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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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웬일로 나를 다 걱정하지?
“환자분 머리가 유리에 긁힌 외상이 존재하지만 이미 봉합하여 괜찮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 외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의사의 말에 하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서준이 괜찮다니 그나마 다행이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괜찮다니 다행이네요.”이수애도 그제야 안도한 듯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환자분 이미 깨어났습니다. 곧 병실로 옮겨질 겁니다.”“아휴, 정말 다행이네요.”의사가 떠나간 뒤 간호사 몇 명이 곧 서준을 밀고 나왔다머리에 거즈를 두르고 얼굴 이곳저곳에 혈흔이 묻어 있는 서준은 예전의 멋진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다.수애는 서준을 보자마자 달려가 흐느꼈다.“아들, 괜찮아?”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서영도 얼른 관심 섞인 말투로 물었다.“오빠,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괜찮으니 망정이지.”“괜찮아, 걱정하지 마.”서준은 두 사람을 보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하지만 이수애는 여전히 걱정을 떨쳐내지 못했다.“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어? 이게 어디 보통 일이야?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엄마는 어떻게 살라고?”이에 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시선을 하연에게 돌렸다.눈이 서로 마주쳤지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준은 하연이 분명 앞에 서 있지만 왠지 멀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최하연.”“괜찮다니 됐어.”서준의 부름에 하연은 가볍게 대답했다.서준은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간호사가 그럴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서준을 병실로 옮겼다. 그동안 서준의 시선은 여전히 하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병실에 도착한 서준은 하연이 따라오지 않아 급한 마음에 일어서려 했지만 간호사가 막아 나섰다.“아직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는데 일어나시면 안 됩니다. 안정을 취하세요.”“괜찮아요.”서준은 상관없다는 듯 말하며 침대에서 내리려 했지만 이제 막 병실에 들어온 이수애가 깜짝 놀란 듯 달려왔다.“아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누워.”“최하연은 어디 있어요?”서준의 고집스러운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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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더 이상 빚진 건 없어
적어도 이번 일로 하연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그때 하연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수표 한 장을 꺼내 들었다.그 순간 서준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이게 지금 무슨 뜻이야?”하연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벤틀리 새거 하나 뽑으려면 적어도 10억은 필요할 거야. 나머지는 나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라고 생각해.”서준은 피가 거꾸로 솟았다.‘40억? 지금 돈으로 갚겠다는 건가?’서준이 하연을 구한 건 순전히 본능적으로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그런데 그걸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나 보네?’서준이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하연이 말을 이었다.“40억은 충분할 거야. 만약 모자란 것 같으면 원하는 금액 말해.”“최하연! 날 뭐라고 생각한 거야?”서준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웠다.본인이 이렇게 다쳤는데, 예전의 감정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하연의 행동에 화가 났다.하지만 이수애와 서영은 넋이 나갔다.‘이제 최하연한테 40억은 돈도 아니라는 건가?’왠지 모르게 부러웠다.이런 걸 보면 하연의 집안이 좋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서준이 집안 경제권을 모두 관리한 뒤부터 이수애와 서영은 40억이 아니라 4억 원을 내놓는 것도 손이 떨리는 상황이라, 하연이 건네는 돈을 당장 받고 싶었다.“최하연, 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이수애는 갑자기 버럭 화를 내며 하연에게 걸어갔다.그러면서 시선은 수표에서 떼지 못했다. 심지어 반짝반짝 빛나기까지 했다.그걸 본 하연은 손에 들고 있던 수표를 이수애에게 건넸다.“받아요.”제 발로 굴러온 복에, 이수애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손을 뻗으려 한순간, 서준이 갑자기 소리쳤다.“이리 와요!”이수애는 너무 안타까웠다.40억이 적은 돈도 아니고, 공짜로 떨어진 걸 왜 싫다는 건지.그에 반해 서준은 하연의 행동에 화가 거꾸로 치밀었다. ‘지금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그때 이수애의 생각을 꿰뚫어 본 하연이 얼른 수표를 이수애의 호주머니 속으로 밀어 넣었다.“여사님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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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오지랖 부릴 바에 책이나 더 읽으세요
오늘 서준이 하연을 구해주었다고 해도 전에 상처 주었던 게 사라지는 건 아니다.“안 대표님, 평소 오지랖 부릴 바에 책이나 더 읽으세요.”하연의 가시 돋친 말을 내뱉었다.그 뜻은 아주 명확했다.이에 태현은 가볍게 웃었다.“네, 뭐. 그럼 전 서준이 상태 확인하러 갈게요. 다음에 봐요.”그 말을 마친 뒤 태현은 도망치듯 떠나갔다.병원을 나서자마자 하연은 태훈의 연락을 받았다.“확인했습니다. 폭스바겐 차주는 엄지연이었어요. 오늘 차를 운전한 사람도 엄지연 본인이고요.”그 이름을 듣는 순간 하연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내가 목적이었겠네.”“네! 하지만 고의적인 범행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감정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 같습니다.”하연은 한참 동은 입을 꾹 다물고 고민하다가 되물었다.“엄지연 가족관계는 어때?”“조사해 봤더니 고아였어요.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 자기 실력으로 민성시립대학에 입학했고, 재학하는 동안에는 재단의 지원을 받고 본인 스스로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졸업까지 버텼더라고요.”‘이것만 보면 참 고군분투했네.’“엄지연은 지금 어디 있어?”“저희 쪽에서 잡아 두었는데, 어떻게 처리할까요?”태훈은 물론 하연의 의견을 묻긴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최씨 집안 방식대로 처리한다면 지연이 한 짓은 아마 죽지 않으면 불구가 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게 뻔하다.때문에 하연의 명이 떨어지면 바로 부하들에게 일 처리를 맡길 생각이었다.“증거 수집해서 경찰서에 넘겨. 법대로 처리해.”“아가씨, 너무 쉽게 봐주는 거 아닙니까?”태훈의 놀란 듯한 말투에 하연이 의아한 듯 되물었다.“이게 가장 합법적이고 정당한 수단 아닌가?”이건 하연만의 처벌 방식이다.그렇다고 지연의 사정을 봐준 것도 아니다.하연은 저를 해치려 하는 사람에게마저 은혜를 베푸는 부처가 아니니까.하지만 지연의 디자인 능력은 확실히 인정할 만하고, 그동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을 게 뻔하다.게다가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오늘 이런 성과를 따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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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예전 같은 일은 앞으로 없을 거야
“응.”“빌어먹을. 뭐 이제야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는 거야 뭐야? 설마 너 이 일로 한서준 용서한 건 아니지?”하연은 고개를 저었다.“빚은 갚았어.”“뭐로 갚았는데? 설마 몸으로 갚은 건 아니지? 내가 미리 말하는데, 너 만약 그 자식 용서하거나 다시 합치면 나... 진짜 확 죽어버리는 수가 있어.”“됐어.”하연은 얼른 예나를 붙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말했잖아. 난 이미 내려놓았다고. 예전 같은 일은 앞으로 없을 거야.”사뭇 진지한 말투에 예나는 바로 믿었다.“그래. 죽다 살아났는데 나쁜 기운 털어버리러 가자고.”하연은 갑자기 상혁과 한 약속이 생각나 바로 거절했다.“안돼. 나 상혁 오빠랑 약속 잡았어.”“쯧쯧, 상혁 오빠밖에 모르네. 같이 부르면 되잖아.”“그럼 내가 물어볼까?”하연이 망설이며 물었다.“묻긴 뭘 물어? 주소 보내주면 되는걸. 어디 오나 안 오나 봐 봐.”“...”예나는 저녁이 되자 클럽으로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내 말 들어. 지금은 모든 고민 털어버리고 나랑 같이 즐겨.”그러면서 하연을 기어코 무대로 끌고 갔다.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긴 채 한참 동안 신나게 춤을 춘 하연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과일 주스 한 잔을 주문했다.한편, 표절 사건 이후 낮에는 누군가 알아볼까 봐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서영은 오랜만에 밖을 나왔다.지금은 저녁인 데다 서준이 병원에 입원해 저를 감시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바람도 쐴 겸 나온 거였다.“위스키 한 잔이요.”“네, 잠시만 기다리세요.”의자에 앉아 바텐더에게 주문한 서영은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그러다 마침 하연이 눈에 들어온 순간,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오빠는 저 때문에 입원해 있는데, 감히 클럽에서 술 마시며 즐기고 있어?’물론 속으로는 구시렁댔지만 예전처럼 오만한 태도로 시비를 걸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서준에게 따끔한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서영은 속으로만 욕설을 퍼붓고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그러던 그때.“서영 씨?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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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계략
“최하연이 얼마나 대단한데요. 보통 사람이 어디 당해낼 수나 있겠어요?”물론 하연에 대한 불만은 많았지만, 서영은 하연을 더 이상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서준이 그 사실을 알면 더 이상 B시에서 지낼 수 없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완선은 이를 갈았다.“최하연만 아니었다면 저도 직장을 잃지 않았을 거예요. 이제 할 일이 없어 매일 술집에만 틀어박혀 있다니, 최하연만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니까요. 서영 씨도 최하연이 밉죠?”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와선과 하연의 원한에 발 담그고 싶은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었다.“그렇게 미우면 어디 한번 혼내줘 봐요.”완선은 그 말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그러다가 서영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다시 물었다.“서영 씨도 최하연 밉지 않아요?”서영은 고개를 저었다.“미워도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속으로만 미워해야지 어쩌겠어요.”완선은 코웃음을 쳤다.“설마 지금 겁나서 이러는 거예요? 아니면 또 최하연한테 질까 봐 그러나?”그 말에 서영은 순간 욱했다.하연과 맞붙었다 하면 매번 처참하게 패했던 게 여전히 속에 남아 있는 건 사실이다.‘왜 최하연은 원하는 걸 다 이룰 수 있는 건데?’될 수만 있다면 서영도 하연을 단단히 혼내 주고 싶다.하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닌지라 본인이 하연을 이길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때문에 상대에게 이용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얼른 분노를 거두었다.“하, 그렇게 자신 있으면 본인이 나설 것이지 왜 저는 끌어들여요?”‘내가 걸려들 줄 알아?’완선은 서영의 태도에 이내 설득했다.“혼자 해서 안 되면 힘을 합쳐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정말 관심 없어요?”그 말에 서영은 이내 흥미가 생겼다.본인 하나로는 하연을 이길 수 없지만 완선을 끌어들이면 승산이 더 큰 건 확실했다.어찌 됐던 그동안 하연한테 당한 건 갚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곧바로 머리를 내밀었다.“뭘 할 생각인데요?”완선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술을 원샷하더니 호주머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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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조금 더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야
명을 내린 완선의 눈에는 매서운 빛이 언뜻 지나갔다.이 시각 완선은 마치 구멍에서 기회를 노리는 독사 같았다.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뛰어나와 상대를 물어버릴 것처럼 말이다.완선은 서영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귓속말로 속삭였다.“영상 찍는 거 잊지 마요. 난 최하연의 명예가 바닥으로 떨어져 영원히 B시에서 사라지는 거 꼭 봐야겠으니까.”서영은 몸을 흠칫 떨었다.왠지 이 순간 완선을 마주하고 있자니 등골이 오싹했다.“전 그런 거 못 찍어요…”이제 막 말하려는 서영에게 완선은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하, 못 찍어도 우리 더 이상 퇴로는 없어요. 우리 같은 배를 탄 사이잖아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요.”노골적인 협박에 서영은 하연이 있는 쪽을 슬쩍 바라봤다.그리고 다음 순간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눈에 어둠이 드리웠다.그 시각, 클럽 2층.“상혁 선배, 선배가 여긴 어쩐 일이야?”누군가 성큼성큼 걸어오며 가벼운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그 사람을 본 상혁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우아하게 손을 뻗어 인사를 받아주었다.“오랜만이네.”“오랜만이긴 하지. B시에 온 지 한참 됐으면서 나 보러 오지도 않고.”상혁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어두운 불빛에 드리우면서 점점 얼굴이 드러났다. 살짝 경박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은 플레이보이가 따로 없었다.“그런데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대? 여긴 어쩐 일이야?”심지훈은 거침없이 말했다.상혁의 대학 후배로 서로 알고 지내온 세월이 있는지라 두 사람은 사이가 매우 돈독하다.그동안 사정상 만나지 못했다가, 상혁이 여자 하나 때문에 F국에서 발전할 기회를 포기하고 B시로 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진 터라 지훈은 무척 궁금했다.그렇게 얼음장 같던 상혁의 마음을 녹인 여자가 대체 누구일까 하고.“오늘 풍향을 묻는 거라면 동풍이 분다더라고. 삼국지 속 제갈량도 동풍이 불 걸 예상하고 그 기세를 빌어 사마의를 물리쳤잖아.”상혁은 자신 있는 말투로 농담을 내던졌다.그 말에 지훈은 눈을 반짝였다.“그런데 선배가 여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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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상혁의 귀띔
상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계단을 내려갔다.그 시각, 하연은 박스 안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다 심심한 듯 핸드폰을 꺼내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웨이터가 하연에게 다가왔다.“고객님, 안녕하세요. 이건 저희 클럽에서 서비스로 드리는 음료이니 드셔 보세요.”웨이터는 하연이 거절할 새도 없이 음료를 하연 앞에 놓고 떠나갔다.하지만 하연이 잔에 입을 대기도 전에 상혁이 갑자기 나타나 하연을 막아섰다.“하연아!”상혁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조급했다.성큼성큼 하연의 앞에 다가온 상혁은 단번에 하연의 손에 들린 잔을 빼앗아 갔다.그리고 의아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하연과 눈이 마주치자, 얼른 손을 뻗어 하연의 어깨를 감쌌다. 다른 사람의 눈에 무척이나 친근해 보일 동작이었다.그때, 상혁은 곧바로 하연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컵에 뭐가 들어 있어.”간단한 한마디였음에도 하연은 그 뜻을 바로 이해하고 능청스럽게 물었다.“상혁 오빠? 어디 갔다 이제야 왔어요?”상혁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하연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온 지 한참 됐어. 여기 사장이 내 대학 후배거든. 너도 가서 인사할래?”“좋아요.”하연은 생글생글 미소 지으며 약이 들어 있는 음료를 손에 든 채 상혁과 함께 홀을 떠났다.그 시각, 웨이터 한 명이 2층 룸 바닥에 무릎 꿇고 있다.“심 대표님, 저 정말 고의로 그런 게 아닙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웨이터 앞에서 지훈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제 구역에서 약을 타는 일이 벌어졌으니 표정이 좋을 리 없었다.‘죽으려고 환장했나?’“말해. 누구야? 얼마나 받았어?”압박감 있는 지훈의 말에 웨이터는 끝내 숨김없이 주머니에 있던 현금을 내놓으며 이실직고했다.“그 여자가 준 돈은 이게 다예요. 호빠남 하나 찾아다가 이분이 음료 마시면 옆 호텔 8888호실로 데려가라고 했어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지훈이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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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똑같이 돌려주다
말을 마친 하연의 시선은 곧바로 완선 옆에 있는 서영에게로 옮겨졌다. 그리고 시큰둥한 듯 콧방귀를 뀌었다.“보아하니 두 사람이 함께 짜고 벌인 짓인 듯하네요.상혁도 이미 서영을 확인했다. 벌써 몇 번이나 인내심을 긁는 서영을 봐줄 이유가 더더욱 없어졌다.“나한테 맡겨.”그때 하연이 상혁을 막아섰다.“두 사람이 저를 괴롭히려 한 거니까 제가 처리할게요.”상혁은 하연을 힐끗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옆에 있던 지훈도 알겠다는 듯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죠? 걱정하지 마세요. 하연 씨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무조건 도와줄 테니까.”하연의 눈동자는 점점 어두워지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간단해요. 똑같이 돌려주려고요.”말을 마친 하연은 약을 탄 음료를 들어 올리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이게 그렇게 좋은 거라면 직접 먹게 하면 되겠네요.”“그래요. 그거라면 저한테 맡겨줘요.”지훈은 알겠다는 듯 대답했다.그 시각, 아무리 둘러봐도 하연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자 완선은 당연히 계획이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이에 으쓱한 나머지 얼른 웨이터를 불러 양주 한 병을 주문했다.“최하연은 지금쯤 호텔에 있을 거예요. 반 시간 뒤에 재밌는 구경하러 가자고요.”완선은 제 잔을 들어 올리더니 서영의 빈 잔도 채워주며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서영은 오히려 불안하기만 했다.“이러는 거 좀 아닌 것 같아요.”이에 완선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잔을 비웠다.“이게 뭐 어때서요? 최하연한테 경고해야 할 거 아니에요. 행동에 대가가 따른다는 거, 아무나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거 보여줘야죠. 제가 이미 기자와 유명한 인플루언서한테 미리 흘려 놨으니까 현장이 생방송으로 공개되면 최하연은 끝장이에요.”서영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완선의 수법이 비겁하고 지독하긴 하지만 속이 후련한 건 사실이었다. ‘그동안 날 그렇게 괴롭히더니 이번에 아주 제대로 당해 봐.’‘이전에는 제대로 복수할 거니까.’‘구완선이 제발 실망하게 하지 말아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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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스스로 제 발등을 찍다
“저기요,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그때 웨이터 한 명이 서영에게 다가와 친절하게 물었다.서영은 머리를 문지르며 고개를 저었지만 시선이 웨이터에게 닿는 순간 몸이 점점 타오르기 시작했다.서영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무의식적으로 웨이터에게 달라붙었다.“더워...”“옆에 바로 호텔이 있는데, 제가 안내할까요?”서영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웨이터를 따라 클럽을 나섰다.그 시각, 2층 룸 안.“심 대표님, 명하신 대로 일 처리 마쳤습니다.”직원의 말에 지훈은 하연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제가 도울 일 더 있나요?”하연은 술이 담긴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입가에는 위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고마워요. 이제 남은 건 저들이 판 함정이 얼마나 깊은지 구경할 일만 남았네요.”지훈은 하연의 말에 몸을 흠칫 떨었다.‘역시 누구를 건드려도 여자는 건드리지 말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네.’“그런데, 여기 술 참 괜찮네요.”그때 하연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지훈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대답했다.“하연 씨 입맛에 맞다니 다행이네요. 나중에 새로운 술도 많이 들여올 테니 언제든 마시러 와요.”이윽고 상혁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무튼 선배가 계산할 테니까, 제일 좋은 술은 항상 하연 씨를 위해 남겨둘게요.”“역시 장사꾼은 다리네요. 어디 가서 손해 안 보겠어요.”하연의 말에 상혁은 부채질하듯 말을 보탰다.“에이, 그래도 두 사람 결혼할 때 술은 제가 다 살게요.”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연은 목구멍이 화끈거려 저도 모르게 기침을 해댔다.옆에 있던 상혁이 지훈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지만 지훈은 대수롭지 않은 듯 속으로 구시렁거렸다.‘이거 진심인데.’“하연 씨, 말 나온 김에 날짜 잡는 건 어때요?”하연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입을 열었다.하지만 말을 내뱉기도 전에 상혁이 얼른 나서 하연의 손을 잡았다.“하연아, 집에 바래다줄게.”설명할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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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이성을 잃은 구완선
적에 대한 인자함은 자신에 대한 잔인함이나 마찬가지다.이건 하민이 하연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나머지 일은 내게 맡겨. 넌 마음 놓고 패션쇼 준비에만 신경 써.”“네.”하연이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명문가 아가씨의 음란한 사생활’. ‘3P 현장 사진’ 등과 같은 검색어가 인기 검색어 순위를 차지했다.그 시각, 호텔 8888호실 문 앞에는 B시 유명 매체의 기자들이 모여 굳게 닫힌 문 쪽을 향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대고 있었다.“톱스타가 이 안에서 새로 사귄 남자 친구와 밤을 보냈다는데, 이따가 문 열리면 현장 제대로 찍어.”한 기자의 말에 다른 언론사 기자가 끼어들었다.“톱스타는 무슨, 그저 최근에 인기 좀 얻은 신인 여배우라던데?”“에이, 내가 제보받은 건 유명 여배우 불륜 현장이라던데?”“...”서로 다른 정보에 기자들도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왜 모두 다른 제보를 받았는지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 때문에 방 안 상황에 대한 호기심은 한 층 더 생긴 상태였다.심지어 최근 핫한 채널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들마저 카메라를 켠 채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여러분, 이 방 안에 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지 다들 궁금하시죠? 잠시 뒤 밝혀질 예정이니 구독과 좋아요, 알람 설정 잊지 마세요.”그때, 누군가 먼저 건의했다.“뭐가 됐든 문 열어서 확인하는 게 가장 빠르지 않겠어요?”그 의견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동의했다.곧이어 누군가 호텔 직원을 불러왔고, 직원은 심각한 듯한 상황에 노크를 해보더니 기척이 들리지 않자 아예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그 순간, 기자들은 벌 떼같이 방 안으로 달려들어 침대를 향해 셔터 세례를 날렸다.어수선한 방안 상태만 봐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생각지 못한 건, 이불 위로 세 개의 머리가 나와 있다는 거였다. 여자 두 명에 남자 한 명이 나란히 누워 있는 광경을 본 순간 사람들은 충격에 할 말을 잃었다.“헉! 이게 무슨 상황이지?”“대박, 세 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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