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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잘 닫히지 않은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신유리의 몸에 걸쳐진 얇은 가운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멈칫하던 그녀는 그제야 서준혁의 말뜻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시무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듣고 싶은 말은 아니었지만, 서준혁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출근 시간에 이렇게 온 걸 보면 몰라?”

이건 점심에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차가워 보이는 서준혁이지만 그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읽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서준혁은 점심에 그녀를 버리고 주현과 함께 손님을 만나러 갔다.

입술을 깨물던 신유리가 입을 열었다.

“당신한테 주현 씨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녀의 말에 서준혁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

“주현은 정화의 직원이 아니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던 신유리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그녀는 지금 너의 비서잖아?”

서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신유리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신경 쓰여?”

그의 차가운 말투는 불어오는 바람과 어우러져 신유리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닫았다.

일자리도 뺏겼는데 그녀더러 뭘 하란 말인가?

신경 쓰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창문을 닫으니 바람이 사라졌다. 신유리는 몸을 미처 돌리지 않았는데 뒤에서 남자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신경 쓰인다고 해도 신유리, 너는 나한테 이럴 자격 없어.”

창문 고리를 잡고 있는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천천히 떴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서준혁을 보았다.

“늦은 저녁에 직원의 방에 나타난 대표님은 이럴 자격 있고?”

그녀는 서준혁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긴 속눈썹은 유난히 냉담해 보였다.

신유리는 선 채로 앉아 있는 서준혁을 내려다보았다.

서준혁은 신유리의 이런 위압적인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를 움직였고 신유리를 단번에 창가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몸을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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