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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아버지는 여기에 앉으셔야 하지만 사부님이 멀리에서 오셨기에 우리가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죠?”

온화한 목소리가 아이를 달래는 듯 속삭였다.

바론은 머리를 돌리며 그녀의 진지한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한참이나 멍해 있었다.

그녀가 우리라고 했다?

그녀의 뜻은 우리가 한 가족이고 사부는 타인이기에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

그는 눈동자가 흔들리다가 잔디밭을 똑바로 걸었다.

입술을 깨물며 기침하다가 자세를 똑바로 하며 도씨 회장에게 먼저 가라는 손짓을 하며 가장 외측의 자리에 앉았다.

육시준은 그 모습을 보며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리고는 눈동자를 맞추며 낮게 칭찬했다.

“잘했어.”

“남자는 다독이면 돼.”

“...”

육시준은 작게 웃었다.

육씨 가족들은 아무런 사고 없이 어르신이 중앙에 앉고 부모님은 차례로 앉았다.

삼배가 끝나고 사회자는 예성을 선포했다.

신랑과 신부는 부모님에게 인사를 올렸다.

부모님은 그들에게 돈봉투를 준비했다.

바론의 차례가 되자 그는 강유리에게서 차를 건네받아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다.

덩치가 큰 두 보디가드들이 조심스럽게 한 박스를 가지고 왔다.

일부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놀라는 눈치였다.

강유리는 다가오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박스 안의 금색 메달을 보았다. 메달에는 캐번디시 가문의 도안이 그려졌다.

그녀는 무엇을 깨달았다.

“아버지...”

바론이 일어서더니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는 아버지의 가장 사랑하는 딸이야. 캐번디시 작위도 다 너의 것이야.”

강유리는 이 소식으로 놀라 머릿속이 울렸다.

이건 그 누구도 그녀에게 말해준 적이 없었다.

그의 비혈연 관계인 딸이지만 그의 곁에서 자랐기에 승계자로서의 자격이 있었다.

그 메달을 쳐다보며 그녀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편심 때문에 자매가 갈라진 장면이 떠올랐다.

“이런 것은 잘 몰라요. 가족에 대해 책임을 다해 본 적이 없기에 더욱 자격이...”

“당신보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남자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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