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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서준혁의 말에는 조롱이 섞여있었고 그걸 들은 신유리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유리는 확실히 할아버지가 치마에 그려진 아이리스 꽃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할아버지가 아닌 서준혁의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꽃이다.

전에 할아버지는 화원에 아이리스 꽃을 가득 직접 심었고 그중 일부분은 신유리가 할아버지를 도와 같이 하였다.

그러기에 임아중이 이 스타일을 추천했을 때 군말 없이 바로 허락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서준혁이 잘 못 말한 점이 있었다.

신유리는 평온한 표정을 하고 서준혁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게 신경 쓰실 거면 왜 할아버님 대신 그 선물을 도로 가져가지 않는 건가요?”

그녀의 물음에 서준혁의 눈빛이 조금 흔들리는 듯싶더니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저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겁니까?”

서준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몸을 돌려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안으로 향했고 그가 도착한 것을 발견한 할아버지의 표정은 점차 풀려갔다.

할아버지는 서준혁의 브로치인 아이리스 꽃 장식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얼굴에 온정을 띠더니 말을 했다

“문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네 할미가 너를 얼마나 예뻐했는데.”

서준혁은 고개를 숙인 채 할아버지 말만 듣고 있을 뿐이었다.

신유리가 들어오자 파티가 곧 시작되려고 하는 분위기였고 할아버지는 제일 앞자리에 앉아 신유리를 보고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유리야, 여기 와서 앉으렴.”

할아버지의 주위를 쓱 둘러본 신유리는 하정숙과 서창범은 할아버지의 오른쪽에, 왼쪽엔 서준혁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마침 그의 옆자리 하나가 비어있었다.

[아... 좋은 자리는 아닌데.]

할아버지의 말에도 침묵을 유지하던 신유리는 연우진을 발견하고는 말을 꺼냈다.

“괜찮아요, 저 여기 앉으면 돼요.”

그녀의 대답에 할아버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는 물었다.

“밥 한 끼조차 나랑 같이 먹기 싫은 게냐?”

신유리는 그 말에 잠시 굳었다가 이어 대답을 하려는 순간 서준혁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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