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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큰 판이었다.

신유리는 네 자리수를 잃었다. 서준혁이 돈을 내놓을 때 감히 눈을 깜빡이지도 못했다.

오늘 운이 없었던 그녀는 그 후로도 연이어 패했다.

우서진이 카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일부러 그러는 거죠?”

계속 패하고 있으니, 그녀도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할 줄 모른다고 했잖아요.”

허경천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 밤의 제일 수혜자였다. 너무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우서진에 말했다.

“패해도 서 대표가 대신 감당하는데 서진 씨가 왜 흥분하는 거예요?”

맞는 말이긴 했지만 조금 이상했다. 괜히 묘한 사이로 엮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서준혁이 다가와 앉았다.

“시작해.”

카드가 새로 정렬되었다.

허경천이 물었다.

“드디어 직접 납셨네요.”

서준혁이 말했다.

“이런 게임에 능하지 못해요.”

시선을 내려 카드에 집중하고 있는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그녀를 덮쳤다.

주변의 공기에는 여러 가지 향으로 뒤섞여 있었지만, 그녀는 단번에 서준혁의 체취를 분별할 수 있었다.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려는데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카드를 내렸고 그제서야 정신을 다시 가다듬었다.

카드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었고 그의 손이 아무렇지 않게 신유리에 닿고 있었다.

멍한 그녀의 모습에 서준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으름장을 놓았다.

“또 지면 월급에서 차감이야.”

신유리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녀는 더 이상 주의력이 분산되지 않았다.

서준혁이 카드에 능한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오고 나서 신유리는 패한 적 없었다.

비록 많이 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거의 비기는 수준이었다.

도리어 우서진이 제일 많이 잃었고 심지어 얼굴이 심하게 어두워졌다.

눈치 빠른 허경천은 그만하자며 카드를 밀어버렸다.

서준혁과 신유리는 차를 몰았어서 우서진은 그들과 함께 호텔로 돌아갔다.

신유리는 음주했고 서준혁은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기에 서준혁이 운전대를 잡았다.

막 술을 깨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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