대로 가다간 저들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사살하려 할 거예요. 지금 앞뒤에 저격수들이 살피고 있으니까 최대한 진정하시고 잘 피해요.”남자가 멍하니 이민혁의 말을 듣다가 머리를 이민혁의 뒤에 붙이며 물었다.“어떻게 알아요?”“이전에 군인이어서 이런 일은 적지 않게 겪었으니, 절 믿어요.”이민혁이 대답했다.남성은 이민혁의 뒤에서 몸을 움츠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몹시 당황한 모습이었다.이때 흰 셔츠를 입은 여인이 입을 열었다.“요구가 있거든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우리는 가능한 맞춰드릴 의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질은 절대 건드리지 말아요.”남성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여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다급함에 급기야 이민혁에게 물었다.“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이민혁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우선 마음을 가라앉혀요. 머릿속에서 해야 할 말을 잘 정리해서 이성적이게, 최대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해요.”이민혁의 침착한 말투와 태도는 남성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그는 천천히 침착함을 되찾으며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이때 흰색 셔츠를 입은 여인이 이민혁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민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이민혁은 수심에 가득 찬 얼굴이었다. 영계의 경지까지 오른 그는 당연히 이런 상황이 두려울 리 없었고 그 역시 공포에 질린 연기를 할 수는 없었다.여인이 그런 이민혁을 보고 더욱 의심이 생겼다.‘무슨 인질이 이런 상황에 이렇게 침착해?’이때 마침내 남성이 입을 열었다.“저는 강여민이라고 합니다. 1년 전 저는 석형사업회사. 아니, 사실은 길거리 불량배 정석형에게 유인되어 그가 만든 도박판에서 돈을 잃고 고리대금까지 빌렸습니다. 20억 원의 고리대금을 갚고도 현재 이자가 끊임없이 불어나 60억 원의 빚이 남아있는데 그는 저에게 계약서를 쓰도록 강요하여 회사를 뺏어갔습니다. 저는 지금 가족도 잃고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앞으로 살아갈 희망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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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이를 알아챈 이민혁이 재빨리 소리쳤다.“다들 가만히 계세요! 지금 투항하려고 하니까.”이민혁이 말함과 동시에 강여민이 날카로운 칼을 버리고 두 손을 들었다.이민혁도 손을 높이 든 채 흰 셔츠를 입은 여인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고 여인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와 이민혁을 홱 잡아당긴 뒤 손을 뻗어 허리 뒤로 가져갔다.그러나 이때 이민혁이 그녀의 손을 제압해 버렸다.강한 힘이 여인의 손을 감싸고돌며 여인의 움직임을 제한했고 여인은 의아한 눈길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이 말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그는 이미 투항했고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습니다.”이때 강여민은 이미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이민혁이 여인의 손을 놓자 여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특근들에게 손짓했다.한 무리의 특근들이 우르르 몰려와 강여민을 통제하고 신속하게 경찰차에 태웠다.상황이 정리된 것을 보고 여인이 돌아와 이민혁에게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이민혁입니다.”“강여민과 무슨 사입니까?”“모르는 사람입니다.”“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까 둘이 무슨 말 했어요?”“절 죽이지 말라고요.”“그게 다예요?”“그럼요?”흰색 셔츠 여인이 이민혁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무술 했어요?”“그렇습니다.”이민혁의 대답에 여인이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했다.“어쩐지 너무 침착하더라니, 그럼 돌아가서 진술서 작성하시죠.”“아뇨. 제 진술은 별거 없습니다. 손으로 기록해도 똑같을 겁니다.”그의 대답에 여인이 이민혁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명령했다.“여기, 사람 한 명 와서 현장 진술 받아 적어요.”옆에 있던 한 여 특근이 공책을 들고 와 진술을 받아적기 시작했다.“말해봐요.” 여인이 말에 이민혁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비명이 들려서 살펴보다가 납치됐습니다.”“그게 다예요?”여인이 묻자, 이민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아주 진실한 진술입니다.”“서명시켜요.”여 특근이 공책을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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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몇 년 전 대출금 때문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도 어디 한두 건인가.더군다나 수많은 피해자는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다행히 근래 국가에서 사채업자들을 타격하면서 그 수가 줄어들었더랬다.그러나 아직도 이런 업종에 종사하면서 서민들을 괴롭히는 뿌리 깊은 세력들이 존재했다.정석형이라는 사람 역시 쉽게 끌어내릴 수 있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안수연의 능력 또한 아직 확실하지 않다.이민혁이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그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수연이 방법이 없어 물러날 때 스스로 손을 써도 늦지 않을 것이니까.사실 이치대로 말하면 그는 이런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관여해서도 안 되고, 세상사 모두 다 관여할 수도 없는 일이다.그러나 방금 강여민의 소동을 끝내기 위해 회사를 돌려줄 것이라 약속했으므로 만일 안수연이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는 어쩔 수 없이 이 일에 간섭해야 했다.긴 한숨을 내쉬며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이맘때쯤 강여민은 형사수사대 심문실로 끌려가고 있었다.안수연은 직접 강여민의 맞은 켠 의자에 앉아 심문을 시작했다.강여민은 어떻게 그에게 속았고 어떻게 고리대금을 빌리게 되었는지, 20억의 빚이 어떻게 80억으로 불어나게 된 건지, 또 어떤 협박을 받고 계약서를 체결하여 회사를 잃게 된 건지 일련의 자초지종을 전부 말했다.말을 마치자 안수연은 그에게 진술서를 보여주고 서명하도록 했다.“강여민 씨, 당신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안수연이 물었다.그러자 강여민이 얼른 대답했다.“장담합니다. 저는 오늘 제가 한 말에 대해 어떠한 책임이든지 질 수 있습니다.”“좋습니다.”안수연이 차갑게 대답했다.“지금부터 당신은 소란죄로 구속될 겁니다.”“겨, 경찰관님.”강여민이 급히 말했다.“정석형은 잡지 않고 왜 저를 구속하는 거예요? 전 아무도 해치지 않았어요.”안수연이 대답했다.“당신은 인질을 납치하여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죠. 이건 당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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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이민혁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어디까지 가는 거예요?”“안 알려줄 거면 됐어요. 어차피 민혁 씨가 대표님이니까 전 알 권리가 없죠.”말을 마친 남지유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고 그제야 이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조현영은 내 이전 같은 반이었던 동창이에요. 조현영이 사기꾼을 만났는데 그게 우리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해고해달라 한 거예요.”“아, 그렇군요.”남지유는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보니까 조현영 씨 되게 이쁘던데, 그 일 하나로 바로 해고한 거예요?”“그럼 뭐, 떡국 한 그릇 더 먹을 때까지 기다려요?”이민혁이 사뭇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쳤다.남지유가 유쾌하게 웃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식사를 마쳤고 이민혁은 먹다 남은 잔과 그릇을 남기고 또 허둥지둥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남지유는 한숨을 내쉬며 묵묵히 뒷정리하고 주방으로 갔다....이튿날 아침, 이민혁이 세수를 마치고 거실로 가자 눈에 띈 것은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거실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는 남지유였다.“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이민혁이 묻자 남지유가 대답했다.“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요?”“있을 거예요.”“좋아요. 그럼 오늘 제가 저녁 살게요. 다른 사람과 약속 잡으면 안 돼요.”남지유의 말에 이민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매일 함께 밥 먹는 사이인데, 밖에서 약속까지 잡으면서 저녁을 산다고요?”그제야 남지유가 우물쭈물하다가 나지막이 말했다.“오늘 제 생일이에요.”“아.”이민혁이 문득 깨닫고 대답했다.“그렇군요. 그럼, 오늘 잘 축하해줘야겠네요..”남지유가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대답했다.“네!”말을 마친 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출근했다.이민혁은 거실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매일 함께 밥을 먹는 여자가 생일을 쇤다는데 무엇을 선물로 해야 좋을까?금은보화는 좀 촌스러운 것 같고, 또 너무 간단한 선물은 할 수 없었다.그는 한참을 생각하다 역시 안 되겠어서 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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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돌 노름이란 바로 돌의 겉모습을 보고 그 안에서 좋은 옥이 나올 수 있는지 내기를 하는 것이다. 만일 좋은 옥이 나온다면 돈을 버는 것이고, 나오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보는 것이다.노름판의 ‘칼질 하나에 가난함, 칼질 하나에 부자’라는 말도 이것에서 온 것이다.시장을 거닐던 이민혁이 공교롭게도 이 노름을 마주친 것이었는데 마침 그도 좋은 옥기가 필요했던지라 망설임 없이 천옥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점원은 열정적으로 환영했고 얼른 그를 데리고 방을 지나 천옥방의 뒤뜰로 왔다.이곳은 천장이 뚫린 삼사백 평의 정원으로, 정원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가득했고 모양도 각양각색이었다.이 돌들에는 가격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가장 낮은 가격은 수백만에 달했고 높은 것은 10억에 달하기도 했다.정원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사방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있었고 때때로 돌의 가치를 평가했는데 마치 모두가 전문가처럼 보였다.그러나 이런 돌에 대해서 이민혁은 완전히 문외한이었다. 그의 눈에 이 돌들은 크기와 모양이 다른 것 외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다만 이민혁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강한 정신력과 영력이 있었다.대충 정원 안을 훑은 이민혁은 한편의 태사 의자에 앉았다.그러자 점원들이 차를 들고 와 옆 탁자 위에 놓았다.감히 돌 노름을 하는 자들은 모두 있는 집안의 사람들이었고, 천옥방 사장 역시 이 이치를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이곳의 의자며 차며 모두 고급품이었고 서비스도 특별히 세심했다.이민혁은 자리에 앉아 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전화를 들어 각종 옥석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그는 이러한 옥석에 관해서는 눈이 까맣고 아무것도 몰랐기에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30분이 지나자 뒤뜰에는 이미 30여 명이 모여 있었다.천옥방의 사장은 한복을 입고 빙그레 웃으며 와서는 모든 사람에게 악수를 청했다.잇달아 답례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민혁만이 여전히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50대로 보이는 사장은 보기에 매우 활기찼고 그의 눈이 수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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