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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요 며칠 육지훈이 정유안과 함께했을 거라는 생각에 표정이 차가워졌다.

“상관하지 마. 그리고 난 멍청하게 정문으로 들어갈 일도 없어. 실험실 옆에 작은 문이 또 하나 있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정말 멍청하긴.”

육지훈이 핸드폰을 꺼내 보여주었다.

“아까 기사님이 먼저 가보셨어. 이거 봐봐!”

임가영은 사진을 보고 난 뒤 그제야 무서워졌다.

평소에 아무도 지나치지 않는 실험실 쪽에 있는 옆문에도 기자들이 빼곡히 서 있었기 때문이다.

육지훈이 진지하게 물었다.

“왜 갑자기 학교로 온 거야? 지금이 어느 때인데 실험이 그렇게 중요해?”

임가영이 우울해하면서 말했다.

“같은 반 친구가 실험 쥐들이 굶어 죽을 것 같다고 말해줬거든.”

육지훈이 물었다.

“언제 연락이 왔는데?”

“그게 중요해?”

임가영이 어이없어하면서 째려보았다.

육지훈은 임가영이 보는 앞에서 기사님에게 전화해 기자들이 언제부터 그 옆문에 몰려들었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한 시간 전이었다.

임가영은 그제야 깨달았다.

‘글쎄 난데없이 내 실험 쥐를 걱정해 준다 했어. 결국엔 이것 때문이였어?’

육지훈이 말하려던 것도 이거였다.

심지어 임가영보다 더 빨리, 더 전면적으로 문제를 파악한 것이다.

임가영은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풀이 죽은 채 말했다.

“미안해. 내가 흥분하면 안 되었어.”

육지훈은 은근슬쩍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가끔 가시 없는 고슴도치도 귀여울 때가 있었다.

육지훈은 더는 캐묻지 않기로 했다.

“됐어, 집에 가. 이 일은 내가 해결할 테니까.”

“안돼. 이대로 가면 안 돼.”

임가영이 불쌍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실험 쥐한테 아직 먹이 못 줬단 말이야.”

육지훈이 멈칫했다.

“죽으면 다시 사면 되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 학교 가면 안 된다고. 아니면 기사가 또 어떻게 날지 몰라!”

“나는 안 돼도 너는 되잖아!”

임가영이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쳐다보았다.

육지훈은 황급히 그녀의 두 눈을 피하면서 어색하게 마른기침했다.

“임가영,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나보고 쥐한테 먹이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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