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가문은 마침 총 자산이 2천억을 넘어서 겨우 입장 자격을 갖출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겨우 세 명만 참석할 수 있었다.유 회장은 참석 자격을 유진하 일가에게 넘겼다.이번에 유효진 일가가 여기 참석할 수 있었던 건 백현호 덕분이었다.“핸드폰이 꺼져 있었나 보네요.”어차피 핸드폰은 외부와 연락하는 도구에 불과하고 며칠간 수련에만 매진했기에 굳이 핸드폰을 체크할 이유가 없었다.“내 얼굴 보고 싶지 않다며 가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임찬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어딜 가든 찬혁 씨 자유죠. 연우가 아빠를 찾아서요.”유효진이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현대 사회를 살면서 핸드폰을 챙기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그녀는 임찬혁이 일부러 자신의 연락을 피했다고 생각했다.“오늘은 정말 중요한 자리니까 자중해 주세요.”그녀가 당부하듯 말했다.임찬혁은 원래 생각나는 대로 지르는 성격이라 여기서 또 적을 만들까 봐 그녀는 걱정이 앞섰다.기업 평가회 참석 자격을 갖춘 사람들은 모두 강주에서 한 세력하는 사람들일 테고 장 시장과 윤 회장이 주최하는 자리인 만큼,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효진 씨한테는 내가 항상 무례한 짓만 저지르는 사람으로 보이나 봐요?”임찬혁은 유효진의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백현호를 보자 기분이 언짢았다.“그냥 좋은 마음에 경고하는 거예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요. 어차피 여기 남아서 할 일도 없잖아요.”오늘은 경제발전에 대해 의논하려고 모인 자리이고 그녀는 임찬혁이 경영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생각했기에 여기 나타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송시후는 대놓고 유신 뷰티를 저격하겠다고 선포했는데 어떻게든 오늘 승부를 보고 싶었다.임찬혁 성격에 또 여기서 사고라도 치면 상황은 머리 아파질 것이다.“그러니까 효진 씨는 줄곧 나를 무능하면서 사고만 치는 불량배로 생각하고 있었군요. 오늘 나도 초대를 받고 참석했어요. 내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각자 갈 길을 가면 되
“효진아, 봤지? 임찬혁 저 자식은 미친놈이라니까!”이향은 당장이라도 화가 나서 기절할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말했다.“오늘 돌아가면 당장 이혼서류에 도장 찍어! 백 대표 같이 진중하고 능력 있는 남자가 진국인 거야! 임찬혁 저 놈은 네 앞길에 걸림돌만 될 뿐이라고!”유진안도 혐오스럽다는 듯이 한마디 거들었다.“임찬혁, 이혼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네가 원하는 거 뭐든 들어줄게. 너무 무리한 요구만 아니면 뭐든 맞춰줄 자신 있어!”진짜 상류 사회에 발을 들이고 보니 그들은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백현호만 꽉 잡으면 영원히 이곳에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도장은 언제든 찍어줄 수 있지만 효진 씨랑만 합의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임찬혁은 이들과 더 이상 말을 섞기 싫어 이 말 한마디만 남기고 뒤돌아섰다.“유효진, 임찬혁!”이때, 사람들 틈에서 우렁찬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한껏 차려입은 송시후가 냉기를 풀풀 풍기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그는 재벌가 도련님들 중에서도 꽤 준수한 외모를 가진 것으로 유명했다.그의 등장에 수많은 여자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송시후는 기세등등하게 임찬혁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유신 뷰티는 자산 가치가 불과 2백억밖에 안 되는 걸로 아는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여기 들어왔지? 오늘 이 자리에서 너희에게 선전포고를 할 걸 알고도 감히 발을 들였네?”송시후는 자신이 심판관이라도 된 듯이 좌중을 둘러보며 당당히 말했다.유효진을 좋아했기에 점점 집착에서 증오로 변해버렸다.유효진 얼굴 한번 보겠다고 온갖 더러운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매번 임찬혁에게 밀려서 실패했던 기억이 몰려왔다.지난번 유 회장의 칠순 잔치에서 임찬혁에게 얻어맞은 뒤로 그는 거대한 수모를 느꼈다.그래서 임찬혁을 알아보자마자 먼저 기선 제압을 하겠다고 들이박았다.사람들은 송시후의 기세에 눌려 점점 뒷걸음질쳤다.유효진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송시후를 노려보았다.이미 송시후를 대처할
그들은 그제야 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체감했다.누군가가 그들을 모함해도 해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백 대표….”이향은 백현호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다.여기서 그들을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백현호뿐이었다.기대에 찬 눈길을 보자 백현호는 허영심이 점점 부풀었다. 그래서 가슴을 쭉 펴고 앞으로 나섰다.“백운그룹 백현호입니다. 다들 오해했어요. 유효진 씨 일가는 제가 모시고 왔어요. 유효진 씨가 제 친한 지인이거든요.”백운그룹이 최근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백 년 전통을 가진 귀족 가문이라 아무도 쉽게 반박하지 못했다.그제야 비난하는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유효진 일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이향은 마치 든든한 뒷배를 얻은 것처럼 활짝 웃었다.유진안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런 사람이어야 자신의 사위 자격이 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유설진은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을 쉬었다.부모님이 임찬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그녀는 줄곧 형부라는 사람이 그렇게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유효진마저도 백현호에게 감격의 눈빛을 보냈다.“친구?”사람들이 이대로 마무리될 거라고 생각하고 걸음을 돌리려는데 경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요즘 인터넷도 안 하고 살아? 내가 분명히 말했지. 유신 뷰티는 이미 강주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누가 감히 유효진과 친구를 사귀래?”송시후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거만한 눈으로 백현호를 바라봤다.송씨 가문은 4대 가문 중 하나로 그는 당연히 백현호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인파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은 흥미진진한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백현호와 송시후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기대한다는 눈빛이었다.유효진 일가는 다시 긴장에 떨어야 했다.송시후도 그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고 입장했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입장 자격을 걸고 넘어지는 것으로 보아 조용히 지나갈 것 같지 않았다.“송 대표, 서로 좋게좋게 지내면 좋잖아요.”
“송 대표, 걱정하지 말아요. 송 대표가 그렇게까지 얘기하면 절대 유신 뷰티랑은 연락을 끊어야죠.”“블랙리스트에 넣는 것에 끝나지 않고 우리 파트너 회사에도 이 사실을 알리겠어요.”“송 대표와 척을 지다니! 이 바닥에서 밥 먹고 살기 싫었던 거죠! 저도 송 대표한테 한 표 던질게요.”상계의 엘리트들이 분분이 입장 표명을 하며 송시후에게로 돌아섰다.그 모습을 지켜본 유효진 일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유효진도 절망한 얼굴로 입술만 깨물었다.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과 계약을 체결해도 유신 뷰티를 살리기엔 역부족일 것 같았다.어쩌면 윤 회장도 주변의 압력을 받아 계약을 취소할지도 모른다.장사꾼인 윤운철 회장이 고작 유신 뷰티를 지킨다고 모두와 등을 돌릴 이유도 없었다.”백 대표, 뭐라고 해봐요.”이한은 다리에 힘이 풀려 부들부들 떨면서 백현호에게 구원을 요청했다.유진안과 유설진도 똑 같은 상황이었고 유효진도 슬그머니 백현호의 눈치를 살폈다.현재 백현호를 제외하면 그들을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송 대표, 내 얼굴 봐서 이 일은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될까요?”유효진의 시선을 느낀 백현호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그는 오늘 유신 뷰티를 도와 위기를 해결하면 당장 오늘 저녁에 유효진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뭐라는 거야? 좀 높게 얘기해.”송시후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백현호를 노려보았다.“그러니까… 내 얼굴을 봐서 이만 유신 뷰티를 살려주면 안 되겠냐고요.”백현호가 재차 말했다.짝!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귀뺨을 치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려왔다.“윽!”백현호는 신음을 토하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얗고 맑던 얼굴에 뻘건 손자국이 적나라하게 찍혔다.“내 앞에서 체면을 운운해? 네가 그럴 자격은 있고?”여전히 직성이 안 풀리는지 송시후는 그대로 발을 들어 백현호의 가슴을 걷어찼다.“유효진 내가 점 찍은 여자야. 눈치가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지금 유효진 구한다고 내 앞에서 체면을 운운해? 이런 버르장
백현호는 겁에 질려 송시후가 원하는 대로 읊었다. 여기서 더 맞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서였다.유효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조금 전까지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던 백현호가 이렇게 겁쟁이일 줄이야!이향과 유진안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그들이 직접 고른 사윗감이고 구세주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을 더 최악으로 만들 줄이야!도움이 되어 주기는커면 송시후랑 같이 그들을 욕하는 상황이라니!백현호가 백기를 들자 송시후는 그제야 속이 풀린다는 듯이 침을 뱉고는 동작을 멈추었다.백현호는 집 잃은 개처럼 도망치듯이 호텔을 나갔다.송시후는 기고만장한 얼굴로 유효진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넌 남자 보는 안목이 정말 최악이란 말이지. 임찬혁을 차고 저런 겁쟁이를 데려오다니 말이야. 네 든든한 지원군은 이제 도망갔으니 당장 내 앞에 무릎 꿇어!”송시후는 야비한 눈으로 유효진 일가를 바라보고는 목청을 높여 명령하듯 말했다. 겁에 질린 이향과 유진안은 즉석에서 무릎을 꿇었다.“송 대표, 우리에게도 살길을 주세요. 사실 전부터 송 대표를 눈 여겨 봤어요. 송 대표만 개의치 않는다면 우리 효진이를 송 대표에게 시집 보내는 것도….”이향은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자 이번에는 송시후에게 빌붙을 생각이었다.만약 유효진을 송시후에게 넘기고 가문의 위기를 넘긴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너희는 안 꿇고 뭐 해?”송시후는 승전 장군이 된 것처럼 유효진과 유설진을 돌아보며 소리쳤다.“엄마, 일어나요! 난 절대 송시후 저 인간이랑 결혼할 생각 없어요!”유효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엄마를 재촉했다. 비록 최악의 상황이긴 하지만 송시후와 결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유효진, 그만 버텨. 넌 날 못 이기니까 그만 포기하지 그래?”송시후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유효진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꺼져!”유효진은 어디서 난 용기인지 손을 번쩍 들어 송시후의 귀뺨을 때렸다.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송시후가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황에 상대의 귀뺨을 때
“임찬혁,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이따가 장 시장이랑 윤 회장도 오실 거야. 너 감옥 또 가고 싶어?”송시후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악담을 퍼부었다.조금 전에 백현호를 개처럼 팰 때 보였던 기세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그는 임찬혁에게 달려들 용기가 없었다.이곳은 경호원 대동이 불가했기에 임찬혁의 전투력을 잘 아는 그는 섣불리 덤비지 못했다.“자, 그럼 네가 말해봐. 오늘이 뭘 하는 모임이라고?”임찬혁은 다른 손을 들어 반대쪽 뺨을 때리며 송시후에게 물었다.송시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양쪽 얼굴은 벌겋게 부어서 보기에도 흉측했다.“내가 감옥에 갈지 말지는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고. 자꾸 내 가족들 건드리면 나도 널 개처럼 팰 거니까 명심해.”임찬혁은 날이 선 눈빛으로 송시후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임찬혁과 송시후를 제외하고 아무도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사람들은 거의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모두가 임찬혁이 객기를 부린다고 생각했다.때린 것도 부족해서 송시후를 상대로 그런 욕설을 퍼붓다니!4대가문의 일원으로서 최상의 위치에서 내려온 적 없는 송씨 가문의 장남으로써 이런 수모를 당해본 적은 처음이었다.이향과 유진안도 입을 쩍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꿈에 그리던 완벽한 사윗감이라고 생각했던 백현호는 송시후에게 개처럼 맞고 임찬혁은 그런 송시후를 상대로 귀뺨을 대놓고 날렸는데도 송시후는 반격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너무 황당한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착잡했다.유설진만 눈을 반짝이며 형부를 바라보고 있었다.‘이게 사내대장부의 기백이지. 역시 우리 형부야!’사랑하는 여자마저 지켜줄 능력이 없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개처럼 도망간 백현호가 좋은 예시였다.유효진은 착잡한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그가 앞으로 나서준 순간 무한한 안정감을 느낀 건 사실이었다.앞으로 송시후가 어떤 방식으로 보복하든 임찬혁만 있다면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유신 뷰티를 파산하게 하는데 그치지 않을 거야. 사람들 앞에서 너희의 행위를 까발리고 시장님께 요청하여 너희 일가를 감옥으로 보내버릴 거라고!”송시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사람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유효진 일가를 바라봤다.그들이 보기에 임찬혁의 행동은 아무 의미 없는 무모한 행동에 불과했다. 싸움 좀 한다고 권력에 도전하다니!이따가 장 시장이 도착하면 분명 그들을 체포할 거라고 사람들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송시후가 선언한 이상, 유신 뷰티의 파산은 기정화된 사실이고 싸움을 잘하는 임찬혁이라도 결과를 바꿀 수 없을 거라고 모두가 굳게 믿었다.“송 대표, 이건 임찬혁의 개인 행위이고 우린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어요!”조급해진 이향이 애걸하듯 말했다.“맞아요. 데려가서 죽이든 살리든 송 대표 마음대로 하세요! 저 인간은 원래 우리랑 아무 상관없는 인간이에요!”유진안도 속으로 임찬혁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송시후에게 간절히 빌었다.처음부터 유효진이 무릎 꿇고 결혼하겠다고 말 한마디만 하면 해결될 일인데 임찬혁이 끼어들어 모든 걸 망친 것 같았다.“찬혁 씨, 무슨 일이 있든 난 찬혁 씨랑 같이 감당할 거예요.”이때 침묵을 지키고 있던 유효진이 임찬혁의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임찬혁은 그녀가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나서준 사람이었고 그거 하나로 충분했다.차라리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는 절대 송시후에게 무릎을 꿇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다.“유효진, 아직도 잘난 척이네?”이때 유청미가 앞으로 나서며 유효진을 비웃듯이 말했다.유효진이 보유한 유신 뷰티가 자산가치 2백억을 넘겼지만 그들이 보유한 유신그룹은 자산가치가 2천억을 넘겼기에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 기업 평가회의 참가자 자격을 얻었다.현재로서는 가문의 둘째인 그들이 장남인 유진안보다 가문에서 유리한 위치를 저맣고 있었다.지난번에 유 전회장 생신 잔치에서도 불쾌한 일이 있었는데 유효진이 겁도 없이 송시후를 건드리는 모습을 보자 유청미는 이미 그들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쾌했다.
현장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사람들 모두가 윤 회장이 이토록 칭찬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궁금함을 감추지 못했다.혹시 그 특별 게스트가 내가 아닐지 망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어쩌면 윤 회장이 그들이 이룬 성과를 보고 감명 받아서 이 자리에서 불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송시후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다.송씨 가문은 4대 명문 가문 중의 한자리를 버젓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는 강주시에서 자신을 따라올 인재는 절대 없다고 자부했다.청년 인재라면 당연히 내가 아닐까?“윤 회장님이 날 부르는 것 같아.”송시후는 의기양양하게 말하며 무대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역시! 특별 게스트가 송 대표님이셨군요. 그럼 저도 인정이죠!”사람들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송시후를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게스트가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에 조금은 실망했다.유효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지금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윤 회장과 체결한 계약서뿐이었다. 만약 윤 회장마저 그들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유신 뷰티의 파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만약 송시후가 윤 회장의 특별 게스트라면 윤 회장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어쩌면 송시후의 이간질을 믿고 당장 계약 해지 통보를 보내올지도 모른다.‘이렇게 끝나는 걸까?’현장에 사람이 많았기에 윤 회장은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임찬혁의 그림자조차 찾지 못했다.“죄송합니다. 그 친구가 보이지 않아서요. 도착했는지 전화 한 통만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윤운철은 핸드폰을 꺼내 임찬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경쾌한 벨소리가 임찬혁의 호주머니에서 울리기 시작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현장이 갑자기 숙연해졌다.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쩍 벌리고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송시후는 물론이고 유효진 일가마저 이 상황을 믿고 싶지 않았다.윤운철이 말한 특별 게스트가 임찬혁이었다니!유진안과 이향은 이게 꿈은 아닌지 허벅지를 꼬집었다.강한 통증이 이게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해주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