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291 - Chapter 300
308 Chapters
제291화 최 사장님만은 건드리면 안 되죠
상혁의 행동이 어찌나 빨랐는지 DS 그룹과 FL 그룹이 동시에 HY과의 협력을 취소한다고 발표하자마자 HY는 단번에 마비가 되었다.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회사를 보자 안나는 그제야 현실을 직감했지만 여전히 이 모든 게 하연의 짓이라는 건 믿을 수 없었다.이에 핸드폰을 꺼내 지금껏 저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던 운석에게 전화했다.“나... 나 본부장님?”“네, 안나 이사님, 협력은 잘 되고 있나요?”아직 D시 상황을 모르는 운석은 당연하다는 듯 물었다.하지만 안나는 운석의 말에 직접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반문했다.“오늘 뭐 하나 확인할 게 있어 전화했어요. 혹시 최 사장님이 무슨 대단한 신분을 갖고 있나요?”그 말을 듣자 운석은 이내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왜 그래요? 혹시 무슨 일 있나요?”그제야 안나는 입술을 깨물다가 사실대로 대답했다.“DS 그룹과 FL 그룹이 HY 그룹과 협력을 취소했어요.”“대체 무슨 일이죠?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겁니다.”흥분해서 따져 묻는 운석의 태도에 안나는 모든 책임을 하연에게 돌렸다.“다 최 사장 때문이에요. 제 비서가 실수로 심기 좀 건드렸다고 바로 협력을 취소한 거 있죠? 애들 장난도 아니고, 수천억대 프로젝트를 이렇게 중단하면 우리더러 죽으라는 것밖에 더 돼요?”“잠깐만요!”운석은 화가 치밀어 안나의 말을 잘랐다.“안나 대표님, 그 말은 지금 최 사장님 심기를 건드렸단 말이에요? 최 사장님이 누구인지 알고 건드려요? 본인 주제를 알아야지. 협력만 중단된 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아니, 나 본부장님...”안나는 뭐라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운석은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렇게 말해줄게요. 당신들이 그 누구, 심지어는 저를 건드려도 괜찮지만 최 사장님만은 건드리면 안 되죠. 그런데 건드렸으니 그 결과는 당신들이 알아서 감수해야죠. 협력 취소는 고작 돈 조금 손해 보는 거로 끝날 텐지만, 만약 최 사장님한테 무슨 일 있으면 내가 HY 가만 안 둘 거예요.”말을 마친 운석은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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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광산 조사
그날 오후, 일찌감치 호텔 입구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던 IM 그룹 책임자는 하연을 보자마자 공손하게 인사했다.“최 사장님, 저는 IM 그룹 책임자 강시원입니다. 이게 제 명함입니다. D시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고 저희 IM을 선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명함을 받아 들었다.금색으로 된 명함에는 강시원이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강 대표님 존함을 익히 들었습니다.”“아유, 별말씀을요.”강시원은 말하면서 안으로 들어가자는 손짓을 했다.“최 사장님, 부 대표님, 우선 차에 오릅시다.”하연과 상혁이 차에 오르자 차는 이내 출발했다. 강시원은 가이드를 자처하여 열정적으로 D시의 풍경과 문화를 소개했다.그렇게 한참 달리던 차가 겨우 광산에 도착하자 강시원은 아직 흥이 가시지 않은 듯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최 사장님, 우리 D시가 작은 곳이긴 하나 광업, 농업, 축산업이 모두 발달했습니다. 오늘은 우선 광산을 방문하고 내일 농장을 구경하러 갑시다.”“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하연은 말하면서 상혁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고개를 들어 보니 주위는 온통 황량한 벌판이었고 그 가운데 높은 광산이 놓여 있었다.광산 위에서 노동자들이 바삐 작업하는 중이었고, 일부 노동자들은 갱 안에서 작업하고 있었다.그때 강시원이 하연에게 자상하게 안전모를 건네주었다.“최 사장님, 광산이 위험하여 안전에 유의하셔야 합니다.”이윽고 다른 안전모를 상혁에게 건넸다.“부 대표님, 최 사장님, 우선 1번 탄광부터 확인합시다.”강시원은 상혁과 하연 일행을 거느리고 광산 안으로 들어가 열정적으로 광산의 작동 원리를 하나하나 설명하였다.하연이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광부들을 눈앞에서 직접 실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특히 갱 안에서 광물을 캐는 광부들이 가장 힘들어 보였지만 까무잡잡한 얼굴 때문에 유일하게 보이는 눈에는 형형한 생기가 넘쳐 흘렀다.온몸이 구질구질해졌지만 광부들은 허리를 숙여 열심히 광물을 캐고 있었다.“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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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사라진 하연
말을 마친 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하지만 그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 하연을 주시하던 사람 몇몇이 하연을 뒤따르기 시작했다. 그걸 하연은 당연히 알 리 없었다.한편, 휴게실 안.“부 대표님, D시에서 부 대표님과 최 사장님의 2천억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회사는 HY를 제외하면 우리 IM 그룹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계약을 계속 진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상혁은 직접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물론 현재로서 IM 그룹이 최적의 파트너라지만 상혁은 그걸 티 내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했다.“이번 협력이 우리 세 회사에 모두 중요한 거라 아무래도 조심스럽네요. 우선 고찰을 마치고 저희가 따로 위험평가를 진행한 뒤 상세히 얘기해 봅시다.”상혁은 자기의 패를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아주 수준 높게 대답했다.강시원 역시 비즈니스 업계에서 오랫동안 있은 사람이기에 그걸 모를 리 없다.“지당한 말씁입니다. 협력 건은 나중에 천천히 얘기합시다. 하지만 우리 IM을 선택한 걸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그 뒤로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혁의 얼굴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윽고 손을 들어 시계를 확인하더니 강시원은 뒤로한 채 하연이 떠났던 방향으로 걸어갔다.그 상황에 강시혁은 어리둥절해서 다급히 뒤따랐다.“부 대표님, 왜 그러십니까?”“최 사장이 떠난 지 한참 되는데 왜 아직도 안 돌아왔죠?”상혁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묻자 강시원은 그제야 상혁이 이러는 이유를 눈치챘다.‘그런데 부 대표님이 최 사장님을 이토록 신경 쓸 줄은 몰랐네. 혹시 만나는 사이인가? 전에 그런 소문 들은 적 없는데?’속으로 중얼거리던 강시원은 이내 상혁을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광산이 워낙 커서 최 사장님이 길을 잃은 게 아닐까요?”상혁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그도 그럴 게, 왠지 모르게 자꾸만 불안감이 밀려왔으니까. 화장실 앞까지 다가간 상혁은 여자 화장실이건 뭐건 상관하지도 않고 안으로 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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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세 남자의 결심
상혁은 핸드폰을 꺼내 하연의 위치를 추적했지만 신호는 이미 한 시간 전에 사라진 상태였다.사라진 위치는 바로 광산 안이다.“계속 찾아. 아직 광산 안에 있는 게 틀림없어. 못 찾으면 한 명도 나갈 생각 하지 마!”상혁은 명을 내라지마자 하민에게 전화했다.그로부터 반 시간도 채 안 되는 사이, 하민과 하성이 전용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비행기 몇 대가 하늘에서 내려 멈춰 서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대단한 장면을 많이 봐온 강시원도 이토록 놀라운 장면은 처음 보는지라 하연의 신분에 감탄했다.하민이 데려온 경호원은 모두 엄격한 훈련을 받은 엘리트들이라 일반 경호원들보다 더 노련했고, 심지어 구조견도 파견했다. 전용기에서 내린 하민과 하성은 곧장 상혁과 합류했다.이윽고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각자 사람을 데리고 흩어져 하연을 찾기 시작했다.“하성, 넌 사람들 데리고 광산 주변 반경 5킬로미터 범위 이내를 샅샅이 뒤져. 무조건 하연이 찾아내야 해.”“알았어, 형.”하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사람을 파견했다.하지만 D시는 B시처럼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을 찾기 매우 어려웠다.때문에 광산 주변을 이 잡듯 뒤졌지만 결국 아무 소득도 없었다.속절없이 시간만 흐르자 상혁은 완전히 당황했다.“현재 갱 안을 제외하고 모두 찾았습니다.”강시원은 잔뜩 긴장해서 상황을 보고했다.그 말에 상혁은 오히려 동력이 생겨났다.“그럼 갱 안을 한 곳도 빠짐없이 찾으면 되겠네요.”하지만 강시원은 얼른 상혁을 막아 나섰다.“부 대표님, 갱은 위험합니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내려갔다가 사고라도 나면 아무도 책임 못 집니다.”“위험하다고 해도 무조건 찾아야 해요.”옆에 있던 하민 역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섰다.그러자 하성도 뒤따랐다.“오늘 여기를 모두 뒤져서라도 하연이 무조건 찾아내야 할 거예요. 안 그러면 D시를 아예 폭발시켜 버릴 테니까.”강시원은 너무 놀라 순간 멍해졌다.지금의 그로서는 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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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하늘은 노력한 자를 버리지 않는다
“계속 찾아야지. 나머지 두 개의 갱에도 없으면 군의 도움을 받아야겠어.”하민의 분부에 상혁이 먼저 일어나더니 피곤함도 무릅쓰고 9번째 갱에 내려갔다.그리고 하늘은 노력한 자를 버리지 않는다고, 새벽 3시에 상혁은 끝내 마지막 갱에서 하연을 발견했다. 하지만 열 몇 시간 동안 탈수한 상태로 산소가 부족한 곳에 있어 하연은 이미 의식을 잃었다.상혁이 하연을 업고 갱에서 나오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은 곧바로 하연을 병원으로 옮기며 응급처치를 시작했다.시간이 1분 1초 흐를수록,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는 하민과 하성은 이미 초조함에 속이 타들어 갔다.비록 밤새도록 하연을 찾느라 모두 탈진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본인 상태는 뒤로한 채 하연의 상태에만 신경 썼다.“젠장! 누가 하연을 갱안으로 데려간 거야? 잡히기만 해봐, 내가 그놈 껍질을 벗겨낼 거야!”하성이 화를 내며 이를 갈았다.그에 반해 하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넋이 나가 있는 상혁을 바라봤다.“상혁. 제대로 생가해 봐, 아까 혹시 무슨 상황이었어? 혹시 따로 미움을 산 사람이 있는 거야?”그 말에 눈을 든 상혁은 하민과 시선을 마주치며 대답했다.“HY 그룹.”얼마 전에 바로 HY 그룹과의 협력을 취소해 그쪽에서 보복했을 가능성이 무척 크다.생각을 정리한 상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래 직원을 시켜 HY 그룹을 처리하라고 명령했다.“날이 밝기 전에 HY 그룹 파산시켜.”하지만 하민과 하성은 이 정도 벌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다.“고작 파산으로 하연이 오늘 겪은 고통과 어떻게 비교해?”“이건 시작에 불과해.”상혁의 말에 하민과 하성은 그제야 개입하지 않고 모든 걸 상혁에게 일임했다. 그도 그럴 게, 상혁은 언제나 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기에 믿을 수 있었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주자철은 사람들에게 잡혀 비틀거리며 달려와 상혁 앞에 털썩 무릎 꿇었다.“부 대표님, 최 사장님이 사라진 건 정말 저희랑 아무 상관이 없어요. 제발 HY 그룹을 그만 용서해 주세요. 제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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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신의 손이라 불리는 명의
상혁의 부하가 떠나자 주자철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이윽고 상혁이 손을 휘휘 젓자 다른 부하가 다가와 주자철을 끌어갔다.그 뒤로 한참 동안 꺼지지 않은 응급실 불을 보며 상혁, 하민과 하성은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그러다 날이 밝자 응급실의 불은 끝내 꺼졌고, 세 사람은 동시에 응급실 문 쪽으로 달려갔다.마스크를 벗으며 나오는 의사를 보자 상혁이 맨 먼저 물었다.“상태가 어떻나요?”의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산소가 부족한 공간에 너무 오래 있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의식을 회복하기가 어려울 겁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상혁의 눈에 절망이 드리웠고, 목소리가 떨렸다.“지... 지금 뭐라고 했어요?”“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환자분이 식물 인간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그럴 리 없어!”하성이 시뻘게진 눈을 한 채 버럭 소리쳤다.“하연이 식물 인간이 되다니. 절대 그럴 리 없어.”이윽고 마치 이 사실이 믿기 힘든 것처럼 연신 부정했다. 이 순간 하성은 이미 이성을 잃었다.“혹시 다른 방법은 없나요?”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세 사람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더니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그 말에 세 사람은 동시에 눈을 반짝이며 의사를 붙잡았다.“무슨 방법이죠? 하연을 살릴 수만 있다면 얼마가 들더라도 상관없어요.”“하... 하지만 그분이 나서줄지가 미지수라.”“그게 누구죠? 어디 있어요? 제가 당장 사람을 시켜 찾아올게요.”하민이 다급히 따져 묻자 의사는 입을 꾹 다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분은 의술이 뛰어나지만 신출귀몰하는 분이라 일반인들은 절대 찾을 수 없어요. 그리고 환자분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아 시간을 지체하면 아마...”의사는 안타깝다는 듯 말을 잇지 않았다.그때 하성이 다급히 물었다.“골든 타임이 아직 얼마나 남았죠? 하연을 구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해볼게요.”“6시간 남았습니다.”“6시간?”“네. 때문에 정말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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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직접 나선 백 교수
상혁의 심각한 말투에 현승은 장난기 섞인 모습을 거두로 진지하게 물었다.“보스, 무슨 일인데 그래요?”“구해야 할 사람이 있어!”간단한 한마디에 현승은 이내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그를 보자 덩그러니 남겨진 미녀가 뒤에서 소리쳤다.“도련님, 어디 가는데요?”하지만 현승은 그 여자를 상대할 겨를이 없어 집에 가라는 말을 끝으로 곧장 전용기에 올라탔다.두 시간의 비행 끝에 현승은 겨우 D시 병원에 도착했다.“백... 백 교수님?”“헐,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정말 백 교수님이잖아!”“...”현승은 의료진들의 선망의 눈빛과 흥분 섞인 말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비행 중에 이미 하연의 검사 보고서를 토대로 수술 방안을 구상한 현승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술복으로 환복하고 곧장 수술실로 들어갔다.수술실 불이 다시 켜지자 하성이 걱정스레 물었다.“저 사람 정말 괜찮은 거 맞아?”“백현승이란 이름 세 글자가 의료계에서 얼마나 대단한지는 말할 필요도 없어. 백 교수가 지금껏 실패한 수술이 없거든. 그런데 백 교수마저 실패하면 하연은...”하민은 더 이상 말을 이어 나갈 수 없었다.하연의 상태가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하민도 생각지 못했으니까.그때 상혁이 하민을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그래. 하연만 무사하면 이 일 제대로 갚아줄 거야. 하연이 다치게 한 사람은 한 놈도 용서할 수 없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뒤에 검은 무리를 달고 안으로 들어왔다.“한 대표님, 가시면 안 됩니다.”“꺼져!”서준은 포악한 분위기를 풍기며 저를 막는 경호원들을 뿌리쳤지만 경호원 역시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다.“한 대표님, 저희를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최하연 어디 있어?”서준의 물음에 경호원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때 하민이 다가와 싸늘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했다.“한 대표님이 여긴 어쩐 일입니까?”하민을 마주하자 서준은 성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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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고비를 넘기다
“걱정 마세요. 제 손을 거친 수술이 실패한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환자분은 이미 고비를 넘겨 곧 깨어날 겁니다.”그 말을 듣자 모든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상혁이 다가가 현승의 어깨를 두드렸다.“고생했어.”말이 떨어진 순간,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던 현승은 아예 다른 사람이 되기라도 한 듯 고개를 상혁의 어깨에 기댔다.“보스, 너무한 거 아닙니까? 제가 얼마나 열심히 수술했는데, 고작 고생했단 한마디가 끝이라고요?”그 말에 상혁은 현승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갖고 싶은 거 있으면 뭐든 말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테니까.”“이건 보스가 직접 말했어요? 후회하면 안 돼요.”현승은 헤실 웃으며 말하더니 피곤한지 하품을 했다.“에너지 너무 소모했더니 피곤해 죽겠네. 저 먼저 한숨 자고 와서 상은 이따 받을게요.”상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 있던 경호원이 현승을 휴게실로 안내했다.한편, 수술실에 있던 의사들의 입에서 연신 감탄이 흘러나왔다.“와, 이게 가능해? 그렇게 오랫동안 뇌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였는데 이렇게 바로 괜찮아졌다고?”“이건 의학계의 기적이야.”“역시 이래서 백 교수님 백 교수님 하는 거였네.”“이번 수술을 다음 논문의 참고 자료로 사용해야겠어. 백 교수님은 내 우상이야.”“...”사람들은 현승의 의술에 혀를 내두르며 열심히 학습했다.고비를 넘긴 하연은 이내 VIP실로 옮겨졌고, 그 과정에 상혁이 계속 곁을 지켰다.한편 병실 입구에서 하민이 하성을 가로막았다.“두 사람한테 시간을 좀 줘.”결국 하성은 마지못 해 입을 삐죽거리며 문 앞에서 중얼거렸다.“저 자식이 앞으로 하연이 배신하면 내가 저 자식 가죽을 벗길 거야.”그 말을 들은 하민은 하성의 어깨를 툭툭 내리쳤다.“다른 사람은 못 믿어도 상혁은 믿을 수 있어. 그동안 상혁이 하연한테 얼마나 지극정성이었는지는 어린애도 다 알 텐데, 우리가 끼어들 필요가 있을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다른 일이잖아.”하성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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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첫만남
“제가 여기 남든 말든 최 대표님과 상관없지 않나요?”서준이 제 태도를 표명하자 더 말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눈치챈 하민은 마지막으로 충고했다.“한 대표님, 버스를 놓쳤으면 다음 걸 기다리세요. 선 자리에서 지나간 버스를 아무리 기다려봤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닌가요? 한 대표님도 잘 아실 텐데.”이윽고 하성을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형, 저 자식 저기 있게 그냥 두는 거야?”하성은 도무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안 간다고 버티고 있는 사람을 우리가 무슨 수로 내쫓아?”“그래도 하연이 저 자식 얼굴 꼴도 보기 싫어할 거 아니야!”“너도나도 하연이 믿어야 돼. 본인이 알아서 잘 판단하겠지. 하연이도 남은 인생 누구한테 걸어야 할지 알 거야.”그 말에 하성의 마음은 이내 차분해졌다.“그러길 바라야지.”한편, 하연은 아주 긴 꿈을 꿨다.시간은 5년 전 서준을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갔는데, 그때 하연은 컬럼비아 대학 디자인 학과를 다니며 대학원생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처음으로 하연을 낯선 도시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최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걱정했다.“하연아, 내가 너희 학교 맞은편에 집 하나 구입하고 경호원과 가정부도 고용했어. 밖에서 지내는 동안 절대 손해 보지 마.”하민이 전화로 신신당부하자 하연은 걱정 말라는 듯 대답했다.“걱정 붙들어 매요. 그리고 이왕 공부하러 왔으니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 돼요. 저 이미 다 커서 나를 돌볼 능력은 되거든요.”“아무리 그래도, 네가 우리 곁을 떠난 적 한 번도 없어 걱정돼서 그러지.”하연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저 벌써 스무 살이에요. 어린애 아니라고요. 언젠가는 커요...”하연의 끊임없는 설득 끝에 하민은 그제야 받아들였다.전화를 끊은 하연은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웬 사람 한 명이 하연에게 달려와 부딪쳤다.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중심이 무너져 버린 하연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고 곧이어 엉덩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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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상대방의 걱정
그 남자와 다시 만난 건 약 한 달 정도 후였다.하연이 수업을 마치고 강의실에서 나오자 한 무리 사람들이 키득키득거리며 다가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아시아인들은 다 너처럼 등신 같고 개 같아?”“예전부터 병을 몰고 다니더니 더러운 종자!”“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시아인은 우리 발밑이야.”“...”사람들의 말에 하연은 속에서 열불이나 눈살을 찌푸렸다.‘이 왹국놈들 대체 뭐야? 이유도 없이 남을 욕하다니.’이윽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앞으로 다가가 반박하려 할 때, 옆에서 남자의 비명과 욕설이 들렸다.“젠장! 감히 나를 때려?”심지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 대 더 얻어터졌다.“때렸다, 어쩔래? 감히 우리를 욕해? 오늘 제대로 얻어터져 봐!”남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또다시 외국 학생의 얼굴을 후려쳤고 곧이어 꽥꽥거리는 비명이 들렸다.앞으로 다가가 보니 아시아인 남학생이 방금 하연을 비아냥거렸던 외국 학생들을 제대로 혼쭐 내주고 있었다.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몇 대 만에 외국 학생들을 모두 때려눕힌 남자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제 팔을 주물럭댔다.이윽고 눈을 내리깔며 귀찮은 듯 말했다.“같잖은 겉들이 어디서 잘난 척이야? 앞으로 나 만나면 돌아서 다녀. 안 그러면 볼 때마다 때릴 거니까.”말을 마친 남자가 뒤돌아서자 하연은 그제야 상대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했다. 곧이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가리켰다.“어? 그쪽!”하연을 알아본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와 하연의 팔을 덥석 잡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아까 너무 멋지던데요? 나쁜 자식들! 감히 우리를 그렇게 욕해?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은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데 아직도 무시하다니. 아까 그 자식들 쥐어팬 거 너무 속 시원했어요. 저도 당장 가서 때려주고 싶었다니까요.”“...”하연이 끊임없이 쫑알대는 사이, 남자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침묵을 유지했다.그러다 조용한 곳에 도착하자 그제야 하연을 놓아주었다.“아까 계속 있었어요?”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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