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31 - Chapter 40
722 Chapters
제31화
위층으로 올라가 봤지만 심정희는 집에 없었다.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심정희는 유선우의 별장으로 전화를 걸지 않았다고 한다. 조은서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별장의 고용인이 심정희를 도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모처럼 출근할 필요가 없게 된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밤, 그녀는 또 유선우와 신혼 때의 생활을 꿈꿨다. 꿈속에서 유선우는 그녀에게 여전히 차가웠고 그의 말투에는 늘 짜증이 섞여 있었다. 갑자기 울린 핸드폰 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확인해 보니 유선우한테서 온 짧은 문자였다.「내일 할머니 뵈러 가는 거 잊지 마. 퇴근하고 로열 호텔로 데리러 갈게.」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유선오가 백아현을 위해 준비한 불꽃놀이가 생각난 조은서는 그가 보내온 돈을 덥석 받아 유기 동물 단체에 기부해 버렸다. 새벽 1시, 유선우의 차가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에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마침 조은서가 돈을 받은 알람이 화면에 떴다. 그녀가 무슨 말이라도 답장을 보낼 줄 알았다.예전의 그녀는 툭하면 그에게 문자를 보내길 좋아했다. 특별히 중요한 일이 없어도 문자를 자주 하곤 했었다. 그녀의 쓸데없는 문자에 그는 단 한 번도 답장을 한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씨 가문이 망한 뒤로 조은서는 두 번 다시 그에게 문자를 보낸 적이 없었고 더 이상 침대에서 강아지처럼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자신을 좋아하냐고 물은 적도 없었다. 다만 그녀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그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처음으로 유선우는 혼자 차에 앉아 조은서를 생각하며 그들의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조은서는 병원에 다녀왔다. 과일을 잔뜩 사 들고 나타난 그녀를 보고 심정희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지만 겉으로는 왜 쓸데없이 돈을 썼냐고 그녀를 꾸짖는 척했다. “며칠 전에 사 온 것도 아직 다 먹지 못했는데 왜 또 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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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지우 때문에 이지훈은 그녀에게 친절하지 않았고 그저께 밤에는 그녀를 괴롭히기까지 했다. 근데 지금 그가 자신을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조은서는 무의식적으로 그가 좋은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지훈 씨, 더 이상 날 난처하게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이지훈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가볍게 말을 내뱉었다.“그랬었죠.”말을 마친 그는 차에 시동을 걸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 그녀는 이지훈과의 일은 한 단락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날 밤, 그녀는 로열 호텔 56층에서 그를 또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는 차준호 등 몇몇 사람들과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어린 모델과 연예인들도 몇몇 있었다.조은서가 무대에 오르자 이지훈은 고개를 들었다. 무심코 한 그의 작은 동작을 옆에 있던 차준호가 눈치를 챘다. 차준호는 무대 위에 있는 조은서를 쳐다보고는 무심하게 카드를 냈다. “이지훈, 너 평소에는 여기 잘 안 왔잖아. 오늘은 웬일이야? 네가 여기까지 다 오고?”“왜? 반갑지 않은 거야?”담담하게 말하는 이지훈을 보고 차준호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럴 리가. 네가 맨날 와서 우리 매상이나 올려주면 좋겠어.”그 말에 이지훈은 아무 말도 없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침 그때 유선우가 안으로 들어왔다.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 남색 얇은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있는 그는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들어오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 사로잡았다. 차준호는 이지훈를 쳐다보았고 이지훈은 자세를 바꾸고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유선우, 너도 왔어? 왜... 은서 씨 데리러 온 거야?”그의 농담에 유선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유선우는 차준호의 맞은편에 앉아 주머니 속에서 담뱃갑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은서 데리고 본가로 가서 하룻밤 자고 올 거야. 할머니가 은서 많이 보고 싶어 하시거든.”그의 말에 차준호는 피식 웃었다.“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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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너 여기 병 났다고. 잊지 마, 저 여자가 누구 와이프인지.”한편, 여자 탈의실에는 조은서밖에 없었다. 드레스를 벗고 검은 속옷만 입고 있는 그녀의 하얀 몸은 전등 아래에서 더 빛이 났다. 갑자기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이 열렸다.문 앞에 유선우가 서 있었다. 그는 그녀를 쳐다보며 탈의실의 문을 잠궜다...그의 행동에 조은서는 입술을 깨물었다.“유선우 씨, 여기 여자 탈의실이에요.”유선우는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척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의 손에 있던 셔츠를 낚아챘다... 그러고나서 한 손으로 그녀를 옷장 앞으로 밀어내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런 것에 익숙지가 않았던 그녀는 온몸에 닭살이 돋는 것만 같았고 몸을 살짝 떨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라도 할까 봐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유선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그녀를 조용히 쳐다볼 뿐이었다. 두 사람이 부부 사이가 아닌 척... 처음 그녀의 몸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눈빛에는 욕망조차 없었다. 잠시 후, 그가 손을 풀자 그녀는 말없이 등을 돌리고는 손가락을 떨며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개의치 않은 말투로 입을 열었다. “유선우 씨, 뭐 하자는 거예요?”그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지난 3년 동안 그는 조은서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이혼을 요구할 때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 조은서는 자신의 것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많은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노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걸 예전에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뒤에 서 있던 그가 그녀의 몸에 바싹 달라붙었다. 은은한 담배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고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 수정같이 반짝이는 그녀의 피부는 연한 핑크빛으로 물들어져 더욱 매력적이었다. 유선우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허스키한 목소리를 입을 열었다.“당신을 어쩌면 좋을까? 예쁜 여자는 화의 근원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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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유씨 본가, 등불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고용인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각종 보양식 요리가 식탁을 가득 메워 찼다. 최숙자는 옆에 앉아 두 사람이 밥을 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혹여나 손주가 남자구실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특별히 주방에 자라탕을 끓이라고 일러두었다. 그리고 조은서에게는 여인에게 좋은 보양식을 직접 챙겨주었다.최숙자가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내가 날짜까지 다 알아봤어. 오늘 밤에 틀림없이 임신할 수 있을 거야.”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조은서는 여전히 얼굴이 붉어졌다. 게다가 옆에 고용인들이 여럿 서 있었으니 민망할 수밖에 없었다. 유선우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얼굴조차 붉히지 않고 담담하게 최숙자를 달랬다.“그럼 이따가 열심히 해 겠네요. 우리 할머니한테 일찍 손자 안겨드리려면.”최숙자는 곧 증손주라도 태어날 것처럼 싱글벙글 웃었고 이내 유선우에게 자라탕 한 그릇을 더 챙겨주었다.“몇 시간 동안 푹 끓인 거야. 뜨거울 때 얼른 먹어... 남자 몸에 좋은 거야.”유선우는 얼굴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자라탕을 먹었다.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조은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결혼 생활 3년 동안, 매번 잠자리를 하고 나서 그는 늘 그녀에게 약 먹는 걸 잊지 말라고 주의를 줬었다. 아이를 갖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지만 최숙자 앞에서 연기를 했다.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그가 그녀를 쳐다보고는 이내 휴지로 입술을 닦았다.“할머니,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은서랑 전 먼저 올라가 볼게요.”“그래, 얼른 올라가서 쉬거라.”말을 마치고 최숙자는 향을 피우러 갔다. 그녀는 향을 피우면서 중얼거렸고 함은숙이 유씨 가문의 대를 잇는 문제에 관심이 전혀 없다고 불평을 드러냈다. ‘아들 며느리가 모처럼 왔는데 어떻게 일찍 잘 수가 있는 건지...’한편, 유선우는 그녀의 가는 팔목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왔다. 침실로 돌아온 뒤, 조은서는 그의 팔을 세게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그만해요. 당신한테 맞춰서 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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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그가 비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조은서, 당신 참 마음이 넓은 여자군.”말을 마친 그는 샤워를 하러 욕실로 향했다. 10분 뒤, 욕실에서 나온 그는 소파에 얇은 이불을 깔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다.‘오늘 밤은 소파에서 잘 생각인가 보군.’그는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방금 어렵게 억눌렀던 화가 또다시 올라왔다. 그는 조은서를 덥석 안아 올려 침대로 향했고 그녀를 침대 위로 던지고는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 조은서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있었다. 유선우는 그녀와 잠자리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 그녀를 놓아주려고 하려는 찰나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고 문자 한 통이 왔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늦은 시간에 누구야?”“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에요.”그의 거친 손길에 화가 났던 조은서는 차갑게 대답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누른 채 몸을 기울여 침대 옆에 있던 핸드폰을 들어 그녀의 지문으로 핸드폰 화면을 열었다. “유선우 씨, 당신한테 이런 권리 없어요.”유선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문자를 쳐다보며 안색이 어두워졌다.허민우가 보낸 문자였다. 별다른 문구가 없이 그냥 야경 사진 한 장만 보내왔다. 문자로 봐서는 감정이 전혀 섞인 것 같지 않았지만 그러나 성인인 그가 어찌 모를 수가 있겠는가?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밤늦게라도 이런 것을 공유하고 싶은 한 남자의 마음을...그는 한참 동안 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아래에 누워있는 여인을 쳐다보았다. 하얗고 작은 얼굴, 앙증맞은 코는 빨갛게 달아올랐고 우는 모습조차 섹시해 보였다.‘이러니까 남자들이 당신한테 반한 거겠지.’유선우는 핸드폰을 집어던지고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 늦은 시간에 당신한테 문자를 한다고? 말해... 두 사람 어디까지 간 거야? 응?”말을 하면서 그가 그녀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약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베개에 엎드려 있던 그녀는 벗어나고 싶었지만 벗어날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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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그녀는 그의 품 안에서 떨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별로 좋지 않았던 추억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3년 동안 그녀의 몸은 점점 그의 몸에 익숙해졌다. 한창 뜨거워지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그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핸드폰을 확인했고 진 비서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전화기 맞은편, 진 비서의 목소리는 다급하기만 했다.“대표님, 백아현 씨가 B시로 왔습니다.”그의 말에 유선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그가 조은서를 힐끗 쳐다보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방금 진 비서의 그 말은 조은서도 듣게 되었다. ‘백아현이 B시로 돌아왔다고?’ 유선우가 마침내 자신의 내연녀를 이 집안으로 끌어들일 생각인 것 같다. 이건 그의 아내로서 조은서한테는 엄청난 모욕이었다.2분 뒤, 유선우가 약간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한편, B시로 돌아온 백아현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바람에 실수로 넘어져 또다시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그녀의 부모는 기자들에게 백씨 가문은 유씨 가문과 혼약을 맺은 사이라고 발표했다. 이건 엄청난 스캔들이었다. 유선우는 직접 가서 이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고 간 김에 백아현도 처리할 생각이었다. 옷을 입고 있던 그가 힘없이 침대에 엎드려 있는 조은서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먼저 자. 내일 아침 데리러 올게.”조은서는 등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외투를 집어 들면서 그는 그녀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고 이내 급히 자리를 떴다. 얼마 후 마당에서 자동차의 시동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오늘 밤 그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지난날의 일들이 생각났다. 매번 유선우가 백아현을 보러 H시로 갈 때 마다 그녀는 늘 신경이 쓰여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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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백아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여전히 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알았어요, 선우 씨.”이내 유선우는 병실을 나섰고 문밖에서는 백아현의 부모가 얌전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들은 유선우를 발견하고는 말을 걸 생각이었지만 그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진 비서는 그들을 한 번 째려보고는 이내 뒤를 따라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유선우와 진 비서 둘 뿐이었고 액정 화면의 빨간 숫자가 끊임없이 내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유선우가 입을 열었다.“백아현을 왜 한림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야? 내 기억으로는 은서의 아버님도 이 병원에 입원하신 걸 아는데.”그의 말에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짔던 진 비서가 이내 설명했다.“대표님, 이건 정말 제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구급차는 이미 백아현을 싣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백아현 씨 내일 수술하는데 대표님께서 오실 겁니까?”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유선우는 한마디 툭 던지고 엘리베이터를 나갔다.“내가 의사는 아니잖아.”진 비서는 이내 그의 뒤를 쫓아갔고 차에 올라탄 그가 창문을 내리고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김 선생님께서 B시에 도착하시면 식사 자리 마련해 봐.”유선우가 백아현을 김 선생에게 소개해 줄 거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대표님, 김 선생님께서 이미 마음에 두신 제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일은 아마도 안 될 것 같습니다.”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하고 있던 그가 무심하게 물었다.“어떤 사람이길래 김 선생님 눈에 든 거야?”진 비서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정확한 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 선생님께서 그 바이올리니스트가 마음에 드신다며 잘 키워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한참 후, 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한번 시험해 보지. 김 선생이 얼마나 인격이 높고 절개가 굳은 양반인지.”...7시반, 유선우는 유씨 본가로 돌아왔다. 주방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한껏 풍겨왔다. 우아한 옷차림의 함은숙이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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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YS그룹의 1층 주차장, 유선우는 차의 시동을 끄고는 한참을 고민 끝에 조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그의 전화를 끊어버렸고 그는 다시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는 가죽 시트에 기대어 앉아 조용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은서가 화 많이 난 걸까? 어젯밤 내가 거칠게 대해서 그런 거야? 아니면 한밤중에 나가서 그런 거야? 진 비서가 하는 얘기를 은서도 들었겠지?’유선우는 핸드폰을 쥐고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달래줘야 하는 건가?’그러나 이런 생각은 불과 몇초 만에 사라져 버렸다. 잉꼬부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와 조은서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그는 조은서를 사랑한 적이 없다. 예전에도 지금에도...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핸드폰을 거두자 진 비서가 다가와 차 문을 열었다. 밤새 잠을 자지 못했지만 진 비서는 여전히 힘이 넘쳐났다.그녀는 항상 열심히 일을 했고 유선우도 그녀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녀가 선을 넘은 후에도 그녀를 곁에 두고 있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진 비서가 일정에 대해 보고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유선호가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목요일 저녁 시간 비워둬. 성진그룹 사모님께서 파티를 연다고 하셔. 진 비서가 나랑 같이 가줘야겠어. 드레스 비용은 회사에서 처리해 줄게. 성진그룹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진 비서도 잘 알고 있겠지? 일 망치지 마.”그의 말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진 비서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대표님, 성진그룹 사모님의 파티에 저랑 함께 가시겠다는 말씀인가요?”“뭐 문제라도 있어?”“아니요, 없습니다.”진 비서는 황급히 부인하며 최대한 프로페셔널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날 꼭 대표님을 도와 이 프로젝트를 따낼 것입니다.”그는 더 이상 말이 없이 엘리베이터를 나섰다. 엘리베이터 안, 진 비서는 거울을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거울 속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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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그의 말은 약간 도발적이었다. 유선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는 캐디에게 볼을 띄우라고 말하고는 살짝 몸을 기울이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공이 떨어지는 곳을 확인한 그가 그곳을 향해 걸어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가 언제부터 나에 대해 알았다고 그래? 맞아, 집에 있는 와이프는 꼭 감춰야지. 데리고 나갔다가 누구 눈에라도 들면 어떡해? 안 그러냐? 이지훈.”이지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가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지만 가끔은 아무리 꽉 잡고 있어도 소용없더라. 그런 말 몰라? 사랑은 손안에 든 모래와 같아 꽉 쥐려고 하면 할수록 더 빨리 사라져 버린다는 걸.”석양 아래, 골프장의 풀들은 유난히 푸르렀다. 흰색 캐주얼 차림을 한 유선우는 훤칠한 모습이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단 두 번 만에 골프공이 홀 안으로 들어갔고 유선우는 더 이상 골프를 칠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는 캐디에게 골프채를 건네주고는 한 손으로 수건을 받아 손을 닦으며 이지훈을 향해 웃었다. “이지훈,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원한 건 놓친 적이 없었어. 그리고 내 성격 너도 잘 알잖아.”그는 조은서 때문에 이지훈과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비록 조은서가 그의 아내이긴 하지만 이지훈과 얼굴을 붉힐 만큼 중요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경고 한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말을 마친 유선우는 먼저 자리를 떴고 이지훈은 그 자리에 서서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은서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유선우가 그녀를 놓아주기만을 두 사람이 이혼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럼 그에게도 기회가 생기는 게 아니겠나?...한편, 유선우는 진 비서가 일을 망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수요일 오후, 진 비서는 성진그룹 사모님의 별장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두 시간이 채 되지도 않아 그곳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유선우는 비즈니스 쪽에서 꽤 신분이 높은 사람이었다. 옛말에 개도 주인을 봐가면서 때려야 한다고 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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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한편, 유선우가 돈을 보낼 때, 조은서는 임지혜랑 한창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임지혜는 박연준의 소식을 듣고 이내 조은서한테 연락한 것이었다. 그녀는 알아본 소식을 조은서에게 말해주었다.“박연준 변호사는 아프리카 어느 마을로 법률 지원을 하러 갔대. 근데 지금 연락이 두절된 상태야. 조수의 말로는 1,2년은 돌아올 수 없다고 하던데. 은서야, 이렇게 성공한 변호사들은 왜 벌써 이 세상을 다 꿰뚫어 본 건걸까? 큰 도시에서 있으면 돈을 엄청 벌 거 아니야...”말을 마친 그녀는 커피 한 모금을 크게 마시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조은서는 고개를 숙인 채 컵에 담긴 커피를 가볍게 휘젓고 있었다. 임지혜는 조은서가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그녀를 위로했다. “우리 좀 더 알아보자. 박연준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것도 아니잖아.”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말하려고 할 때 4천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그런 표정을 본 임지혜는 저도 모르게 다가와 그녀의 핸드폰을 쳐다보았다.“무슨 문자이길래 그렇게 넋을 잃고 보는 거야? 유선우 그 나쁜 자식이었네.”“4천만 원을 너한테 주는 이유가 뭐야? 잠자리도 해달라는 거야 뭐야? 조은서, 이 남자 이거 진짜 나쁜 놈이다. 이 남자도 다른 남자들이랑 똑같이 천박한 인간이야...”조은서는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옆에 있던 임지혜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실 일단 받아도 되잖아. 자그마치 4천만 원이야.”그 말에 조은서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유선우의 돈은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야.”임지혜는 저도 모르게 욕설이 나갔다. 스케줄이 있었던 그녀는 조은서와 작별을 하고 자리를 떴다. 떠나기 전, 그녀는 맛없는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켰고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절약 때문인 것 같다. 그녀가 떠나고 조은서도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는데 마침 핸드폰이 또 울렸다. 유선우한테서 온 문자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김 선생님에게서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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