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존님은 딸바보: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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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백현호는 자신이 아주 존귀한 신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내가 알기로 임찬혁 씨가 송시후에게 밉보여서 유신 뷰티가 파산할 위기까지 갔다던데 해결방법은 있나요?”백현호는 대놓고 임찬혁을 저격했다.“누가 유신 뷰티가 파산할 거라고 했지? 송시후 따위가 유신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당장 유신 뷰티는 계약을 체결하게 될 거야.”임찬혁이 오늘 약속을 잡은 것도 사업을 위해서였다.윤운천이 사업을 거절한다고 하면 대용문파의 세력을 이용해서 유신 뷰티와 거액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송시후 같은 소인배를 그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허세 그만 부려. 사지만 발달하고 두뇌는 멍청한 녀석이 무슨 사업을 한다고. 오늘 계약을 못 체결하면 당장 효진이랑 이혼해!”듣고 있던 이향이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했다.“임찬혁, 허세뿐인 네 말은 네 꼴만 더 우습게 할 뿐이야.”유진안도 못 참겠다는 듯이 한마디했다.유효진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녀는 임찬혁이 백현호 앞에서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아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다.“아저씨, 아줌마, 화 푸세요. 아마 저 녀석도 자신이 능력이 딸리는 줄 알고 허세 한번 떨어본 걸 거예요. 우린 어서 밥 먹으로 가요. 룸을 예약해 뒀어요.”백현호는 가소롭다는 듯이 임찬혁에게 피식 웃어 보이고는 이향 부부에게 말했다.유효진이 아직 임찬혁의 편에 선 상황에서 그 역시 너무 상황을 안 좋게 만들어서 분위기를 망칠 이유는 없었다.백현호는 자신이 제대로 매력을 어필하면 유효진도 자신을 거부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봤지? 역시 있는 집 도련님은 마음도 넓어. 저런 남자랑 같이 사는 여자가 행복한 거야. 능력도 없이 속만 좁은 누구랑은 완전히 다르다고!”이향은 혐오스럽다는 듯이 임찬혁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는 차에 올랐다.“뭐 좀 놓고 온 게 있어서요. 잠깐만 기다려요.”임찬혁은 오늘 윤 회장에게 선물로 회춘단 샘플을 드리기로 계획했었다. 급하게 나오다가 까먹은 그는 그 말을 끝으로 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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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이향과 유진안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고 싶었지만 혹시 멋도 모르고 다가갔다가 장 시장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장 시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백운그룹의 백현호라고 합니다. 시장님도 이곳에 식사를 하러 오셨나요? 그런데 왜 안 들어가세요?”그들이 머뭇거리던 찰나, 백현호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장호민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지인을 한분 기다리고 있습니다.”장호민은 담담히 백현호에게 시선을 한번 주고는 불쾌한 표정을 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백현호의 얼굴에도 어색함이 가득했다. 사실 그는 장호민과 그다지 친분이 있다고 할 수 없었다. 유효진의 가족들 앞에서 체면 한번 세워보겠다고 일부러 친한 척 인사를 건넸는데 장 시장이 불쾌하게 받을 줄은 몰랐다.그는 서둘러 표정을 수습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유효진 일가에게 다가갔다.“백 대표, 장 시장이랑 인사도 나누는 사이었어?”로비로 들어간 이향은 싱글벙글하며 백현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식사를 몇 번 같이 했던 적이 있어요. 오늘은 다른 지인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없어 보여서 나중에 만나자고 하셨는데 혹시 그때가 되면 아줌마랑 아저씨에게도 소개해 드릴게요.”백현호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효진아, 봤어? 백 대표가 이렇게 인맥이 넓다니까? 임찬혁 저 녀석이랑은 비교도 안 돼!”이향은 백현호의 입바른 거짓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선망의 눈빛으로 백현호를 바라봤다.“자랑할 정도는 아니에요. 장 시장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분이 더 대단한 분이죠. 평생 목표는 그 사람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백현호는 입으로는 겸손을 떨면서도 의기양양한 눈빛은 감추지 않았다.어차피 장 시장이 직접 마중을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인물은 강주 전체를 털어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서울이나 해외에서 온 귀빈일 가능성이 컸다.시장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존재였다.유효진의 눈빛에도 약간의 기대가 스쳤다. 만약 시장과 안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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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이쪽으로 올 거예요? 우리 5번 룸에 있어요.]임찬혁에게서는 바로 답장이 왔다.[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먹어요. 이따가 그쪽으로 갈게요.]유효진은 답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임찬혁은 정말 허세를 떨었다가 이행하지 못하게 되어 도망친 걸까? 아니면 정말 다른 볼일이 있는 걸까?어쩌면 시장과 만난 사람이 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유효진은 순식간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곧 기업 평가가 시작될 시즌이었다.그 전에 회사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유신 뷰티는 진짜로 송시후의 손에 산산조각 나고 문을 닫을 수도 있었다.유신 뷰티는 그녀의 평생 심혈이었다.앙떼 호텔 VIP룸.강주 시장 장호민과 용국 투자업계의 큰손인 윤운철이 자리했다.하지만 상석에 앉은 사람은 그들이 아니었다.상석에는 20대 중반의 강인한 인상을 가진 사내가 앉아 있었는데 그가 바로 임찬혁이었다.그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장호민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VIP룸으로 직행했다.“임 선생, 그날 구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자, 내가 한잔 올리겠습니다!”윤 회장은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감격스러운 눈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지난번에 임찬혁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임찬혁의 고명한 의술이 그를 살렸다. 그리고 미처 은혜를 갚기도 전에 홀연히 떠나버린 사람이었다.“임 선생, 나도 한잔 올리겠습니다.”장호민도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입가로 가져가더니 단숨에 비웠다.임찬혁이 윤 회장의 목숨을 살려주면서 장호민 시장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그가 아니었으면 오래 계획한 기업 평가회가 중도에 중단되고 오히려 사고의 책임을 떠안아야 했을 수도 있었다.임찬혁은 윤 회장의 목숨도 구했고 장호민의 미래도 구한 셈이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들을 본다면 아마 이해할 수 없어서 뒤로 기절할 노릇이었다.장호민과 윤운철 회장 둘 다 전국의 유명인사였다.장호민은 강주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였고 윤운철은 용국 상계를 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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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윤운철의 안목과 판단력으로 이건 절대 전국 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대박 상품이었다.임찬혁에게 은혜를 입지 않았어도 아마 수단방법 모두 동원해서 유신 뷰티와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다.“알겠습니다.”임찬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회춘단의 약효가 신묘하긴 하지만 좋은 판매 경로를 뚫지 못한다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 힘들었다.만약 윤 회장과 손을 잡는다면 유신 뷰티는 거대한 지원군을 얻은 것과 같았다. 굳이 대용문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강주에 자리를 잡는 건 문제가 없었다.“윤 회장님, 이번 강주 여행 어떠셨습니까?”장호문이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 회장을 강주로 모시기 위해 그가 들인 노력은 어마어마했다.임찬혁은 귀인의 목숨을 구했을 뿐더러 회춘단이라는 묘약으로 윤 회장에게 거대한 기쁨을 가져다주었으니 강주의 시장으로서 그의 체면도 덩달아 올라갔다.“종말 좋았습니다. 임 선생 같은 젊은 인재를 만날 수 있었던 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인 것 같군요!”윤 회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임 선생 말대로라면 회춘단은 미용의 영역을 벗어난 보건품 행렬에 속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회춘단이 세상에 공개되면 아마 용국의 모든 백성들이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 임 선생은 이 나라의 영웅이나 다름없어요!”“임 선생, 혹시 이번 달에 있을 기업 평가회에 특별 게스트로 참석해서 회춘단을 홍보해 주실 수 있을까요?”“윤 회장님 생각이 제 생각입니다.”장호문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 선생, 기업 평가회의 주최자로서 특별 게스트 자격으로 평가회에 모시겠습니다. 거절하지 않을 거죠?”말은 그럴싸하게 했지만 윤 회장이나 장 시장 모두 임찬혁과 더 단단한 동맹을 맺고 그의 자질에 걸맞는 신분을 주기 위함이었다.장 시장이 직접 주최하는 이번 기업 평가회에는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방문하게 될 것이고 게스트 초대장을 얻으려고 해도 최소 보유 자산이 2천억 이상이어야 했다.초대장이 없다면 자산 가치가 고작 2백억 남짓한 유신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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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아주 오래 전부터 백운가는 명망 높은 귀족 가문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영 불황으로 겉보기에는 여전히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거의 파산 직전에 이르렀거든요. 혹시 임 선생도 그 백현호 대표랑 아는 사이인가요?”장호문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 만약 임찬혁의 지인이라면 엄하게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다.임찬혁은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아니,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냥 이름만 들어봤어요.”그는 속으로 싸늘한 냉소를 지었다.장모라는 사람이 그렇게 치켜세우기에 백현호라는 사람에 대해 무척 궁금했는데 파산 직전에 직면한 가짜 귀족 도련님일 줄이야.그는 진실을 알고 이향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두 분의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집사람이 5번 룸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서요. 이만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임찬혁은 식사가 거의 진행되었고 원하던 일도 성사되었으니 자리에서 일어섰다.“임 선생은 정말 가정적인 남편이로군요. 걱정 말고 가보세요. 이따가 계약서를 작성해서 5번 룸으로 보내겠습니다.”윤운철이 말했다.장호민, 윤운철과 작별한 뒤, 임찬혁은 곧장 5번 룸으로 향했다.이제 유신 뷰티의 위기 문제를 철저히 해결했으니 이 좋은 소식을 유효진에게 알릴 차례였다.그 시각, 5번 룸.“시장님을 마중까지 나가게 한 귀한 손님이 누군지 알 것 같아요.”백현호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윤운철 회장님이었더군요.”이향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상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윤 회장님?”“맞아요, 바로 그분이었어요.”백현호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조금 전에 입수한 소식인데 장 시장이 윤 회장님을 이번 기업 평가회의 게스트로 특별 초대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윤 회장이 이 호텔에 들어오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장 시장이 기다린 분은 윤 회장님이 분명해요!”그는 귀한 손님이 임찬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기분이 매우 좋았다.“설진아, 내가 잘못 본 거라고 했지?”“임찬혁 같은 무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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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그 말을 들은 이향 일가의 얼굴에 감격이 스쳤다.가만히 있던 유효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윤 회장도 장호문 시장의 초대를 받고 기업 평가회에 참석하기로 했으니 분명 어마어마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장 시장과의 인맥이 아니더라도 윤 회장 개인이 가지는 가치와 힘은 대단했다. 그런 인물이 만약 자신을 도와준다면, 아니 그냥 한 마디라도 유신 뷰티에 대해 좋게 얘기해 준다면 아무도 감히 유신 뷰티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백 대표가 우리 가문의 귀인이었어! 정말로 효진이를 도와서 이번 위기를 해결해 준다면 백 대표가 원하는 건 우리 모두 들어줄 수 있어!”이향이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백현호가 도움을 준다면 당장이라도 유효진과 임찬혁을 이혼시키고 백현호와 결혼하게 할 생각이었다.“잠깐만요. 지금 당장 아버지한테 전화할게요.”이향의 말을 들은 백현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당장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전에 윤 회장님이랑 안면이 있다고 했잖아요. 제 친구 중에 송시후 눈밖에 난 사람이 있는데 혹시 윤 회장님 앞에서 얘기 좀 잘해주실 수 있나요?”백현호는 유효진의 상황을 간략해서 아버지에게 설명했다.“아버지, 저 지금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고 있어요. 도와주기 곤란한 일이라면 지금 얘기해 주세요. 친구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요.”백현호는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사실 그의 아버지는 윤 회장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다만 이향 일가에게 환상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윤운철 회장? 옛날부터 친한 사이지. 며칠 전에 강주에 놀러 온다고 나중에 술 한잔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 걱정 마. 이 일은 아비한테 맡겨!”수화기 너머로 중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백현호의 아버지는 아들이 스피커폰으로 통화한다는 말을 듣고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아차렸다.“아버지가 도와주시기로 했으니 무조건 잘될 거예요.”전화를 끊은 백현호가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고마워, 백 대표. 자네는 정말 우리 가문의 은인이야!”이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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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저런 귀중한 걸 선물로 받았다가 백현호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거절하기도 힘들었다.“앞으로 가족이 될 텐데 뭘 그렇게 선을 그어?”이향은 당연하다는 듯이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가족이요?”이때 문을 열고 들어온 임찬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설마 백 대표를 양자로 삼으실 건 아니죠?”그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백현호가 장모에게 금팔찌를 선물하는 것을 목격했다.임찬혁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이향 일가족이 당황했다.그의 냉랭한 목소리에서는 진한 불쾌함마저 느껴졌다.“너 잘 들어. 효진이는 백 대표랑 결혼할 거고 우리랑 가족이 될 거야!”이향은 당연하게 유효진의 옆자리에 앉는 임찬혁을 노려보며 앙칼지게 말했다.“거긴 백 대표 자리야. 여기 네 자리는 없으니까 당장 나가!”“효진 씨 옆자리를 남편인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를 위해 남겨뒀다고요?”임찬혁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당겨 유효진의 옆에 바짝 붙었다.솔직히 너무 기분이 나빴다.유신 뷰티의 위기를 해결하느라 영감들과 술자리를 하고 왔더니 장모가 자신의 아내를 다른 남자의 품에 떠미는 상황이라니!황당해도 이렇게 황당한 경우는 없었다.“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백 대표랑 경쟁하겠다는 거야?”임찬혁의 당당한 태도에 분노한 이향이 테이블을 탕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백 대표 보고 좀 배워. 선물 하나에 3천만 원이나 한다잖아. 게다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고경 장인의 작품이래. 너 같은 건 평생 일해도 구경도 하지 못할 소중한 팔찌라고!”유진안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임찬혁, 밥 얻어먹으러 온 건 이해하겠는데 백 대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지. 당장 옆으로 가!”“3천만 원 주고 가짜 팔찌를 샀다고요?”임찬혁은 비웃음을 지으며 백현호를 노려보았다.“멍청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짜 팔찌를 선물이랍시고 들고 오다니. 참 예의가 바른 분이로군요.”임찬혁의 말에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팔찌가 가짜라고?백현호의 두 눈에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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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도 속았어요!”거짓말이 들통나자 백현호는 수치스러워서 당장이라도 땅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진작에 파산직전까지 간 백운그룹이지만 가문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유효진에게 접근했다. 가짜 선물로 대충 속여넘겨서 결혼까지 가려고 했는데 꼼수가 들통나 버린 것이다.그는 이미 이런 방식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속였다. 의심을 받지 않은 건 그가 가진 배경 때문에 아무도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임찬혁은 한눈에 가품을 알아보고 그의 가면을 벗겨버린 것이다!“진짜 가짜였네….”이향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며 중얼거렸다.백현호는 그녀가 고르고 고른 완벽한 사윗감이었다.유효진을 더 좋은 집으로 시집 보내기 위해 그녀는 학문이나 집안 배경, 인맥관계 모두 철저한 조사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사람이 백현호였다.그녀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백현호가 완벽한 남자라고 굳게 믿었다.그런데 가짜 팔찌를 금팔찌라고 속여서 선물하다니!백현호만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 이향 본인도 수치스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유진안과 유설진도 당황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효진도 놀랐지만 더 의아한 건 임찬혁이 어떻게 한눈에 팔찌의 진위 여부를 알아보았느냐였다.임찬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백 대표 당신이 속은 게 아니라 당신이 우리한테 사기 치려다가 걸린 거겠지.”그의 예민한 관찰력으로 팔찌의 진위 여부를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몇천 년 된 골동품도 한번에 진위를 알아볼 만큼 그는 예리한 관찰력을 가졌다.그는 백현호가 가져온 다른 귀중품들도 모두 가품이거나 모조품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아줌마한테 일부러 사기를 쳤다는 거야?”진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백현호는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그건 본인이 잘 알겠지.”임찬혁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백현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이때, 정신을 차린 이향이 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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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금팔찌는 비서 시켜서 구매한 거예요. 내 옆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라 믿고 맡겼는데 아마 비서가 중간에 바꿔치기를 한 것 같네요. 돌아가면 단단히 혼낼게요.”백현호는 자신이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의 눈물 겨운 연기에 유효진마저도 태도가 누그러졌다.“백 대표님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대표님 잘못은 아니니까요.”유효진이 나서서 그를 위로했다.“아니요. 이유야 어찌됐건 잘못은 잘못이죠. 내가 미안해요.”백현호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이번에 새로 진행 중인 이안 광장 프로젝트가 곧 가동되는데 아버지가 직원들 고무한다고 주식을 조금 내놓으셨어요.”“앞으로 가족이 될 사이니까 제가 지분을 약간 양도할 테니 우리 백운의 주주가 되는 건 어때요? 이건 제 사과의 선물이에요.”“백 대표, 그게 진심인가?”유진안이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이향과 유효진, 유설진마저 서로 얼굴을 번갈아보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이안광장은 백운그룹이 요즘 밀고 있는 가장 핫한 사업이었다. 그곳에 투자한다면 돈방석에 앉는 것과 같았다.이안광장이 건설되면 백운그룹은 돈을 찍어내는 기계를 가진 것과도 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안광장 관련 지분은 줄곧 백운 오너 일가가 꼭 쥐고 있었다.그런데 그 귀중한 지분을 양도한다니, 돈 벌 기회를 양보한다는 얘기와도 같았다.“회사와 오래 함께한 원년 직원들을 위한 복리로 풀 생각이었어요. 아시다시피 그 지분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워낙 많잖아요.”백현호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쏟아냈다.“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지 말아요. 아버지 아시면 저 죽어요.”“백 대표, 우리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우리가 4억을 투자할게. 성의를 봐서 가격을 좀 더 할인해 줄 수는 없나?”돈 벌 기회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인 이향은 당장 가지고 있는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투자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그럼 기존 지분에서 아줌마 명의로 5% 더 드릴게요.”백현호는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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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뭘 안다고 함부로 나서? 백 대표가 우리 돕는다고 한 일을! 이런 기회 다른 사람에게는 주어지지도 않아!”이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절대 밑지지 않을 장사인데 왜 하필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한테 팔려고 하겠어요?”임찬혁이 반박했다.“백 대표가 우리를 진짜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증거지. 너 질투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야!”이향은 혐오스럽다는 듯이 임찬혁을 노려보았다.그녀는 백현호가 돈 벌 기회를 자신들에게 양보한 건 다 유효진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런 일을 굳이 백현호 본인이 있는 앞에서 얘기할 필요는 없었다.“효진 씨, 그거 사지 마세요.”임찬혁도 더 이상 이향을 말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두 눈 뜨고 유효진이 사기를 당하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걱정 말아요. 밑지는 장사는 아닐 거예요.”유효진은 잠깐 고민하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이안 광장 프로젝트는 백운그룹에서 메인으로 미는 개발 사업이었기에 망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망하면 백운그룹마저 무너질 판이었다.4억은 그리 많은 돈도 아니었고 백현호가 유신 뷰티를 돕겠다고 확답까지 한 상황에서 그의 체면도 살려줘야 했다.물론 그녀는 백운그룹이 이미 파산의 위기에 처했고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임찬혁은 이미 결정을 내린 그녀에게 더 뭐라고 하지 않았다.어차피 그들에게는 그리 많은 돈도 아니었기에 이 일로 그녀와 더 언쟁을 벌일 필요도 없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해 줄 것이다.“임찬혁 씨, 내가 가짜 팔찌 때문에 신뢰를 잃었기는 하지만 그건 실수였어요. 그거 하나로 나를 이렇게 모함하면 안 되죠!”아무도 임찬혁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백현호는 마치 승리자라도 된 것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여기 오기 전에 오늘 안으로 큰 계약을 물어오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되었나요?”백현호는 임찬혁이 절대 가치 있는 계약서를 가져오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에 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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