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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강지혁은 두세 입 먹더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맛있다, 누나.”

임유진은 하마터면 음식이 목에 걸릴 뻔했다.

“난 네 누나 아니야.”

“그래?”

강지혁이 웃었다.

“내 누나하면 좋을 텐데? 나는 널 S 시 제일 꼭대기까지 올려놓을 수 있어. 네가 원하는 거면 그게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나는 너한테 줄 수 있어.”

“그럼 내가 너한테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 달라고 하면, 그것도 들어줄 거야?”

그 말에 강지혁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졌다.

“내 얼굴을 보는 게 그렇게도 싫어?”

또한, 목소리도 아까와는 다르게 차가워졌다.

“그래.”

임유진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강지혁의 얼굴을 계속 마주하게 되면 영원히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를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려면 그를 보는 것부터 그만해야 한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임유진은 분을 못 이긴 강지혁이 자리를 박차고 떠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다시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네가 보고 싶어.”

이 말에 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걸까...

“밥 먹어. 오랜만에 너와 밥 먹는 건데 날 선 채로 있기 싫어.”

강지혁은 다시 젓가락을 들었다.

“전에는 나랑 밥 먹는 거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내가 늦게 들어와도 항상 나 기다렸다가 먹었잖아.”

임유진은 다시 밥을 먹는 그를 보며 목이 메어왔다.

전에는 강지혁과 같이 밥을 먹는 게 좋았다. 그런 모습이 진정한 가족 같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같이 식사하는 이 상황이 우습게 느껴졌다.

임유진도 수저를 들고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분명히 평소와 똑같은 음식인데 지금은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집 안은 두 사람의 식사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밥을 다 먹은 후 임유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제 밥도 다 먹었잖아. 그만 가줄래?”

“너야말로 생각 해봤어? 내 누나가 되는 거.”

강지혁이 태연하게 되물었다.

“강지혁, 너는 한때 너의 연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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