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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흑흑흑, 할머니. 그 벙어리가 그랬어요. 벙어리가 나 괴롭혔어요!”

주태우는 외할머니를 보자 배짱이 생겨났는지 바로 일러바쳤다.

손자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보니 강세윤 등 뒤에 서 있는 수아가 보였다.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싸늘한 악의가 번졌다. 속에서 타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근본도 없는 계집애가 감히 내 손자를 괴롭혀?’

수아가 그녀의 손자를 괴롭힌 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생각할수록 차오르는 분노에 그녀는 벌떡 일어나 수아에게로 달려가더니 아이의 귀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곧바로 강세윤에게 밀려났다.

“제가 때렸어요. 어쩌시게요? 저 때리려고요?”

고작 4살짜리의 꼬맹이었지만 주위에서 흘러나오는 기류는 족히 그녀를 압도했다.

동그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바라보는데 어쩜 강현석의 모습과 똑 닮았다. 그 모습에 서미숙은 흠칫 놀랐다.

“할머니. 쟤가 사람을 시켜 저 화단에 던졌어요!”

그때 주태우가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곧이어 다른 아이들도 너도나도 한 마디씩 고자질했다.

“맞아요. 쟤가 그랬어요! 보디가드 시켜서 우리를 화단에 던졌어요.”

“쟤가 무서운 아저씨 시켜서 제 입에 흙도 넣었어요! 흑흑. 엄마, 복수해 줘요!”

하나둘 늘어나는 증언에 귀부인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늘 파티에 참석한 가문은 모두 힘 있고 백 있는 집안이며 아이들 또한 귀하게 자란 도련님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거지꼴이 된 것도 모자라 심지어 몸 구석구석 핏자국까지 나 있었으니…….

“이봐요. 서 여사, 저 이 일 이대로 못 넘어가요. 이 애가 누군지는 몰라도 오늘 대가는 꼭 치르게 할 거예요!”

정 여사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감히 우리 정씨 집안 귀한 장손에게 손을 대다니. 열 배로 갚아줄 거야!”

“두 아이 다 가만둘 수 없어요!”

이 여사도 끼어들었다.

“그리고 저 보디가드인지 뭔지 하는 사람도 함께 감방에 처넣어요!”

함께 열을 내는 사모님들의 모습에 서미숙은 속이 다 시원했다.

‘이러면 내가 일부러 저년을 괴롭혔다고는 하지 못하겠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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