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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 건너편에서 낮고도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

“세훈아, 엄마 이제 너밖에 없어. 엄마 도와줄 거지? 도 씨 그룹이 지금 공격받고 있어. 지금 인터넷에 도 씨 그룹에 관한 나쁜 소문들이 계속 생겨나 주가가 폭등했어. 이러다가 파산될지도 몰라…….”

도설혜는 입을 막고 흐느끼더니 급기야 눈물까지 흘렸다.

하지만 그때 전화 건너편에서 갑자기 키보드 소리가 들려오더니 한참 뒤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머니, 도 씨 그룹처럼 그렇게 큰 규모가 큰 회사가 그런 일로 파산할 리가 없어요. 현재 인터넷에 떠도는 나쁜 소문이 그 1분도 채 안 되는 CCTV 영상 때문인 것 같은데 혹시 영상 속 사람이 정말 어머니세요?”

“나 아니야…… 그게 어떻게 나겠어?”

도설혜는 본능적으로 부정했다.

“그건 누군가가 도 씨 그룹을 무너트리려고 가짜 영상을 뿌린 거야!”

“그래요?”

전화 건너편에서 키보드 소리가 연속 들려오더니 한껏 내린 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상이 합성 흔적 하나 없는데, 왜 거짓말하세요?”

도설혜는 순간 당황했다.

강세훈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왜 잊었을까? 왜 화를 못 참고 거짓말을 했을까 후회됐다.

하지만 이내 숨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

“세훈아, 엄마 일부러 너 속이려던 거 아니야. 그거 네 외할아버지가 엄마 협박해서 엄마도 할 수 없이 한 거야…… 세훈 네가 엄마를 악독한 여자로 오해할까 봐 인정하지 못했어…… 세훈아, 그 영상 지워줄 수 있어?”

“기다려 봐요.”

강세훈은 짤막한 한마디를 툭 내뱉고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검은 두 눈으로 컴퓨터 스크린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50초짜리 영상은 파란 바탕에서 순식간에 수많은 사진으로 나누어지더니 고스란히 휴지통에 버려졌다.

하지만 모든 게 쉽게 끝났다고 생각한 그때 산산조각 났던 파일이 다시 영상으로 변해 재생되는 게 아니겠는가?

‘영상이 삭제가 안 된다고?’

강세훈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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