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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신유리가 이렇게 대놓고 사람을 비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말을 마친 그녀가 서류를 챙겨 자리를 떠나려던 순간, 뒤에서 울먹이는 송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니, 저 마음에 안 드시는 거 알아요. 하지만….”

한참이 지났는데도 목소리가 더 들려오지 않자, 신유리가 먼저 고개를 돌려 송지음을 바라봤다.

“내 말이 심했다고 생각해?”

신유리가 차가운 목소리로 먼저 말을 꺼냈다. 송지음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미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내 말이 틀렸어? 좋게 말하면, 없던 실력이 생겨나?”

신유리의 표정은 무덤덤했으나, 그 내용은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화인 그룹에 오래 버틸 수 없을 거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면 송지음 뒤에는 서준혁이 있었으니까. 그가 뒤에 있는 한, 송지음은 아무리 엉망이어도 화인 그룹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위험한 건 송지음이 아니라 어쩌면 그녀일지도 몰랐다.

신유리는 한숨을 내쉬며 회의실을 나섰다. 오늘 다음 일정은 병원이었다. 그녀는 서류들을 호텔에 가져다 놓은 뒤, 붕대를 갈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사실 붕대 갈고 연고 바르는 것 정도야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 기분이 매우 저조했던 탓에 번거롭게 손을 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괜히 호텔에 혼자 남아 있는 것도 싫었다.

병원에 막 도착했을 때쯤, 이신한테서 연락이 왔다. 오늘 사무실에 들를 건지 물어보는 내용이었다.

서준혁이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오늘 신유리는 병가로 쉬는 날이었다. 게다가 옆에 송지음도 있으니,그가 신유리를 찾을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막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신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신유리는 문 앞에 멈춰 들어갈지 말지 고민했다. 그런데 이때 곡연이 그녀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넸다.

“오셨어요? 이신은 급한 일이 생겨서 방금 나갔어요. 그래도 가기전에 다 말해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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