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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송지음은 입술을 깨문 채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문선경은 시한 지사의 중요한 고객이었다. 이번에 서준혁이 시한시에 온 이유도 문선경과의 계약 때문이었다.

서준혁이 말없이 상황을 방관하고 있자, 옆에 있던 주현은 더 신이 나 송지음을 자극했다.

“송 비서, 할 말 있으면 어디 해봐.”

“저는….”

갑자기 이름이 불리자, 당황한 송지음이 서준혁을 향해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그 모습에 주현이 더 신이나 말을 이으려던 찰나, 옆에서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유리가 정중한 미소를 지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다음 술이 담겨 있는 컵을 높이 치켜들더니, 문선경을 향해 입을 열었다.

“대표님, 송지음 씨는 제 조수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좀 필요해서요.”

신유리가 미소를 유지한 채 진심을 담아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기분이 상하셨다면, 제가 이 벌주로 사과를 대신할게요. 부디 두 분 모두 마음 푸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말을 마친 신유리는 손에 들고 있던 술을 원샷해버렸다. 신유리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문선경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문선경은 기분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으나, 그녀에게도 화인 그룹은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일단 이 상황을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분위기가 다시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송지음은 아직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분노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봤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곤 얼른 표정을 바꿨다.

빈 잔을 내려놓은 신유리가 송지음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송 비서, 밖에 가서 술 좀 더 시키고 와줘.”

없는 술이 없는데, 밖에 나갔다 오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송지음도 모르지 않았다. 송지음은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거절도 할 수 없는 게, 옆에 있던 서준혁도 눈치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음아, 얼른 말 들어.”

서준혁의 말에 송지음은 물론 신유리조차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송지음은 결국 눈물을 머금은 채 자리를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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