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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조은서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전복죽 한 그릇을 금세 먹어 치웠다. 그러고는 따뜻한 죽이 위를 감싸는 느낌에 조금은 기분이 좋아진 듯 보였다.

유선우는 창문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달빛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그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자 가뜩이나 잘생긴 얼굴이 더욱더 잘생겨졌고 깔끔하게 세팅된 머리로 인해 금욕적인 분위기도 풍겼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창밖으로 손을 뻗어 연기가 바람에 날리도록 가만히 놔두었다. 그러자 침실 안은 어느새 니코틴 향으로 가득 찼고 그 향기는 유선우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조은서가 식사를 끝마친 것을 확인한 유선우는 담배를 끈 후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할머니한테서 연락이 왔어. 얼굴 보고 싶으니 집에 좀 들르라고."

유선우의 할머니인 최숙자는 조은서를 마음에 들어 했고 많이 예뻐해 주었다. 그녀는 이혼 얘기로 최숙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다.

조은서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곧 입을 열었다.

"할머니께는 선우 씨가 대신 얘기해 줘요."

"뭘 얘기하는데?"

유선우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네가 나와 이혼 해야 하니까 못 갈 것 같다고 얘기해? 뭐가 그렇게 급한데, 이혼을 서둘려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 보지?"

조은서는 그와 얘기하기 싫다는 듯 방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녀린 팔은 금세 유선우의 손에 잡혔고 그는 약간의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

"나한테 봉사 한 번에 400만 원, 어때?"

그러고는 조윤서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가져와 그녀의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고는 자신을 차단 명단에서 꺼낸 후 바로 400만 원을 그녀에게 입금했다.

"차준호 호텔에서 밤새도록 연주해도 고작 40만 원밖에 안 되잖아."

그러자 조은서가 실소를 터트렸다.

"백아현을 위해 쏘아 올린 불꽃은 못 해도 2억은 되지 않나요?"

"그게 무슨 뜻이야?"

유선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다시 한번 물었다.

"조은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

그러자 조은서도 화가 나는 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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