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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백아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여전히 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알았어요, 선우 씨.”

이내 유선우는 병실을 나섰고 문밖에서는 백아현의 부모가 얌전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들은 유선우를 발견하고는 말을 걸 생각이었지만 그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진 비서는 그들을 한 번 째려보고는 이내 뒤를 따라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유선우와 진 비서 둘 뿐이었고 액정 화면의 빨간 숫자가 끊임없이 내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유선우가 입을 열었다.

“백아현을 왜 한림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야? 내 기억으로는 은서의 아버님도 이 병원에 입원하신 걸 아는데.”

그의 말에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짔던 진 비서가 이내 설명했다.

“대표님, 이건 정말 제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구급차는 이미 백아현을 싣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백아현 씨 내일 수술하는데 대표님께서 오실 겁니까?”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유선우는 한마디 툭 던지고 엘리베이터를 나갔다.

“내가 의사는 아니잖아.”

진 비서는 이내 그의 뒤를 쫓아갔고 차에 올라탄 그가 창문을 내리고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김 선생님께서 B시에 도착하시면 식사 자리 마련해 봐.”

유선우가 백아현을 김 선생에게 소개해 줄 거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대표님, 김 선생님께서 이미 마음에 두신 제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일은 아마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하고 있던 그가 무심하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길래 김 선생님 눈에 든 거야?”

진 비서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정확한 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 선생님께서 그 바이올리니스트가 마음에 드신다며 잘 키워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한참 후, 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한번 시험해 보지. 김 선생이 얼마나 인격이 높고 절개가 굳은 양반인지.”

...

7시반, 유선우는 유씨 본가로 돌아왔다. 주방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한껏 풍겨왔다.

우아한 옷차림의 함은숙이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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