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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왜 우리 집에는 아들 둘뿐인데? 나도 딸 갖고 싶은데.’

만약 딸이 있다면 그는 세상의 모든 좋은 걸 다 해주고 세상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공주로 살게 해줄 수도 있었다.

강현석은 달려가서 수아를 품에 안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

뭔 꿍꿍이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도예나의 딸이라서 그저 겉모습만 예쁠지도 모른다며 자기 암시를 하면서 말이다.

강현석은 어렵사리 눈길을 돌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다시 예전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강세윤은 이미 수아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참지 못하고 수아의 말랑말랑한 얼굴을 꾹꾹 눌러댔다.

수아는 그런 강세윤의 손을 탁 쳐내더니 여전히 경계했다.

“수아야, 앞으로 내가 네 오빠니까 너 보호해 줄게. 오빠가 머리 말려줄까?”

외부의 모든 소리에 반응이 미미하던 수아가 갑자기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본 도예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전에 그녀가 아무리 뭐라 말해도 반응하지 않고 고개조차 움직이지 않던 수아가 낯선 아이의 말에 이런 반응을 보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아가 이 두 부자한테만 특별하게 구는 건 같단 말이지. 대체 왜?’

하지만 이내 생각을 떨쳐내고 수아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가 너 해치지 않을 거야. 머리 말려달라고 할까?”

“응. 나 아프게 하지 않을게. 너 아프게 하면 나 때려!”

강세윤의 약속에 수아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도예나의 눈빛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녀는 솔직히 수아가 외할머니의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하지만 정작 수아를 바꾼 게 이 두 사람이라니.

한편 수아의 동의를 받아낸 강세윤은 싱글벙글 웃으며 수아의 머리를 말려줬다.

카펫 위에 둥그렇게 앉은 세 사람의 모습은 마치 한 가족인 것처럼 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강현석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했다.

‘이렇게 큰 사람이 서 있는데 보이지도 않나? 어쩜 앉으라고 권하지도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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