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21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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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그러자 조은서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알아. 그거 유선우가 한 거니까."임지혜가 깜짝 놀라 물었다."그럼 그 불륜녀가 백아현이라고? 그 두 인간은 참 징글징글하게도 붙어있네! 막말로 너 그때 그 일로 유선우에게 묶이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김 선생님하고 해외에서 잘 나가고 있었을 거잖아!"임지혜는 또다시 화가 나는지 담배를 한 모금 들이키며 비아냥거렸다."유선우는 몸에 금칠이라도 했대? 하룻밤의 대가가 커도 너무 크네!"가만히 듣고 있던 조은서가 입을 열었다."얼마 전 김 선생님이 나한테 연락이 왔어. 국내에 있는 4년 동안 자기 밑에서 배워보는 거 어떠냐고."임지혜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물고 있던 담배도 꺼버리고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 기회 놓치면 나 진짜 너 가만 안 둬."그러자 조은서가 웃으며 말했다."응, 알겠어."두 사람은 그 후로 한참을 더 이야기꽃을 피웠고 그 덕에 조은서는 아까보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듯했다.설거지에 샤워까지 마친 조은서는 침대 위에 이미 곯아떨어진 임지혜 옆에 자신의 몸을 한껏 붙이고는 드디어 그녀도 잠자리에 들었다.조은서는 그동안 임지혜가 너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가 곁에 있으니 아무리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다음 날 아침, 임지혜는 조은서를 데리고 차준호의 호텔을 찾아갔다.B시 로열 호텔.평소 이와 같은 일에 차준호가 직접 얼굴을 내미는 일은 거의 없지만 오늘은 임지혜를 향한 ‘관심’을 표현해야 했기에 직접 조은서를 만나 그녀에게 일을 안배해 주었다.차준호가 정한 근무시간은 밤 8시부터 11시까지이고, 월급은 1200만 원으로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 어젯밤 들었던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제시한 건 모두 임지혜 덕이라는 걸 조은서는 잘 알고 있었다.임지혜는 자신을 바라보는 조은서에게 윙크로 대답했고, 차준호는 그런 임지혜를 한번 바라보더니 호텔 매니저를 불러 조은서를 근무할 곳으로 안내할 것을 부탁했다.그렇게 두 사람이 나간 후, 차준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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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YS그룹.노크 소리와 함께 진 비서가 대표이사실로 들어갔고 유선우는 마침 함은숙과 통화하고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은 바로 진 비서가 유선우에게 보고하려던 내용이었다."선우야, 너 정말 네 아내가 저렇게 밖으로 나가 도는 꼴을 계속 지켜만 볼 거니? 차준호는 또 누구고? 그리고 그 임지혜라는 소문도 안 좋은 애는 좀 은서 옆에서 치우든가 해."그러자 유선우가 태연한 목소리로 답했다."엄마, 조은서가 지금 이혼하자고 말한 뒤로 내 말은 듣지도 않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요?"함은숙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유씨 가문의 평판이었다. 그래서 유선우가 조은서 일을 빨리 해결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의 아들은 태연한 태도로 일관했고 그에 화가 난 함은숙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유선우는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진 비서를 쳐다보며 물었다."조은서가 차준호네 호텔로 갔어?"진 비서는 막 입을 열려고 하다 유선우 옆에 놓인 벨벳 소재의 반지 케이스를 보았다. 그녀는 해당 케이스를 알고 있었고 그 안에는 조은서의 결혼반지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유선우가 가까이 두었다는 건 케이스를 열어봤다는 증거이기도 했다.유선우는 조은서를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반지만큼은 항상 네 번째 손가락에 끼고 다녔다. 아마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걸 여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싶다.진 비서는 주먹을 한 번 살짝 쥐더니 이내 옅게 웃으며 말했다."네, 임지혜 씨가 소개해 주었더라고요. 그 소문이 안 좋은 모델 말입니다. 사모님은 대체 어쩌다 그런 여자하고 어울렸는지."그 말에 유선우는 임지혜나 차준호가 아니라 갑자기 허민우를 떠올렸다. 허민우가 조은서를 보는 눈빛은 분명히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빛이었다. 그러니 유선우 눈에는 허민우가 어릴 적 이웃이었다고 친근한 척하는 것이 그냥 자기 아내에게 들이댈 좋은 핑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유선우는 몸을 뒤로 기대며 서류를 넘기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이지훈과의 접대 장소는 로열 호텔로 안배해."보통 이런 접대는 항상 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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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하여 이지훈은 오늘 작정하고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생각으로 유선우를 향해 이죽거렸다."선우야, 저거 네 부인 아니냐?"유선우는 손으로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조은서에게 요만큼의 관심도 없어 보이는 유선우를 본 이지훈은 씩 웃으며 바로 무대 위에 있는 조은서를 향해 인사했다."조은서 씨!"조은서는 이지훈을 보고는 그가 왜 굳이 자신을 불렀는지 대충 눈치를 채 가고 싶지 않았지만, 고용주인 차준호의 얼굴을 봐서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다가갔다.이지훈은 그녀에게 레드 와인 석 잔을 건네주며 말했다."은서 씨를 여기서 다 만나네요. 결혼식 때는 내 동생이 좀 철이 없었죠? 오늘은 그런 동생을 대신해서 사과하고 싶으니 내 술잔 좀 받아 주시겠어요?."접대가 일상인 이지훈은 와인 석 잔을 단번에 마셔 버리고는 조은서를 쳐다보며 말했다."설마 내 사과를 받아 주기 싫은 건 아니죠?"조은서는 이제 차준호 호텔의 직원이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사장인 차준호가 나서야 하는 게 맞지만, 조은서 남편인 유선우도 가만히 있었기에 일단 옆에서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유선우가 과연 끝까지 아무 말도 안 할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유선우는 소파에 기댄 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전히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며 이지훈을 말릴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차준호는 유선우를 한참 바라보다 그와 조은서가 확실히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이지훈을 말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조은서가 술잔을 들었고 그녀는 이지훈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내가 이거 마시면 더는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그러자 이지훈이 웃었다. 조은서의 예상대로 그는 유선우와 조은서가 이혼한 후 본격적으로 조은서를 괴롭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지훈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한 여자였고 이지훈은 조금 고민하나 싶더니 이내 피식하며 웃었다."약속하죠. 이 석 잔으로 과거 일은 다 털어버리고 가령 조은서 씨가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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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유선우는 술에 취한 조은서를 주차장으로 데려와 그녀를 차에 태우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정신이 조금 남아있던 조은서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타기를 거부했다. 그러고는 유선우를 바라보며 조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선우 씨랑 집에 안 가. 우린 곧 이혼할 사이라고!"유선우는 술에 취해 반말까지 하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는 오늘 처음으로 그녀가 술에 취한 모습을 본 것이다.실크 소재의 샴페인 색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은 조은서는 아까 연주할 때 풍겼던 단아한 분위기와는 달리 술에 취한 지금은 조금 섹시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남자의 욕망과 소유욕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유선우는 이를 꽉 깨물더니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지금 네 모습이 어딜 봐서 현모양처야."그 말에 조은서는 정신을 조금 차렸는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유선우는 더 이상 말을 하기 귀찮았는지 거칠게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그대로 차 안에 넣어 버렸다.하지만 조은서는 계속 싫다고 반항했고 유선우는 화난 얼굴로 그녀에게 억지로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그러다 우연히 맞은 편에 주차된 차량을 보게 되었고 곧 차주와 눈이 마주쳤다. 바로 허민우였다.두 사람 모두 속을 알 수 없는 눈동자로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았다.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은서가 몸을 뒤척이며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나 선우 씨랑 안 가요."그러자 유선우가 천천히 그녀의 볼을 쓸어내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누구랑 가려고?"하지만 조은서의 대답을 들을 생각 따위는 없는지 유선우는 곧 시동을 걸었고 허민우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그가 보는 앞에서 조은서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허민우는 차 안에서 그 광경을 전부 바라보고는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유선우의 차는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왔고 인기척 소리에 고용인이 얼른 다가가 차 문을 열어주며 물었다."주인님, 시장하시면 간단하게 야식이라도 준비해 드릴까요?"그러고는 옆에 앉은 조은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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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유선우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고는 자기 얼굴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그러자 서로의 이마가 맞닿았고 유선우의 오뚝한 코가 그녀의 코를 간지럽혔으며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몸을 떨리게 했다.조은서는 술에 취해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지금 조금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머릿속에서 유선우와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떠올리고는 유선우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우리 언제 이혼해요?"그 말에 유선우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고 이내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움켜쥔 후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마주치도록 했다. 조은서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선우 씨, 그거 알아요? 나 이제 선우 씨 안 좋아해요. 안 좋아한다고."몇 번이고 안 좋아한다는 말을 내뱉는 조은서를 유선우는 무섭게 쳐다보더니 곧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신경이라도 쓸 것 같아?"유선우는 조은서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든 말든 별 상관이 없었다. 애초에 이 결혼은 시작부터 잘못되었으니까.유선우의 이성은 그에게 조은서의 마음 같은 건 신경 쓰지 말라고, 그에게는 말 잘 듣고 자신의 욕구나 풀어줄 수 있는 착한 아내가 필요한 것뿐이라고, 그러니 지금도 아무리 조은서가 울어도 신경 쓰지 않았을 때처럼 그녀를 취하면 된다고, 그렇게 속삭였다.하지만 유선우는 어쩐 일인지 눈에 눈물이 잔뜩 맺힌 조은서를 보며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그는 이불을 그녀에게 던져주더니 자신은 가운을 입고 2층 거실로 나가 담배를 태웠다. 연기를 내뱉은 그의 모습에는 섹시함이 묻어있었고 뿌연 연기는 어느새 그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유선우는 지금 자신이 짜증 났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 그리고 조은서가 자기를 더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느꼈던 그 분노와 이질감 역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아까 그는 마치 내 것을 다른 사람한테 뺏기는 기분이 들었었다. 또한, 언제부터 조은서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는 자신이 싫었다.그렇게 연달아 7대를 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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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막 동이 트기 시작할 때 유선우는 잠에서 깼다. 정확히는 무언가에 의해 깰 수밖에 없었다.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가 열을 내며 그의 가운을 다 적셔버렸으니까.유선우가 눈을 떠보니 거기에는 심상치 않아 보이는 조은서의 얼굴이 있었고 손을 내밀어 만져보니 이마를 포함한 얼굴 전체가 불덩이처럼 타고 있었다.유선우는 얼른 몸을 일으켜 아래로 내려가 고용인을 불렀다."지금 당장 의사 선생님 좀 불러주세요."그러자 고용인이 다급하게 물었다."주인님, 혹시 어디 편찮으신가요?"막 계단을 다시 올라가던 유선우가 그 질문에 잠깐 멈춰서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지금 내 아내 몸이 불덩이니까 빨리 의사한테 오라고 하세요."...30분 후, 임 의사가 저택에 도착했고 그가 침실에 도착했을 때는 고용인들에 의해 어젯밤 흔적이 깔끔하게 사라진 뒤였다.임 의사는 조은서의 상태를 체크한 후 진단을 내렸다."열이 심하니 일단 링거를 맞는 게 좋겠어요. 그리고... 사모님께서 기력이 많이 쇠해지셨습니다. 이럴 때는 영양보충을 잘해주는 게 중요합니다."유선우는 조은서가 요즘 과로 때문에 끼니를 놓치는 일이 많아 이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예전에 그녀라면 이런 소리를 들을 일도 없었을 텐데...의사는 조은서에게 링거를 꽂아준 후 나가기 전 다시 한번 당부했다."오늘 하루는 누워서 푹 쉬는 게 좋을 겁니다."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고용인에게 의사를 현관까지 데려다줄 것을 요구했다.그렇게 고용인과 의사가 방에서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곧 침실 앞에 멈춰 섰다. 유선우는 당연히 고용인이라고 생각해 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말했다."죽 좀 끓여서 가져다주세요."하지만 방에 들어온 사람은 진 비서였고, 그녀의 양손에는 저번 주에 유선우가 드라이를 맡겨뒀던 정장들이 가득 들려있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 누워있는 조은서를 보며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왜 다시 돌아온 거지...?’고용인이 방을 깨끗하게 치우긴 했지만, 눈썰미가 좋은 진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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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진 비서는 그를 향한 사랑의 눈길을 숨길 수 없었다. 대학교 시절, 그녀는 다른 여자들처럼 그를 좋아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녀보다 잘난 여자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유선우가 그녀의 맞은편에 자리하자 진 비서는 금방 프로다운 모습으로 돌아와 말했다."사모님께서 돌아왔으니 오늘 같은 일은 다시 사모님께 넘기는 거로 하겠습니다. 대표님, 사모님의 생활비와 주얼리들은 계속 저한테 먼저 신청하라고 할까요?"그 말에 유선우는 마음속 깊이 짜증이 솟구쳤다. 조은서가 이혼 얘기를 꺼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거였기 때문에.유선우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진 비서는 활짝 웃으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앞으로도 잘 관리할게요."유선우는 그런 진 비서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는 감정에 둔한 남자가 아니었고 여자가 자신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정도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지금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건 그의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의 진 비서는 명백히 선을 넘고 있었다.유선우는 잠깐 고민하나 싶더니 이내 담담한 목소리로 통보했다."다음 달부터 진 비서는 캐나다 지사로 발령 날 거야. 직위와 연봉은 그대로 유지하고."그 말에 잠깐 굳어버린 진 비서는 빠르게 정신을 차린 후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저 남자친구 있어요."유선우가 아무 말이 없자 진 비서는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다음 달이면 대표님께서 제 결혼식 청첩장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그러자 유선우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그럼 좋은 소식 기대하지."진 비서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유선우는 그녀가 품고 있는 감정을 정확히 알아보고 그녀에게 함부로 마음을 품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진 비서는 입술을 아프게 깨물고는 끝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대표님, 혹시 조은서 씨 때문입니까?"그러자 유선우가 발을 멈추고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 진 비서가 선을 넘었으니까."유선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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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조은서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전복죽 한 그릇을 금세 먹어 치웠다. 그러고는 따뜻한 죽이 위를 감싸는 느낌에 조금은 기분이 좋아진 듯 보였다.유선우는 창문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달빛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그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자 가뜩이나 잘생긴 얼굴이 더욱더 잘생겨졌고 깔끔하게 세팅된 머리로 인해 금욕적인 분위기도 풍겼다.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창밖으로 손을 뻗어 연기가 바람에 날리도록 가만히 놔두었다. 그러자 침실 안은 어느새 니코틴 향으로 가득 찼고 그 향기는 유선우와 절묘하게 어울렸다.조은서가 식사를 끝마친 것을 확인한 유선우는 담배를 끈 후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할머니한테서 연락이 왔어. 얼굴 보고 싶으니 집에 좀 들르라고."유선우의 할머니인 최숙자는 조은서를 마음에 들어 했고 많이 예뻐해 주었다. 그녀는 이혼 얘기로 최숙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다.조은서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곧 입을 열었다."할머니께는 선우 씨가 대신 얘기해 줘요.""뭘 얘기하는데?"유선우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네가 나와 이혼 해야 하니까 못 갈 것 같다고 얘기해? 뭐가 그렇게 급한데, 이혼을 서둘려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 보지?"조은서는 그와 얘기하기 싫다는 듯 방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녀린 팔은 금세 유선우의 손에 잡혔고 그는 약간의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나한테 봉사 한 번에 400만 원, 어때?"그러고는 조윤서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가져와 그녀의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고는 자신을 차단 명단에서 꺼낸 후 바로 400만 원을 그녀에게 입금했다."차준호 호텔에서 밤새도록 연주해도 고작 40만 원밖에 안 되잖아."그러자 조은서가 실소를 터트렸다."백아현을 위해 쏘아 올린 불꽃은 못 해도 2억은 되지 않나요?""그게 무슨 뜻이야?"유선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다시 한번 물었다."조은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그러자 조은서도 화가 나는 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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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 말에 조은서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손을 들어 유선우를 밀어내며 필사적으로 그의 입술을 피했다. 그러고는 잠긴 듯한 목소리로 그를 제지하려고 했다."선우 씨, 우리 더 이상 이러면 안 돼요."하지만 잔뜩 흥분한 유선우에게 그 말이 먹힐 리가 만무했고 그는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물며 당당하게 말했다."왜 안 되는데? 우리 아직 법적으로는 부부야."유선우는 어젯밤 그녀를 안지 못한 것을 지금 다 터트리려는 사람처럼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놔주지 않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손짓 하나하나에 녹아내리는 그녀의 모습을 뇌리에 각인시키듯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조은서는 힘을 쓰지 못하면서도 싫다는 말을 멈추지 않았고 유선우 역시 자신의 행동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때 유선우가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눈을 마주치며 음담패설을 했다."입은 싫다고 하면서 몸은 솔직하네. 네가 지금 얼마나 음란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조은서는 그 말에 화를 내며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대꾸했다."선우 씨도 똑같거든요!"유선우는 또다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재력도 있고 얼굴도 잘생긴 유선우와 어떻게든 하룻밤을 보내려고 하는 여자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어떤 여자도 그의 침대까지는 오지 못했고 그들은 유선우가 잠자리에서 얼마나 독재자 같은 스타일인지 알 길이 없었다.반강제로 시작되는 정사는 언제나 유쾌할 리가 없었고 조은서는 지금 최대한 잠자리로 이어지지 않게 노력하고 있었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주인님, 할머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사모님이 여기 있는지 물으십니다...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요?"침실 안은 잠시 정적이 흘렀고 조은서는 이때다 싶어 유선우를 밀어버린 후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문 뒤에 서 있는 고용인을 향해 말했다."제가 곧 찾아뵙는다고 전해주세요."고용인은 알겠다고 한 후 몸을 돌려 아래로 내려갔다.조은서는 옷을 정리하며 유선우에게 물었다."내가 입고 온 옷은 어디 있어요?""찢어 던져버렸어."유선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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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유선우의 목소리에 잡념에서 깨어난 조은서가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차량은 교차로에 진입했고 빨간불이라 멈춰있었다.그녀는 유선우의 손을 뿌리치며 얼굴을 홱 돌리고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유선우는 조은서의 옆얼굴을 보며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다 잠시 그녀와의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조은서는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유선우와 결혼했고 막 결혼했을 당시 그녀는 그를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 매일 밤 유선우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녀는 위층에서 달려 내려와 그의 가방을 들어주며 오늘 저녁은 뭔지 옆에서 조잘거렸고 항상 그를 위해 목욕물을 직접 받아주었다.그러고 저녁이 되면 유선우가 일부러 그녀를 아프게 해도 꾹 참고 싫다는 말도 못 한 채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해달라고 애원만 했었다.신혼 때의 조은서는 항상 에너지가 넘쳤고 밝았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녀는 점점 웃지 않게 되었고 그에게 애교도 부리지 않게 되었다.드디어 유선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듯 보였다. 또한, 그녀가 아무리 노력한들 그의 마음은 열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조은서는 여전히 다정했지만, 이 다정함은 부부의 의무 같은 거였고 거기에 사랑은 없었다. 그녀가 취중 진담으로 뱉어낸 말처럼 사실 그녀는 꽤 오래전부터 그를 좋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유선우는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다 마침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고 그는 천천히 시동을 걸었다.조은서는 창밖 풍경을 구경하다 길거리 옆에 있는 레스토랑을 보고는 멈칫했다. 그곳은 얼마 전 그녀가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곳이었고 고작 며칠 사이에 폐업해버렸다. 의문을 품고 있던 조은서는 이내 거기에서 허민우와 마주친 사실과 그 뒤로 집 복도에서 유선우와의 일을 떠올리고 천천히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그제야 왜 유선우가 그녀를 데려다주겠다고 고집을 피웠는지 알 것 같았다."선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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