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님은 딸바보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392 챕터
제121화
게다가 그녀의 입장에서는 불평등 계약이었다.계약서 내용이 너무 유신 뷰티에만 유리한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회춘단의 가격마저 그녀에게 결정권을 넘기다니, 작정하고 유신 뷰티를 밀어주겠다는 의미였다.유효진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대체 뭘 했기에 윤운철 회장이 이토록 편의를 봐주는 걸까?그녀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세상에나! 형부, 대체 어떻게 해낸 거예요?”옆에서 보고 있던 유설진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임찬혁이 계약서 얘기를 꺼내자마자 그쪽에서 계약서를 들고 찾아온 상황이라니, 믿기지 않았다.“딱히 뭘 한 건 없어요. 다만 회춘단 샘플을 윤 회장께 보여드렸고 윤 회장님은 굉장히 흥미롭다면서 판매권을 사겠다고 했고요. 효진 씨, 어서 사인해요. 이것만 있으면 이제 송시후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요.”임찬혁은 담담한 얼굴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그럴 리 없어!”계약서를 확인한 이향이 비명을 질렀다.회춘단이 시간을 되돌리는 효능이 있다고 해도 임찬혁이 윤운철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 상황이었다.상계의 큰손이라고 불리는 윤운철 회장이 한 번만 만나도 당장 계약서를 써줄 리도 만무했다.유진안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에는 임찬혁이 무능한 인간이라고 무시했는데 사실이 눈앞에 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임찬혁 씨, 남의 공로나 가로채는 거, 부끄럽지도 않나요?”이때, 백현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윤 회장님은 아버지와의 친분 때문에 효진 씨와 계약하기로 한 거예요. 그걸 임찬혁 씨가 따낸 계약이라고 하면 곤란하죠. 분명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나누는 얘기를 들었을 거야!”사실 백현호 본인도 반신반의했다. 그는 아버지와 윤 회장이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모든 게 유효진을 엮기 위한 연기임을 부자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그래서 임찬혁이 계약을 따냈다고 했을 때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차라리 아버지가 어떻게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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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임찬혁이 당당하게 핸드폰을 꺼내자 모두가 긴장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백현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임찬혁이 허세를 부린다고 믿고 싶었지만 그의 반응이 너무 수상했다.설마 이 계약을 정말 임찬혁이 따낸 거라고?“지금 거신 전화는 전화기가 꺼져 있어….”신호음이 한참 울렸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아마 바쁘신가 보네요. 지금 장 시장님께 전화를 걸어볼게요.”임찬혁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장호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같았다.사실 윤운철과 장호문은 중요한 회의를 진행하느라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둔 상태였다.“하! 연기는 이제 그만하지 그래요?”백현호가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속여 넘긴다고 곧 기업 평가회가 열리면 드러날 진실인데 그렇게 살고 싶어요?”그는 임찬혁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멍청한 녀석!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잖아? 저놈 오늘 안으로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네!’그는 벌써 유효진을 품에 안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다.“그러니까!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전화한다며? 계속 해봐. 차라리 대통령 연락처도 가지고 있다고 하지 그래? 허세에 쩔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녀석 같으니라고!”이향은 냉소를 지으며 비난을 퍼부었다.그들의 비아냥에도 임찬혁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두분 다 바쁜가 보네요. 믿고 싶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두 분 모시고 같이 식사나 해요.”임찬혁은 유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만해요!”유효진은 실망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이 상황에도 그런 거짓말이 나와요? 내가 그렇게 만만해요?”그녀는 처음부터 임찬혁이 계약을 따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그런데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것을 보며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윤 회장을 소개한다는 황당한 얘기까지 나오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백 대표님, 도움 감사드릴게요. 덕분에 유신 뷰티가 살았어요.”“찬혁 씨, 거짓말을 할수록 찬혁 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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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임찬혁이 뒤돌아선 순간, 유효진은 무언가가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지며 소중한 것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내가 혹시 너무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임찬혁이 허물이 많은 사람이지만 자신을 대할 때는 항상 진심으로 대해주던 사람이었다.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남자는 많지만 대부분은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다. 유독 임찬혁만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봐 주었다.그녀는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쳇, 무능한 녀석!”임찬혁이 나가자마자 이향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딸, 이제 임찬혁이 어떤 인간인지 잘 봤지? 널 위하는 사람은 백 대표밖에 없어. 백 대표처럼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야 남은 인생이 행복한 거야. 당장 임찬혁이랑 이혼하고 백 대표랑 결혼준비 해!”백현호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효진 씨,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나이가 어려서 사람을 잘못 볼 수도 있죠. 걱정 마세요. 앞으로 내가 진심으로 아껴줄게요. 효진 씨가 아끼는 기업도 내가 뒤에서 팍팍 밀어줄 거예요.”“기업 평가회가 곧 시작인데 남는 입장권 구해다줄게요. 때가 되면 같이 참석해요. 송시후 쪽에는 내가 말을 잘 해놓을게요. 어쨌든 마찰을 피하는 게 좋으니까요.”백현호는 세치혀로 아주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그는 여자가 어떤 때 위로가 필요한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일반인이었다면 아마 그의 사탕발림 말에 벌써 넘어갔을 것이다.하지만 유효진은 짜증만 치밀었다.“말씀 감사해요, 백 대표님. 천천히 드시다 가세요. 저는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이만 돌아가볼게요.”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룸을 나왔다.계약서에 관한 일은 기업 평가회 때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호텔에서 나온 임찬혁은 윤운철의 전화를 받았다.“임 선생, 회의 중이라 전화를 못 받았네요. 정말 미안해요.”“괜찮습니다.”임찬혁은 상대를 원망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와 유효진 사이에 신뢰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었다.잠시 후, 장호문에게서도 연락이 와서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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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며칠간의 수련을 거쳐 임찬혁은 내력이 충만하고 이미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했다. 이렇게 한번만 더 돌파하면 더 넓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하지만 매일 돌파구를 돌파하려 할 때마다 체내의 경맥이 거대한 손상을 일으키고 뼈를 깎는 고통이 이어지면서 실패했다.그는 경맥을 복구하는 약재를 구해야겠다고 다짐했다.임찬혁은 기업 평가회에 참석할 외출 준비를 마쳤다.유효진의 불신에 대해 조금 화가 났지만 그래도 연우의 엄마이자 5년 전 함께 온기를 나누었던 여자였기에 송시후가 유신 뷰티를 짓밟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이번 일을 해결하고도 유효진이 그를 거부한다면 미련 없이 떠날 것이다.그 시각 강주시는 이미 들끓고 있었다.기업 평가회는 강주의 거대 행사로서 미래의 경제발전에 밀접한 연관이 있었기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그리하여 모두의 시선이 오늘의 평가회로 쏠렸다.하지만 진짜 기업 평가회에 참석하여 시장이나 윤운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해당했다.참석한 인원이 너무 많으면 평가회가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고 현장도 아수라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이번 기업 평가에게 참석할 수 있는 조건은 무조건 자산 가치가 2천억 이상이 되는 기업이나 개인이어야 참석이 가능했다.자산 가치가 요구 금액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초대장이 있거나 참가 자격이 있는 사람과 동참해야 했다.다만 아무리 자산 가치가 2천억을 초과한다고 해도 아무나 대동하고 들어갈 수는 없고 사전 조사와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다시 말해서 이번 평가회 참석 자격을 가지려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그리고 묘한 소문이 강주시에 돌기 시작했다.이번 기업 평가회에 윤운철 회장이 특별 게스트를 초대했다는 소문이었다.강주의 상류층 인사들은 대체 누가 그 행운아가 될지 의논이 분분했다.윤운철 회장이 직접 초대한 사람이라면 분명 귀족 출신이거나 아주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일 거라는 게 그들의 추측이었다.기업 평가회는 강주 시중심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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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유씨 가문은 마침 총 자산이 2천억을 넘어서 겨우 입장 자격을 갖출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겨우 세 명만 참석할 수 있었다.유 회장은 참석 자격을 유진하 일가에게 넘겼다.이번에 유효진 일가가 여기 참석할 수 있었던 건 백현호 덕분이었다.“핸드폰이 꺼져 있었나 보네요.”어차피 핸드폰은 외부와 연락하는 도구에 불과하고 며칠간 수련에만 매진했기에 굳이 핸드폰을 체크할 이유가 없었다.“내 얼굴 보고 싶지 않다며 가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임찬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어딜 가든 찬혁 씨 자유죠. 연우가 아빠를 찾아서요.”유효진이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현대 사회를 살면서 핸드폰을 챙기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그녀는 임찬혁이 일부러 자신의 연락을 피했다고 생각했다.“오늘은 정말 중요한 자리니까 자중해 주세요.”그녀가 당부하듯 말했다.임찬혁은 원래 생각나는 대로 지르는 성격이라 여기서 또 적을 만들까 봐 그녀는 걱정이 앞섰다.기업 평가회 참석 자격을 갖춘 사람들은 모두 강주에서 한 세력하는 사람들일 테고 장 시장과 윤 회장이 주최하는 자리인 만큼,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효진 씨한테는 내가 항상 무례한 짓만 저지르는 사람으로 보이나 봐요?”임찬혁은 유효진의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백현호를 보자 기분이 언짢았다.“그냥 좋은 마음에 경고하는 거예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요. 어차피 여기 남아서 할 일도 없잖아요.”오늘은 경제발전에 대해 의논하려고 모인 자리이고 그녀는 임찬혁이 경영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생각했기에 여기 나타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송시후는 대놓고 유신 뷰티를 저격하겠다고 선포했는데 어떻게든 오늘 승부를 보고 싶었다.임찬혁 성격에 또 여기서 사고라도 치면 상황은 머리 아파질 것이다.“그러니까 효진 씨는 줄곧 나를 무능하면서 사고만 치는 불량배로 생각하고 있었군요. 오늘 나도 초대를 받고 참석했어요. 내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각자 갈 길을 가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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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효진아, 봤지? 임찬혁 저 자식은 미친놈이라니까!”이향은 당장이라도 화가 나서 기절할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말했다.“오늘 돌아가면 당장 이혼서류에 도장 찍어! 백 대표 같이 진중하고 능력 있는 남자가 진국인 거야! 임찬혁 저 놈은 네 앞길에 걸림돌만 될 뿐이라고!”유진안도 혐오스럽다는 듯이 한마디 거들었다.“임찬혁, 이혼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네가 원하는 거 뭐든 들어줄게. 너무 무리한 요구만 아니면 뭐든 맞춰줄 자신 있어!”진짜 상류 사회에 발을 들이고 보니 그들은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백현호만 꽉 잡으면 영원히 이곳에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도장은 언제든 찍어줄 수 있지만 효진 씨랑만 합의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임찬혁은 이들과 더 이상 말을 섞기 싫어 이 말 한마디만 남기고 뒤돌아섰다.“유효진, 임찬혁!”이때, 사람들 틈에서 우렁찬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한껏 차려입은 송시후가 냉기를 풀풀 풍기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그는 재벌가 도련님들 중에서도 꽤 준수한 외모를 가진 것으로 유명했다.그의 등장에 수많은 여자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송시후는 기세등등하게 임찬혁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유신 뷰티는 자산 가치가 불과 2백억밖에 안 되는 걸로 아는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여기 들어왔지? 오늘 이 자리에서 너희에게 선전포고를 할 걸 알고도 감히 발을 들였네?”송시후는 자신이 심판관이라도 된 듯이 좌중을 둘러보며 당당히 말했다.유효진을 좋아했기에 점점 집착에서 증오로 변해버렸다.유효진 얼굴 한번 보겠다고 온갖 더러운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매번 임찬혁에게 밀려서 실패했던 기억이 몰려왔다.지난번 유 회장의 칠순 잔치에서 임찬혁에게 얻어맞은 뒤로 그는 거대한 수모를 느꼈다.그래서 임찬혁을 알아보자마자 먼저 기선 제압을 하겠다고 들이박았다.사람들은 송시후의 기세에 눌려 점점 뒷걸음질쳤다.유효진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송시후를 노려보았다.이미 송시후를 대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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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그들은 그제야 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체감했다.누군가가 그들을 모함해도 해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백 대표….”이향은 백현호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다.여기서 그들을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백현호뿐이었다.기대에 찬 눈길을 보자 백현호는 허영심이 점점 부풀었다. 그래서 가슴을 쭉 펴고 앞으로 나섰다.“백운그룹 백현호입니다. 다들 오해했어요. 유효진 씨 일가는 제가 모시고 왔어요. 유효진 씨가 제 친한 지인이거든요.”백운그룹이 최근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백 년 전통을 가진 귀족 가문이라 아무도 쉽게 반박하지 못했다.그제야 비난하는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유효진 일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이향은 마치 든든한 뒷배를 얻은 것처럼 활짝 웃었다.유진안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런 사람이어야 자신의 사위 자격이 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유설진은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을 쉬었다.부모님이 임찬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그녀는 줄곧 형부라는 사람이 그렇게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유효진마저도 백현호에게 감격의 눈빛을 보냈다.“친구?”사람들이 이대로 마무리될 거라고 생각하고 걸음을 돌리려는데 경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요즘 인터넷도 안 하고 살아? 내가 분명히 말했지. 유신 뷰티는 이미 강주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누가 감히 유효진과 친구를 사귀래?”송시후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거만한 눈으로 백현호를 바라봤다.송씨 가문은 4대 가문 중 하나로 그는 당연히 백현호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인파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은 흥미진진한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백현호와 송시후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기대한다는 눈빛이었다.유효진 일가는 다시 긴장에 떨어야 했다.송시후도 그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고 입장했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입장 자격을 걸고 넘어지는 것으로 보아 조용히 지나갈 것 같지 않았다.“송 대표, 서로 좋게좋게 지내면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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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송 대표, 걱정하지 말아요. 송 대표가 그렇게까지 얘기하면 절대 유신 뷰티랑은 연락을 끊어야죠.”“블랙리스트에 넣는 것에 끝나지 않고 우리 파트너 회사에도 이 사실을 알리겠어요.”“송 대표와 척을 지다니! 이 바닥에서 밥 먹고 살기 싫었던 거죠! 저도 송 대표한테 한 표 던질게요.”상계의 엘리트들이 분분이 입장 표명을 하며 송시후에게로 돌아섰다.그 모습을 지켜본 유효진 일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유효진도 절망한 얼굴로 입술만 깨물었다.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과 계약을 체결해도 유신 뷰티를 살리기엔 역부족일 것 같았다.어쩌면 윤 회장도 주변의 압력을 받아 계약을 취소할지도 모른다.장사꾼인 윤운철 회장이 고작 유신 뷰티를 지킨다고 모두와 등을 돌릴 이유도 없었다.”백 대표, 뭐라고 해봐요.”이한은 다리에 힘이 풀려 부들부들 떨면서 백현호에게 구원을 요청했다.유진안과 유설진도 똑 같은 상황이었고 유효진도 슬그머니 백현호의 눈치를 살폈다.현재 백현호를 제외하면 그들을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송 대표, 내 얼굴 봐서 이 일은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될까요?”유효진의 시선을 느낀 백현호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그는 오늘 유신 뷰티를 도와 위기를 해결하면 당장 오늘 저녁에 유효진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뭐라는 거야? 좀 높게 얘기해.”송시후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백현호를 노려보았다.“그러니까… 내 얼굴을 봐서 이만 유신 뷰티를 살려주면 안 되겠냐고요.”백현호가 재차 말했다.짝!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귀뺨을 치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려왔다.“윽!”백현호는 신음을 토하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얗고 맑던 얼굴에 뻘건 손자국이 적나라하게 찍혔다.“내 앞에서 체면을 운운해? 네가 그럴 자격은 있고?”여전히 직성이 안 풀리는지 송시후는 그대로 발을 들어 백현호의 가슴을 걷어찼다.“유효진 내가 점 찍은 여자야. 눈치가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지금 유효진 구한다고 내 앞에서 체면을 운운해? 이런 버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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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백현호는 겁에 질려 송시후가 원하는 대로 읊었다. 여기서 더 맞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서였다.유효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조금 전까지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던 백현호가 이렇게 겁쟁이일 줄이야!이향과 유진안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그들이 직접 고른 사윗감이고 구세주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을 더 최악으로 만들 줄이야!도움이 되어 주기는커면 송시후랑 같이 그들을 욕하는 상황이라니!백현호가 백기를 들자 송시후는 그제야 속이 풀린다는 듯이 침을 뱉고는 동작을 멈추었다.백현호는 집 잃은 개처럼 도망치듯이 호텔을 나갔다.송시후는 기고만장한 얼굴로 유효진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넌 남자 보는 안목이 정말 최악이란 말이지. 임찬혁을 차고 저런 겁쟁이를 데려오다니 말이야. 네 든든한 지원군은 이제 도망갔으니 당장 내 앞에 무릎 꿇어!”송시후는 야비한 눈으로 유효진 일가를 바라보고는 목청을 높여 명령하듯 말했다. 겁에 질린 이향과 유진안은 즉석에서 무릎을 꿇었다.“송 대표, 우리에게도 살길을 주세요. 사실 전부터 송 대표를 눈 여겨 봤어요. 송 대표만 개의치 않는다면 우리 효진이를 송 대표에게 시집 보내는 것도….”이향은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자 이번에는 송시후에게 빌붙을 생각이었다.만약 유효진을 송시후에게 넘기고 가문의 위기를 넘긴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너희는 안 꿇고 뭐 해?”송시후는 승전 장군이 된 것처럼 유효진과 유설진을 돌아보며 소리쳤다.“엄마, 일어나요! 난 절대 송시후 저 인간이랑 결혼할 생각 없어요!”유효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엄마를 재촉했다. 비록 최악의 상황이긴 하지만 송시후와 결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유효진, 그만 버텨. 넌 날 못 이기니까 그만 포기하지 그래?”송시후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유효진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꺼져!”유효진은 어디서 난 용기인지 손을 번쩍 들어 송시후의 귀뺨을 때렸다.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송시후가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황에 상대의 귀뺨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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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임찬혁,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이따가 장 시장이랑 윤 회장도 오실 거야. 너 감옥 또 가고 싶어?”송시후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악담을 퍼부었다.조금 전에 백현호를 개처럼 팰 때 보였던 기세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그는 임찬혁에게 달려들 용기가 없었다.이곳은 경호원 대동이 불가했기에 임찬혁의 전투력을 잘 아는 그는 섣불리 덤비지 못했다.“자, 그럼 네가 말해봐. 오늘이 뭘 하는 모임이라고?”임찬혁은 다른 손을 들어 반대쪽 뺨을 때리며 송시후에게 물었다.송시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양쪽 얼굴은 벌겋게 부어서 보기에도 흉측했다.“내가 감옥에 갈지 말지는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고. 자꾸 내 가족들 건드리면 나도 널 개처럼 팰 거니까 명심해.”임찬혁은 날이 선 눈빛으로 송시후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임찬혁과 송시후를 제외하고 아무도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사람들은 거의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모두가 임찬혁이 객기를 부린다고 생각했다.때린 것도 부족해서 송시후를 상대로 그런 욕설을 퍼붓다니!4대가문의 일원으로서 최상의 위치에서 내려온 적 없는 송씨 가문의 장남으로써 이런 수모를 당해본 적은 처음이었다.이향과 유진안도 입을 쩍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꿈에 그리던 완벽한 사윗감이라고 생각했던 백현호는 송시후에게 개처럼 맞고 임찬혁은 그런 송시후를 상대로 귀뺨을 대놓고 날렸는데도 송시후는 반격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너무 황당한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착잡했다.유설진만 눈을 반짝이며 형부를 바라보고 있었다.‘이게 사내대장부의 기백이지. 역시 우리 형부야!’사랑하는 여자마저 지켜줄 능력이 없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개처럼 도망간 백현호가 좋은 예시였다.유효진은 착잡한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그가 앞으로 나서준 순간 무한한 안정감을 느낀 건 사실이었다.앞으로 송시후가 어떤 방식으로 보복하든 임찬혁만 있다면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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