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51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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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백아현은 한창 득의양양해하다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잡쳤다.“아빠!”유선우도 담담하게 대답했다.“네!”그리고 손을 놨는데 백정수가 잘 받지 못한 탓인지 백아현은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져, 금방 수술을 마친 다리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며 다시 또 부러졌고, 데인 팔은 바닥에 떨어지며 긁혀 살점이 크게 떨어져 나가 보기도 끔찍할 만큼 피투성이가 되었다.백아현은 너무 아파 머리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백정수는 허둥지둥 딸을 안았다.유선우는 눈을 내리깔고 냉담한 말투로 그들에게 말했다.“회사가 일이 있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는 지체 없이 문을 나섰고, 진유라도 얼른 뒤를 따랐다.백아현은 뾰로통해하며 유선우를 불러세우려고 애썼다.“선우 씨! 선우 씨…”백정수는 딸을 안고 한숨을 내리 쉬며 말했다.“아현아, 우리 좀 너무한 거 아니니? 네가 조씨 가문 사모님을 모함한 것도 모자라, 네 엄마가 아가씨를 때리기까지…만약 나중에 윤선우 씨가 너와 결혼 안 하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거냐?”백아현은 악이 올라 이를 갈았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내가 선우씨 마음을 못 잡나 어디 두고봐.”……임지혜는 경찰서에서 돌아오자마자 조은서가 맞는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조은서가 말한 딜이고 뭐고 없이 그냥 김춘희의 뺨을 후려쳤다. 그녀는 때리면서 쌍욕을 퍼부었다.“미친 여편네가 감히 은서를 때려? 네까짓 게 무슨 물건짝인데! 네 딸년은 그저 다리 벌려 유선우 환심이나 사는 싸구려 잡년이야! 네 전 집안은 은서 발닦개로 쓰려해도 더러워서 안 써!”김춘희도 그저 얌전한 사람한테만 센 척이지, 임지혜 같은 성질이 사나운 사람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만큼 상대가 되지 않았다.얼마 되지 않아, 김춘희의 얼굴은 임지혜한테 너무 얻어맞은 나머지 시뻘겋게 퉁퉁 부었고, 임지혜를 고소하겠다고 난리를 쳤다.임지혜는 또 김춘희의 갈비뼈를 걷어차며 말했다.“고소해! 내가 여기 서서 기다릴 테니까. 고소 안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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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그는 모질게 그녀를 다뤘다.임지혜는 그한테 시달려 울고, 소리 지르면서도 여전히 불같은 성격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차준호의 등과 팔을 할퀴어 군데군데 상처를 내고 아무 거리낌 없이 큰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그래! 그럼 헤어지면 되겠네. 난 다른 남자 찾을 거야, 나 같은 여자가 같이 잠잘 남자 하나 못 찾겠어? 너 차준호 따위가 뭔데! 네가 다른 남자보다 두 쪽 더 달리기라도 했어?”그녀가 소리칠수록 차준호는 그녀를 더 괴롭혔다.“그만 못해? 그냥 확 죽여버리고 싶다 너!”그녀는 온밤 내내 소리를 질렀고 별장 내 도우미들은 감히 자세히 듣지도 못했다.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어서 말이다.매번 저 아가씨를 데리고 별장에 올 때마다 인명 사고 나는 것처럼 소란스럽다.……차준호는 욕구를 다 풀고 빠져나와 욕실로 향했다.나오니 임지혜가 아직도 있었다.그녀는 차준호의 셔츠를 걸쳐 입고 단추를 한두 개쯤 꿰맞추고는 길고 하얀 다리를 그대로 드러내놓고 침대에 누워 요염한 자태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차준호는 코웃음을 쳤다.“그렇게 울면서 음탕한 척하기는.”그는 그녀의 손가락사이의 담배를 뺏어 한 모금 빨았다.“여자가 무슨 담배를 피워! 끊어!”임지혜가 웬일로 대꾸하지 않았다.차준호는 침대 머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그녀는 그의 아랫배를 얌전하게 베고 누워서는 섬세한 손가락으로 그의 복근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여리여리하게 말했다.“차 회장님, 기분 풀렸나 모르겠네?”차준호는 머리 숙여 그녀를 보고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욕구는 풀렸는데 기분은 안 풀렸어!”임지혜는 그에게 키스하려고 다가갔다.그녀의 얕은 수작을 차준호는 빤히 알고 있다. 결국 조은서 때문에…아니면 진작에 가버렸지, 이렇게 고분고분 누워있을 리가.차준호는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은 담배를 끄며 말했다.“조은서랑 유선우 사이가 어떻든, 그녀는 아직 유선우 와이프야. 백씨네가 조은서를 때린 건 유선우 뺨 때린 거랑 마찬가지야! 유선우가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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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조은서는 심정희의 일을 일단 숨겼다.조승철은 심정희가 며칠 일이 있어 외출해 간호사가 잠시 돌보기로 한 줄로 알고 있었다. 그는 조은서가 멍을 때리는 걸 보고 말했다.“넌 먼저 돌아가거라. 여긴 간호사가 있잖아.”조은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녀는 지금 여기를 지키는 것 말고는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고요한 밤이 찾아왔다.환자인 조승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곯아떨어지고, 조은서는 혼자 간이의자에 앉아 넋을 잃고 있었다.그녀의 뺨에는 아직도 백아현의 어머니가 때려서 남긴 희미한 붉은 자국이 있었다.병실 밖 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둔 거기에 유선우가 조용히 서 있다.그는 조은서 얼굴의 상처와 그녀가 넋을 잃고 있는 모습을 눈도 깜짝 않고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의 생기라고는 없는 멍한 눈동자도 보았다…유선우는 그날 조은서가 서미연 부인의 집에서 나올 때, 피곤하지만 의기양양하게 말을 하던 그 표정을 떠올렸다.[사실은 과거에 나도 똑같았어요! 그저 선우씨가 날 신경 안 썼을 뿐이야.][선우 씨, 그 4억에는 나랑 당신이 자는 것까지 포함된 건 아니에요. 선우 씨가 공사는 구분하는 줄로 알고 있는데요.]……그때의 조은서는 살아있는 생기발랄한 사람이었다.물론 그도 잘 알고 있다. 자기만 손을 놓으면 그녀는 또 옛날의 생기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말이다.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녀는 더 이상 자기 와이프가 아니고, 하경진의 와이프거나, 또는 이지훈의 와이프가 될 테지…남과 자신, 둘 중에 누구한테 자비를 베풀 건가 하는 선택에서, 유선우는 자신을 택했다!그는 조용히 떠났다. 조은서가 자신을 찾아올 거라 믿으니까!왜냐면 그녀는 항상, 매우 똑똑한 사람이니.……병원 옥상의 바람은 매우 크게 불었고, 하늘 끝에서는 한 줄기 빛이 보였다.조은서는 묵묵히 그 한 줄기 빛을 바라보며 날이 곧 밝을 걸 알았지만, 그 빛이 그녀의 마음속까지 비추진 못했다.오빠는 예전에, 인생에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지만, 그녀한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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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조은서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했다.“난 어머니에 관한 일을 좀 얘기하고 싶어요.”유선우의 말투는 더 담담해졌다.“그래? 그럼 내 사무실로 와!”말을 마치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 더 상의할 여지도 없이.늦가을의 거리에서 조은서는 온몸이 오한이 났다.그래, 이게 바로 유선우지!지난날, 그가 가끔 보여줬던 부드러움은 오직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일단 그것이 소용없단 걸 알게 되면, 그는 바로 본색을 드러낸다.차갑고, 인정사정없다!조은서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주저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탔다.두 번이나 갈아타 YS본사 빌딩에 도착했다.YS그룹의 직원들은 모두 그녀를 알고 있고, 그녀가 대표님 부인이라는 것도 알 뿐만 아니라, 이 대표님 부인이 얼마나 비참한지도 똑똑히 알고 있다!진 비서가 그녀를 데리러 내려왔다.꼭대기 층으로 올라가자, 진 비서는 대표이사 사무실 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로 모셨다. 그녀는 그저 사무적인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은 지금 외출하셨습니다. 사모님, 잠시만요, 제가 커피를 타오겠습니다.”조은서는 사무실에 혼자 서 있었다.그녀는 그 바이올린이 마치 보물처럼 유선우의 의자 뒤에 있는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넋을 잃어, 뒤에서 진 비서가 들어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진 비서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사모님, 백아현이 왜 사모님을 그렇게 미워하는지 아세요? 잘 모르시겠지만, 4년 전에 대표님이 한때는 백아현과 결혼할 생각을 했었어요. 대표님은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누구랑 결혼하든 상관없었는데, 마침 그때 백아현을 만난 겁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말이죠.”진 비서는 커피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다시 몸을 일으키며 얼굴에 웃음이 깊어졌다.“그런데 큰 사모님이…그러니까 대표님 어머님이 백아현을 싫어했어요. 출신도 낮아 체면이 깎인다고요. 그러기 때문에 사모님이 나타나지 않았어도 백아현은 절대 대표님과 결혼을 못했을 겁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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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조은서가 반응할 새도 없이, 유선우는 그녀의 몸을 돌려 통창을 마주하게 하고, 뒤에서 그녀를 꼭 껴안았다.그리고 통창에 비친 자신의 알몸을 보라고 강요했고, 말로 그녀한테 수모를 줬다.“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넌 이 몸뚱어리로 네 어머니의 자유와 바꿀 셈이지? 그런데 어떡하나…이 몸은 난 이제 질리게 잤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그게 아니면, 이런 곳에서 남자랑 섹스할지언정 돌아가서 보기 좋게 유선우 와이프 노릇을 하는 게 싫은 건가?”그의 두세 마디로 그녀의 자존심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조은서는 전혀 유선우의 상대가 아니다.게다가, 그녀의 몸을 어떻게 다루는지 잘 알고 있는 유선우는 한쪽으로 독한 말로 그녀를 모욕하며, 또 한쪽으로는 그녀를 사정없이 괴롭혔다. “참아, 내 바지를 더럽히지 말고!”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땀에 젖힌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모양새가 난처해진 그녀는 끝내 견딜 수 없어 울음을 터뜨렸다.“선우 씨, 이러지 마!”“뭘 이러지 마? 나랑 자려고 온 거 아니야?”유선우는 분명 화가 나 있었다.그는 그녀의 차가운 얼굴에 대고 또렷하게 말을 뱉었다.“조은서, 넌 좀 억울하고 분했을 거야. 왜 내가 이혼을 안 해주는지, 널 놓아주지 않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을거야. 맞아?”조은서는 그 말에 잠시 넋이 나갔다.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잡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내가 그 답을 알려줄게!”그는 정장 외투를 벗어 그녀를 감쌌다.조은서는 몸부림을 쳤다.“선우 씨, 뭐 하는 거예요?”그러나 그는 이내 그녀를 가로 끌어안아 망설임 없이 바깥으로 향하며,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랑 자러 왔다며? 어떤 곳이 있는데, 너랑 꼭 거기서 다시 한번 자고 싶었어.”조은서는 그곳이 어딘지 짐작했다.거기는 그녀와 유선우가 처음으로 관계가 발생한 곳이다.힐튼 호텔 6201호실.거긴 절대 가기 싫어!그녀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고, 그래도 풀려 못나자, 소리 내 울기까지 했다.만약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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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스크린에는 화면이 나오기 시작했다...살짝 흔들리는 화면 속에는 한 가녀린 몸매의 여자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스위트룸의 환한 불빛은 그 여자의 얼굴을 똑똑히 비추었다. 그녀는 바로 조은서였다.조은서는 그걸 보고 온몸이 싸늘해졌다.유선우는 그녀의 턱을 가볍게 잡고 물었다.“두려워서 못 보겠어?”이어서 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네가 계속 고집부렸잖아, 그때 네가 문을 열고 들어간 방은 6201호실이라고. 그러니까 저 영상을 끝까지 봐. 네가 들어간 방이 6201호인지 6202호인지 똑바로 보라고!”화면에서 조은서는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럭셔리한 하얀 킹사이즈 침대 위에 유선우가 술은 마시고 누워서 조용히 쉬고 있었다.그 술은 참 독했다.숙취의 느낌 말고도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한 여자와 몸 안의 욕구를 풀고 싶은 그런 생각.그러나 그는 오래 몸을 담근 비즈니스 판에서도 그런 방면에서는 항상 자중하며, 지금껏 어느 여자와 이슬 같은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다.유선우의 하얀 목젖이 가볍게 들썩였다.문득 부드러운 손길이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는데, 손에서 전해지는 서늘한 기운이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유선우는 시뻘겋게 된 눈을 갑자기 떴다.그 여자는 발그스레한 얼굴로 몸을 기울여 그의 입술을 머금었다.이 키스는 기폭제처럼 유선우의 25년 동안 참고 억눌렀던 내심 속 갈망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그는 순식간에 몸을 뒤집어 그 여자를 몸 아래로 눌렀다...그리고 그 순간에 그는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조은서였다.그는 조은서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몸속에서 도사리고 있던 그 욕구는 그들을 심연 속에 빠뜨렸다.화면과 기억 속에서...유선우는 매우 거칠었다. 여자와 섹스를 한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아마도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그는 부드럽게 다루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술까지 마신 상태에서, 그는 키스도 없이 조은서의 몸속에 깊숙이 들어가 그녀와 일체가 되었다.그 여자애의 희고 보드라운 다리 사이로 검붉은 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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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조은서는 매우 모욕감을 느꼈다.유선우의 말을 들은 그녀는 자신이 마치 유 대표 사모님이라는 명분 하에 그가 쉽게 갖고 놀 수 있고 가볍게 대하는 그의 전용 노리개처럼 느껴졌다.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는 조금도 그녀를 존중해 준 적이 없었다.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마치 싸구려 기생과 다름이 없다!시청각실 내 약 30평 되는 공간에, 조은서의 견딜 수 없어 내는 가녀린 신음소리와 유선우의 통쾌한 거친 숨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는 아주 오랜만에 이렇게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유선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를 보았으나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자, 갑자기 불만족스러워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겨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와 입을 맞췄다.조은서는 흐리멍덩한 채로 그에게 점령당했다.그녀의 손에는 과도가 들려 있었는데, 그건 방금 몸부림칠 때 우연히 잡힌 것이다.그녀는 매우 슬프고 처량하고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이 방을 나가게 되면 또 예전의 그런 날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겉으론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유와 자아가 전혀 없는 유 대표 사모님으로 남아서, 어쩌면 유선우는 자신을 집에 가두고 사람들 앞에 내보이지도 않는 그런 여자로 만들지도 모른다.조은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옛날로 돌아가기도 싫고, 심정희가 감옥살이하는 것도 싫고, 그녀는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유선우는 예상치도 못하게 갑자기 밀려났다!그는 놀라서 조은서를 보았고, 장면은 매우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조은서는 무릎을 꿇은 채 과도를 손에 쥐었는데, 두 손이 가늘게 떨리는데도 마치 보잘것없는 작은 칼이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것처럼 그것을 손에 꽉 움켜쥐고 있었다.그걸 보는 유선우의 검은 눈동자가 매우 차갑고 어두워졌다.그도 이젠 흥미를 잃고, 천천히 바지 지퍼를 잠그면서 그녀를 흘겨보며 비웃었다.“유 대표 사모님. 왜, 그걸로 남편을 죽이려고? 네가 그런 재간이 있어?”조은서는 얼굴이 창백하여 입술을 떨며 그를 빤히 쳐다봤다.“유선우, 내가 뭘 말해도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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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병실 안은 조용하지 않았고, 의사 두 명이 유선우와 이야기하고 있었다.“출혈 과다에요!”“수혈을 800ml 했으니 이젠 큰 문제가 없는데, 사모님이 언제 깨어날지는...솔직히 사모님께서 깨어나려는 의지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늦어도 내일 아침까지요! 만약 아침에도 안 깨어나면 사모님께 전신 검사를 건의드립니다.”......의사는 잠시 머무르다가 떠났다.유선우는 그들을 배웅해서 문을 닫은 후, 돌아보니 조은서는 이미 깨어있었다.새하얀 베갯머리에 조그마한 얼굴을 붙이고, 검은 머리가 베개 위에 흐트러져있었다.그리고 헐렁한 환자복을 입은 그녀한테서는 허약한 기색 외에도 잔잔한 병약미가 감돌았다.유선우는 몇 초 동안 가만히 그녀를 보다가 그제야 정신이 들어 걸어오며 침대에 앉아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5시간동안 혼수상태였어. 배 안고파? 내가 사람을 불러 먹을 것 좀 가져오라 할게.”조은서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으며, 그를 보고 싶지도 않고 그와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유선우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어머님은 이미 나와서 지금 한림병원에 있어. 조은서, 네가 아무 말 안 하는 건 괜찮은데, 너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네가 오늘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하고 싶진 않겠지?”조은서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어머니가 풀려났어요?”유선우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약간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어머니가 안 풀려나면 난 아마 사별을 당했을 거야.”조은서는 생각하기 싫어서 옆으로 얼굴을 돌렸다.유선우는 그녀를 만지던 손을 멈추고 내선전화로 사람한테 식사를 가져오라고 하고, 이어서 그녀한테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 “일어나서 좀 마셔!”하지만 조은서는 너무 허약한 나머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유선우는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 손으로 그녀를 부추겨 자기 어깨에 기대게 했다.얇은 셔츠를 사이에 두고 조은서는 그한테서 나는 남성적인 체취 외에 옅고 이상야릇한 냄새를 맡았는데, 그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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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유선우는 죽을 가져와서 작은 원탁에 올려놓고, 그녀를 안고 와서 음식을 먹이려고 했다.조은서가 그때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거랑 달라요!”유선우는 약간 멍해졌다가, 한참 후에야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조은서는 그를 바라보며 더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씨, 그때랑 달라요! 예전엔 당신을 사랑했으니까 아무리 원하지 않아도 참았어요. 당신을 기분 좋게 해주고 싶었으니까.”“그럼 지금은?”부드러운 불빛 아래에서 유선우는 그녀의 윤기 있는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그럼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 거야? 은서야, 난 네가 언제부터 날 사랑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그딴 건 난 신경 안 써! 요즘 같은 시대에 사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유선우는 사업하는 사람이다.사랑 같은 건 믿지 않는다!장사판에서는 감정을 논하는 사람이 없다. 남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이고, 아내와 아이, 심지어 애인까지, 모두 권세의 부속품일 뿐이다.그는 말을 마치고 다가가 그녀를 안아 소파로 향했다.조은서는 몸을 떨었다. 하얀 거즈를 두른 팔도 무의식적으로 움츠렸다…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이, 그녀가 그를 꺼리고 두려워한다는 걸 알려주었다.유선우는 좀 화가 났다.그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난 미라를 폭행하는 흥미는 없어!”말을 마치고 그는 의사의 말이 떠올랐다. 조은서가 너무 여지없이 벤 바람에 상처가 매우 깊었다. 앞으로 잘 챙기지 않으면 흉터가 생겨 흉터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이런 생각 하니 그의 표정은 좀 누그러들었고, 조은서를 내려놓는 동작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밥 먹어!”“밥을 먹어야 도망칠 힘이 생기지. 여 대표 사모님!”……그는 조롱 섞인 말투로 마지막에 그 호칭을 덧붙였으나, 조은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조용히 밥만 먹고 있었다.그녀는 아무런 소리 없이 밥을 먹었다. 마치 옆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그녀의 얌전한 모습을 보니, 호텔에서 단호하고 견결했던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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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그 모습은 너무나 유혹적이었다.유선우는 아무 말 없이 다가와 그녀의 손에 있던 타올을 넘겨받고 화가 난 듯한 소리로 말했다.“죽을래? 의사가 적어도 이틀 동안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고 했어.”조은서는 등을 돌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좀 씻고 싶어요!”유선우는 잠깐 생각했다가 그녀가 왜 목욕하려 하는지 알 것 같았다.호텔에 있을 때 비록 채 끝내진 못했지만, 약 10분 동안은 그녀를 괴롭히며 다뤘었다. 그녀가 아무리 거부한다 해도 신체에 반응이 생겼을 것이다.유선우는 자신이 아마 너무 오랫동안 섹스를 하지 않아, 불붙듯 격렬하게 달아올라 그녀와 끝까지 치달을 뻔하였다.그걸 생각하니 그는 또다시 마음이 들떴다. 그의 몸도 그러했다.그는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의 얇은 어깨에 턱을 얹고, 목소리는 마치 뜨거운 모래를 한 모금 머금은 것처럼 쉬어서 말했다.“몸에 내 냄새가 나서 그래?”조은서는 몸을 떨었다.유선우는 그녀의 몸을 돌리고 고개를 숙여 등불 아래에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예전 같았으면 조은서는 매우 설렜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저 슬플 뿐이었다. 유선우는 그녀에게 성적인 상대로만 생각하고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오랫동안 그한테 시달리니 그녀는 정말 지쳐버렸다.때로는 지쳐서 반항할 힘도 없었다.그녀는 그가 자신을 세면대 위에 앉히고, 조명을 가장 밝게 조절하고, 자신이 몸을 마음대로 감상하는 걸 내버려두었다. 그녀의 알몸이 남김없이 그의 눈동자에 비쳤다.유선우는 그녀를 닦아주기 시작했다.그는 목욕 타올로 그녀의 온몸을 닦아주었는데, 가끔 그의 손바닥이 그녀의 민감한 부위에 닿기도 했다...그럴 때마다 조은서는 아침 이슬을 머금은 아름다운 꽃송이처럼 떨고 있었다.유선우는 수건을 내던지고 환자복을 입히는 대신 하얀 목욕 가운을 그녀한테 입혔다.그리고 그녀를 안고 침대로 돌아가며, 참지 못하고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방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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