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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막 동이 트기 시작할 때 유선우는 잠에서 깼다. 정확히는 무언가에 의해 깰 수밖에 없었다.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가 열을 내며 그의 가운을 다 적셔버렸으니까.

유선우가 눈을 떠보니 거기에는 심상치 않아 보이는 조은서의 얼굴이 있었고 손을 내밀어 만져보니 이마를 포함한 얼굴 전체가 불덩이처럼 타고 있었다.

유선우는 얼른 몸을 일으켜 아래로 내려가 고용인을 불렀다.

"지금 당장 의사 선생님 좀 불러주세요."

그러자 고용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주인님, 혹시 어디 편찮으신가요?"

막 계단을 다시 올라가던 유선우가 그 질문에 잠깐 멈춰서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지금 내 아내 몸이 불덩이니까 빨리 의사한테 오라고 하세요."

...

30분 후, 임 의사가 저택에 도착했고 그가 침실에 도착했을 때는 고용인들에 의해 어젯밤 흔적이 깔끔하게 사라진 뒤였다.

임 의사는 조은서의 상태를 체크한 후 진단을 내렸다.

"열이 심하니 일단 링거를 맞는 게 좋겠어요. 그리고... 사모님께서 기력이 많이 쇠해지셨습니다. 이럴 때는 영양보충을 잘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유선우는 조은서가 요즘 과로 때문에 끼니를 놓치는 일이 많아 이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그녀라면 이런 소리를 들을 일도 없었을 텐데...

의사는 조은서에게 링거를 꽂아준 후 나가기 전 다시 한번 당부했다.

"오늘 하루는 누워서 푹 쉬는 게 좋을 겁니다."

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고용인에게 의사를 현관까지 데려다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고용인과 의사가 방에서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곧 침실 앞에 멈춰 섰다. 유선우는 당연히 고용인이라고 생각해 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말했다.

"죽 좀 끓여서 가져다주세요."

하지만 방에 들어온 사람은 진 비서였고, 그녀의 양손에는 저번 주에 유선우가 드라이를 맡겨뒀던 정장들이 가득 들려있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 누워있는 조은서를 보며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왜 다시 돌아온 거지...?’

고용인이 방을 깨끗하게 치우긴 했지만, 눈썰미가 좋은 진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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