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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서준혁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차 안은 갑자기 침묵이 흘렀다. 신유리는 속눈썹을 떨더니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왜?”

서준혁의 새까만 눈동자는 마치 그녀의 모든 거짓말을 간파한 듯이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느릿느릿 대답했다.

“대답만 하면 돼.”

신유리는 그의 물음에 거절을 표하고는 고개를 들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듯한 말투로 반문했다.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게 네 취미야?”

폭우는 차에 쏟아져 내렸고 간혹 번개가 치기도 했다. 서준혁의 목소리는 차가우면서도 날카로웠다. 마치 바깥의 비바람을 동반한 듯이 신유리의 가슴에 불어닥쳤다.

“난 그냥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뭔데?”

서준혁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윽한 눈동자로 생각에 잠긴 듯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유리, 넌 원래부터 사람을 잘 속였잖아.”

그의 말에 신유리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거의 순식간에 서준혁의 말에 담긴 뜻을 알아챘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신이랑 관계를 가진 적이 있는가 하고 그녀를 떠보았다.

신유리가 한가지 생각지 못했던 것은 그녀 스스로 서준혁을 충분히 안다고 자부하는 반면 서준혁도 마찬가지로 그녀를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속눈썹을 내리깐 채 여전히 자신한테 머물러 있는 서준혁의 시선을 느꼈다.

거의 순간적인 반응으로 그녀는 고개를 들어 당당하게 서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나랑 이신이 잤다고 생각하는 거야? 더군다나 잤다고 해도 너랑 무슨 상관인데? 다 큰 성인이 관계를 갖는 게 안될 건 또 뭐야?”

서준혁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대답했다.

“당연히 되지.”

신유리는 양미간을 움찔하더니 싸늘함이 고여있었다.

“그럼 대표님께서 다시는 이런 외람된 질문을 하지 마시죠.”

서준혁은 안색 하나 변함없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침묵한 채 호텔로 돌아갔다. 신유리는 카운터에 가서 방 키를 갖고 돌아갔다.

방으로 돌아온 후에야 그녀는 겨우 유지해 오던 침착함은 산산이 깨졌다.

서준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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