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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왔어?"

임가영이 그에게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러나 육지훈의 나지막한 눈동자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가까이 오지 말라는 분위기가 온몸에 배어 있었다.

그는 담담하게 그녀를 한 번 힐끗 보고는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임가영은 참지 못하고 그의 뒷모습을 향해 물었다.

"육지훈, 네가 정유안 씨한테 변호사 찾아 준거야?”

남자는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대답했다.

"그래, 그게 왜?”

"왜? 꼭 혜인이한테 이래야만 해?”

임가영은 앞으로 달려가 그의 앞에 섰다.

"나는 이미 이혼 하겠다고 했고, 두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했는데, 근데 왜 이러는건데?”

"내가 원하는 대로?”

육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네가 원하는 대로겠지.”

순조롭게 이혼을 해야만 그녀가 오랫동안 숨겨왔던 남자와 같이 있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남자는 아마도 진평화겠지.

임가영은 그의 말에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처음부터 이혼을 원한건 너잖아. 근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야?”

육지훈은 꿈쩍도 하지 않고 말했다.

"네 친구를 놔주라고? 그게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야?”

"그럼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임가영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도대체 뭘 원하는지.”

육지훈은 입술을 찡그리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말했다.

"지난번에 봤던 그 속옷, 괜찮던데.”

임가영은 갑자기 멍해졌다가 순간적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너 지금 나 희롱하는거야?”

그녀는 괴로워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육지훈, 너 진짜 너무한다. 도대체 날 뭘로 보는 거야?”

육지훈의 눈동자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그가 그녀의 턱을 잡으며 한글자 한글자 말했다.

"네가 날 뭘로 보면, 나도 똑같이 널 뭘로 보겠지!”

말을 마친 그는 빠른 걸음으로 위층으로 걸어갔다.

임가영은 그가 다른 침실로 간 줄 알았는데, 위층에 도착해서야 육지훈이 그녀의 침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깐만 나가 있으면 안 돼?”

임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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