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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서준혁의 안색은 놀라울 정도로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날카로운 눈빛엔 싸한 냉기가 더욱 맴돌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이석민과 짧게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고 서준혁의 주위에는 차디찬 공기마저 느껴졌다.

서준혁과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신유리는 뒤에서 느껴지는 그의 냉기를 단숨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섰고 입술을 오므리고 발걸음을 떼려고 하고 있는 와중 서준혁은 한동안 신유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가 신유리 옆을 스쳐 지나갈 때, 은은하게 나는 향수냄새와 잔뜩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냉기는 그녀를 덮쳐왔다.

서준혁의 밑에서 일한 시간이 있으니 신유리는 지금 그의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 자연스럽게 알아차렸다.

화인그룹이 서서히 자리를 잡고 신유리는 한동안 서준혁의 감정기복이 이렇게도 큰 모습을 보지 못했다.

서준혁은 성큼성큼 자신의 차량 옆으로 가 차문을 열었고 앉기 전 신유리를 쳐다보며 말을 했다.

“할아버지께서 며칠 뒤에 밥이나 한번 같이 먹잡니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유리가 잠시 긴장하며 슬그머니 서준혁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렸다.

“데리러 올겁니다 제가.”

서준혁이 말을 이어갔고 신유리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신유리는 차문을 닫는 그의 힘으로 보아하니 그의 기분이 얼마만큼이나 뭣 같은지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신유리는 그 자리 그대로 서서 가만히 있다가 한참 뒤에야 서류에서 그날 같이 찍었던 가족사진을 꺼내 쳐다보았다.

전날 할아버지가 문자로 보내준 사진과 별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신유리는 대충 보고는 주머니에 그 사진을 넣어버렸다.

같은 시각, 서준혁은 화인으로 돌아왔고 이석민은 사무실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가 바로 마중나오며 인사를 건넸다.

“서대표님.”

“모든 사람에게 지금 당장 회의 시작한다고 전하세요.”

서준혁이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말을 했다.

이번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는데 화인에서 거의 반년을 준비한 프로젝트를 태씨 집안이 참여하자마자 용화에서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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