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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금팔찌는 비서 시켜서 구매한 거예요. 내 옆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라 믿고 맡겼는데 아마 비서가 중간에 바꿔치기를 한 것 같네요. 돌아가면 단단히 혼낼게요.”

백현호는 자신이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눈물 겨운 연기에 유효진마저도 태도가 누그러졌다.

“백 대표님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대표님 잘못은 아니니까요.”

유효진이 나서서 그를 위로했다.

“아니요. 이유야 어찌됐건 잘못은 잘못이죠. 내가 미안해요.”

백현호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이번에 새로 진행 중인 이안 광장 프로젝트가 곧 가동되는데 아버지가 직원들 고무한다고 주식을 조금 내놓으셨어요.”

“앞으로 가족이 될 사이니까 제가 지분을 약간 양도할 테니 우리 백운의 주주가 되는 건 어때요? 이건 제 사과의 선물이에요.”

“백 대표, 그게 진심인가?”

유진안이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이향과 유효진, 유설진마저 서로 얼굴을 번갈아보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안광장은 백운그룹이 요즘 밀고 있는 가장 핫한 사업이었다. 그곳에 투자한다면 돈방석에 앉는 것과 같았다.

이안광장이 건설되면 백운그룹은 돈을 찍어내는 기계를 가진 것과도 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안광장 관련 지분은 줄곧 백운 오너 일가가 꼭 쥐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귀중한 지분을 양도한다니, 돈 벌 기회를 양보한다는 얘기와도 같았다.

“회사와 오래 함께한 원년 직원들을 위한 복리로 풀 생각이었어요. 아시다시피 그 지분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워낙 많잖아요.”

백현호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쏟아냈다.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지 말아요. 아버지 아시면 저 죽어요.”

“백 대표, 우리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

“우리가 4억을 투자할게. 성의를 봐서 가격을 좀 더 할인해 줄 수는 없나?”

돈 벌 기회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인 이향은 당장 가지고 있는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투자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럼 기존 지분에서 아줌마 명의로 5% 더 드릴게요.”

백현호는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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