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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신유리가 요즘 입덧에 조금씩 적응해서 그런지 처음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단지 그녀가 방금 아래층에 있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이 막힐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는지 가슴이 답답해 났다.

그녀는 마음속의 답답한 느낌을 간신히 억누른 후에야 비로소 고개를 들어 서준혁을 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대표님께서 제 사생활에 너무 신경 쓰시는 거 아닌가요?”

비즈니스석은 원래 사람이 적은 데다가 신유리의 말투에는 약간의 거리감이 들어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덤덤했고 만약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굳이 말한다면 그것은 참을성과 방비일 뿐이었다.

서준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감정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목젖을 위아래로 굴리며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그저 신유리를 깊게 쳐다보더니 돌아서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통로를 사이 두고 신유리는 심지어 서준혁의 몸에 옅은 솔향까지 맡을 수 있었다.

그녀는 침묵을 지키며 가방에서 이신이 그녀에게 준 레몬 사탕을 꺼내 한 알 먹었다. 레몬의 상큼한 단맛이 서준혁의 솔향을 덮고 나서야 그녀는 본래 긴장하고 있던 신경을 조금 놓았다.

성남시에서 부산시까지의 비행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겨우 두 시간 정도였다.

봄이 되어 부쩍 잠이 많아진 데다 건강상의 이유로 신유리는 안대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이 들었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비행기가 기류를 만나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신유리는 눈을 뜨고 싶어도 뜰 수없는 비몽사몽한 상태가 사실 괴로웠다.

그녀는 숨까지 가빠지면서 눈꺼풀은 붙어있어서 좀처럼 뜰 수 없었다.

게다가 안대까지 가리고 있으니 더 힘들었다.

순간 따스한 손바닥이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자 그녀는 그제야 조금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무거운 눈꺼풀도 완전히 내려앉았고 신유리의 호흡은 점차 안정되자 비행기는 간혹 흔들기는 했지만 그녀는 아까처럼 초조하지 않았다.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스튜어디스의 목소리에 다시 잠을 깼다.

부산시의 갑작스런 폭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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