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화

아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강현석은 순간 말을 잃었다.

솔직히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저 아이들의 울음소리만 들었을 뿐.

그리고 가까이 다가와 흙투성이가 된 어린 여자애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귀엽고 여린 여자애가 절대로 먼저 상대방을 때렸을 리 없어. 괴롭힘을 당했으면 모를까.’

역시나 진짜인 것처럼 연기를 해대니 다들 그에게 허리를 굽혔다.

강현석이 싸늘한 눈빛으로 강세윤과 보디가드를 바라보자 보디가드가 먼저 한발 나서더니 공손하게 허리 굽혔다.

“방금 그 애들이 이 꼬마 아가씨를 벙어리라고 놀리며 싸움이 벌어졌는데 작은 도련님께서 참지 못하고 도우라고 명령하여 제가 도운 것뿐입니다.”

‘말을 하지 못한다고? 벙어리라고?’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가 미약하게 떨렸다.

그리고 수아의 얼굴을 다시 보는 순간 마음 한편이 아팠다.

강현석은 쪼그리고 앉아 수아와 높이를 맞춘 뒤 손을 흔들었다.

“아저씨한테 와봐. 어디 다쳤다 보게.”

수아의 커다란 두 눈에는 강현석의 실루엣이 그대로 담겼다.

입술을 꽉 깨문 아이는 끝내 결심을 내렸는지 한 걸음 한 걸음 강현석에게로 다가가 그의 손가락을 작은 손으로 감쌌다.

그 모습에 강세윤은 언짢았다.

‘구해준 건 분명 난데. 나는 왜 손도 못 잡게 하는데? 내가 분명 아빠보다 멋있고 귀여운데 왜 아빠만 좋아하냐고?’

곧바로 입을 삐죽거리며 나 한번 봐달라는 식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정작 수하는 눈치채지 못했다.

강현석은 더러운 건 참지 못하는 심각한 결벽증이다. 하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흙투성이가 된 아이가 더럽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손을 뻗어 눈앞에 있는 어린애를 품에 안았다.

‘이렇게 귀여운 애가 왜 그렇게 괴롭힘을 당했았을까?’

“가자. 아저씨가 깨끗하게 씻겨줄게.”

강현석은 수아를 안고 휴게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 뒤를 불만 가득한 강세윤이 졸졸 따라왔다.

그 시각, 도예나는 미칠 지경이었다.

도제훈을 데리고 노부인을 찾아간 뒤에야 그녀는 수아가 심술을 쓰며 혼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명옥
흐소부빨리부탁드겟읍니다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