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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가면 남자는 확실한 실력 차이를 실감했다!

진정한 반보천인 앞에선 그의 경지는 뿌리 없는 나무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강호는 강호, 무력이 가장 강한 자는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염구준을 마주한 가면 남자의 유일한 선택은 타협이었다!

“염구준 선생님!”

한참 고민하던 남자는 결심한 듯,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두 손을 맞잡은 채 몸을 숙였다.

“청홍방은 부디 제 손으로 직접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여기까지 말한 남자가 고개를 더 깊숙이 숙이며 간절히 부탁했다.

“돌아가면 즉시 청홍방을 수습하고 김웅신을 따르지 않도록 지시해 놓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염구준 선생님의 앞길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김웅신은 제 목숨의 은인이긴 하지만, 이미 여려 차례 도움을 줬으니, 빚은 다 갚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다시 가문으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현세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임을 제 목숨을 걸고 약속합니다.”

치고 빠질 데를 잘 아는 이가 현명한 사람이라고, 남자는 이 상황에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강자가 누구인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럼 돌아가 김웅신에게 전해.”

염구준은 처음부터 가면 남자를 제거해버릴 생각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반드시 직접 따러 갈 테니, 목 깨끗이 닦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반보천인을 건드렸으니, 김웅신 이번에는 못 빠져나가겠구나… 남자는 안타까웠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염구준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인 뒤, 자신들의 수하들을 이끌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청홍방은 이제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니, 김웅신의 손에 남은 건 삼죽문 밖에 없겠군.”

염구준은 자리에 꼿꼿이 선 채, 멀리 보이는 블랙호크국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어느새 그의 입가엔 장난스러운 미소가 맺혀 있었다.

가면 남자가 청홍방을 수습하고 김웅신의 팔달리를 모두 잘라버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또 한바탕 소란스러워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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