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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신유리는 그를 따라 화인 그룹으로 들어갔다. 밤은 깊어졌고 화인 그룹에는 별로 사람이 없어서 서준혁과 신유리의 발자국 소리는 서로 뒤섞여 가벼운 메아리를 울렸다.

엘리베이터 앞 신유리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먼저 회사 일부터 해결해. 나까지 올라가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서준혁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급히 회사로 돌아간 것을 보면 통화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했어도 어떻게 된 일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어둑어둑한 주위의 광경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먼저 나가려고 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서류는 네가 가져온 거야.”

바깥 가로등 없이 어두운 불빛 아래 서준혁은 마치 조금 전까지 그에게 남아 있던 온기는 한꺼번에 사라진 것 같았다.

마치 밖에서 느꼈던 다정함은 신유리의 착각처럼 온데간데없었다.

서준혁의 뜻은 분명했고 신유리는 그를 따라 올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이 서류는 그녀의 손을 거쳤으니 말이다.

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서준혁을 따라 사무실로 향했다.

1층의 적막함과는 달리 사무실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이석민과 쥴리, 그리고 신유리와 안면 있는 인턴도 있었다. 그 외에 회사의 고위층도 몇 명 있었다.

그들은 서준혁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신유리를 보자 얼굴빛이 묘하게 변했다.

신유리는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 서준혁이 무엇을 하려는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서준혁은 한마디만 내뱉었다.

“석민 씨, 최근 일주일 동안 사무실 부근의 모든 감시카메라를 조정하고 겸사겸사 이번 주 안에 누가 내 사무실에 들어왔는지 집계해 보세요.”

그는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사무실을 비웠을 때 누가 왔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봐 주세요.”

어쨌든 서준혁의 사무실에 그가 없을 때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신유리는 눈썹을 잠시 치켜올리더니 구석에 앉아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쥴리가 서류 때문에 이리저리 오갈 때 시선이 몇 번이고 그녀에게 꽂혔다.

신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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