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귀중한 걸 선물로 받았다가 백현호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거절하기도 힘들었다.“앞으로 가족이 될 텐데 뭘 그렇게 선을 그어?”이향은 당연하다는 듯이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가족이요?”이때 문을 열고 들어온 임찬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설마 백 대표를 양자로 삼으실 건 아니죠?”그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백현호가 장모에게 금팔찌를 선물하는 것을 목격했다.임찬혁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이향 일가족이 당황했다.그의 냉랭한 목소리에서는 진한 불쾌함마저 느껴졌다.“너 잘 들어. 효진이는 백 대표랑 결혼할 거고 우리랑 가족이 될 거야!”이향은 당연하게 유효진의 옆자리에 앉는 임찬혁을 노려보며 앙칼지게 말했다.“거긴 백 대표 자리야. 여기 네 자리는 없으니까 당장 나가!”“효진 씨 옆자리를 남편인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를 위해 남겨뒀다고요?”임찬혁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당겨 유효진의 옆에 바짝 붙었다.솔직히 너무 기분이 나빴다.유신 뷰티의 위기를 해결하느라 영감들과 술자리를 하고 왔더니 장모가 자신의 아내를 다른 남자의 품에 떠미는 상황이라니!황당해도 이렇게 황당한 경우는 없었다.“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백 대표랑 경쟁하겠다는 거야?”임찬혁의 당당한 태도에 분노한 이향이 테이블을 탕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백 대표 보고 좀 배워. 선물 하나에 3천만 원이나 한다잖아. 게다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고경 장인의 작품이래. 너 같은 건 평생 일해도 구경도 하지 못할 소중한 팔찌라고!”유진안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임찬혁, 밥 얻어먹으러 온 건 이해하겠는데 백 대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지. 당장 옆으로 가!”“3천만 원 주고 가짜 팔찌를 샀다고요?”임찬혁은 비웃음을 지으며 백현호를 노려보았다.“멍청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짜 팔찌를 선물이랍시고 들고 오다니. 참 예의가 바른 분이로군요.”임찬혁의 말에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팔찌가 가짜라고?백현호의 두 눈에 잠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도 속았어요!”거짓말이 들통나자 백현호는 수치스러워서 당장이라도 땅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진작에 파산직전까지 간 백운그룹이지만 가문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유효진에게 접근했다. 가짜 선물로 대충 속여넘겨서 결혼까지 가려고 했는데 꼼수가 들통나 버린 것이다.그는 이미 이런 방식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속였다. 의심을 받지 않은 건 그가 가진 배경 때문에 아무도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임찬혁은 한눈에 가품을 알아보고 그의 가면을 벗겨버린 것이다!“진짜 가짜였네….”이향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며 중얼거렸다.백현호는 그녀가 고르고 고른 완벽한 사윗감이었다.유효진을 더 좋은 집으로 시집 보내기 위해 그녀는 학문이나 집안 배경, 인맥관계 모두 철저한 조사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사람이 백현호였다.그녀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백현호가 완벽한 남자라고 굳게 믿었다.그런데 가짜 팔찌를 금팔찌라고 속여서 선물하다니!백현호만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 이향 본인도 수치스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유진안과 유설진도 당황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효진도 놀랐지만 더 의아한 건 임찬혁이 어떻게 한눈에 팔찌의 진위 여부를 알아보았느냐였다.임찬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백 대표 당신이 속은 게 아니라 당신이 우리한테 사기 치려다가 걸린 거겠지.”그의 예민한 관찰력으로 팔찌의 진위 여부를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몇천 년 된 골동품도 한번에 진위를 알아볼 만큼 그는 예리한 관찰력을 가졌다.그는 백현호가 가져온 다른 귀중품들도 모두 가품이거나 모조품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아줌마한테 일부러 사기를 쳤다는 거야?”진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백현호는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그건 본인이 잘 알겠지.”임찬혁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백현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이때, 정신을 차린 이향이 목청
“금팔찌는 비서 시켜서 구매한 거예요. 내 옆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라 믿고 맡겼는데 아마 비서가 중간에 바꿔치기를 한 것 같네요. 돌아가면 단단히 혼낼게요.”백현호는 자신이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의 눈물 겨운 연기에 유효진마저도 태도가 누그러졌다.“백 대표님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대표님 잘못은 아니니까요.”유효진이 나서서 그를 위로했다.“아니요. 이유야 어찌됐건 잘못은 잘못이죠. 내가 미안해요.”백현호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이번에 새로 진행 중인 이안 광장 프로젝트가 곧 가동되는데 아버지가 직원들 고무한다고 주식을 조금 내놓으셨어요.”“앞으로 가족이 될 사이니까 제가 지분을 약간 양도할 테니 우리 백운의 주주가 되는 건 어때요? 이건 제 사과의 선물이에요.”“백 대표, 그게 진심인가?”유진안이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이향과 유효진, 유설진마저 서로 얼굴을 번갈아보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이안광장은 백운그룹이 요즘 밀고 있는 가장 핫한 사업이었다. 그곳에 투자한다면 돈방석에 앉는 것과 같았다.이안광장이 건설되면 백운그룹은 돈을 찍어내는 기계를 가진 것과도 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안광장 관련 지분은 줄곧 백운 오너 일가가 꼭 쥐고 있었다.그런데 그 귀중한 지분을 양도한다니, 돈 벌 기회를 양보한다는 얘기와도 같았다.“회사와 오래 함께한 원년 직원들을 위한 복리로 풀 생각이었어요. 아시다시피 그 지분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워낙 많잖아요.”백현호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쏟아냈다.“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지 말아요. 아버지 아시면 저 죽어요.”“백 대표, 우리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우리가 4억을 투자할게. 성의를 봐서 가격을 좀 더 할인해 줄 수는 없나?”돈 벌 기회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인 이향은 당장 가지고 있는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투자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그럼 기존 지분에서 아줌마 명의로 5% 더 드릴게요.”백현호는 잠깐
“뭘 안다고 함부로 나서? 백 대표가 우리 돕는다고 한 일을! 이런 기회 다른 사람에게는 주어지지도 않아!”이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절대 밑지지 않을 장사인데 왜 하필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한테 팔려고 하겠어요?”임찬혁이 반박했다.“백 대표가 우리를 진짜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증거지. 너 질투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야!”이향은 혐오스럽다는 듯이 임찬혁을 노려보았다.그녀는 백현호가 돈 벌 기회를 자신들에게 양보한 건 다 유효진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런 일을 굳이 백현호 본인이 있는 앞에서 얘기할 필요는 없었다.“효진 씨, 그거 사지 마세요.”임찬혁도 더 이상 이향을 말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두 눈 뜨고 유효진이 사기를 당하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걱정 말아요. 밑지는 장사는 아닐 거예요.”유효진은 잠깐 고민하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이안 광장 프로젝트는 백운그룹에서 메인으로 미는 개발 사업이었기에 망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망하면 백운그룹마저 무너질 판이었다.4억은 그리 많은 돈도 아니었고 백현호가 유신 뷰티를 돕겠다고 확답까지 한 상황에서 그의 체면도 살려줘야 했다.물론 그녀는 백운그룹이 이미 파산의 위기에 처했고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임찬혁은 이미 결정을 내린 그녀에게 더 뭐라고 하지 않았다.어차피 그들에게는 그리 많은 돈도 아니었기에 이 일로 그녀와 더 언쟁을 벌일 필요도 없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해 줄 것이다.“임찬혁 씨, 내가 가짜 팔찌 때문에 신뢰를 잃었기는 하지만 그건 실수였어요. 그거 하나로 나를 이렇게 모함하면 안 되죠!”아무도 임찬혁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백현호는 마치 승리자라도 된 것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여기 오기 전에 오늘 안으로 큰 계약을 물어오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되었나요?”백현호는 임찬혁이 절대 가치 있는 계약서를 가져오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에 더 기
게다가 그녀의 입장에서는 불평등 계약이었다.계약서 내용이 너무 유신 뷰티에만 유리한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회춘단의 가격마저 그녀에게 결정권을 넘기다니, 작정하고 유신 뷰티를 밀어주겠다는 의미였다.유효진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대체 뭘 했기에 윤운철 회장이 이토록 편의를 봐주는 걸까?그녀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세상에나! 형부, 대체 어떻게 해낸 거예요?”옆에서 보고 있던 유설진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임찬혁이 계약서 얘기를 꺼내자마자 그쪽에서 계약서를 들고 찾아온 상황이라니, 믿기지 않았다.“딱히 뭘 한 건 없어요. 다만 회춘단 샘플을 윤 회장께 보여드렸고 윤 회장님은 굉장히 흥미롭다면서 판매권을 사겠다고 했고요. 효진 씨, 어서 사인해요. 이것만 있으면 이제 송시후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요.”임찬혁은 담담한 얼굴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그럴 리 없어!”계약서를 확인한 이향이 비명을 질렀다.회춘단이 시간을 되돌리는 효능이 있다고 해도 임찬혁이 윤운철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 상황이었다.상계의 큰손이라고 불리는 윤운철 회장이 한 번만 만나도 당장 계약서를 써줄 리도 만무했다.유진안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에는 임찬혁이 무능한 인간이라고 무시했는데 사실이 눈앞에 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임찬혁 씨, 남의 공로나 가로채는 거, 부끄럽지도 않나요?”이때, 백현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윤 회장님은 아버지와의 친분 때문에 효진 씨와 계약하기로 한 거예요. 그걸 임찬혁 씨가 따낸 계약이라고 하면 곤란하죠. 분명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나누는 얘기를 들었을 거야!”사실 백현호 본인도 반신반의했다. 그는 아버지와 윤 회장이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모든 게 유효진을 엮기 위한 연기임을 부자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그래서 임찬혁이 계약을 따냈다고 했을 때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차라리 아버지가 어떻게 윤
임찬혁이 당당하게 핸드폰을 꺼내자 모두가 긴장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백현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임찬혁이 허세를 부린다고 믿고 싶었지만 그의 반응이 너무 수상했다.설마 이 계약을 정말 임찬혁이 따낸 거라고?“지금 거신 전화는 전화기가 꺼져 있어….”신호음이 한참 울렸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아마 바쁘신가 보네요. 지금 장 시장님께 전화를 걸어볼게요.”임찬혁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장호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같았다.사실 윤운철과 장호문은 중요한 회의를 진행하느라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둔 상태였다.“하! 연기는 이제 그만하지 그래요?”백현호가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속여 넘긴다고 곧 기업 평가회가 열리면 드러날 진실인데 그렇게 살고 싶어요?”그는 임찬혁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멍청한 녀석!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잖아? 저놈 오늘 안으로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네!’그는 벌써 유효진을 품에 안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다.“그러니까!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전화한다며? 계속 해봐. 차라리 대통령 연락처도 가지고 있다고 하지 그래? 허세에 쩔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녀석 같으니라고!”이향은 냉소를 지으며 비난을 퍼부었다.그들의 비아냥에도 임찬혁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두분 다 바쁜가 보네요. 믿고 싶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두 분 모시고 같이 식사나 해요.”임찬혁은 유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만해요!”유효진은 실망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이 상황에도 그런 거짓말이 나와요? 내가 그렇게 만만해요?”그녀는 처음부터 임찬혁이 계약을 따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그런데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것을 보며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윤 회장을 소개한다는 황당한 얘기까지 나오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백 대표님, 도움 감사드릴게요. 덕분에 유신 뷰티가 살았어요.”“찬혁 씨, 거짓말을 할수록 찬혁 씨만
임찬혁이 뒤돌아선 순간, 유효진은 무언가가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지며 소중한 것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내가 혹시 너무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임찬혁이 허물이 많은 사람이지만 자신을 대할 때는 항상 진심으로 대해주던 사람이었다.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남자는 많지만 대부분은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다. 유독 임찬혁만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봐 주었다.그녀는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쳇, 무능한 녀석!”임찬혁이 나가자마자 이향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딸, 이제 임찬혁이 어떤 인간인지 잘 봤지? 널 위하는 사람은 백 대표밖에 없어. 백 대표처럼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야 남은 인생이 행복한 거야. 당장 임찬혁이랑 이혼하고 백 대표랑 결혼준비 해!”백현호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효진 씨,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나이가 어려서 사람을 잘못 볼 수도 있죠. 걱정 마세요. 앞으로 내가 진심으로 아껴줄게요. 효진 씨가 아끼는 기업도 내가 뒤에서 팍팍 밀어줄 거예요.”“기업 평가회가 곧 시작인데 남는 입장권 구해다줄게요. 때가 되면 같이 참석해요. 송시후 쪽에는 내가 말을 잘 해놓을게요. 어쨌든 마찰을 피하는 게 좋으니까요.”백현호는 세치혀로 아주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그는 여자가 어떤 때 위로가 필요한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일반인이었다면 아마 그의 사탕발림 말에 벌써 넘어갔을 것이다.하지만 유효진은 짜증만 치밀었다.“말씀 감사해요, 백 대표님. 천천히 드시다 가세요. 저는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이만 돌아가볼게요.”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룸을 나왔다.계약서에 관한 일은 기업 평가회 때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호텔에서 나온 임찬혁은 윤운철의 전화를 받았다.“임 선생, 회의 중이라 전화를 못 받았네요. 정말 미안해요.”“괜찮습니다.”임찬혁은 상대를 원망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와 유효진 사이에 신뢰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었다.잠시 후, 장호문에게서도 연락이 와서 미안하다고
며칠간의 수련을 거쳐 임찬혁은 내력이 충만하고 이미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했다. 이렇게 한번만 더 돌파하면 더 넓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하지만 매일 돌파구를 돌파하려 할 때마다 체내의 경맥이 거대한 손상을 일으키고 뼈를 깎는 고통이 이어지면서 실패했다.그는 경맥을 복구하는 약재를 구해야겠다고 다짐했다.임찬혁은 기업 평가회에 참석할 외출 준비를 마쳤다.유효진의 불신에 대해 조금 화가 났지만 그래도 연우의 엄마이자 5년 전 함께 온기를 나누었던 여자였기에 송시후가 유신 뷰티를 짓밟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이번 일을 해결하고도 유효진이 그를 거부한다면 미련 없이 떠날 것이다.그 시각 강주시는 이미 들끓고 있었다.기업 평가회는 강주의 거대 행사로서 미래의 경제발전에 밀접한 연관이 있었기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그리하여 모두의 시선이 오늘의 평가회로 쏠렸다.하지만 진짜 기업 평가회에 참석하여 시장이나 윤운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해당했다.참석한 인원이 너무 많으면 평가회가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고 현장도 아수라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이번 기업 평가에게 참석할 수 있는 조건은 무조건 자산 가치가 2천억 이상이 되는 기업이나 개인이어야 참석이 가능했다.자산 가치가 요구 금액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초대장이 있거나 참가 자격이 있는 사람과 동참해야 했다.다만 아무리 자산 가치가 2천억을 초과한다고 해도 아무나 대동하고 들어갈 수는 없고 사전 조사와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다시 말해서 이번 평가회 참석 자격을 가지려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그리고 묘한 소문이 강주시에 돌기 시작했다.이번 기업 평가회에 윤운철 회장이 특별 게스트를 초대했다는 소문이었다.강주의 상류층 인사들은 대체 누가 그 행운아가 될지 의논이 분분했다.윤운철 회장이 직접 초대한 사람이라면 분명 귀족 출신이거나 아주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일 거라는 게 그들의 추측이었다.기업 평가회는 강주 시중심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