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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염구준은 자리에서 우뚝 선 채,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향해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날 만나고 싶다면 직접 오라고 해. 너희 둘만으로 날 끌고 갈 능력은 되는 것 같지 않으니까!”

아주 매를 버는 애송이구나!

두 남자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순식간에 몸을 날려 염구준의 양팔을 잡아챘다. 이들의 손가락 표면엔 미세한 빛이 감싸고 있었는데, 최소 왕자의 경지엔 다다른 고수로 보였다.

“약해 빠졌군.”

염구준은 표정도 바꾸지 않고 팔을 비틀어 두 남자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용하국 고대 무학, 금룡수!

강인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기운이 굵은 밧줄처럼 두 남자를 몸을 속박해 바바닥에 내리 찍었다.

“이정도면 너희 어르신에 대한 선물로 충분하겠지?”

염구준은 가볍게 박수를 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제 말해봐. 너희 그 어르신은 지금 어디에 있지?”

밤은 아직 길었다.

향산 로열 저택으로부터 약 5키로정도 떨어진 해안 북쪽 외딴 지역, 검은 가면 남자는 뒷짐진 채 산 꼭대기에 우뚝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풍화된 조각상처럼 조금의 인기척은 물론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다섯째랑 여섯째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느냐?”

칠흙 같은 어둠속을 뚫어져라 보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언덕 기슭에 있는 검은 인영들을 행해 말했다.

“지금쯤이면 도착할 때가….”

대답하던 검은 인영의 목소리가 뚝하고 끊겼다. 그의 눈에 일렁이는 그림자 세 개가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어둠속에서 한 젊은 남자가 양손에 검은 옷을 입은 두 인영을 매단 채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어둠속에 있는데도 눈빛이 야명주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저것은 반보천인의 경지에 다다른 이들만 갖는다는….”

그 순간 검은 가면의 얼굴빛이 변했다.

“염구준이로군!”

남자가 자신을 알아보자, 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양손에 들고 있던 두 남자를 옆으로 내던졌다.

“그쪽이 바로 청홍방의 진짜 방주이자, 김웅신에게 목숨을 빚졌다는 그 자인가보네? 은둔 가문 출신이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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