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남편이 자꾸 집착한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11 - 챕터 1120
1303 챕터
1111 화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내가 담배 태우러 나가 있던 동안에 말이야. 팀장이 뭐 말한 거 없었어?”여명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사적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당연히 말씀이 있었죠. 그냥 전과 같은 형식적인 말씀이었어요. 아시잖아요.”사적은 계속 캐물었다.“중요한 건 없었고?”여명은 진지한 얼굴로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매번 경기 전에 항상 하시던 말씀이었어요. 딱히 별다른 중요한 말은 하지 않았어요.”사적은 가슴이 조금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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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녹야 찻집.단원혁은 찻잔을 깨끗하게 씻고 있었다. 마디마디가 선명한 손은 따사로운 아침 햇빛 아래서 빛이 나고 있는 것 같았다.고소한 차향이 공기 속에 퍼졌다. 단원혁은 연유성에게 차 한잔 따라주었다.“사람을 붙였다고요.”연유성은 찻잔을 들어 차향을 맡고는 한 모금 홀짝였다.다시 찻잔을 내려놓은 그는 단원혁의 말에 대꾸했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잖아요. 뭐라도 해야죠. 괜히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떡해요.”“몇 년 동안 보살펴줘서 참 고맙군요.”당연히 미래에 대해 말한 것은 아니다. 4년 동안 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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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화
오늘 아침에도 그러했다. 무미건조한 아침 인사가 담긴 문자가 왔다. 마치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매일 존재감을 알리는 풋풋한 남학생의 청춘 로맨스 같아 조금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강하랑은 딱히 답장하지 않았다. 다시 연유성과 잘해볼 마음이 없는 건 확실했다. 다만 일로 엮인 사이라 아직은 연유성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되었기에 딱 잘라 거절하지 못했다.정 안 되면 부잣집 딸로 돌아가 죽을 때까지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한가할 때 대충 두어 개 작품을 만들어 큰오빠 회사에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다.굳이 그녀가 돈과 정력을 팔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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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화
“안녕하세요.”강하랑은 이렇게 많은 낯선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단씨 가문 가족 파티는 속하지 않았다. 그때는 비록 그녀가 기억 잃고 처음 가족들과 만난 것이었지만 몸에 새겨진 익숙함은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그러니 이번이 처음이었다. 단유혁이 그녀를 데리고 들어왔을 때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룸에 있는 사람들도 그러했다.평소에는 시끌시끌하던 그들이 제일 많이 만난 여자는 바로 그들의 끼니를 책임져주는 식당 아주머니였다. 이런 미인을 만난 적은 거의 없었다.설령 경기의 사회를 맡은 사회자도 강하랑보다 예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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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화
[지금 누구더러 바보라고 하는 거야? 말조심해. 난 그냥 바보가 아니야. 도도신 여동생님에게 푹 빠진 유일한 바보야!][미치겠네. 아니, 바보가 그렇게 되고 싶어? 근데 순서 좀 지켜줄래? 내가 먼저 반했거든? 첫 바보는 나라고!][다들 봤어요? 여신님이 오자마자 도도신 눈빛부터 바뀌는 거? 그 시크하고 차가운 눈빛 어디 갔죠. 저 다정한 눈빛 좀 보세요, 정말로 우리가 알던 도도신 맞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어제 사적 형이 도도신한테 욕먹은 게 싸다고 생각되네요. 저렇게 예쁜 여동생을 모욕했는데 어느 오빠가 참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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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화
호텔로 돌아온 뒤 강하랑은 잊지 않고 며칠 전에 산 선물을 팀원에게 나눠주었다.전에는 줄 기회가 마땅치 않았지만, 오늘 마침 함께 식사했으니 선물 주기엔 적당한 시기였다.팀원들은 강하랑의 선물에 놀란 반응을 보이며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 덕에 강하랑은 조금 부끄러웠다.그녀는 알지 못했다. 정중하게 고마움을 전한 사람들이 뒤에서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말이다.강하랑이 작별인사를 하며 먼저 호텔 방으로 들어가자 팀원들은 바로 환호했다. 새로 만들어진 단톡방에서도 이상한 대화와 사진이 오갔고 핸드폰이 망가질 정도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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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화
그녀의 모습은 확실히 어느 부잣집 딸 같았고 단유혁은 마치 그녀를 지키는 경호원 같아 보였다.강하랑의 스트레스 지수는 최대치를 찍고 있었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관객이 많이 모이지 않았고 대부분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으며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밖에 있었기에 그녀의 개량 한복 차림은 그다지 튀지 않았다.경기장은 조금 어두웠다. 강하랑과 단유혁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 사회자가 마침 결승전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드레스를 입은 사회자는 한국어로 먼저 소개를 하곤 다시 영어로 똑같이 반복했다. 전문적인 모습에 현장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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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화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단유혁은 거절했다.게스트는 예의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거절당해도 화가 난 기색이 전혀 없었고 멋쩍은 듯 대충 인사를 하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경기를 보았다.강하랑은 선을 지키며 대화하는 이런 사람 덕분에 기분도 아주 좋아졌다.안성에 처음 와서 지하철을 탔을 때 건들거리며 말을 걸어온 양아치를 떠올리며 다음에 게스트처럼 예의를 지키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랐다.그것이 연기라도 말이다.강하랑은 묵묵히 자신의 핸드폰을 단유혁에게 들이밀었다.핸드폰 화면엔 글이 있었다.[오빠, 왜 같이 사진 안 찍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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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익숙한 연유성의 얼굴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경기장 안이 어둡긴 했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연유성을 연바다로 착각하지 않았다.어쩌면 말만 하지 않았어도 연바다로 착각했을 것이다.“여, 여긴 어떻게 왔어요?”강하랑은 연유성을 한참 빤히 보다가 입을 열었다.반대로 고개를 돌리니 단유혁이 보였고 꿈인가 싶어 허벅지를 살짝 꼬집었다. 느껴지는 고통에 꿈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었고 의문 가득한 모습으로 연유성을 보았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연유성은 나직하게 웃었다.“왜요? 뜻밖이에요?”강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조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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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화
“대표님, 그런 말 하지 않으셔도 돼요. 전 대표님과 근로계약서에 사인했었잖아요. 전 계약서에 적힌 대로 시간을 지킬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든든한 단씨 가문이 있어 직장을 잃는다고 해도 딱히 속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돌아가면 그녀의 가족들은 아주 기뻐할 것이다.하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사실 이렇게 놀러 나온 것도 아이디어를 찾기 위함이기도 했다.이틀 전의 상태로 작품을 구상한다면 분명 예쁘지 않은 작품들이 나올 것이 뻔했다.물론 예외는 있었다. 재능이 넘쳐나는 사람이라면 극도로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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