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화

그의 말은 약간 도발적이었다. 유선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는 캐디에게 볼을 띄우라고 말하고는 살짝 몸을 기울이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공이 떨어지는 곳을 확인한 그가 그곳을 향해 걸어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언제부터 나에 대해 알았다고 그래? 맞아, 집에 있는 와이프는 꼭 감춰야지. 데리고 나갔다가 누구 눈에라도 들면 어떡해? 안 그러냐? 이지훈.”

이지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가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가끔은 아무리 꽉 잡고 있어도 소용없더라. 그런 말 몰라? 사랑은 손안에 든 모래와 같아 꽉 쥐려고 하면 할수록 더 빨리 사라져 버린다는 걸.”

석양 아래, 골프장의 풀들은 유난히 푸르렀다. 흰색 캐주얼 차림을 한 유선우는 훤칠한 모습이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단 두 번 만에 골프공이 홀 안으로 들어갔고 유선우는 더 이상 골프를 칠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는 캐디에게 골프채를 건네주고는 한 손으로 수건을 받아 손을 닦으며 이지훈을 향해 웃었다.

“이지훈,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원한 건 놓친 적이 없었어. 그리고 내 성격 너도 잘 알잖아.”

그는 조은서 때문에 이지훈과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비록 조은서가 그의 아내이긴 하지만 이지훈과 얼굴을 붉힐 만큼 중요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경고 한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말을 마친 유선우는 먼저 자리를 떴고 이지훈은 그 자리에 서서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은서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유선우가 그녀를 놓아주기만을 두 사람이 이혼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럼 그에게도 기회가 생기는 게 아니겠나?

...

한편, 유선우는 진 비서가 일을 망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수요일 오후, 진 비서는 성진그룹 사모님의 별장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두 시간이 채 되지도 않아 그곳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유선우는 비즈니스 쪽에서 꽤 신분이 높은 사람이었다. 옛말에 개도 주인을 봐가면서 때려야 한다고 성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