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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임가영이 배시시 웃으면서 물었다.

“넌 뭐 먹고 싶은데? 내가 해줄게.”

나름대로 요리 솜씨가 괜찮았기 때문에 한 끼 정도 해결하기에는 문제없었다.

“알아서 해. 난 먼저 씻을 거니까.”

육지훈은 넥타이를 풀면서 2층으로 향했다.

임가영은 바보같이 웃으면서 주방으로 향하다 육지훈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정유안 그년이랑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출장을 갔다고?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날 보호해 주려고 우리 학교로 찾아온 거라고?’

임가영은 갑자기 육지훈한테서 인간미를 느꼈다.

식사 준비를 마치고, 임가영은 2층으로 올라가 육지훈을 부르려고 했다.

방 입구에 도착하자 그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안아, 정말 괜찮아? 왜 밥을 안 먹는데.”

나무라는 듯했지만 한없이 부드러운 말투였다.

“저혈당을 앓고 있으면서 그러면 어떡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육지훈의 말이 귀에 꽂혔다.

“네 잘못도 아니잖아. 친척분들이 한 짓인데, 뭘. 너는 그 사람들이랑 달라... 유안아, 미안해. 가장 필요할 때 옆에 못 있어 줘서. 요 며칠 회사 일로 너무 바쁘거든. 그리고 가영이 일도 처리해야 하고. 잘못하면 육씨 가문이 피해를 입을까 봐서 그래.”

문밖에 우두커니 서 있던 임가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를 보호해 주려는 것이 아니라 육씨 가문에 피해갈까 봐 그런 거였구나. 내가 법적으로 와이프가 아니었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

임가영은 속으로 자책했다.

‘임가영, 꼭 이렇게까지 불행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겠어? 나한테 마음도 없는 남자를 잡아서 뭐 해?’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 숨을 쉴 때마다 저릿저릿 아파져 왔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영원히 정유안 뿐이었다.

임가영은 그저 거지같이 육지훈이 가끔 표현해 주는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참 동안 감정을 추스르다 1층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훈도 잠옷 차림으로 1층으로 내려왔다.

임가영은 자신을 미치게 하는 차가운 얼굴과 마주하기 싫어 고개를 떨궜다.

“수고했어.”

육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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