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751 - Chapter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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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1화
조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잠시 조용히 누워 있다가 손등을 떼고 따라 일어나 침대맡에 기대어 담배를 한 개비 집어들고 불을 붙였다.옅은 연기 속에 그가 그녀를 힐끗 곁눈질하며 말했다.“김 비서가 소식을 전했지? 그럼 너한테 그건 알려주면서 내가 왜 아무것도 아닌 무명 배우를 상대하는지는 안알려줬어?”박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큰 침실에 침묵이 흘렀다.한참 후 조은혁이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임우빈은 하와이 사람이야. 그리고 그에게는 하인아라는 여자 친구가 있지. 연희야, 이 성씨, 잘 알지?”박연희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조은혁은 담뱃재를 털고 나서 말투에 조롱의 뜻을 담아 말했다. “하인아는 하인우의 사촌 여동생이야. 하씨 집안 사람들이 너에게 많은 피해를 줬지. 심지어 하인아의 남자친구인 임우빈은 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잘 보이려고 하고 있어. 그러니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무슨 방법이든 생각해서 그가 알아서 물러날 수 있게 해야겠지?”“왜, 마음이 아파?”“연희야, 그 보잘것없는 남자가 나보다 더 신경쓰여?”...그는 말끝마다 임우빈을 얘기하고 있었다.그러나 박연희는 그가 정말로 신경 쓰고 있는 건 하인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저 죽은 사람은 더 이상 어쩔수 수 없기 때문에 산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박연희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지그시 눈을 감았다.한참 후 그녀는 탄식했다.“신경 쓴다고요? 조은혁 씨, 이치에 맞는 말을 해요. 전 그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러니 당신이 그렇게 신경 쓰고 상대할 필요 없어요. 그것보다는 우리 결혼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진시아가 아닐까요? 당신은 계속 가정으로 돌아오겠다고 하면서 계속 물질적으로 그 여자를 먹여 살리고 있잖아요. 안 만난다고는 해도, 그게 밖에서 내연녀를 만든 거랑 뭐가 달라요?”“전 당신한테 그거에 대해 따지지도 않았는데, 당신이 오히려 저한테 따지는거예요?”...“그녀는 우리한테 아무 피해도 주지 않을거야.”진시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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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그들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일주일 동안 조은혁은 호텔에 묵으면서 집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박연희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박연희도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자주 고객을 접대하기 시작했고 그의 곁에는 여자가 생기기 시작했다.비즈니스를 하며 만나는 여자들, 유흥업소의 젊고 예쁜 소녀들, 그리고 여자 스타들. 그 여자들은 조은혁을 향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고 그중 일부는 그의 외모와 돈을 노렸다.조은혁은 그녀들과 함께 즐기면서도 진짜로 건드리지는 못했다.그는 아직도 자신의 맹세를 기억하고 있다.그는 그녀들을 건드릴 수 없다.하지만 새해가 다가오는데도 박연희는 고개를 숙일 기색이 없었다. 그녀는 살림을 꾸려가며 아이를 돌보거나 갤러리 오픈에 여념이 없었다.JH빌딩, 꼭대기 층 대표사무실.조은혁은 소파에 앉아 수표 한 장에 서명해 김 비서에게 건네주고는 만년필을 돌리며별것 아니라는 듯 물었다.“수표 말고 다른 건 뭐 얘기한 거 없어?”김 비서가 물었다."다른 거요?”조은혁은 쿠션 쪽으로 몸을 기댄 채 손가락으로 턱을 비벼대며 기침을 했다.“뭐 나더러 집에 들어오라고 한다던가.”김 비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러자 조은혁은 기분이 언짢아져 손을 흔들며 말했다.“먼저 나가.”그때, 다른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대표님, 하씨 성을 가진 한 여자가 대표님을 뵙겠다고 하시는데요.”조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하씨?그는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즉시 상대방의 신분을 알아맞혔다. 원래라면 그런 여자를 따로 만나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잠시 생각해 보다가 그래도 한번 만나기로 결정했다.“데리고 들어와.”비서가 웃으며 말했다.“네, 대표님.”곧 그녀는 젊은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여자는 얼굴이 청초하고 예뻤지만 그 나이대에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될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녀가 들어왔을 때 조은혁은 긴 다리를 포개고 소파에 기대어 담배를 피웠다. 영국식 쓰리피스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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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조은혁은 몸을 옆으로 돌려 담배를 껐다.팔을 들자 셔츠 라인과 새하얀 소매 끝자락의 고급스러운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가 은근히 드러났다. 그 디자인은 와일드함과 세련미가 어우러져 독특한 남성미를 자아냈다.담배를 끄고나서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 자는 저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어요. 제 아내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뿐이죠.”“박연희.”“하인아 씨는 이 이름 들어봤겠죠?”...그가 말을 꺼내자 하인아는 감정이 복받쳐 울분을 터뜨렸다.“그 여자가 우리 사촌 오빠랑 새언니 죽게 한 사람이잖아요. 저희 하씨 가문 사람이 그 여자를 미워하는 건 당연한거 아닌가요?”조은혁은 몸을 일으켜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하인아는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조은혁은 그녀 앞으로 걸어가서는 고개를 숙인 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목소리는 온기 하나 없이 차가웠다.“만약 하인우의 죽음을 반드시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건 제가 될 겁니다. 제가 그를 전소미 씨와 결혼시켰고, 제가 그의 한쪽 손을 박살냈어요. 그 사람이 주제넘게 결혼까지 했으면서 박연희를 건드린거죠. 만약 그가 박연희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죽을 일도 없지 않았을까요?”하인아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우리 오빠가 건드리지 않았다면 그 여자는 지금도 아마 장님이겠죠.”조은혁은 소매를 정리하며 말했다.“중요한건 건드렸다는 사실이죠.”그는 몸을 기울여 비서에게 말했다.“내보내!”비서는 즉시 하인아에게 떠나라고 청했다."하인아 씨, 대표님께서는 회의에 참석하셔야 합니다.”하인아는 이대로 가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계속 조은혁에게 사정했다.“조 대표님, 최소한 해명이라도 해주세요. 우빈이는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면 더 이상 연예계에서 살아갈 수 없어요...”그녀가 말을 마치자 수정으로 만들어진 재떨이가 깨졌다.하인아가 자리에 굳었다.조은혁은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첫 만남부터 유부녀를 노린 주제에 무슨 명예? 그렇게 행동해도 된다고 누가 허락했죠?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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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카드를 꺼내 문을 열려고 하던 조은혁의 눈빛이 굳어졌다.진시아가 그의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검은 긴 생머리와 코트가 흠뻑 젖어 있었고, 그녀의 의족은 너덜너덜하게 땅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그녀의 치마는 반쪽이 휑뎅그렁했다.조은혁은 그녀를 보며 가슴이 뜨끔했다.그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말투는 답지않게 온화했다.“벨린에 남아서 돌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어?”진시아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목이 잠긴 모습이 한없이 가여웠다.“곧 설날이잖아요. 저 혼자서는 그곳에서 너무 쓸쓸해요. 도우미들도 절 잘 대하지 않고 항상 제 말을 못 들은 척하고 절 따돌리고 있어요... 은혁 씨, 제발 저 국내에서 지내게 해줘요, 네? 당신의 가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저는 단지 편히 쉴 곳이 필요한 뿐이에요. 그리고 당신에게 절 보러 오라고 부탁하지도 않을게요.”“벨린에서 저 혼자 정말 외로워요.”그녀가 울며불며 말했지만 조은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가 진시아의에게 말했다.“너는 떠나야 해. 김 비서에게 가장 빠른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라고 할게.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마.”그는 모진 태도에 진시아는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조은혁은 그녀가 떠나기 전에 호텔방을 예약해주고 의사를 불러주고 저녁까지 시켜주었다.진시아가 그더러 하룻밤 묵고 가라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그가 떠날 때 진시아가 그의 등 뒤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은혁 씨 지금 행복해요? 만약 당신 결혼생활이 행복하다면 왜 호텔에서 지내겠어요?한 남자의 곁에 돌봐줄 여자가 없는데, 그 모습이 어떻게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어요?”그 말은 마침 조은혁의 아픈 곳을 찌르는 말이었다.그는 잠시 멈칫했지만 결국 밖에 나갔다....그는 몸을 함부로 놀리지 않으려 했다.하지만 그날 밤, 그의 가십에 대한 기사가 났는데 이번에는 여자 스타나 유흥업소의 여자가 아니라 바로 진시아였다.그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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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조은혁은 취했지만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그는 고개를 숙여 품안의 여인을 바라보았다.깊은 밤, 그녀는 섹시한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고 발끝까지 닿는 치마로 그녀의 결점을 가렸다. 그녀는 예전처럼 화사해 보였지만 조은혁은 더 이상 어떠한 충동도 없었다.그가 진시아를 밀어냈다. “다시는 다른 여자를 두지 않겠다고 연희랑 약속했어.”진시아는 상처받은 얼굴로 말했다.“당신도 나한테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잖아요.”조은혁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를 지나쳐 호텔 스위트룸으로 들어간 그는 이마를 문지르며 말했다.“시아야, 우리 얘기 좀 해보자.”어쨌든 한 때 좋게 지냈던 사이였기에 그는 그녀에게 보상을 제대로 해주고 싶었다.진시아가 따라 들어가며 문을 닫았다.스위트룸은 조용했다.벨린에 있을 때 두 사람은 좋지 않게 헤어졌지만, 다시 만난 그녀는 다정다감했다. 조은혁이 소파에 기대자 그녀는 슬리퍼를 가져와 반쯤 주저앉아 그에게 신겨줬다.조은혁은 고개를 숙이고 검은 눈으로 그녀를 주시했다.진시아는 그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말했다.“숙취해소제 갖다 줄게요.”조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소파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는 턱을 높이 쳐들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 야한 느낌이 배어 있어 사람을 매료시켰다.진시아가 숙취해소제를 가지고 오는 길에 그의 이런 모습을 봤다.과거에 그들은 많은 사랑을 나누었다.지금 장애가 있다고는 하지만 여자의 생리적 욕구는 여전했기에 그는 당장 그에게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은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진시아는 물건을 내려놓고 허리를 굽혀 부드럽게 말했다. “은혁 씨, 숙취해소제 가져왔어요.”조은혁이 눈을 떴다.그는 잠에 취해 반몽사몽했다.정신이 없는 가운데 그는 집에 돌아온 줄 알았고, 앞에 있는 여인이 박연희인 줄 알았다.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연희야.”진시아가 굳었다.그녀가 입을 열려 할 때 조은혁은 이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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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그가 가까이 가서 보았다.그녀는 눈을 감고 숨을 고르게 쉬었는데 아마도 잠이 든듯 싶었다.조은혁은 화가 났다. 관계가 얼마나 지루하게 느껴졌으면 하다가 잠이 드는거지...예전이었다면 그는 분명히 그녀를 흔들어 깨워서 세게 몇번 더 할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는 몸을 뒤척이며 그녀 곁에 누웠다. 가슴이 호흡을 따라 위아래로 움직였다.잠시 후, 그는 일어나서 욕실로 가서 뜨거운 물을 켰다.자욱한 열기 속에서 그는 머리를 쳐들고 자위하며 오랫동안 쌓인 남자의 욕구를 모두 방출해 버렸다....박연희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겨울이었기에 마당에는 매화가 피어있었고 박연희는 가위를 들고 조심스럽게 가지를다듬었다. 장숙자가 옆에서 중얼거렸다.“대표님이 어쩌다 집에 오셨는데 좀 더 같이 계시지 않고요. 부부싸움이라는 건 원래 다 칼로 물베기죠. 이런 나무나 다듬으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나무에도 생명이 있어요.”박연희가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자꾸 부부싸움이라고 하시는데 저랑 조은혁 씨가 무슨 부부예요. 그냥 원수나 다름없는 사이죠.”장숙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2층, 조은혁은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들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기다란 손가락 사이로 담배를 바라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조은혁, 언제 이렇게 유치하게 됐지? 박연희가 정말 너랑 금슬 좋은 부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말도 안되는 일이지.이성은 그에게 박연희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고, 그녀는 이제 평생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이대로 끝내기 아까웠다.그는 박연희가 있는 집을 원했고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그의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녀는 그의 아내였고, 그들은 남들이 보기에 여전히 금슬 좋은 부부였다.그 뒤로도 그들은 별것없이 보내고 있었고 서로 상대방을 냉담하게 대했다.집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남자는 밖에서 얻으려 하기 마련이다. 유흥업소의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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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그가 이렇게 말하자 진시아는 매우 놀랐다.비록 그녀 또한 남기를 바랐지만 그녀는 조은혁이 쉽게 동의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기쁜 나머지 그에게 약속했다.“은혁 씨, 걱정 마요. 저 다시는 당신과 그녀의 결혼을 파괴하지 않을 거예요. 전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요... 단지 당신과 가까이 있고 싶을 뿐이예요.”이 말은 비위를 맞추기 위함도 있지만 진실도 있었다.조은혁을 위해서 그녀의 곁에는 가족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그 뿐이었다.진시아의 두 눈이 촉촉해졌다.조은혁은 조용히 그녀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도 그는 그저 잠시 앉아 있다가 떠났다...이틀 뒤 그는 그녀에게 비싼 지역의 아파트 한 채를 선물했다.220평 되는 면적에 인테리어가 화려했다.이 일은 김비서의 손을 거치지 않고 조은혁이 직접 했고 아파트 위치는 JH그룹 근처였다.그리고 그녀에게 아주머니를 한 명 붙여줬다.조은혁은 가끔 와서 밥을 먹고 앉아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밤을 보내지 않았고, 진시아와 신체적인 접촉도 하지 않았다. 그는 박연희가 그에게 주려고 하지 않는 것을 쫓고 있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온정이라던가.그와 진시아의 스캔들 기사 또한 모두 내리게 했다.그는 접대를 줄이고 더 이상 유흥업소에 가지 않았다.외부에서 볼 때, 조은혁은 사생활이 깨끗해 보였고 비즈니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그와 박연희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고 부러워했다.하지만 같이 지내는 사람을 속일 수는 없었다.조은혁은 매일 집에 가서 그녀를 침대에 누르고 관계를 했다. 그의 성격은 더욱 좋아졌다. 그는 두 아이를 부드럽게 대하고 가끔은 하민희를 안아서 그녀에게 우유를 먹이기도 했다.여자는 예민한 생물이었기에 박연희는 그의 옆에 여자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그 여자가 누구인지는 그녀도 훤히 알고 있다.저녁 무렵, 황혼이 드리웠다.별장 2층의 창에는 서리가 끼었다.박연희는 휴대전화를 쥐고 밖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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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조은혁은 소파에 기대어 담담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결코 진시아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가 그녀에게 온 것은 단지 약간의 정신적 위로가 필요했을 뿐, 사랑하지는 않는다.그는 그녀를 난감하게 만들지 않고 재킷을 집어들며 말했다. “나 가볼게.”“좀 더 쉬다 가지 그래요? 밖에 비가 저렇게 많이 오는데.”진시아가 일어나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조금만 더 있다 가요. 비가 그친 후에 가요.”그녀의 말에 동의라도 하는 듯 밖에 천둥소리가 요란했다.조은혁은 다시 자리에 앉았고 딱히 그녀를 쓰지 않고 계속 뉴스를 보았다.하지만 진시아는 얌전하게 굴지 않았다.그녀는 그의 어깨에 기대고는 손으로 그의 가슴을 만지며 남자의 민감한 곳을 건드렸다. 동시에 붉은 입술로 그의 귀 뒤끝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그가 여기에 가장 민감하다는 것을 안다. 건드리면 짐승과 다름없이 변한다.조은혁은 검은 눈동자를 살짝 내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는 잠시 그녀를 제지했다.“시아야, 이러지마.”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진시아는 매력적인 눈매로 그를 보며 남자의 욕구를 대담하게 부추겼다. 이러한 자극을 막아낼 수 있는 남자는 거의 없다. 게다가 그는 술을 마시기까지 했으니 생리적 욕구가 더욱 왕성했다.그는 박연희와 계속 부부생활을 했다.그러나 남자는 단순한 욕구 분출로는 만족하지 못했고,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는 것을 갈망했다.진시아가 그에게 말했다.“한번만. 은혁 씨 우리 한 번만 해요.”더 이상 참으면 남자가 아니다.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자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그의 몸 전체가 끌어오르며 미치도록 관계를 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의 손이 진시아의 왼쪽 다리에 닿았을 때 뻣뻣한 의족이 만져졌고, 그에 그의 정욕은 한순간 산산조각 났다.순간 그는 재미가 없어졌다."미안해."그는 여자의 몸을 놓고는 자신의 반쯤 열린 셔츠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소파에 기대어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그는 담배를 천천히 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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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박연희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는 찔리는 게 있던 터라 들어와서 침실문을 닫고 그녀에게 부드럽게 물었다.“깼어?”박연희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당신처럼, 나도 아직 안 잤어요.”더 이상 시치미 떼는 건 의미가 없었다.조은혁은 소파에 다가가 앉았고 그 귀한 보석함을 꺼내 박연희에게 주었다.“이리 와서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 봐봐. 맘에 안들면 다음에는 네가 직접 가서 골라.”박연희가 아침 햇살 속에 서 있었다.그녀가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조은혁 씨, 이제 와서 무슨 애틋한 척 해요. 그때 제가 아주머니와 두 아이를 데리고 제네르바에 가서 당신과 진시아가 잘 지내게 비켜줬잖아요. 근데 당신이 제네르바까지 쫓아와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했고요. 당신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게 진시아를 제가 보는 곳에서 케어해주는 거였어요?”“정말이에요. 전 당신이 다른 여자 만나는 거 신경 안 써요.”“하지만 진시아는 안돼요.”...박연희가 직접적으로 말하자 조은혁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손바닥을 모아 턱을 괬다. 그 모습이 매우 근사하고 늠름했다. 그가 눈을 들어 자신의 아내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진시아와 자지 않았어.”사진 한 묶음이 그의 앞에 던져졌다.가정적이고, 따뜻하고, 열정적인 것도 있었다.그리고 몇 장은 어젯밤에 찍은 것이었다.아파트의 통창 앞 주방, 그는 진시아와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마치 평범한 부부 같았다.격정적인 사진도 몇개 있었다.진시아가 그의 몸에 앉아 그에게 매달려 키스를 하고, 그는 여자의 몸을 계속 어루만지는 모습.그가 여자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뜨거웠다. 박연희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알았다. 매번 조은혁은 여자와 자려고 할 때마다 이런 노골적인 눈빛을 보였다.조은혁은 사진을 한 장 한 장 다 보고 그 사진들을 탁자 위에 던지며 고개를 들었다.“진시아가 사람을 시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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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박연희는 몸을 뒤척이며 도망치려 했지만 조은혁은 그녀의 가는 다리를 붙잡고 쉽게 끌고 왔고, 이어 그의 넥타이를 그녀의 가는 손목에 묶은 채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게 했다.박연희가 흐느끼며 싫다고 했다.그는 침대 옆에 서서 그녀의 못난 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흘겨보며 손을 들어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그녀의 몸은 희고 보들보들했고 그는 키가 컸다. 그 대비되는 화면이 매우 임팩트가 있었다.그는 그녀의 몸을 끌어당겨 턱을 조이고 허리를 굽혀 키스하면서 말로 그녀를 모욕했다.“박연희, 네가 신경쓰는 거 그거 맞잖아. 너 정말 겉과 속이 다르구나.”하얀 침대 시트 위에 박연희가 가로놓여 있다.검은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능욕당하는 연약한 미를 자아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보기만 해도 남자들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그녀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박연희는 웃을 때 송곳니를 드러냈다. 예전엔 그 모습니 사랑스러웠지만 어느새 눈매와 몸에서 여인의 정취가 묻어나 그가 모르는 사이에 성숙한 여인이 됐다.박연희는 몸을 옆으로 돌렸다.그녀는 가는 흰 손가락을 뻗어 그의 오똑한 이목구비를 쓰다듬으며 그가 한 말을 일부러 되풀이했다.“신경쓰여요?”“겉과 속이 달라요?”“조은혁 씨, 설마 내가 평생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그래요, 여자들은 모두 젊고 사랑에 미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정신이 돌아오면 다 알게 되죠. 무슨 정이니 사랑이니 모두 개뿔이죠. 한동안 나도 당신을 떠나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 난 다시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당신이 내 진심과 감정을 매번 짓밟은 후에 전 깨달았어요. 다리 세개짜리 개구리는 찾기 쉽지 않아도 다리 두개 있는 남자는 거리에 가득해요. 당신과 진시아의 뜻이 맞는... 미안해요, 내가 잘못 말했죠. 당신과 진시아는 서로 사랑하잖아요.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제가 당신들을 만족시켜 준다니까요!”“그래서 난 당신을 그 여자에게 양보할 거예요.”“당신이 자랑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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