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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릴리는 눈을 깜빡였다. 심수정의 이런 대답은 생각지도 못했다.

릴리는 그녀의 눈을 한참 바라보다 말했다.

“엄마는 당신을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심수정은 웃었다. 씁쓸한 웃음이었다.

“나도 최근에 알았어요. 진작 알았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릴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를 보고 있자니 왠지 생각이 많아져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엄마가 그 쓰레기 남자 때문에 슬퍼하고 절망했을 때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그녀의 마음속에 한 가지 집념이 있는 것 같았다.

라이벌과 악수하고 화해하며, 자신도 놓아주고 싶어 했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면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오늘 피로연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제가 초대받은 명단 밖의 사람은 넣을 권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에게 전화할 수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고마워요.”

“......”

릴리는 안쪽으로 가서 짧게 통화를 한 후, 곧 되돌아왔다.

“엄마가 위층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심수정은 릴리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하이힐을 신은 채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릴리는 심수정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넋을 놓았다.

오늘 고씨 부인은 많이 달라 보였다.

분명히 고씨 가문에서 만난 사람과 같은 사람인데, 어딘가 또 아닌듯했다.

고씨 가문에 있을 때 이 여자는 도도하고 야박했으며, 목적성이 강하고 경계심이 가득해서, 다른 사람이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을까 봐 걱정했으며 사람들도 그녀에게 접근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지금 이 여자는 여전히 도도해 보이지만, 예전보다 많이 담담하여 보였으며 마치 보이지 않은 족쇄를 깨고 나온 것 같았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요?”

듣기 좋은 목소리에 그녀는 현실로 돌아왔다.

릴리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신한문 씨,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있어요?”

신한문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그런 거요, 상대방의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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